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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이계와 미궁을 동시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연재 주기
카시오레
작품등록일 :
2018.10.17 17:32
최근연재일 :
2018.11.28 08: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410
추천수 :
94
글자수 :
174,520

작성
18.11.23 08:00
조회
105
추천
1
글자
11쪽

오동명(3)

DUMMY

몸 안을 맴도는 상쾌함과 함께 눈을 떴다.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했지만 라디누가 아니라 미궁도시였다. 하긴 몸 내부에 마나가 고정될 정도의 그런 부상이 며칠 더 잔다고 낫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은 내내 집에 있었던 정기가 함께하는 날이자 어제 산 E급 철제 갑옷을 시험하는 날이기도 하다. 별다른 일은 없겠지만 정기의 팔이 다 나았을까? 하는 의문은 있다.


아무리 교육소에서 상처가 빨리 낫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더라도 4일 만에 흉터조차 사라진 일은 놀랍고 또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런 정기를 보며 라디누에 있는 포션을 가져다 쓰고 남는건 팔까 생각했었지만 아직까지 회복 포션이라는 아이템을 본적이 없기에 팔았다가 출처를 추궁당하게 되면 할 말이 없어지기에 기회가 될 때 세개만 인벤토리에 넣어 만일의 만일을 대비할 뿐 섣불리 사용하거나 파는 일은 없어야겠다.


회복포션 뿐만 아니라 다른 장비라도 가져다 쓰거나 팔려고 생각을 해봤지만 라디누의 장비에는 등급이나 성능이 표시되지 않아 포기했다.


어제는 E급 철제 방어구를 맞추고 마트에 들러 화투와 카드를 사서 내내 그것만 했다. 화투와 카드라고 해봤자 조금 단단한 종이에 그린 거라 조잡했고 지구에서보다 치는 맛이 떨어졌지만 없는것 보다는 낫다.


E급 철제 방어구라고 하지만 플레이트 메일은 E급이라도 맞추려면 최소 화폐단위가 DC이기에 사슬 방어구에 가죽 갑옷을 받쳐 입기로 했다.


정기와 무진이는 사슬 방어구를 나연이는 지팡이를 받았지만 현이와 나는 아직 장비를 맞추지 않았기에 다음은 현이의 활을 맞추기로 했다. 내 지팡이를 맞춰야 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팡이로도 지금 수준의 마법은 충분해 아직까진 장비에 대한 생각은 없었고 장비보단 스탯에 대한 욕망이 더 컸다.


스탯을 올리지 못한지 꽤 됐기에 아이템 분배에 문제가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처음 생각하던 바와는 달리 정기의 부상에 방어구의 필요성에 생각이 닿았고 정기 혼자서는 맞추지 못할 거란 사실을 알고는 개인이 스스로를 정비하는 체계에서 팀에서 차례차례 아이템을 맞추는 방식으로 전환했지만 그렇게 되니 스탯을 올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내에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이 일에 대한 생각은 천천히 하기로 하고 일단 아이템을 맞추는 일이 끝나게 되면 스스로를 정비하는 체제를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추가하지 못하는 것은 스탯만이 아니라 스킬도 있었다. 스킬 스탯 아이템 전부 코인이라는 화폐로 사야 하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면서 곧 있을 레이드를 준비해야 했는데 별다른게 아니라 레이드 보스에 대한 정보나 어떤 방식으로 공대를 짜는지에 대한 사전조사다.


이러한 걱정이나 생각에 빠질수록 이지현이 주고 간 명함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전조사를 하면서 들은 얘기로도 거대길드와 공략하는 편이 편하고 좋다는 것이다.


“형, 뭐해?”

“어? 아냐 가자”


명함에 대해 고민한다는게 한동안 멍하니 있었나보다. 현이의 말을 듣고 7층 주문서를 찢었다.


내가 마지막이었는지 마지막 파티원이 올 때까지 유지돼는 방어막이 보이지 않았다. 강도는 모르지만 몬스터들이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어디선가 들었었다. 물론 이 사실에 대한 검증은 된 적 없다.


10층까지는 시작 장소가 따로 있지만 11층부터는 다른 파티원들도 만나기에 이동되는 장소는 랜덤이라고 했고 그래서 그런 소문이 도는 것일 수 있기에 기회가 된다면 소문을 확인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또한 방어막은 계속 유지되지 않고 한시간이 한계라고도 했다.


7층부터 9층까지는 좀비가 나온다고 하는데 층을 올라갈수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져 많은 파티들이 7층에서 노가다를 하다 레이드 후 11층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때문에 8층과 9층의 주문서가 꽤 비싸 거대길드의 파티들이나 9층에서 사냥을 했지만 나오는 코인에 비해 위험도가 높기에 많이 가는 편은 아니었고 10층을 가기 전에 잠시 파밍할 수 있는 장소중 하나에 불과했다.


“올라오기 전에도 말했지만 마나를 다 쓴 상태에서 둘러싸이면 바로 귀환해야해.”


아무리 7층이 쉽다고 해도 방심하면 죽을 수 있기에 조심 또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파이어 볼!”


나연이의 낭랑한 목소리가 벽을 타고 울려 퍼졌고 그 소리를 폭발하는 소리가 뒤쫓아 덮어버리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열댓 마리부터 서른 마리까지 랜덤으로 몰려있는 좀비들은 소리를 듣고 몰려들지만 그 속도가 일반인이 걷는 속도보다 현저하게 느렸기에 위협적이진 않지만 한번 잘못 둘러쌓기에 되면 수백 마리에서 천여마리 까지도 몰리기에 무턱대고 싸우다보면 포위되어 귀환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싸우는 장소와 소리, 시간이 중요한 층이라고 할 수 있다. 저 세 요소가 중요하지 않았던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다른 층보다 더 강조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나연이가 사용한 화염구에 십여 마리가 휩쓸려 바닥을 나뒹굴었고 남은 좀비들은 무진과 정기 현이가 마무리했다.


해골 늑대에 이어서 좀비가 나오자 궁수인 동생으로서는 충분한 데미지 딜링을 해주지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해골늑대와 싸울 때 사둔 은화살이 있어서 부족한 딜을 메웠다.


스무마리의 좀비들을 순식간에 해치워 많은 코인을 벌었을것 같지만 평균적으로 좀비 한마리가 0.7개의 코인을 드랍한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수백 마리를 잡더라도 층 주문서를 개인당 2개 이상 먹지 못한다면 6층에서 사냥하는 것보다 적게 벌수도 있다.


하지막 500마리 이상이나 개인당 2장 이상의 층 주문서를 먹는다면 다른 곳보다 많은 코인을 벌 수 있다. 최대한 7층이나 8층에서 개개인의 능력을 올려야 겠다고 생각하며 8층 사냥이 힘들다면 다른 파티처럼 7층에서 노가다를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콰과광 콰광” 하고 파이어볼이 두번 터지는 소리가 고막을 괴롭혔다. 폭발하며 함께 비산한 바닥의 파편이 벽을 때리며 따다닥하는 소리도 들린 듯하다.


바닥의 파편은 정기의 눈에도 튀며 그의 눈을 강제로 감게 했지만 이대로 서있을 시간이 없었다.


“정기야! 이쪽으로”


좀비들이 주변에 많았는지 첫 파이어볼 소리를 듣고는 이곳저곳에서 몰려들었기에 나연과 함께 파이어볼을 대충 던지고는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가는 족족 좀비들이 있어 이제는 도망이 아니라 돌파해야 한다.


아까 맞은 돌에 눈이 부었는지 옆에서 본 정기의 왼쪽눈이 반쯤 감겨 있었다.


“물러나세요!”


좀비들과 너무 가까이 있는 정기와 무진에게 나연이 시기적절하게 외쳤다. 나연이의 화염구가 날아가 좀비들과 부딪혀 폭발을 만들어냈고 그 여파에 좀비들의 팔다리들이 마구 굴러다녔다.


뒤이어 내 화염구가 날아갔다. 이 정도라면 30~50마리가 있었더라도 충분히 뚫고 나갔겠지만 화염구가 지나간 자리 뒤에는 여전히 많은 수의 좀비들이 통로를 막고 있었다. 운이 없었고 그저 잘못된 길을 선택한것 뿐이지만 리더이기에 마냥 운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무진아! 뒤에서 잠시 버텨줘”


나연이가 사용한 화염구의 폭음이 들렸지만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아주 작게 들린다. 이제 나연이의 마력이 바닥나고 있을 것이기에 통로를 뚫고 좀비들을 따돌릴 수 없다면 오늘 사냥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마력장을 펼쳤다. 사실 그동안 사용하지 않은건 몬스터의 위치나 기습을 알고도 모른 척 하기가 귀찮아서 이기도 하고 마력의 양이 적어 범위도 적은데다 유지하기가 힘들어서였다.


하지만 정말 파티의 안위를 위한다면 그래서는 안됐던 거다.


마력장을 통해 벗어날 길을 찾았지만 범위 안에서는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마력을 사용하고 다들 귀환해”


그렇게 패배 선언을 해야 했지만 일행이 속속 귀환하고 나서 남은 마나를 담아 날린 화염구에 총 주문서가 두장이나 인벤에 들어와 있어 그렇게 기분은 나쁘지 않았지만 총 주문서 6장 260FC라는 적자에 가까운 코인을 벌어야 했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기에 한시간 정도 점심을 먹으며 쉬고 다시 올라가기로 했고 일행이 밥을 먹는 사이 근처에 있는 이지현의 사무실에 갔다 오기로 했다.


거대한 빌딩들이 숲속의 나무처럼 서있는 미궁의 중심부는 항상 서울의 도심을 생각나게 만든다. 비록 거대한 빌딩 외에 닮은 점이 없다고 해도 마치 빌딩이 서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마냥 그러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다른 곳의 이질감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대표적인 이질감의 원인은 유리였다. 미궁의 노른자 부위를 벗어나면 작은 창이 두세 개밖에 없는 아파트밖에 보이질 않는다. 서울 혹은 다른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디자인이다.


유리가 비싸고 희귀하기에 최소한으로 사용하려한 결과물이었고 그 때문에 80년대에도 보기 힘들었을 법한 형태의 아파트가 주된 건물이 되었다.


그렇기에 미궁근처 거대 길드의 빌딩을 보자면 호화롭기 그지없게 유리로 가득한 현대적인 빌딩이 서울의 도심을 생각나게 한 것이다.


그런 빌딩의 내부를 걷고 있자니 지구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조금은 들었다.


반면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엄청난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이 많았고 대부분 지구에서처럼 청바지에 티같은 옷보다는 철이나 가죽으로된 갑옷을 차고 제각각의 무기를 들고 있다.


그 모습이 어딘가의 영화 촬영장 같았지만 정작 비교할만한 영화를 떠올리려 하면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거대길드들의 건물이 밀집한 미궁근처에 오면 극에 달했는데 대부분 미궁을 들어가려는 사람이거나 미궁에서 나오는 사람들이기에 전부 무장을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미궁 근처는 항상 난장판인데 죽은 시체를 옆에 두고 울고 있는 사람이나 말싸움을 하다 칼까지 빼들려는 듯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말리는 사람 누군가를 죽일 듯이 째려보며 지나가는 사람 등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상주해 있다.


“안녕하세요 이훈씨.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의외로 그녀는 자리에 있었다. 비서를 박아놓고 자신은 섭외를 위해 돌아다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모양이다. 아니면 타이밍이 좋았던가.


“앉으세요”


그녀는 옆의 작은 냉장고. 그래 그것은 냉장고가 분명했다. 어쨌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주었다. 무엇을 마실 거냐고 물어본다면 콜라라고 말하려 했지만 지구의 물건은 비싸기에 물만 주는가보다.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차가운 액체를 오랜만에 느껴본다. 사실 얼음 속성 마법을 배워 물을 시원하게 해 마시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해야 할 매리트를 느끼지 못해 하지 않고 있었는데 차가움이 주는 감정이 의외로 좋았다.


사실 그건 차가운 물이 주는 느낌이라기보다 현대의 문물이 주었던 편의라는 단어를 체감하며 느낀 지구를 그리워하는 감정이었기에 더울 좋았던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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