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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너를 살려줄게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완결

핫딜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0
최근연재일 :
2020.06.19 15:15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108,500
추천수 :
5,380
글자수 :
450,400

작성
20.06.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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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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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5쪽

56화_치자꽃 설화

사람이 태어나면 하늘에는 별이 하나 태어나고 땅에는 꽃이 하나 피어난다. 그 별과 꽃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는 어느 날 슬픈 비밀을 알게 된다.




DUMMY

<56화>


치자꽃 설화


* * * * *



김 교수의 아내 사유가 세상을 떠났다.

김 교수와 아내 사유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주인공으로 인기가 높았다.


사유는 치자꽃 피는 5월에 세상을 떠났다.

치자꽃은 사유가 떠날 줄 알았는지 일제히 꽃을 활찍 피웠다.

사람들은 활짝 핀 치자꽃을 보며 치자꽃 사유를 더욱 그리워했다.


사람들은 사유를 애도하며 머리에 치자꽃을 꽂았다.

어떤 사람들은 치자꽃 문양의 배지를 가방에 달았다.

치자나무의 치자꽃은 더욱 화사하게 피었다.

아주 많은 곳에서 치자꽃이 활짝 피었다.


사유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죽음은 잊혀지는 속성과 관련이 있었다.

누가 죽든지 일단 죽음이 있으면 잊혀진다가 속성이었다.


떠나고 잊혀지는 속성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사유의 죽음도 특별할 것이 없었다.


현대 사회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고 죽었다.


사고사는 사실 관계에서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사유의 죽음은 이상하게 사람들에게 더 깊은 슬픔을 안겨 주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 후의 일을 소망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되고 싶다는 소망을 꿈꾸기도 했다.


“난 죽으면 별이 될 거야.”

“난 죽으면 새가 될 거야.”

“난 죽으면 나비가 될 거야.”


다시 태어나면, 이란 소망은 이처럼 아주 다양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소망이 그냥 소망일뿐임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그것이 닿을 수 없는 하늘의 별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유의 말은 마법이 되었다.

사실로 믿게 만드는 마법이 되었다.


“제가 죽고 사방에 치자꽃이 피면 제가 다시 살아난 줄 아세요. 제가 바로 치자꽃으로 태어날 것이거든요.”


사유가 인스타에 올린 글이었다.


사유는 자신이 죽을 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리라고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하고 올린 글이었을 것이다.


사유의 인스타 글은 삽시간에 퍼져 갔다.

애도의 물결은 사람들의 머리에, 가방에 치자꽃이 피게 만들었다.


사방에 치자꽃이 피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재인의 작업실에도 치자꽃이 피었다.

김 교수의 치자꽃 그림이 걸렸다.


벼리는 이런 풍경이 낯설었다.

어쩐지 죽은 자를 불러들이는 의식처럼 보였다.


“교수님, 좀 괜찮으세요?”


“응, 염려해줘서 고마워요. 여기 사유의 꽃이 피었어요. 사유가 사랑했던 꽃이 피었으니 사유는 다시 살아날 거예요. 그렇게 믿어요. 벼리 씨도 그렇게 믿어줄 거죠?”


“그럼요, 그렇게 될 거예요. 교수님이 이렇게 기억하고 사랑하는데 교수님의 가슴에 영원히 살게 될 거예요.”


기묘한 모임이었다.

사람들은 슬픔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러나 또 다른 기쁨을 기다리는 얼굴이었다.


어쩐지 사유의 부활을 기다리는 느낌이었다.


죽은 자를 추도하는 시간이었다.

그저 슬픔을 공유하면 되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이런 부활에 대한 기대가 이어질 수 있는지 이상했다.


밤이 깊자 도현은 벼리에게 이만 올라가서 쉬라고 했다.

하지만 벼리는 올라가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괜찮아요. 다들 늦게까지 계시는데 저도 동참해야죠. 저도 같이 있을게요.”

“.................”


순간 사람들의 눈치가 싸늘해졌다.


벼리는 당황했다.

서둘러 인사하고 펜트하우스로 올라왔다.


펜트하우스에는 연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올라왔어? 걱정했잖아.”


“응, 그렇잖아도 사람들 눈치가 올라가라고 해서 올라온 거야. 다른 사람들은 좀 늦을 건가봐.”


“벼리야, 지금 인터넷 검색 순위 1위가 뭔지 알아? 바로 치자꽃 설화야. 들어 봐.”



치자꽃의 설화,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 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따라 엷은 가랑비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거리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


한 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연이가 치자꽃의 설화란 시를 하나 읽어줬다.

슬픈 사랑의 이야기였다.


“이 시가 특별한 거야?”


“아니, 더 들어봐. 치자꽃 설화라는 이야기가 또 있어. 이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어?”


연이는 또 하나의 치자꽃 설화 이야기를 했다.

치자꽃 설화는 다음과 같았다.


치자꽃을 가데니아꽃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이름으로 부르게 된 전설이었다.


옛날 영국 어느 나라에 가데니아라는 어여쁜 소녀가 살고 있었다.

이 소녀는 순결한 것을 너무나 좋아하고 순결을 상징하는 흰색을 좋아했다.


어느 날 소녀에게 찾아온 천사가 소녀의 순결함에 반했다.

천사는 작은 씨앗을 소녀에게 선물로 줬다.


“이 씨앗을 잘 키워 처음 꽃이 피면 키스를 하세요. 이 꽃은 천국에서만 피는 꽃이에요. 아름다운 꽃이 피어 키스를 하게 되면 당신은 순결한 청년을 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될 거예요.”


소녀가 정성스럽게 가꾼 꽃이 드디어 피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순결하고 향이 너무도 좋은 흰색의 꽃들이었다.


드디어 천사가 소녀를 찾아왔다.

늠름하고 멋진 청년은 천사였다.


청년으로 변한 천사는 가데니아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


“신기하지 않아? 거기에 새로운 전설이 하나 더 올라왔어.”


“많기도 하다. 그런데 전설이 새로 생기기도 하는 거야?”


“전설이란 것은 아주 오랜 세월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것을 말하잖아. 그런데 이번에 올라온 치자꽃 이야기는 거의 전설과 같은 수준이야.


“전설과 같은 수준이라니?”


“이번 전설은 김 교수 와이프 사유의 인스타에 있던 이야기야. 너도 알잖아. 사유의 죽음 후에 엄청난 사람들이 치자꽃을 머리에 꽂고 가방에 달았다고. 어떤 연예인도 이런 일은 없었어.”


“정말 이상하다. 대체 어떤 이야기여서 사람들이 그렇게 치자꽃을 달고 다닌 거야?”


“응, 어서 기사를 열어 봐.”


벼리는 기사를 검색했다.

기사는 사유의 치자꽃 전설이란 이름으로 올라와 있었다.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전설 수준의 이야기지?”




옛날에 치자꽃을 사랑하던 처녀가 있었다.

그 처녀는 순결한 것을 좋아해서 그 누구도 자신에게 손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느 날 처녀가 사는 곳에 한 청년이 찾아왔다.


그 청년은 자신이 누구보다 치자꽃의 순결을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이 처녀를 사랑해도 되겠냐고. 어떤 일이 있어도 치자꽃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다.


처녀는 청년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었다.


청년은 영원히 처녀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사고가 있기 전까지.


그 사고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 사이에 일어났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치자꽃 처녀가 사고로 죽은 것이었다.


그러자 영원한 생명을 약속한 총각은 처녀가 죽은 뒤 온 세상에 치자꽃이 피게 해달라고 온힘을 다해 기도했다.


하늘이 총각의 정성에 대한 답을 들어서 세상에 치자꽃이 모두 피어나게 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치자꽃 처녀가 다시 살아난 것이었다.


다시 살아난 처녀를 총각은 영원히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이것이 사유의 인스타에 있던 전설이었다.


“신기하지 않아? 그런데 사유는 어떻게 자신이 죽을 줄 알았을까?”


“몰랐겠지. 어떻게 교통사고를 예측해? 우연히 맞은 것이겠지. 그런데 다시 살아난다는 말은 좀 그렇다. 그럴 수 없잖아.”


“당연하지. 그런데 사유의 인스타를 중심으로 사유가 다시 살아날 거란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카페까지 만들었다는 거야. 영원한 삶을 꿈꾸는 자들의 카페야.”


“어떻게 영원한 삶을 꿈꿀 수 있어? 사이비종교, 그런 거 아닌가?”


“그건 아니고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공감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나봐.”


“아무리 그래도 이러한 현상은 기이해. 위험하기도 하고. 사유와 관련된 일은 무슨 바이러스 같아. 사람들에게 믿음이라는 어떤 환상이 생겼으니.”


“아까 김 교수를 봤는데 아내가 다시 태어날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어. 섬뜩하더라.”


“오늘 밤이랬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둘은 다시 공포영화를 무심히 틀어놓고 밤이 깊기를 기다렸다.


사위가 조용해진 가운데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둘은 의견일치의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일어나서 재인의 방으로 향했다.


“벼리, 너도?”

“언니도?”


둘은 순간적으로 재인의 방문을 열었다.

재인의 방은 불이 꺼져 있었고 둘은 굳이 불을 켜지 않았다.


대신 정원이 보이는 쪽 창밖을 바라봤다.

혹시 바깥에서 보일 경우를 대비해 커튼 뒤로 숨는 조심스러움은 잊지 않았다.


달이 정원의 연못에 잠긴 시간이었다.

보름달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시간에 달이 잠겼다.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달이 연못의 동그라미에 잠기자 주변의 불빛이 변했다.


연못은 푸른빛이 되었고 나무들은 빛에 휩싸였다.

달빛에 반응하는 어떤 물질이 나무에게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무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빛들은 멀리 퍼져 나가지 않았다.


만약 주변으로 퍼져 나가는 빛이었다면 아무리 한밤이어도 사람들이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것은 미묘한 빛이었다.

딱 그 시간에 연못이 푸른빛을 띠고 있을 때 반응하는 불빛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경이로운 빛이었다.

물고기들의 비늘이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았다.

물고기들이 달빛을 받아 비늘을 반짝이는 것처럼 나무들의 비늘이 하나씩 반응하며 살아났다.

그리고 빛을 냈다.


태고 적부터 존재했던 물고기들의 비늘이 지구의 탄생과 함께 했던 것처럼 나무들의 비늘이 달빛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들에게서 꽃이 피는 것 같은 환상이 일었다.

치자나무는 키가 크지 않았는데 먼 곳에서도 꽃이 피는 것처럼 보였다.


치자꽃이 피는 밤이었다.

치자꽃 향기가 밤을 수놓는 계절이었다.


사유가 떠난 자리에 치자꽃이 피고 사유가 다시 태어난다고 하는 전설이 실현되는 것일까 두려움이 일었다.


순간 구름이 달을 가렸다.

푸른빛은 일시에 사라지고 나무들의 비늘도 빛을 잃었다.

순식간에 어둠이 창궐해서 빛을 잡아먹은 느낌처럼 일시에 구름이 어두웠다.


지나가는 구름이 아니었다.

누군가 일부러 구름으로 달을 가린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누가 달빛과 구름을 조정하겠는가?

신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벼리는 문득 그린섬 일행이 어떤 의식을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생각이 미쳤다.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었지만 일련의 상황으론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았다.


둘은 동시에 서로 바라봤다.


그리고 창밖을 보는데 어둠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다시 밝아졌다.


연못에 잠겼던 달은 이제 사라졌다.

달은 연못에 없었고 하늘에만 있었다.


달이 두 개일 때 일어나는 신비한 빛의 마법에 둘은 잠시 정신이 나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둘이 본 것은 환상일까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 봤을 때나 환상일 것이었다.

이 밤의 신비한 빛을 둘이 봤다는 것이 문제였다.


벼리와 연이는 이런 밤의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따름이었다.


“방으로 들어가자. 정원은 더 이상 별 이상이 없을 것 같아. 문제는 달이 연못에 잠기는 순간이야. 그것도 재인 씨 방에서 바라봤을 때 딱 그 시간에 마법이 이뤄지는 것 같아.”


“마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신이한 일이야. 재인 씨 없는 날 다시 봐야 해.”


“일단 나가자. 이 시간에 재인 씨가 본다면 안 될 거 같아.”


둘은 서둘러 벼리의 방으로 왔다.


거실에서는 여전히 공포영화의 음향이 크게 울리고 있었다.

둘의 공포와 함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괴상한 효과음은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둘은 껴안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소리를 질렀다.

여고시절로 돌아간 듯 소리를 질렀다.


그때 재인이 들어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영화는 밖에다 틀어놓고 이불 속에서 소리 지르는 것은 뭐야? 둘이 이러고 있었어?”


“재인 씨,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늦게 끝난다고 하지 않았어요?”


“응, 그런데 이건 무슨 난리야? 무슨 일 난 줄 알았어. 강도라도 들어온 줄 알았지.”


재인은 일본도를 들고 들어왔었다.

방에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미안해요. 둘이 영화를 보는데 귀신이 쫓아오는 줄 알고.”


“그래서 거실에 텔레비전을 그렇게 큰 소리로 틀어놓고 방에서 소리 질렀어요? 하마터면 경찰에 신고할 뻔 했어요. 이 정도면 강도가 난입했을 엄청난 사건이에요. 아이들도 아니고 무슨 이런.”


“재인 씨 없으니까 그렇잖아요. 우리 벼리 혼자 두면 안 될 것 같아요.”


“하하, 알겠습니다. 제가 없어서 그런 거라니 할 말이 없지만 저랑 둘이 있을 때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답니다. 아, 제가 없을 때 그렇다는 거죠? 앞으로 벼리 씨를 혼자 두진 않겠습니다. 그런데 설마 연이 씨가 무서운 것은 아니죠?”


“어머, 전 연약한 연분홍 연이라니까요. 당연히 무섭죠.”


“벼리 씨에게 몇 번이나 연이 씨가 무늬만 여자란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요.”


“호호, 소심한 저를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들통 난 건가요?”


“앞으로 저희 집에서 공포영화는 금지입니다. 이러다 벼리 씨 큰일 납니다.”


“알았어요. 벼리 데리고 장난 좀 친 거예요. 원래 같이 살 때는 더 했는걸요.”


“무늬만 여자라는 말 저도 공감입니다.”


재인은 재인의 방으로 들어갔고 둘은 여전히 무서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무서움의 원인이 재인이라는 걸 안다면 재인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


벼리는 애써 잠들려고 했다.

꿈이 밤새도록 벼리를 떠나지 않았다.


푸른 연못과 빛을 말하는 나무들이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치자꽃이 하나둘 피어나더니 온 들판을 하얗게 채우고 벼리가 있는 집을 가득 채우며 피어 있었다.

치자꽃은 향기로 뭔가 말하고 있었다.


치자꽃과 푸른달과 빛을 발하는 나무들의 꿈이 밤새 벼리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벼리는 들으려고 했지만 듣지 못했다.


꿈에선 치자꽃 전설이 말하고자 하는 신호와 들으려고 하는 간절함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소멸하고 싶지 않은 자와 소멸이 되고 싶은 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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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78화_트루먼 세트의 감독 +11 20.06.18 448 39 16쪽
78 77화_자스민과 블루문 로즈의 사연 +2 20.06.18 430 35 12쪽
77 76화_제물에 손상은 안 돼 +11 20.06.17 522 44 9쪽
76 75화_푸른 수염을 사랑을 지킬 것이다 +8 20.06.16 562 44 13쪽
75 74화_푸른 수염의 여자들은 무사한가 +8 20.06.15 659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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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_그린섬 지하의 베르 자르당(1) +4 20.06.14 681 47 7쪽
72 71화_향기를 잃은 겨울의 아이 +14 20.06.13 766 56 11쪽
71 70화_넌 누굴 잃은 거니 +4 20.06.13 758 55 9쪽
70 69화_절 구해야죠, 남편인데 +8 20.06.12 767 54 10쪽
69 68화_블루문 회합의 완성 +8 20.06.12 810 61 12쪽
68 67화_우주가 내 것이 된 거죠 +4 20.06.11 804 52 9쪽
67 66화_벼리씨 위로가 가장 필요해 +8 20.06.11 844 51 12쪽
66 65화_괜찮아요, 무엇이든 +2 20.06.10 851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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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3화_내 것은 건들지 말라고 했을 텐데 +2 20.06.09 904 57 15쪽
63 62화_치자꽃 설화와 의문의 실종 +6 20.06.09 939 56 13쪽
62 61화_부활 의식의 밤 +14 20.06.08 1,008 60 11쪽
61 60화_사랑에 온 우주를 쏟아 부었다 +4 20.06.08 1,015 59 13쪽
60 59화_비밀스런 사랑 +5 20.06.07 1,007 57 14쪽
59 58화_아카시아나무가 있었다 +11 20.06.07 1,047 62 11쪽
58 57화_사랑일 리가 없잖아 +9 20.06.06 1,053 57 9쪽
» 56화_치자꽃 설화 +7 20.06.06 1,086 58 15쪽
56 55화_만약 죽는다면 꽃으로 태어날 거예요 +12 20.06.05 1,083 57 17쪽
55 54화_사유는 내 곁에 살아 있어 +11 20.06.05 1,119 57 13쪽
54 53화_새로운 나무 한 그루 +12 20.06.04 1,139 57 13쪽
53 52화_원더랜드가 원더랜드가 아닐 때 +10 20.06.04 1,160 58 11쪽
52 51화_실종의 종착지는 그린섬이었다 +7 20.06.03 1,167 5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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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화_슬픈 나무가 되고 싶지 않아 +12 20.06.02 1,211 61 10쪽
49 48화_서주병원 설계 도면과 그린섬 +10 20.06.02 1,265 6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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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_랑데부 셰프 +8 20.05.25 1,567 6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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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_그린섬의 비밀 공간 +14 20.05.24 1,544 63 12쪽
30 29화_첫사랑은 라일락 여린 빛깔 +12 20.05.23 1,534 61 12쪽
29 28화_때죽나무 꽃이 정원에 피다 +6 20.05.23 1,543 62 14쪽
28 27화_사랑처럼 자랑스러운 것이 있을까 +10 20.05.22 1,521 64 14쪽
27 26화_가지 말아요, 오늘밤은 +10 20.05.22 1,541 62 15쪽
26 25화_제주도 푸른 숲 사이 +10 20.05.21 1,536 63 12쪽
25 24화_연못에 잠긴 그믐달 +10 20.05.21 1,568 65 15쪽
24 23화_랜디의 경고 +14 20.05.20 1,592 65 18쪽
23 22화_정민의 실종 +12 20.05.20 1,640 66 11쪽
22 21화_우연은 없다 +12 20.05.19 1,626 64 15쪽
21 20화_자스민, 아름다운 여인 +8 20.05.19 1,667 66 15쪽
20 19화_그린섬 설계의 비밀 +13 20.05.18 1,698 69 12쪽
19 18화_가상 연애 모드에서 현실 결혼 모드 +11 20.05.18 1,689 65 14쪽
18 17화_나랑 진짜 연애할래요 +8 20.05.17 1,696 62 13쪽
17 16화_연애계약서 양식 +12 20.05.17 1,730 68 12쪽
16 15화_결혼할 사람 따로 있어 +10 20.05.16 1,726 71 9쪽
15 14화_우리 계약연애하자 +4 20.05.16 1,740 72 10쪽
14 13화_누구 맘대로 상견례를 +9 20.05.15 1,737 75 12쪽
13 12화_향기의 세계를 잃어버린 아이 +6 20.05.15 1,749 75 9쪽
12 11화_재인의 섬, 그린섬 +6 20.05.14 1,743 75 10쪽
11 10화_수상한 비밀정원 +20 20.05.14 1,766 75 12쪽
10 9화_그냥 사랑이라고 하자 +5 20.05.13 1,834 89 11쪽
9 8화_우연과 운명은 한 끗 차이(2) +12 20.05.13 1,797 85 9쪽
8 7화_우연과 운명은 한 끗 차이(1) +11 20.05.12 1,863 91 12쪽
7 6화_그린섬 아지트 멤버 +8 20.05.12 1,854 95 15쪽
6 5화_초록 머리 나무 아저씨 +18 20.05.11 1,975 108 13쪽
5 4화_제 마음은 털리지 않을 거예요 +12 20.05.11 1,952 109 13쪽
4 3화_이번 학기 폭망인가 +13 20.05.11 2,011 110 11쪽
3 2화_모태솔로 인생에 수상한 두 남자 +14 20.05.11 2,080 119 13쪽
2 1화_꽃의 향기를 듣는 소녀 +19 20.05.11 2,353 132 12쪽
1 프롤로그_푸른 장미를 얻는다면 +15 20.05.11 3,033 18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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