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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이계와 미궁을 동시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연재 주기
카시오레
작품등록일 :
2018.10.17 17:32
최근연재일 :
2018.11.28 08: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427
추천수 :
94
글자수 :
174,520

작성
18.11.07 20:00
조회
221
추천
4
글자
11쪽

튜토리얼(13)

DUMMY

뒤는 아귀 앞은 인간이 버티고 있었다. 재수 없게도 하필이면 맨 처음 타겟이 되는 바람에 계획에 장대한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아직도 사람들은 많이 남아있어서 처음 계획한 대로 버티고 있다가는 이곳이 묫자리가 될 판이다.


이훈은 가장 빠르게 상황을 정리할 선택지를 떠올렸지만 그 선택에도 변수는 많았다. 뒤쪽의 활을 쏜 일행의 견제와 즈모들 그리고 지켜보고 있는 다른 사람들까지 아귀와 싸운다고 하여도 그것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놈과 싸우더라도 이길 거라는 보장이 없다. 앞도적인 피지컬과 화살이 박하지 않는 거죽에 파티가 전멸할 수도 있어보였다. 그렇기에 제 3의 길을 찾으려 머리를 마구 굴린다.


시간이 없었기에 되도록 지금 판단해야 했다. 보이지 않는 초침이 한칸씩 몸체를 움직이며 정신을 압박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압박과는 별개로 시간이 쫓기듯 내린 결정이 얼마나 좋을진 모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화살 조심하면서 뛰어!”


놈과 싸우기엔 전력 차가 많이 나기에 무리라고 판단했다. 하다못해 마력만 온전했어도 시도해봤겠지만 제대로 된 공격 마법을 사용하기엔 조금 부족한 양이다.


결국 이훈은 50명 안에 들 때까지 버티기로 결정했다. 집을 빼앗은 놈들이 밖으로 나온다면 아귀의 주의를 끌 수 있기에 파티가 전멸하기 전까지 그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귀는 달리는 이훈 일행을 보고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도움닫기 후 뛰었다.


“콰앙!”


착지음보다 내려친 방망이가 땅을 두드리며 낸 굉음이 고막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삐하고 초음파 소리의 이명이 귀를 괴롭혔다.


“아”

“유미야!”


방망이는 손쉽게 한 사람을 짓뭉갰고 이훈은 그 사실에 무력감을 느꼈다. 한 세계에서 큰 힘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그러했는 걸지도 모른다. 지구에서의 삶은 고난이나 싸움과는 거리가 멀기에 작금의 상황을 겪어보지 못해 처음으로 직면한 감정이었다.


아귀는 방망이에 들러붙은 시체를 떼어 입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면서 나연을 쳐다보는 모습이 다음은 너라고 말하는 듯했다.


하지만 아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있는데 자신이 밟아서 부순 집 안에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으아아아!”


그는 집과 함께 묻혀버린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다 참지 못하고 검을 꺼내 달려들었다. 아귀는 그런 그를 보며 몽둥이를 휘둘렀다. 몽둥이는 큰 바람소리를 내며 스트라이크를 당한 타자의 방망이처럼 허공에 휘둘러진다.


과감하게 땅바닥에 바짝 붙어 방망이를 피한 그는 다시 일어서서 달려가 아귀의 왼쪽 무름을 베었다. 하지만 날카롭게 갈려있는 검으로도 빨간 선 하나만을 남기며 전혀 거죽을 자르지 못했고 아귀는 입안에 있는 음식물을 씹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며 손을 뻗어 자신의 무릎을 때린 사람을 잡으려했다. 하지만 그는 잽싸게 자신의 손을 피해 다시 무릎 부근을 때렸다.


아귀와 한 검사의 싸움을 보며 아귀를 죽인다면 지금이 적기임을 그 누구보다 이훈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분노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라디누의 기사들과 비슷한 면모가 있었다. 검술 같은 부분은 미흡했지만 검에서 미약하게나마 빛을 내뿜는 빛이 바로 그것이다. 라디누에서 오러라고 부르는 기사의 기본이자 필수 기술이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지금은 아귀의 공격을 잘 피하고 있었지만 한발이라도 공격을 당한다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후회한 기억이 없지만 어쩌면 처음으로 경험해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무진이는 대기하고 나머진 공격해!”


가장먼저 이현이 시위를 놓았다. 날아간 화살이 아귀의 눈꺼풀을 때려 튕겨 나오며 아귀의 고개를 자신에게 돌렸다. 그 사이 검사는 다시 같은 자리를 베었다. 무릎의 피부에는 많은 칼자국이 조금 멀리서 보면 하나처럼 보였지만 결코 하나이지는 않았다. 방법은 좋았지만 그에겐 같은 곳을 벨 기술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화살과 마법의 도움을 받아 계속 휘둘렀다.


이훈은 그를 보며 기술은 없지만 좋은 센스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던 병사들 중 꽤 많은 수가 기사가 됐던 것처럼 그도 살아남는다면 올라갈 것이기에 탐이 났다.


아귀에게 한방 먹이기 위해 계속해서 마나를 모으고 있었지만 튜토리얼 수준으로는 아귀를 잡을 수 없게 설계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러를 깨우쳤다지만 그것으로도 흠짓 밖에 나지 않는 거죽과 저 괴악한 피지컬은 아무리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인다 하더라도 어쩔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나연이 날린 화염구가 놈의 옆얼굴에 맞아 폭발한다. 맞은 자리는 거멓게 변했지만 타격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귀의 성질을 건드리기엔 충분했다. 화염구를 맞음과 거의 동시에 나연에게 달려들었다. 아무리 스탯을 올렸다 한들 5m정도 되는 보폭에 압도적인 육체를 가진 아귀에게 도망칠 순 없었다.


다들 도망가는 와중에 무진이 방패를 들고 막아섰다. 이훈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아귀가 휘두른 방망이가 무진을 골프공처럼 날렸고 무진은 외각에 위치한 집을 부수며 떨어졌다.


“무진아! 빌어먹을!”


높아진 스탯 덕분에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집안 집기에 몸에 구멍이 나거나 머리로 착지했다면 목이 꺾여 죽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무진을 죽일 수도 있다.


“나연! 현아! 무진이 쪽으로”


무진이가 떨어진 방향으로 뛰는 이현을 보며 어찌됐든 빨리 결판을 내야겠다고 다짐하곤 주변의 마력을 끌어 모았다. 부족한 마력은 외부 마력과 집중력으로 메꿀 셈이다. 한순간이라도 제어에 실패한다면 자신의 내부를 엉망으로 만들 테지만 그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했다.


그사이 검사는 기어코 칼을 무릎에 박아 넣었다. 비록 손가락 길이 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튜토리얼 플레이어로서는 달성하기 힘든 위업이다.


경이. 그것을 검사는 가지고 있었다. 튜토리얼에서 이 정도.


될성부를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던가? 여태껏 체감해보지 못했었지만 바로 지금 한창 싸우고 있는 와중에 느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훈은 그 검을 목표로 마법을 사용하려 했지만 뒤에서 느껴지는 마나에 돌아서야 했다. 양아치, 무진은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그들은 명백히 적의를 갖고 다가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적의엔 적의로 돌려줘야 한다.


가느다란 마력의 실을 그들이 가진 무기에 날린다. 다른 마법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지만 벼락만큼은 그 실을 따라 움직인다. 전쟁 중 우연한 기회에 얻은 비기였지만 금속성 재질의 유도체가 없다면 전도되지 않는다.


맹렬하게 약동하고 있는 코어의 마나를 해방하며 그의 트레이트 마크가 된 마법을 시전했다. 아귀를 향해 사용했어야 할 마력이 눈앞의 쓰레기들을 위해 사라진다.


마지막까지 하던 고민을 내려놓았다. 이제 아귀와 싸운다는 선택지는 없다.


“벼락!”


한순간의 반짝임이었지만 살아있는 양아치들은 없었다. 끝에 제어하지 못한 마력이 조금 흘러 내부가 진탕이 됐지만 그에겐 할 일이 남아있었다. 양아치들이 나온 집의 옆집으로가 화염구를 던져 입구를 부쉈다.


내부가 진탕되어 마력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아직 화염구 한두방 정도는 더 사용해도 괜찮을 것이다.


“뭐고! 다른 데로 가소!”


문앞에서 무방비하게 자신을 맞이한 그의 목을 검으로 찔렀다.


“컥, 왜..”


죽어가며 원망스럽게 처다 보는 적의 시선은 익숙했다. 그때의, 검은 벼락으로 불리던 시절의 휴이처럼 해야 할 숙제를 해치우듯 기계적이었다.


경악하며 홍채가 커진 뒤의 사람이 뒤늦게 반응했지만 분화하는 매직 미사일을 막다 불쑥 들어온 검을 막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뒤이어 날아온 화살은 제법 매서웠는데 스탯을 꽤 찍은 듯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왔지만 방패에 막혀 허무하게 튕겨나갔다. 이훈이 접근하는 동안 두번째 화살이 날아갔지만 똑같이 막혔고 세번째는 없었다.


집에서 나온 이훈은 아귀 쪽을 힐끔 바라보더니 다음 집으로 향했다. 검사는 지금도 고군분투 중이었는데 아귀의 왼쪽 무릎은 시뻘겋게 변해 있었고 한 자루의 검이 추가로 더 박혀 있었지만 그도 초심자이기에 마력을 20찍었더라도 오러를 쓸 마나가 슬슬 바닥나고 있을 것이다.


승산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여섯명을 죽는데 아직도 숫자가 부족한 모양이다. 그의 계산으로 앞으로 약 다섯명 내외면 50명이 될 듯 했다. 집이 부서지면서 바닥에 펼쳐놓은 지도를 가져올 새가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확인할 수 없음이 아쉬웠다.


다음 집은 입구를 부수지 않고 간당간당한 마나를 모두 당겨써서 지붕을 불태웠다. 내상에 마나까지 전부 소진하자 속이 너무 갑갑했다. 무언가가 식도를 타고 올라오려 했지만 억지로 삼킨다. 아직은 안된다.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가 턱을 간질렀지만 신경 쓰지 않고 석궁을 꺼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구들을 치우며 한 사람이 창문을 넘어 착지했다. 그리고 날아온 볼트에 머리를 꿰뚫려 쓰러졌다.


손으로 시위를 당겨 석궁을 장전했다. 이젠 마력 없이 순수 힘으로도 장전이 가능했다.


두번째 사람은 방패로 머리를 가리며 나왔는데 이훈은 구지 머리를 맞추려 하지 않고 보이는 부분을 노렸다. 결국 그는 세번만에 방패를 들지 못하게 되어 숨이 끊겼다.


다시 석궁을 장전하려는데 당기던 시위가 끊어졌다. 개의치 않고 석궁을 바닥에 버리며 새로 산다. 세번째 사람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 집은 문과 창문이 같은 방향으로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방어에 용이하지만 만일의 경우 탈출하기 힘들어 제외했던 집이다. 그리고 이곳에 세명의 사람이 들어가던 모습을 보았었다.


창문에 얼굴을 비추자 화살이 날아왔다. 방 안에는 활을 든 어린 여자와 검을 들고 있는 어른 여성이 남아 있었다. 셋이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방패를 꺼내 활을 막고는 성궁으로 대응사격을 해줬다. 어른 여성은 석궁을 보더니 기겁하며 아이를 감쌌다.


“엄마!”


볼트는 무심하게도 여성의 등에 대를 세웠는데 그럼에도 그녀는 소리하나 내지 않았다. 그 사이 창문을 넘어 아이가 날리는 화살을 막고 접근해 어른 여성의 목을 무참히 꿰뚫었다. 피가 목에서 부터 검신을 타고 흘러내리는 은빛 검면은 화염이 내뿜는 빛에 따라 춤추며 기뻐하는 악마의 모습 같았다.


아이는 증오와 슬픔이 공존하는 눈으로 이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답하듯 이훈이 검을 들었을 때 아이의 몸이 빛으로 화해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이훈의 몸도 빛으로 감싸였다.


죽이지 못해 걱정일까? 아니면 죽이지 않아 다행일까?


그는 피곤함을 느꼈다.


작가의말

가장 지난했지만 공들였던 파트가 끝났습니다.


연재해버린 지금도 아쉽기만 하네요.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메워봤지만 아직도 많이 모자란 느낌입니다.


참고로 현재 연재시간은 오후 8시입니다. 


선작 추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과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로스트아크가 제발 재미없기를 바라며 또한 재미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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