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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너를 살려줄게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현대판타지

완결

핫딜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0
최근연재일 :
2020.06.19 15:15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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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524
추천수 :
5,380
글자수 :
450,400

작성
20.05.21 00:01
조회
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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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글자
15쪽

24화_연못에 잠긴 그믐달

사람이 태어나면 하늘에는 별이 하나 태어나고 땅에는 꽃이 하나 피어난다. 그 별과 꽃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는 어느 날 슬픈 비밀을 알게 된다.




DUMMY

<24화>

연못에 잠긴 그믐달


* * * * *



비 오는 밤, 정민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받지 못했다.


정민은 벼리를 만나러 왔었다.

벼리는 그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비 오는 밤에 재인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재인은 비 오는 밤,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

집에 와서는 어떤 다른 곳에서 힘을 다 뺐긴 듯 쓰러져 잠을 잤다.


밤새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지만 묻지 못했다.


랜디는 재인에게 이런 궁금함이 생길 줄 미리 알았던 것일까?


질문하지 말라는 말은 재인에게 쓸데없는 경계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었다.

아니면 벼리가 있는 곳은 꽃이 없는 공간이니 조심하란 말일 수 있었다.


어떤 하루, 벼리가 재인에게 물었다.


“밤새 뭘 하는 거예요? 그렇게 지치는 일이라면 하지 마세요.”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재인 씨라면 걱정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몸살이 좀 났어. 이해해 줘.”


“어제 아침까지 아무렇지 않았잖아요."

“벼리,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내가 어쩌다 못 일어나는 날은 그냥 두면 좋겠어.”


“어떻게 가만있어요? 남편이 아픈데.”

“우리 계약결혼 아니었어? 그냥 내 일에 상관하지 말아줘.”


재인은 단호하게 자신의 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


벼리는 당황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었다.


하지만 단호함이 관계를 자르듯이 말하는 것에는 적잖이 아팠다.

계약결혼이긴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재인과 행복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벼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울음소리까지 나오고 말았다.


계약결혼임을 모르지 않았다.

재인과 지내려면 재인의 일에 상관하지 않아야 했다.


재인의 일에 궁금증이 생겼다.

걱정스럽고 불안했다.


어떻게 모른 척 상관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재인의 일을 물을 수 없었다.

아픈 것 같은데 약을 챙겨줄 수 없었다.


재인은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


이런 날만 아니면 재인은 다정한 남편이었다.


재인의 아버지가 있는 김 회장의 집은 1주에 한 번씩 방문했다.

매주 금요일 밤이었다.


재인은 벼리와 함께 김 회장 집에 갔다.

김 회장 집에 가면 고여사, 아들 성일 부부와 딸 성윤이 있었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이들은 다정한 가족놀이를 했다.

외형적으로 행복한 가족의 그림이었다.


식사시간에는 재인도 이 가족의 정당한 일원으로 보였다.

가족들에게 다정한 막내아들 노릇을 잘 했다.


고 여사나 형, 형수, 누나는 재인에게 집과 가까운 빌딩으로 오면 어떠냐는 인사를 하곤 했다.


빈말이었다.

가시가 박힌 말 뒤에 하는 의례적 인사였기 때문이었다.


벼리는 숨 막히는 이런 가족 틈에서 고생했을 재인이 안쓰러웠다.


주방에서 차를 준비할 때 성일의 아내 미라는 벼리를 대놓고 무시했다.

이 집안에서 진정한 안주인이 누군가를 보여주려는 힘겨루기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벼리는 그런 일들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계약결혼이어서 집안의 서열에 진입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라는 벼리가 자신의 말에 신경 쓰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사근사근했기 때문에 더 화가 났다.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지 않아서 화가 난 것이었다.

미라는 벼리를 더욱 미워했다.

김 회장이나 고 여사 앞에서는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고 여사는 자신의 아들딸과 며느리가 재인 부부와 부류가 다른 족속임을 은근히 과시했다.

다정한 듯 보였으나 선 긋기를 좋아했다.



재인은 김 회장 집에서 벼리에게 더욱 다정하게 대했다.

자신도 스트레스가 크지만 벼리가 받을 무시를 생각하면 미안했다.


재인은 김 회장 집에서 벼리가 어디를 가든 따라다녔다.

재인의 그런 모습은 벼리를 정말 사랑하는 것으로 보였다.


김 회장은 재인이 벼리를 아끼는 모습을 좋아했다.

김 회장도 벼리를 아꼈다.


김 회장은 무슨 일이 있을 때 재인 없이 벼리만 혼자 부르기도 했다.

벼리는 김 회장 가족과 어울리는 것은 부담이었지만 김 회장과 만나는 것은 좋았다.


김 회장은 재인을 밖으로 불러내 맛있는 거라도 사주고 싶었다.

소소하게 챙겨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이 안 보이는 곳에서 고 여사와 아들딸이 재인을 괴롭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 회장은 재인에게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주지 못했다.


재인은 자신과 어머니를 몰랐던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자랐다.

어머니가 죽었을 때조차 알지 못했던 아버지였다.


하지만 재인의 적의는 어릴 적 이미 아주 깊은 곳에 숨겨두었었다.


아버지에게 보여 지는 것은 슬픔과 우울 정도였다.

물론 고 여사 일행에게는 슬픔과 우울도 숨겨 두었다.


아무도 재인의 감정을 알 수 없었다.

그저 조용한 성격의 아이로 비쳤을 뿐이었다.


재인이 한국에 돌아온 후 고 여사와 성일은 견제를 하지 않은 척했다.

하지만 재인이 작은 미술관을 운영하면서도 재벌들 모임에서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그들 모임에서 재인이 거론되자 흐뭇했다.

이런 기회에 재인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것은 어떨지 의견이 들리기도 했다.


그래서 고 여사 일행은 재인을 평범한 집안의 딸과 빨리 결혼시켜 버린 것이었다.

대기업 우주와의 결혼이 파토난 것도 은근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재인이 정략결혼이 아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보태 주었다.


분위기가 그리 몰리면 사람들은 여론을 따르는 법이었다.

여론은 어떤 행동을 할 때 안전망이었다.


김 회장이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한 것은 성공을 위한 것이었다.

재인은 성공이 아닌 사랑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그런 아들이라면 경영도 잘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김 회장은 부쩍 재인을 찾았다.


김 회장은 재인에게 전달할 일이 있으면 성 부장을 불렀다.


성 부장은 자신이 젊은 시절부터 함께 했던 직원이었다.

특히 재인의 어머니를 알고 있는 이였다.


김 회장은 재인이 안쓰러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아이가 어머니를 잃고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김 회장은 성 부장을 불러 은밀하게 재인을 도와주라고 했다.

그래서 성 부장은 고 여사 몰래 재인을 돌봐 주었다.

재인은 김 회장이 아닌 성 부장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재인은 벼리에게 자신에 대해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

자신이 퉁명스럽게 대답한 것이 맘에 걸렸다,

벼리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다.


레스토랑 랑데부에서 점심 약속을 했다.

멀리 가기엔 재인이 너무 피곤해 보였다.


랑데부는 프랑스 전통음식점으로 재인이 파리에 있을 때 관심을 가졌던 프랑스 전문음식점이었다.

재인의 친구 정우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었다.


벼리는 랑데부 분위기를 좋아했다.

음식도 좋아했다.

따로 마련되어 있는 룸에서 재인과 벼리는 식사했다.


“벼리, 미안해. 내가 좀 예민했지?”

“............”

“미안. 좀 힘들었나봐. 이해해 줘.”


“괜찮아요. 그보다 일이 좀 있어요.”

“무슨 일?”


재인은 점심을 먹으며 가볍게 물었다.

벼리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정민이 알죠?”

“정민? 우리 학교 출강한다는? 그리고 같은 동네 언니라던?”


“네, 정민 언니가 어제 나가서 들어오지 않았대요.”


“무슨 일이 있는 거겠지? 한두 살 먹은 아이도 아니고 다 큰 아가씨가 안 들어왔다고 걱정하면 어떡해?”


“어디를 가면 항상 연락하던 언니였거든요.”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런데 어딜 간 거지? 경찰에는 신고했어?


“아직은 신고 안 했어요. 저녁까지 기다려 보고 신고한대요. 그런데 불안해서 이미 신고를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어제 학교에서 정민 만났는데? 아무렇지 않아 보였어.”

“학교에서 만났어요? 별 말 없었어요?”


“아냐, 별 말 없었어. 인사도 어찌나 씩씩하게 하든지 좋은 일이 있나 보다, 생각했어.”


“그럼 학교에서는 별 일이 없었다는 말이네요. 그런데 어제 저녁에 저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했더라고요. 못 받았는데.”


“몇 시에?”

“밤 9시쯤요. 그때 전 욕실에서 오랫동안 목욕을 좀 했거든요. 전화를 했었나 봐요. 그때 받았더라면 무슨 일 없었을 텐데.”


“괜찮아, 별 일 아닐 거야. 기다려 보자.”


정민을 걱정하는 재인이 진심으로 걱정할까, 라는 의문이 들어 벼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당연하지, 그럴 이유가 없잖아.’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흔드는 벼리를 보고 재인이 말했다.


“왜?”

“아니에요. 갑자기 다른 생각이 좀 들어서.”

“너무 신경 쓰지 마. 곧 소식 올 거야.”


“네, 그렇잖아도 민수 오빠가 알아보고 있어요.”

“맞아, 오빠가 경찰이잖아.”

“그래서 알아봐 줄 것 같아요.”

“다행이다.”



재인과 벼리는 말없이 점심을 먹었다.

재인은 벼리가 우울해 하자 꽃집에 데려다 주고 자신은 집으로 올라갔다.


올라갈 때 성부장이 재인을 모시러 왔다. 일이 있다고 했다.


재인에게 성 부장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벼리는 너무 완벽하게 케어하는 성 부장이 조금 이상했다.


재인이 어렸을 때부터 재인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해온 성 부장이었다.

과묵했고 빈틈이 없어 보였다.

어쩌면 딱딱해 보이기도 한데 재인은 그를 다정한 분이라고 소개했었다.


성 부장은 어딘지 모르게 벼리를 경계했다.

성 부장의 그런 태도에 벼리도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성 부장님 좀 딱딱하고 어렵지 않아요?"

"하하하, 성 부장처럼 다정하고 부드러운 분이 어디 있다고? 벼리에게 좀 딱딱해? 이해해. 벼리 씨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런가 봐."


벼리는 이런 것이 불만이었다.

재인과 성 부장의 긴밀함은 벼리가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재인이 밤새 집에 들어오지 않고 다음 날 잠만 자고 있는 날, 성 부장은 곁에서 꼼짝 안 하고 재인을 지키고 있었다.

재인이 걱정되어도 벼리가 돌봐줄 기회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모님, 피곤하시니 쉬세요. 제가 돌보겠습니다."


성 부장은 재인의 곁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아이를 돌보듯 지켰다.



* * * * *


랜디가 푸른 숲을 몰고 와서 벼리에게 힘을 보태준 날이었다.

벼리는 재인의 일로 마음이 무거웠었다.


랜디는 벼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언제나 한 발 앞서서 위로를 주고 경고를 주었다.


재인은 이상한 일에 휩싸여 있으며 어쩌면 그것은 잘못된 일일 수 있었다.

벼리는 그런 불안함을 랜디에게 말할 수 없었다.


벼리의 불안을 랜디는 모르는 척 푸른숲으로 감싸며 위로했다.


“정민, 알지요? 지난 번 와서 인사했잖아요.

“알지, 꽃달에서 몇 번 만난 적 있어.”

“그 정민 언니가 실종되었어요.”

“실종?”


“연락이 안 되는 거야? 경찰에 신고는 했어?”

“신고는 아직 안 했고, 민수 오빠가 먼저 알아보기로 했어요. 다행히 오빠가 이곳 파출소에 있어요.”

“응, 오빠가 잘 알아주면 좋겠다.”


“실종이 아닐 수 있는데 평소 이런 일이 없던 언니라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만 같아요.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 왔잖아요. 한국에 아직 적응이 안 됐을 텐데.."


“요즘 그린섬 타워에 대해 이런 저런 것을 물어 봤어.”


"그린섬요?"

“사실 내가 그린섬은 아는 게 별로 없잖아. 건물이 다 지어진 다음에 꽃집에 온 거니까.”


“그런데 언니는 어떤 것들이 궁금했던 걸까요?”

“정민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 그것이 의심스러웠겠지? 이곳 그린섬이 어떤 원인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 같았어.”


“저희 아빠가 어떤 사실을 아실까요?”


“너희 아빠도 그린섬과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없겠지. 왜냐하면 너희 아버지는 그때 당시 실직을 당하셔서 직장 구하느라 경황이 없었을 거야."



재인은 성 부장을 따라 사무실로 올라갔다.


미술관은 큰 일이 없을 테고 아마도 재인의 작업실로 간 듯했다.

재인의 작업실은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믐달이 뜨는 밤이면 모임이 있었다.


현대인들은 모임을 가질 때 양력을 사용한다.

음력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음력은 관혼상제나 생일을 차릴 때 쓰는 것이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스마트폰의 스케줄러에서 보이는 음력 날짜 외에는 그 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재인의 모임은 언제나 음력 그믐 즈음, 그믐달이 뜨는 밤이었다.

낮도 아니고 언제나 그믐달이 뜨는 밤이었다.


벼리는 처음에 모임 날짜가 그믐인 줄 몰랐다.


그린섬 회합의 날짜는 일정하지 않았다.

모임 날은 아주 늦은 밤 달빛이 거의 없을 때였다.


도심이기 때문에 달빛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린섬에선 그믐달이 의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린섬에 있는 비밀정원의 작은 연못에 그믐달이 새벽 3시면 요람처럼 잠기기 때문이었다.


재인의 작업실 창문에서 보면 가장 잘 보이는 각도였다.

일부러 그런 장치를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교하게 그믐달빛이 연못에 잠길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었다.

벼리는재인이 오지 않는 밤에 창밖을 보다 달을 발견했다.


연못에 잠긴 그믐달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다.

누가 일부러 그믐달을 연못에 넣어두었나 싶었다.


그렇게 재인이 오지 않는 밤은 그믐밤이었다.


그믐은 어둠이 가장 크지만 빛을 가장 숨기고 있는 달이었다.

어쩌면 달의 영향이 지구에 가장 큰 날이었다.


그래서 보름 뿐 아니라 그믐의 밤이면 바닷가의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제사를 지내곤 했다.

사람들이 다스릴 수 없는 자연의 힘은 두려움이었다.


어제도 그믐밤이었다.

비가 많이 와서 달을 볼 수 없는 날이었다.


랜디의 푸른숲과 꽃달의 꽃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은 벼리는 펜트하우스로 올라갔다.


재인은 나가고 없었다.

창밖을 봤다.

비는 그쳤고 도심의 하늘도 맑은 표정을 지었다.


민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벼리야”

“응, 오빠. 정민 언니 연락은?”


“아직. 그런데 정민이 그린섬에 간다고 말했다나 봐.”

“그린섬에?”

“정민이 그린섬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아니야, 그런 건. 다만 정민 언니가 겸재 아저씨 죽음 때문에 그린섬에 대해 궁금해 했어.”


“연이에게 들었어. 겸재 아저씨가 그린섬의 준공을 보지 못하고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잖아. 정민은 그때 외국에 있었고.”


“그린섬을 지을 때 재인 씨도 외국에 있었어. 재인 씨는 그린섬 건축과 관련해서 확인만 했지 직접 관여는 안했던 것 같아.”


“정민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연이랑 내일이라도 너희 집에 갈게. 평일 점심은 재인이가 없지? 가도 돼?”


“재인 씨는 낮에 집에 거의 없어. 걱정하지 말고 와. 그리고 재인 씨가 있어도 돼. 내 손님들이 집에 오는 거 좋아해.”


“정말이야?”

“그럼, 언제든 데리고 와도 된다고 했어.”

“내일 보자.”


정민은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


그린섬에 온다고 했고 학교 이후의 행적은 확인이 안 됐다.

그럼 어젯밤 9시쯤 전화했을 때는 그린섬에 있었던 것일까?

어떤 메시지를 남기려던 것이었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연못에 잠겨 있던 그믐달은 참으로 아름다웠었다.

그믐달을 떠올리는데 푸른 그믐달이 눈에 들어왔다.


그린섬 빌딩의 로고였다.

그믐달이 빌딩 위에 푸르게 네온사인으로 떠 있었다.




소멸하고 싶지 않은 자와 소멸이 되고 싶은 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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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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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0 ci***
    작성일
    20.05.21 07:01
    No. 1

    그린섬에 어떤 비밀이 있을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2 핫딜
    작성일
    20.05.22 02:18
    No. 2

    그린섬은 처음부터 비밀스런 음모가 있는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staygold..
    작성일
    20.05.21 13:52
    No. 3

    꽃달도 그렇고 그린섬도 그렇고 이름들이 다 신비한 느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2 핫딜
    작성일
    20.05.22 02:19
    No. 4

    이름들이 예쁜가요? 작명에 아주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ky******..
    작성일
    20.05.21 14:32
    No. 5

    점점 궁금해지는 것들이 많아지네요.
    걱정도 되고요.
    벼리는 잘 견디어 내겠지요?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작가님의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2 핫딜
    작성일
    20.05.22 02:20
    No. 6

    무언가를 견디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견디는 힘에 대해 생각해보는 밤입니다.

    부족한 글에 칭찬을 주셔서 넘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hs******..
    작성일
    20.05.23 11:01
    No. 7

    재미있게 잘 보고 있어요..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2 핫딜
    작성일
    20.05.23 11:03
    No. 8

    정주행의 즐거움인가요? 정주행 독자를 만나는 즐거움이 큽니다.
    앞으로도 더 큰 흥미로움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ch******..
    작성일
    20.07.03 19:55
    No. 9

    추천! 함축성 있는 글 재밌게 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핫딜
    작성일
    20.07.08 19:12
    No. 10

    너무 감사드려요. 정주행... 더 좋을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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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2화_그린섬 지하의 베르 자르당(1) +4 20.06.14 682 47 7쪽
72 71화_향기를 잃은 겨울의 아이 +14 20.06.13 766 56 11쪽
71 70화_넌 누굴 잃은 거니 +4 20.06.13 759 55 9쪽
70 69화_절 구해야죠, 남편인데 +8 20.06.12 768 54 10쪽
69 68화_블루문 회합의 완성 +8 20.06.12 810 6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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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8화_아카시아나무가 있었다 +11 20.06.07 1,048 62 11쪽
58 57화_사랑일 리가 없잖아 +9 20.06.06 1,054 57 9쪽
57 56화_치자꽃 설화 +7 20.06.06 1,086 58 15쪽
56 55화_만약 죽는다면 꽃으로 태어날 거예요 +12 20.06.05 1,083 57 17쪽
55 54화_사유는 내 곁에 살아 있어 +11 20.06.05 1,119 57 13쪽
54 53화_새로운 나무 한 그루 +12 20.06.04 1,139 57 13쪽
53 52화_원더랜드가 원더랜드가 아닐 때 +10 20.06.04 1,160 58 11쪽
52 51화_실종의 종착지는 그린섬이었다 +7 20.06.03 1,167 59 15쪽
51 50화_내 남자와 누군가 가까이 지냈다면 +8 20.06.03 1,206 63 13쪽
50 49화_슬픈 나무가 되고 싶지 않아 +12 20.06.02 1,211 61 10쪽
49 48화_서주병원 설계 도면과 그린섬 +10 20.06.02 1,265 65 9쪽
48 47화_들키고 싶지 않은 욕망 +4 20.06.01 1,270 65 8쪽
47 46화_내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9 20.06.01 1,290 62 13쪽
46 45화_랜디의 선물 +6 20.05.31 1,303 58 15쪽
45 44화_불행한 예감은 틀리지 않아 +6 20.05.31 1,330 63 10쪽
44 43화_나를 지켜줄 거지 +4 20.05.30 1,323 61 11쪽
43 42화_충분히 의심스러운 +6 20.05.30 1,361 67 9쪽
42 41화_플로리스트 사유 +5 20.05.29 1,354 62 13쪽
41 40화_새끼 쥐와 무서운 고양이 +14 20.05.29 1,380 63 12쪽
40 39화_그린섬 아이들은 숨막혀 +8 20.05.28 1,380 62 12쪽
39 38화_망망대해 홀로 놓여 있는 아이 +10 20.05.28 1,416 65 11쪽
38 37화_울지 마라. 울면 안 돼 +5 20.05.27 1,427 58 12쪽
37 36화_그린섬 클럽의 아이들과 트루먼 쇼 +6 20.05.27 1,460 58 15쪽
36 35화_눈처럼 하얀 수국꽃을 주세요 +6 20.05.26 1,463 60 12쪽
35 34화_그린섬 지하는 비밀통로가 있다 +4 20.05.26 1,493 61 15쪽
34 33화_라일라와 준희, 제이 +4 20.05.25 1,505 57 14쪽
33 32화_랑데부 셰프 +8 20.05.25 1,567 62 12쪽
32 31화_핵인싸의 갑작스런 잠적 +12 20.05.24 1,523 61 13쪽
31 30화_그린섬의 비밀 공간 +14 20.05.24 1,544 63 12쪽
30 29화_첫사랑은 라일락 여린 빛깔 +12 20.05.23 1,534 61 12쪽
29 28화_때죽나무 꽃이 정원에 피다 +6 20.05.23 1,543 62 14쪽
28 27화_사랑처럼 자랑스러운 것이 있을까 +10 20.05.22 1,521 64 14쪽
27 26화_가지 말아요, 오늘밤은 +10 20.05.22 1,543 62 15쪽
26 25화_제주도 푸른 숲 사이 +10 20.05.21 1,537 63 12쪽
» 24화_연못에 잠긴 그믐달 +10 20.05.21 1,569 65 15쪽
24 23화_랜디의 경고 +14 20.05.20 1,592 65 18쪽
23 22화_정민의 실종 +12 20.05.20 1,640 66 11쪽
22 21화_우연은 없다 +12 20.05.19 1,627 64 15쪽
21 20화_자스민, 아름다운 여인 +8 20.05.19 1,668 66 15쪽
20 19화_그린섬 설계의 비밀 +13 20.05.18 1,698 69 12쪽
19 18화_가상 연애 모드에서 현실 결혼 모드 +11 20.05.18 1,689 65 14쪽
18 17화_나랑 진짜 연애할래요 +8 20.05.17 1,697 62 13쪽
17 16화_연애계약서 양식 +12 20.05.17 1,730 68 12쪽
16 15화_결혼할 사람 따로 있어 +10 20.05.16 1,726 71 9쪽
15 14화_우리 계약연애하자 +4 20.05.16 1,740 72 10쪽
14 13화_누구 맘대로 상견례를 +9 20.05.15 1,737 75 12쪽
13 12화_향기의 세계를 잃어버린 아이 +6 20.05.15 1,749 75 9쪽
12 11화_재인의 섬, 그린섬 +6 20.05.14 1,743 75 10쪽
11 10화_수상한 비밀정원 +20 20.05.14 1,767 75 12쪽
10 9화_그냥 사랑이라고 하자 +5 20.05.13 1,835 89 11쪽
9 8화_우연과 운명은 한 끗 차이(2) +12 20.05.13 1,797 85 9쪽
8 7화_우연과 운명은 한 끗 차이(1) +11 20.05.12 1,863 91 12쪽
7 6화_그린섬 아지트 멤버 +8 20.05.12 1,854 95 15쪽
6 5화_초록 머리 나무 아저씨 +18 20.05.11 1,975 108 13쪽
5 4화_제 마음은 털리지 않을 거예요 +12 20.05.11 1,953 109 13쪽
4 3화_이번 학기 폭망인가 +13 20.05.11 2,011 110 11쪽
3 2화_모태솔로 인생에 수상한 두 남자 +14 20.05.11 2,080 119 13쪽
2 1화_꽃의 향기를 듣는 소녀 +19 20.05.11 2,354 132 12쪽
1 프롤로그_푸른 장미를 얻는다면 +15 20.05.11 3,035 18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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