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이플스토리 환불 사태를 비롯해서 많은 게임 업계들이 여러 문제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피해자는 ‘유저’분들이지만... 확률 사태 관련해서는 메이플스토리 간담회 이후에 글을 하나 더 쓰는 걸로 하고 일단은 취미에 대해서 고찰하고 싶네요.
취미란 정확히 뭘까요? 사전적 정의로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런데 제가 최근 느끼기는 것은 취미가 정말로 일이 아난가 하는 의문입니다. 제가 인생을 오래 산 것도 아닌 그저 풋내기이지만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서요.
게임 이야기를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게임에 대해서 생각해볼까요. 저도 메이플스토리를 얼마전까지 잘 즐기고 있었습니다. 과금을 하거나 그런 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분노하는 많은 유저 분들의 감정을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아무튼 환불 사태 이후로 문득 든 생각은 내가 이 게임을 도대체 왜 하는가?였습니다. 게임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있으니까이죠. 그런데 정말 게임을 하면 재미있을까요?
메이플스토리에는 메할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메이플을 키면 필수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을 말합니다. 일일 보스를 돌고 우르스 3판을 하고 심볼 퀘스트를 하고... 이것 중에 하나라도 안하게 되면 스펙업 속도가 느려지게 되죠.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게임의 구조적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그걸 꾸역꾸역 하는 저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면 이게 게임을 하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게임들도 유형은 다르지만 비슷비슷하죠. 제가 롤 같은 유형의 게임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아무튼 티어란게 있죠? 티어는 오르는 게 좋으니까 유저 분들은 티어를 오르기 위해 연습도 하고 영상도 보고 대리를 맡기는 분들도 계시죠. 승급전이 걸리면 목숨 걸린 것처럼 게임을 하죠. 그리고 지면 스트레스 받고. 대전 게임은 RPG랑 다르기는 하지만 저도 스타나 마구마구 같은 대전 게임을 하게 되면 스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은 기억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짜증나서 컴퓨터를 확 꺼버리기도 하죠.
어? 이렇게 보면 일하고 비슷한 거 같기도 하네요. 공부를 예로 들면 공부는 하기 싫어도 그냥 해야 할 때가 있죠. 잘될 때는 또 굉장히 기분 좋게 잘되는데 안 될 때는 더럽게 안되고. 글자가 머리에서 튕겨나가는 느낌 같은 거 있잖아요. 모의고사를 잘 치면 매우 기분이 좋죠. 못 치면? 예 그날 잠 못잡니다. 뭔가 취미도 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 같다 해야하나요. 아무튼 요새 그런 느낌입니다.
최근에 일주일에 두 권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잘 안되긴 하지만 그런데 이 독서라는 것도 욕구적으로 읽고 싶다 이런 것보다는 의무적으로 읽어야 해 이런 느낌이 강한 거 같습니다. 물론 좋아서 읽으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래요. 책을 읽는게 좋습니다. 그런데 책 읽기 전까지 마음가짐이 오래 걸린다 해야 할까요? 독서 의지란게 저한테는 매우매우 많이 필요합니다.
취미는 잘하려고 하는 순간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취미를 잘한다? 조금 우스운 말이겠지만 뭐 그렇잖아요. 축구를 한다 치면 축구를 잘하는 게 못하는 것보다 재밌게 할 수 있으니까 잘하려고 연습도 하고 뭐 그런 거 롤로 치면 티어 같은 거죠. 그거에 집착하는 순간 취미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그런 게 나쁘다! 그런 뜻은 아니지만 “그냥 취미잖아. 재미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이 말이 자꾸 머리 속에서 맴도네요. 어렵습니다. 산다는 게 그냥 대충 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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