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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드워프의 서재입니다.

스팀펑크 속 엑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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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드워프
작품등록일 :
2021.05.13 02:19
최근연재일 :
2021.07.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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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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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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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드러난 능력(1)

DUMMY

다음 날.


나는 가게 운영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곧장 적색 연금술 구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 빨리 와라! 이놈아. 네 몸의 비밀이 밝혀졌으니까! ]


크레이그 아저씨는 이 말을 내뱉고서 전화를 바로 끊었기 때문이었다.


스윽. 턱.


다만 아침 식사를 매일 하고 가는 세 명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고, 크라이악 경을 모시는 노 기사께 오늘 가게를 휴업한다는 말씀은 드려야만 했다.


내 단골들은 착실히 챙기는 게 내 모토였으니까.


저벅. 저벅.


“오셨군요.”


리레는 저번처럼 도보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리레에게 다가가면서 말을 꺼냈다.


“무슨 일이 있으시길래 이렇게 급하게 부르신 거예요?”


“이곳엔 듣는 귀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가서 들으시죠.”


리레는 무뚝뚝하게 내뱉고서 주변을 둘러보며 걸었다. 지나치게 경계심이 많은 듯한 얼굴.


무언가 말을 걸고 싶어도 대답하나 안 해줄 것 같은 싸늘한 얼굴에 입을 열 수가 없다.


웃으면서 반길 때는 몰랐는데. 원초 리레는 이렇게 차갑고 평정을 지키는 여인인 것 같았다.


그게 아니면 이렇게 행동하는 게 굉장히 자연스러워 보일 리가 없을 테니까.


그럼 저번에 봤던 것처럼 화를 내고, 폭주했던 건···.


대체 크레이그 아저씨는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거야?


또각. 또각.


끼익···.


“자. 2층으로 올라가죠.”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간다. 리레는 엄숙하고 지적인 얼굴으로, 자기가 도끼로 부순 문 구멍에 손을 집어넣었다.


딸칵. 끽···.


“...”


끽! 쿵! 쿵! 쿵!


벽에 전력을 다해 몸을 부딪치는 리레. 세 번 정도를 부딪치고 나서야 문은 겨우 열렸다.


벌컥!


“...”


“..안으로 들어오시죠.”


애초에 이럴 거면 문은 왜 닫아놓은 거야?


것보다 수리는 왜 아직도 안 끝난 걸까.


터벅. 터벅.


그렇게 생각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는데. 저번에 던진 크레이그 아저씨의 포션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저거 때문에 문이 안 열리는 거였구나. 리레는 문을 닫고서 주변을 살피더니만 결계석을 톡 건드렸다.


그러고서 다짜고짜 꺼내는 말.


“대체 문을 왜 계속해서 잠그는 건데?”


“누가 오면 어쩌려고!”


크레이그가 고양이가 하악 하듯 말한다. 리레는 미치겠다는 듯 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내가 몇 번이나 말해. 제발 그 히스테릭한 감정 좀 집어치우고 냉정을···!!”


나를 본 리레는 심호흡을 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아무튼. 맥스 씨의 신체에 대해 전부라고 할진 몰라도, 90% 이상은 밝혀냈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맥스 씨를 부르게 되었어요.”


“제 몸이 어떻던가요?”


크레이그가 말했다.


“시한부다.”


!


“진짜요?”


거짓말이 아니라?


“그래. 네가 지금 25살 정도니까···. 앞으로 75년밖에 더 못살아.”


“...”


“진짜 그걸 개그라고 한 거야?”


“이렇게라도 분위기를 풀어야지! 넌 가만 보면 항상 분위기를 잡더군! 이게 뭐가 그렇게 분위기 잡을 일이라고!”


“맥스가 초능력이 있단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


리레가 크레이그의 폭발적인 발언에 입을 크게 벌리더니만 곧 어디선가 꺼낸 몽둥이로 크레이그를 난타하기 시작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초능력이! 있단 걸! 모르고!! 있었던 사람이었어!!!”


빡! 빡! 빡! 빡! 빡!


“그런데 자신이 사실 초능력이 있단 게 알았다면!? 그리고 초능력이!! 사람들이!! 탐낼만한!! 거라면!!!”


빡! 빡! 뻑! 뻑!


“조심히!!! 말해줘야 할 거 아니야!!! 이 새끼야!!!”


크레이그는 리레의 난타질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코를 후볐다. 그러다 리레가 난타질을 멈추자 포션을 하나 입에 들이켰다.


“...?”


“아. 통각을 없애는 포션을 마셨다. 지금 다 때린 것 같으니까 체력 포션이나 마셔야지.”


“...”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미치광이를 점잖게 말하는 단어가 뭐가 있더라?


나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정중히 물었다.


“알면서 그렇게 말한 거예요?”


“그래. 솔직히 너도 포션 마시면서 어느 정도 눈치챘을 것 아니냐? 난 다른 사람과 뭔가 다르다고. 그렇게 포션을 마시고 중독 증세는 거의 보이지도 않고, 후유증도 거의 없는데 효과는 아주 징글징글한데다가 오래가기까지 해.”


“누가 봐도 [ 헉 나 혹시 뭔가 있나? ] 라고 생각할 법하지 않냐고.”


“..그건 그렇긴 해요.”


크레이그는 거보라는 듯 리레를 향해 턱을 추켜세웠다.


“거봐. 뭐하러 분위기 잡아?”


“하지만···. 아니 이 병신같은 오빠야···. 초능력을 알고 있다는 건 짐작했다고 해. 하지만 이 초능력 하나로 무슨 일이 벌어질 걸 알면, 평정을 유지할 수가 없을 거라고!”


“당장에 맥스 씨가 은둔 생활을 해도 이상하지 않단 말이야!”


“...”


크레이그는 그 말에 나를 보며 말했다.


“혹시 은둔할 거면 말해라. 아직 연구는 안 끝났으니까.”


“크레이그 씨. 한 가지만 물을게요."


“응? 뭔데?”


“혹시 연구에 빨리 들어가고 싶어서 말씀하신 거예요?”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너도 좋지 않냐?”


나는 그 말에 크레이그를 빤히 바라보며 읊조렸다.


“크레이그 씨도 시한부인 것 같아요.”


“응? 시한부? 너 설마 내 개그 따라 하게?”


“10.”


“10년?”


“9..8..7..”


나는 1까지 다 세고 난 이후 크레이그 아저씨를 누워 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악! 갑자기 왜 이래?”


“아뇨. 잘하고 있어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리레도 똑같이 발로 밟기 시작한다. 나는 크레이그 아저씨의 포션 효과가 끝났는지 악! 악! 소리를 지르는 걸 보며 생각했다.


아···. 뭔가 리레씨가 이해가 간다.


...


리레와 나는 크레이그가 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만든 후 몸을 일으켰다.


“후. 죄송해요. 개소리에 또 정신을 잃어버렸네요.”


“아녜요. 저도 정신을 놓았는걸요.”


“호호. 저희 오빠가 좀 개 같죠?”


“좀 많이 특이하긴 하시네요.”


“정말. 맥스 씨는 말도 이쁘게 잘하셔~”


리레는 어쩜 소리를 하면서 내 어깨를 톡하고 치며 까르르 웃었다. 나는 그런 리레와 대화하면서 똑같이 웃었다.


웃음소리에 정신을 차린 크레이그가 힘겹게 입을 연다.


“..으억···. 이놈들아···. 다 때렸···. 냐..”


“왜. 또 체력 포션 마시게?”


“마시기 귀찮아···. 이제 연구 결과나 발표해라···. 난 한숨 자련다.”


크레이그는 그 말을 끝으로 얼굴을 바닥에 처박았다.


“끝나면 불러라···. 일어나서 연구하게···.”


곧이어 들리는 코골음. 나는 크레이그의 행동에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리레또한 마찬가지였는지 할 말을 잃고 크레이그를 바라봤다. 그러다가 크레이그가 앉고 있던 의자에 앉아 서류철을 꺼내면서 말했다.


“우선 본론으로 들어가죠.”


“네. 바라던 바에요.”


나는 앞에 있는 자그마한 의자에 앉았다. 리레는 코에 걸린 안경을 쓱 올려 고정한 후 말을 이었다.


“우선 맥스씨는 초능력을 가진 게 맞아요. 하지만 무슨 초능력인지는 잘 모르시겠죠.”


“네.”


“보통이라면 자신이 가진 초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습니다.”


“어째선가요?”


“초능력은 자신의 마음. 깊은 마음속에 있던 소망이 현실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자신의 소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초능력에 대해서도 잘 알 수밖에 없죠.”


“그런 의미에서 맥스 씨의 초능력은 특이해요. 태어나면서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자신의 능력에 대해 알고 있는데···. 맥스 씨는 단 하나도 알지 못하니까.”


나는 그 말에 목을 긁적이며 말했다. 예전의 내가 자살 시도를 하고, 기억을 모두 잃었다는 것을.


“그렇군요. 어쩌면 맥스 씨가 기억을 잃기 전에···. 아니. 그럼 자살할 리가 없겠네요. 그럼. 아마 자살 시도 도중에 초능력이 발현된 것 같습니다.”


“자살 시도요?”


“네. 초능력은 보통 생사를 넘어서면서 각성하게 되거든요. 맥스 씨도 그렇게 초능력이 발현된 걸 수도 있죠.”


나는 그 말에 생각했다. 이 몸의 원래 주인인지 죽었기에 내가 들어온 거다.


초능력은 생사를 넘으면서 각성한다.


그럼 그 말은. 본디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면서 그 영향으로 초능력이 발현했다는 건가?


약물 자살을 했으니, 약물 쪽 초능력을 발현하게 된 거일 테고. 소망이 없으니 초능력이 발현된다면 그쪽으로밖에 가능성이 없다.



“확실히 그럴듯하네요.”


“네. 맥스씨는 그렇게 포션에 대한 초능력을 각성하셨죠.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초능력은 처음 봐요. 보통 불을 뿜거나, 물이나. 그런 자연계 능력을 보통으로 다루거든요.”


“아닐지라도 우선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계열이나,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정신계열 등. 어떻게든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요.”


“초능력은 항상 외부로 발현되는 편이니까요.”


“왜요?”


“그들의 소망은 항상 외적인 것을 바꾸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복수, 사랑, 환경, 지위, 돈.”


“음..”


“그런데 내면을 바꾸고 싶어 초능력이 발현된다? 그 정도로 강력한 소망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초능력이 발현될 정도면 내면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는 건데···."


"초능력이 발현된다면 대개 폭력적으로 발현되기 마련이지 않겠어요?"


리레는 쓰러진 크레이그를 발로 밀어 넣었다.


“그러니까 맥스 씨의 초능력이 특이하단 거예요. 우선 이런 식의 능력 발현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아요. 생사를 넘나드는 것도. 막말로 영웅의 자질을 가진 자가 생사를 몇십 번을 넘나들어도 발현될까 말까인데···.”


단순히 자살 시도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히 죽은 인간이. 다시 살아났다.


기적이나 다름없는 부활. 어쩌면 내가 이곳에 빙의될 때 사용된 힘이 내 몸에 머무른 건지도 모르지.


포션은 그런 식으로 발현된 걸지도 모르고.


“너···. 서두가···. 길다···.”


“...닥쳐.”


리레는 크레이그를 한 번 차고서 말을 꺼냈다.


“너무 애간장을 태웠네요. 맥스 씨의 초능력. 현재 저희가 밝혀낸 건 이겁니다.”


리레는 어디선가 칠판을 가지고 왔다. 칠판을 옮기면서 크레이그의 팔과 다리가 깔렸지만 리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


정말로 사이가 좋네···.


더 어이가 없는 건 크레이그는 익숙했는지 어느샌가 체력 포션을 꺼내 천천히 마시고 있단 거였다.


슥. 슥. 슥.


내가 포션을 땅바닥에 놓고. 흘러나오는 걸 대충 마시는 크레이그 아저씨에게 집중하고 있을 때.


리레는 모두 다 썼는지 칠판을 툭툭 두드렸다.


내가 칠판으로 고개를 돌리자 리레는 자연스럽게 분필을 한 쪽에 갖다 대며 선생님처럼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맥스 씨가 포션을 마셨을 때로 가볼까요. 포션을 마셨을 때 맥스 씨는 기이할 정도로 포션이 잘 맞아떨어지죠.”


리레는 그림을 보여주었다.


평범한 남자가 포션을 마신다.


포션이 신체에 들어오고 포션은 온 신체에 퍼져나가면서 효과가 발휘된다.


그리고서 바위를 들어 올리고, 빠르게 달린다.


이후에 남자는 움직인 만큼 많은 음식과 피로, 등 후유증에 시달려 며칠간 침대에 누워있게 되었다.


“하지만 맥스 씨의 경우 포션을 마시면···.”


내 캐릭터가 포션을 마신다.


포션이 신체에 들어오자.


“...제가 지금 잘 못 본 건가요?”


“아뇨. 제대로 보신 게 맞아요.”


작가의말

봐주셔서 감사합니아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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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맥멀린과 공중도시(3) +15 21.06.20 2,610 118 12쪽
41 맥멀린과 공중도시(2) +8 21.06.19 2,573 118 12쪽
40 맥멀린과 공중도시(1) +8 21.06.18 2,728 1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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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축제 준비(2) +9 21.06.12 2,982 144 14쪽
32 축제 준비(1) +7 21.06.10 3,119 145 13쪽
31 수상한 건강검진(2) +8 21.06.09 3,107 14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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