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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207,690
추천수 :
2,319
글자수 :
1,564,721

작성
22.09.29 21:30
조회
347
추천
3
글자
11쪽

231화

DUMMY

“뭣···!”

“놀랐어?”


분명 단검이 박혔다.

등에 박힌 검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깊숙이까진 아니더라도 꽤 많이 들어간 공격이었다.


표정을 구기거나, 하다못해 고통 때문에 잠시라도 움찔거리기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설진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별것 아니라는 듯 상처를 수복시키며 조소 어린 미소만을 내뱉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의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뿐이었다.


단지 그뿐이어서, 다크 엘프는 작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찔렀···.”


피도 흘렀고, 살을 헤집는 감각도 느껴졌었다.

잠시나마 움직임을 봉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건만 착각이었다.

눈앞의 인간은 다크 엘프의 저력을 아득히 능가하는 괴물이었다.


공격해도 가소롭다는 듯 피해버리고, 설사 동료의 희생으로 공격을 명중시켰더라도 모두 허구인 양 상처를 수복시킨다.

직접 두 눈으로 봤으니 충격은 더했다.

트롤, 아니. 설사 트롤이라 해도 이만한 재생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분명 찔렀지?”


한편 설진은 둘만 남은 다크 엘프 중 하나에게 향했다.

뺨을 공격해었던 다크 엘프를 향해, 방금의 괴이 현상을 재차 언급하며 초인적인 속도로 접근했다.


그 모습에 아차 한 다크 엘프는 뒤늦게라도 검을 올렸으나, 애석하게도 설진의 검은 이미 다크 엘프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푹-!


“이렇게 말이야.”


반전은 없었다.

다크 엘프는, 심장이 꿰뚫려 단번에 절명했다.


피가 흘렀고 심장이 조각났다.

후두둑 떨어지고 있는 심장 파편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로테스크했다.


어둠과 피.

그리고 생명.


끊어지기를 반복하며 없어진 생명은 이제 막 네 번째로 접어들었다.

검에 묻은 피를 턴 설진은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이제 너만 남았네?”

“···.”


설진을 노리고 습격해 온 다크 엘프는 총 다섯.

개중 넷을 죽였다. 이제 눈앞에 남은 장해물은 하나였다.


휘리릭-.


“오, 하려고?”


혼자가 된 다크 엘프는 왼쪽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파인 홈에 손가락을 끼우더니 이내 휘리릭, 몇 차례 돌리며 응전을 준비했다.

설진 또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자세를 낮추고 무릎을 굽히며 언제라도 돌진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쳤다.


사락-.


둘의 대착점 너머에 있는 세계수에서 잎사귀 하나가 떨어졌다.

좌우로 굴러가며 아래로 낙하하기를 잠시.

이내 완연히 땅에 부딪혀 한 장의 거름이 되어 파묻힌 순간,


타앗-!


둘의 다리가 신형을 그리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격돌이 시작될 줄로만 알았던 설진은 머잖아 작은 배신감을 느껴야만 했다.


타다다다!!


단검을 돌리고, 검을 내세우며 금방이라도 결착을 지을 듯한 태도를 보였던 다크 엘프였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설진이 앞으로 가면, 다크 엘프는 뒤로 몸을 물려 후퇴를 계속해나가고 있었다.


다시 말해 다크 엘프는 지금, 도망치고 있었다.

설진에게서. 찔러도 죽일 수 없는 반불사의 괴물에게서.


‘···.’


설진은 아무 말 없이 지속 시간이 끝난 초인을 활성화했다.

그간 꾸준히 올려온 마력 스텟이기에 마력은 넉넉히 남아 있었다. 어둠이 물러가 아침이 올 때까지 써도 마르지 않을 터였다.


그걸 알기에 고민은 없었다. 다리. 도약력과 속도를 증폭시킨 설진은 활시위에서 떨어져 나간 화살처럼 다크 엘프를 추격했다.


다크 엘프는 빨랐지만, 초인을 사용한 설진만큼은 아니었다.

점차 좁혀지고 있는 거리에 설진은 공격을 준비했다. 기왕 이렇게 되어버린 거, 뒷목을 한 번에 베어 죽여버릴 작정이었다.


좁혀진 거리가 더욱 좁혀들었다. 단 한 번의 도약이면 닿을 수 있을 듯했다.


‘지금.’


타앗-!


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던 설진은 유효거리의 계산을 마친 듯 몸을 체공시켰다.

앞으로 전진해나가고 있는 몸이 다크 엘프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 초, 아니. 초조차 되지 못하는 찰나의 순간이면 다크 엘프의 목에 다다를 터.


한 번에 베어버리겠다는 의지를 발산하며 검을 짓쳐들었다.

이제 고비가 보였다. 손목을 한 번만 꺾으면 다크 엘프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


‘이걸로 다섯···.’


재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자 손을 움직이려는 순간,


샤샥-.


“···.”


설진은 볼 수 있었다.

잘 짜인 거미줄처럼, 정확하리마치 정교하게 만들어진 포위망을.


가히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원이라도 온 양 네 명의 다크 엘프가 설진을 감싸고 있었다.

아직 죽이지 못한 다크 엘프를 포함하면 다섯이었다. 당황한 듯한 설진의 표정과 무심히 뒤를 돌아본 다크 엘프의 얼굴이 교차한 것은 찰나였다.


“···하?”


도망치고 있는 다크 엘프를 제외한 넷은 어느샌가 설진의 근처까지 접근해 있었다.

어찌나 기척을 잘 숨겼는지, 지척까지 접근하고 있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


암살자인 설진이 타인의 기척을 감지해 내지 못하다니.

일순 당황의 빛이 어린 것도 이해는 갔다. 낭패했다는 듯 입술을 짓씹은 설진은 그 즉시 다크 엘프의 목을 노리던 검을 회수했다.


우웅-.


[마력 단검이 활성화됩니다.]


그와 동시에 왼손에서 마력을 불러일으켰다.

마력 단검. 하나의 장검으론 다섯을 상대할 수 없으니, 무기를 확충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설진의 판단은 옳았다.

네 명의 다크 엘프, 아니- 이제 막 검을 들어올려 반격의 자세를 취한 하나의 다크 엘프까지 포함해 총 다섯이 설진을 노리고 달려들었으므로.


검 하나하나에 예기가 서린 것이 마력을 부여한 것 같았다. 정령의 도움을 받아 강화시킨 다크 엘프의 검은 마치 어둠을 펴바른 듯했다.


스릉-!


그 상태 그대로 검이 내질러졌다.

여전히 다크 엘프들의 얼굴은 무미건조했으며, 귓가를 울린 건 단지 죽음을 바라는 듯한 짧은 중얼거림이었다.


타앗!


금방이라도 다가올 듯한 다섯의 검에 설진은 몸을 체공시켰다. 언뜻 내려다본 아래에는 검 다섯이 무늬를 만들며 방금까지 있었던 자리를 꿰뚫고 있었다.


일 초.

단 일 초라도 늦었다면 설진의 몸은 마구잡이로 꿰뚫렸을 터.


무의식적으로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켰다.

약간의 흔들림 이후 공중으로 비산한 설진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반격을 준비했다.


‘마력 단검···.’


스킬 레벨을 올린 이후 얻게 된 능력.

마력 단검을 생성하고 합칠수록 강해지는 특성이었다. 설진은 예의 그 특성을 적극적으로 사용, 짧은 시간 내 다수의 마력 단검을 만들어냈다.


총 열다섯 개의 마력 단검을 생성시킨 설진은 재빨리 손을 움직였다.

합치려고 했다. 합쳐서 한 층 위력을 부풀리려는 순간이었다.


“워-.”


두 명의 다크 엘프의 좌우를 노리고 뛰어들었다. 발끝에 짙은 어둠이 감겨 있는 것이 어둠 정령의 도움을 받아 도약력을 높인 듯했다.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


지상이 아닌 공중이었다. 이미 체공시킨 몸을 움직이기엔 무리가 있었다.

피하기란 불가능. 어떤 식으로든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직 합쳐지지 않은 단검을 왼손가락에 끼우며 초인을 사용했다.


[초인(눈)이 활성화됩니다.]

[시력이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마력’ 스텟이 3 상승합니다.]


[마력 : 36[+3]]


순식간에 늘어난 시야와 마력은 설진에게 활로를 비췄다.

어둠 속을 타개할 길. 그런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차락-!


손가락에 끼운 세 개의 단검과 좌측으로 온 다크 엘프에 집중했다.

손가락을 굽히고, 다시 펴며 단검을 던졌다. 직선을 긋듯 재빠르게 날아간 단검은 순식간에 다크 엘프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팅!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놈은 놀랐을지언정 당황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침착하게 몸을 움직였고, 그 결과 날아든 단검을 전부 튕겨내는 곡예를 보였다.


“다시-.”


그리고, 그 순간-.

좌측의 다크 엘프가 마력 단검을 튕겨낸 그 찰나의 순간,


“하나.”


남은 열두 개의 마력 단검을 극적으로 조합. 한 층 강화된 단검을 던지며 우측 다크 엘프에게 오른손을 뻗었다.

검을 쥔 손이었다. 단검과 거의 동시에 쇄도한 공격이었다.

40대를 웃도는 민첩 수치에 다크 엘프는 반응하지 못했다. 촤악-! 목과 몸이 분리된 시체 한 구가 처참히 바닥을 굴렀다.


탁-.


시체와 함께 착지한 설진은 다시금 마력 단검을 꺼내들었다.

일대 다수의 싸움이었다. 거기에다 상대는 전투에 특화된 다크 엘프.

아무리 설진이라도 검 한 자루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다시 넷···.’


도저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크 엘프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지원이 오긴 하겠지만, 시간을 오래 끌면 불리할 텐데.’


체력 스텟을 늘린 덕에 아직 지치진 않았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가면 불리해진다. 설진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오래 끌고 가면 불리해지니,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방금 다크 엘프를 죽인 것도 거의 요행에 가까운 일이었다.


“···.”


아직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는데, 다크 엘프는 또다시 돌격해 왔다.

궤도도 움직임도 모두 날카로운 수준이었다. 설진은 입술을 짓씹으며 다크 엘프의 검을 받아냈다.


팅!


쇠와 쇠가 맞물려 퍼진 소리는 퍼젼히 귓가를 적시는 중이다. 땅을 구른 시체에서 흘러나오는 피 또한 설진의 감정을 고양시키고 있었다.


‘후우.’


짧게 호흡. 순간적으로 팔에 힘을 줘 발휘할 수 있는 한계치까지 근력을 향상시켰다. 맞댄 두 개의 검을 밀어낸 설진은 재차 다크 엘프에게 접근했다.


기회였고 절호의 찬스였다.

무서우리마치 반듯하게 각을 잡고 서 있는 다크 엘프의 몸을 횡으로 벨 기회.


잘만 풀린다면 일격에 둘을 죽일 수 있어 보였다.

이완과 수축의 과정을 반복한 검이 내치듯 휘둘러졌다.

가히 활주나 다름없는 광경이었다.


총알이 총구를 타고 목표에게 향하듯, 설진의 검 또한 가공할 만한 속도로 나아가 다크 엘프들을 노렸다.

촤악-! 횡으로 길게 그어진 검이 이윽고 허리를 잘라냈다. 상체와 하체가 이분된 시체 하나가 만들어지고, 곧이어 남은 다크 엘프마저 죽이려는 순간.


촤악-!


“크으-.”


뒤에서부터 내질러진 공격에 등이 긁히고야 말았다.

아니, 긁힌 정도가 아니다. 단검이 박혔던 아까보다 더 깊이 들어왔다.


찢겨진 망토와 가죽, 그리고 상처입은 등에서 피가 흘렀다.

동시에 출력되는 흡혈의 메시지는 재차 설진의 상처를 회복시켰다.


“···!”

“···운이 좋네, 너. 동료들 덕분에 산 거야.”


그 탓에 다크 엘프 하나를 죽이지 못했다.

생각한 것보다 옅게 들어간 공격에 다크 엘프는 생존하고야 말았다.


허벅지에 상처를 내긴 했지만 행동에 큰 제약을 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퉤. 목울대를 타고 올라온 핏물을 뱉으며 입가를 닦았다.


다섯 중 둘을 죽였으나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

엘프 경비대는 전멸했고, 남은 건 설진 일행이었다.


‘그래도 저쪽은···.’


다행이라 할 것이 있다면 시연 쪽은 어떻게든 분전하고 있는 모양.

아니, 분전 정도가 아니라 압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채린의 패도적인 마법 앞에서, 찬우의 서포팅 능력 앞에서 말이다.

머잖아 지원이 들어올 수 있어 보였다. 그리 생각하며 정비를 마쳤다.


빠르게 아물고 있는 상처에 놀란 듯 보이는 다크 엘프들을 바라보며,


타앗!


다시,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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