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_랜디의 선물
사람이 태어나면 하늘에는 별이 하나 태어나고 땅에는 꽃이 하나 피어난다. 그 별과 꽃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는 어느 날 슬픈 비밀을 알게 된다.
<45화>
랜디의 선물
* * * * *
<딩동>
주 기사가 왔다.
셋은 리셉션장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저거 봐. 이번 영화의 여주야.”
“예쁘다. 역시 연예인은 유전자가 다른 것 같아. 어떻게 저렇게 예뻐? 와....”
“언니, 정신 차려. 언니도 충분히 예뻐.”
셋은 행사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누군가 벼리를 불렀다.
“벼리 씨...”
도현이었다.
도현이 벼리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어서 와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연이 씨, 어서 와요.”
“도현 씨, 너무 멋진 거 아니신가요? 반가워요.”
그린섬 멤버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이 있었다.
“벼리 씨, 재인에게 가볼까요?”
“재인 씨 어디 있는지 알아요?”
“그럼요, 재인은 제 손바닥 안에 있죠.”
도현이 웃으며 말했다.
“벼리 씨는 드레스가 정말 잘 어울려요. 오늘 입은 흰색 드레스는 여왕 같아요. 오늘 행사장의 주인공은 벼리 씨예요. 최고.”
“농담도 잘 하시네요. 여배우들이 들으면 욕해요.”
“하하, 여배우들은 우리 벼리 씨를 못 따라오죠.”
도현의 칭찬이 과한 감이 있었지만 벼리는 기분이 좋았다.
오늘 차려입은 흰색 드레스는 마음에 들었다.
‘재인 씨가 보면 예쁘다고 할까?’
벼리는 어서 빨리 재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새롭게 산 옷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남자가 여자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하고 칭찬하면 여자는 더없이 행복했다.
이런 것은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의 사소한 놀이 중의 하나였다.
벼리도 이런 놀이를 기대하고 있었다.
거울을 몇 번이나 보면서 상상한 광경이었다.
“벼리, 너무 아름다운 거 아냐? 하얀 천사가 내려온 거 같아. 이렇게 예쁜 거 현실이야? 현실각이 아닌데?”
재인은 분명 이런 닭살스런 칭찬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감동한 표정으로 바라보기까지는 할 것이다.
벼리는 어서 자신의 어여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재인은 아직 행사장에 없었다.
도현이 데려다 준다고 했다.
도현은 민수와 연이를 그린섬 멤버가 앉은 자리로 안내했다.
민수는 화장실에 가겠다며 연이에게 먼저 가라고 했다.
정우가 일어나서 연이를 맞았다.
“연이 씨, 여기로 오세요.”
벼리는 도현을 따라 갔다.
행사는 아직 시작 전이었다.
“이쪽으로 가면 있을 거예요. 이곳은 제가 잘 아는 곳이에요. 나는 아니고, 우리 아버지 알죠? 유명하시잖아요. 아버지 따라서 행사장에 몇 번 왔거든요.”
도현은 정말 건물의 이곳저곳을 잘 아는 것 같았다.
“자, 저기 코너만 돌면 대기실이 있어요. 저긴 사람들이 잘 몰라요. VIP공간이거든요.”
도현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되는 것처럼 속삭였다.
어쩌면 벼리에게 조금 더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고 싶은 것처럼 속삭였다.
도현과 함께 코너를 돌았다.
벼리는 도현과 함께 비밀스런 곳으로 가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조금은 살금살금 걸었다.
재인을 놀래켜 주고 싶었다.
코너를 돌자 VIP라고 쓰인 곳이 있었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벼리는 반가워서 살짝 문을 열었다.
재인이 있었다.
그런데 다른 여자도 같이 있었다.
여자가 재인의 품에 있었다.
재인은 여자를 안고 있었다.
여자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재인의 팔은 여자의 허리에 있었다.
여자는 주영이었다.
주영은 재인의 품에 기대고 있었다.
주영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재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갑자기 재인에게 키스했다.
벼리는 안 볼 것을 보고야 말았다.
도현은 벼리가 맞닥뜨린 상황에 난감해 했다.
벼리는 그 자리를 서둘러 피했다.
눈물이 나왔다.
뒤이어 도현이 쫓아왔다.
“벼리 씨.”
도현이 벼리를 붙잡았다.
벼리의 눈에서 눈물이 났다.
도현은 벼리가 눈물을 흘리자 자기도 모르게 벼리의 눈물에 손이 갔다.
벼리의 눈물을 닦아줬다.
그리고 안쓰럽게 우는 벼리를 토닥였다.
재인이 주영을 안고 있었다.
재인의 팔이 주영의 허리에 있었다.
벼리는 재인이 주영을 안고 있었던 장면이 자꾸만 떠올랐다.
둘의 키스 장면이 떠올랐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벼리 씨,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울지 마.”
벼리는 도현의 손을 뿌리쳤다.
복도로 민수가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벼리야, 괜찮아?”
“별 일 아냐.”
“행사 곧 시작이야. 어서 가자.”
벼리는 민수와 함께 행사장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도현은 쭈뼛거리며 뒤를 따라 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리를 안내하던 도현이었다.
도현은 주영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난감해 하는 것 같았다.
벼리에게 미안한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두운 얼굴이었다.
행사장으로 재인과 주영이 들어왔다.
둘은 다정하게 함께 들어왔다.
커플처럼 보였다.
카메라 플래시가 둘을 향해 번쩍였다.
둘은 기자회견장 테이블로 향했다.
기자회견장 테이블 가운데는 이번 영화 주인공들이 앉아 있었다.
영화는 푸른 수염이었다.
비밀이 많은 돈 많은 남자가 순진한 아가씨를 꼬셔서 결혼하고 그 아가씨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야기였다.
한 명의 여자주인공과 두 명의 남자가 양옆으로 앉았다.
그 옆으로 감독이 앉았다.
그 반대편으로 재인이 앉았다.
그 옆으로 주영이 앉았다.
재인과 주영은 영화 속 커플보다 더 커플로 보였다.
둘의 모습이 그림으로 좋아서였는지 둘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사회자가 영화배우와 감독 소개를 마치고 VIP를 소개했다.
“대유엔터테인먼트 김재인 대표님이십니다.”
재인이 일어나서 인사했다.
“우주엔터테인먼트 진주영 대표님이십니다.”
주영이 일어나서 인사했다.
“이번 영화는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2에 해당하는 대유와 우주가 손을 잡고 함께 제작합니다. 유래 없는 일이지요. 모두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인과 주영은 둘이 나란히 고개를 숙이며 커플처럼 인사했다.
기자들의 플래시가 사정없이 터졌다.
“대유가 제작하는 푸른 수염 제작에 이번에 우주에서 대대적으로 큰 투자를 결심했는데요, 좋은 작품을 기대합니다.”
“역사적인 순간의 축하를 위해 케이크 커팅식이 있겠습니다. 배우님들, 감독님, 김재인 대표님, 진주영 대표님, 케이크 커팅식을 위해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둘은 배우들 옆으로 나란히 섰다.
케이크 커팅 칼에 둘의 손이 놓여졌다.
바로 옆으로 가까이에 있는 둘의 손이 겹쳐졌다.
다시 또 카메라 플래시가 사정없이 터졌다.
“이번 영화 주인공들의 케미가 장난 아니겠어. 벌써부터 난리가 아냐.”
“그런데 저기 제작사 대표들 말야.”
“너도 보여? 눈에 확 들어오는데. 저 대표들 둘이 완전 환상적 커플이지?”
“그러게 둘이 너무 잘 어울리는데? 그림이 좋아.”
“둘의 표정도 좋고, 둘이 뭐 있는 거 아냐?”
“그런데 왜 우주가 대유에 투자한 거야?”
“아쉬울 게 없는 우주가 왜 대유에게 투자한 것인지 말들이 많아. 대유야 뭐 대박 터진 거지. 영화 대박난 거 보다 우주가 대유에 투자한 게 더 대박이잖아.”
“맞아. 그래서 기자들이 저렇게 둘을 찍고 있는 거구나.”
“기자들의 촉이 원래 이런 일에 능하잖아.”
“그런데 정말 우주는 왜 대유에 이렇게 큰 투자를 한 거야.”
“사실 저기 김재인 대표 있잖아? 우주를 끌어들여서 대표 자리에 앉았다는 후문이 있어. 김 회장은 그런 말을 밝히지 않았는데 뻔하잖아.”
“그런가? 김재인이 요즘 약간의 좋은 평가로 얻은 자리인 줄 알았어.”
“기업의 기본 생리를 몰라? 그렇게 해서 기자 해먹겠어? 자기 감 잃었구나.”
“아니, 요즘 김재인에 대한 평판이 좀 사람들 입에 올랐거든.”
“그거 다 찌라시잖아. 미끼상품. 이렇게 엔터테인먼트 건 터뜨리려고 미리 연막 친 거잖아.”
“아, 난 요즘 감이 너무 떨어졌나 봐.”
“감 주으러 가자.”
“응?”
“진짜 감 떨어진 거 아냐? 감 주으러 가자고. 저기 김재인 대표랑 진주영 대표 있는 곳에 가야지. 감 주워보자고.”
“아, 알았어. 정말 감이......”
기자들이 하는 소리가 벼리에게 들렸다.
벼리는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벼리는 화장실에 간다고 먼저 일어났다.
벼리는 그만 돌아가고 싶었다.
민수와 연이는 그린섬 멤버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린섬 멤버의 자리에는 김 교수와 사유도 함께 있었다.
연이는 사유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연이는 김 교수 그림의 사유를 좋아했었다.
연이는 문화부 기자로 김 교수에 대한 취재를 하고 싶었던 터였다.
민수는 그린섬 멤버와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섞어보려고 했다.
정민이나, 라일라, 준희 사건은 실종신고가 안 된 건이라 조용히 진행해야 했다.
연이는 김 교수와 사유와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민수는 정우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벼리는 화장실에 간다고 행사장에서 먼저 나왔다.
벼리는 재인과 키스를 나눈 사이였다.
깊은 밤을 보낸 사이였다.
그러나 계약결혼의 형태였다.
“이런 일로 속상하다니 바보다. 계약결혼이잖아.”
벼리는 혼잣말을 하며 행사장 바깥으로 나왔다.
택시를 타려고 했다.
도현이 쭈뼛거리며 옆으로 다가왔다.
평소의 도현답지 않게 조심스러워 했다.
동생 주영의 도발적 행동에 미안했을 것이다.
“밤공기 좋아요. 그렇죠?”
“..............”
“기분도 꿀꿀한데 잠시 바람이나 쏘일까요?”
둘의 앞으로 도현의 차가 왔다.
기사가 내렸다.
“열쇠 이리 줘요. 내가 운전할게요.”
기사가 차 열쇠를 주고 갔다.
“타세요. 이런 날은 바람이라도 쏘이는 게 제일 좋아요.”
벼리는 엉망인 기분으로 일단 행사장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도현과 움직이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았다.
“괜찮아요.”
벼리가 다른 곳으로 움직이려 하자 도현이 손을 잡았다.
벼리가 돌아보자 서둘러 손을 놓았다.
“미, 미안해요. 잠깐 드라이브라도 해요. 밤공기 좋은데.”
도현이 차문을 열고 벼리를 살짝 밀었다.
벼리는 얼결에 차에 탔다.
언젠가 이런 상황이 한 번 더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린섬에서 봤을 때였다.
“지난번에는 벼리 씨가 나에게 한국대 산책을 시켜줬잖아요? 오늘은 내가 벼리 씨에게 멋진 산책을 선물할게요.”
도현은 L타워로 벼리를 데리고 갔다.
도심에서 갈 수 있는 산책이란 것은 한정적이었다.
벼리는 사람 많은 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복잡한 곳에 가고 싶지 않아요.”
“복잡한 곳에 가지 않아요.”
“이미 늦은 시간이라 입장 시간이 끝났을 거예요.”
도현은 가기 싫다는 벼리를 달래서 L타워 아쿠아리움으로 갔다.
L타워 아쿠아리움으로 가기 위해선 언제나 항상 줄을 서고도 한참 기다려야 했다.
지금은 폐장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없었다.
입장시간이 끝나 있었다.
“끝났나 봐요.”
“아니에요. 저거 봐요. 오라고 하잖아요.”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운영시간이 아니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직원이 안내했다.
벼리는 아쿠아리움으로 입장했다.
재벌들이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이 맞았다.
아쿠아리움은 고요했다.
물소리와 바다의 풍경만 있었다.
간간히 잔잔한 음악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음소거와 같았다.
모든 소리들이 사라진 아쿠아리움이었다.
너무 고요한 탓에 물고기들의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물고기들에 헤엄치는 푸른 바다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없는 아쿠아리움은 신비로웠다.
마치 바다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벼리는 꽃과 나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물고기들과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어디선가 벼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벼리야, 벼리야.”
꽃들이 벼리를 부르곤 했다.
이곳은 꽃이 없는 곳이었다.
돌고래 벨루가였다.
“벨루가, 안녕?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랜디에게 들었어.”
“랜디를 알아?”
“그럼, 랜디는 바다에도 가끔 오거든. 바다에도 풀이 있잖아.”
“맞아. 풀이 있어. 그런데 바다에는 꽃이 없지?”
“벼리야, 여기 수족관 한 번 들어와 볼래?”
“내가 어떻게?”
“랜디도 우리랑 같이 한참 놀다 갔는 걸.”
“벼리야, 네 주머니를 봐. 거기에 뭐가 있을 거야?”
벼리는 원피스에 있는 주머니를 만졌다.
촉촉한 뭔가가 있었다.
랜디의 이파리였다.
“그 이파리를 입에 넣어. 랜디가 네게 남긴 선물이야.”
벼리는 이파리를 입에 넣었다.
순간 주변이 초록숲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벼리는 이미 수족관 안에 있었다.
그런데 수족관이 아니었다.
바다였다.
“멋지지? 바다야.”
“너흰 수족관에 있는 게 아니었어?”
“우리 영혼은 바다에 닿아 있거든. 늘 바다의 꿈을 잃지 않으려고 해. 자 나를 봐.”
벨루가는 몸을 뱅그르르 돌더니 물방울 도넛을 만들었다.
“와, 물방울 도넛이야.”
“멋지지? 우리가 이렇게 물방울 도넛을 만드는 것은 태양을 잊지 않기 위해서야. 바다를 태어나게 한 태양을 잊지 않기 위해서.”
“신기해.”
“우리가 물방울 도넛을 만들 때 우리는 바다와 연결될 수 있어.”
“정말? 벨루가, 그럼 더 많은 물방울 도넛을 만들어. 어서 빨리, 더 많이. 함께 바다로 가자.”
“하하, 넌 랜디가 말한 대로구나. 무엇에든 유쾌하고, 우리들의 꿈을 무조건 믿어주고.”
“왜? 너희들의 꿈을 믿으면 안 돼? 너희들의 꿈을 믿고 싶어.”
“우리도 꿈을 믿고 있어. 언젠가 바다로 갈 수 있을 거야. 그땐 물고기 도넛을 더 많이 만들 거야. 바다가 나를 기억할 거야.”
“너의 물고기 도넛은 바다를 만든 태양을 기억하는 일이었구나.”
벨루가가 빙그르르 몸을 더 돌았다.
벨루가의 물방울 도넛이 끝없이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벼리는 벨루가의 물방울 도넛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
벼리는 벨루가의 소용돌이에 미끄럼을 타듯 웃었다.
벼리는 물방울 도넛의 소용돌이 미끄럼에서 끝없이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벨루가가 있는 수족관 앞에 서 있었다.
도현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왔다.
“벼리 씨, 어디로 갑자기 사라진 거예요?”
도현이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달달하고 시원한 게 필요할 것 같아서.”
“하하, 괜찮아요. 이미 달달하고 시원하거든요.”
“벼리 씨가 좋아하니까 정말 좋다. 다음에 다시 또 와요.”
벼리는 기분이 좋았다.
도현도 기분이 좋았다.
도현은 벼리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다시 또 그윽하게 바라봤다.
애틋하면서 슬픈 표정이었다.
벼리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달달하고 시원하지?”
도현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말했다.
“엄청 달달하고 시원했어요. 돌고래 벨루가랑 바다에 다녀왔어요. 너무 좋아요.”
“고마워. 벼리가 좋아하니까 좋다. 난 벼리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 웃는 모습 예쁘다.”
도현은 언제나 경어를 썼었다.
오늘은 벼리가 편한 것 같았다.
벼리는 불편한 자리에서 자신을 편하게 해준 도현이 고마웠다.
도현은 언제나 벼리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도현은 동생 주영 바보라고 했다.
그럼에도 동생 주영을 두고 벼리를 챙겨줬다.
벼리는 도현이 데리다 준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와 바다에 다녀왔다.
랜디의 선물은 최고였다.
벼리는 모든 것이 좋아졌다.
소멸하고 싶지 않은 자와 소멸이 되고 싶은 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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