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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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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희락사장
작품등록일 :
2022.07.26 23:57
최근연재일 :
2022.07.27 00:09
연재수 :
6 회
조회수 :
904
추천수 :
40
글자수 :
27,150

작성
22.07.27 00:02
조회
158
추천
7
글자
10쪽

야간 경계 근무

DUMMY

필승 사단의 신병 교육 대대 2중대 4소대에 소속된 이한구 조교는 금일 야간에 실시되는 훈련병들의 야간 경계근무를 위해 교육이 한창이었다.


훈련병들은 야간 경계 근무를 서지 않지만, 앞으로 자대에 배치 받아서 근무에 투입되기 때문에 교육대대에서 반쯤 체험하는 형식으로 야간 경계 근무를 나가게 되어 있었다.


위병소 근무를 맡게 된 4소대는 금일 밤부터 처음 나가는 훈련병들이 나가서 실수 하지 않도록 교육을 철저히 해서 근무로 내보냈는데, 만약 나가서 훈련병들이 실수를 하게 된다면 조교들이 대신 욕을 먹기 때문이었다.


교육을 모두 마친 이한구 조교는 훈련병들을 돌아보며, 얘기했다.


“우리 4소대의 자존심을 걸고, 결코 나가서 실수가 있으면 안된다.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자신감 있게 큰소리로 대답하는 훈련병들의 모습에 만족을 한 이한구 조교는 훈련을 종료하고 훈련병들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


밤이 되어 첫번째 야간 경계 근무조인 훈련병들이 조교들과 함께 대대 본부로 출발했다.


본부에 도착하자 본부 건물 앞에는 근무지로 출발하기 위한 기간병들이 이미 나와있었다.


조교들은 훈련병들을 기간병들에게 맡기며 훈련병들을 부탁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알겠으니까, 걱정 마세요.”


신병교육대대에 근무하는 병사들이라고 모두 훈련병들을 교육하는 조교인 것은 아니다. 부대를 관리하기 위한 존재들인 기간병들은 훈련병들과 같이 가는게 귀찮기만 했다.


그들은 가면서도 마치 훈련병들에게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투덜대며 위병소로 걸어갔다.


“진짜 귀찮아 죽겠네. 조교들이 할 교육 훈련을 왜 우리에게 떠넘기는 건지.”

“내 말이 그 말이야. 그러면서 조교 놈들 뻗대는게 꼴 보기 싫어 죽겠다니까.”


기간병들이 투덜대며 걸어가고 있기에 훈련병들은 마치 가시방석 같았다.


기간병들과 훈련병들이 위병소에 도착하자, 기간병들은 규정을 위반하고 훈련병들에게 초소를 맡기고 자신들은 위병조장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우리는 가서 쉬고 있을 테니까, 제대로 경계 서고 있어.”

“예, 예. 아, 알겠습니다.”


조장실로 들어가려던 부사수 기간병은 긴장으로 잔뜩 굳어 있는 훈련병들을 보고 짓궂은 생각이 들어서 훈련병들을 놀리기 시작했다.


“야! 그렇게 굳어 있다가 중요한 것 놓치면 어쩌려고 그러냐?”

“주, 중요한 것 말씀입니까?”

“그래 저 뒤에 보이냐?”


훈련병은 기간병의 말을 듣고 초소 뒤를 바라보았는데, 초소 뒤 담벼락에 사람 머리보다 약간 큰 구멍이 하나 있었다.


“너 저 구멍이 뭔지 아냐?”

“지, 진돗개 발령 시, 전방 경계를 위한 매복 초소로 알고 있습니다.”

“오~ 제대로 알고 있는데! 아주 똘똘한 녀석이야.”

“감사합니다!”


훈련병은 칭찬 받았다는 사실에 괜히 신나서 얼굴이 활짝 폈지만, 짓궂은 생각으로 말을 걸고 있는 기간병은 훈련병의 모습이 그저 재미있기만 했다.


“그런데 저 구멍 조심해야 돼.”

“조, 조심을 하다니, 무엇을 말입니까?”

“저 구멍이 실은 귀신 들린 구멍이야.”

“귀, 귀신이 들렸다고요?”

“어어~ ‘요’자 나오네?”

“죄, 죄송합니다!!”


기간병은 시시각각 변하는 훈련병의 모습에 졸리고 지루하기만한 경계 근무가 그나마 재미있어졌다.


“저 구멍이 귀신이 들려서 가끔씩 어떤 존재가 저기서 초소 근무자를 보고 있거든, 그 시선을 느끼지 못하고 멍하니 있으면 그 존재가 근무자를 잡아가거든, 너도 알잖아. 벌써 우리 대대에서 사람이 몇 명이나 없어졌다는 거.”


기간병이 말한 대대에서 실종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실상은 탈영병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훈련병은 기간병의 말을 듣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무 잔뜩 쫄아 있다가, 뒤에서 바라보는지도 모르고 잡혀가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

“예, 예······ 며, 명심하겠습니다!”


기간병은 바짝 쫄아 있는 훈련병의 모습에 ‘낄낄’거리고 비웃으며 위병조장실로 들어갔다.


조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위병조장이 기간병을 나무랐다.


“야, 너 또 훈련병 놀리고 오는 길이지? 그런거 하면 재미있냐?”

“뭐, 어떻습니까? 이 길고 지루한 군생활에서 이정도 활력소는 있어야, 버틸 맛이 나지 않겠습니까?”


위병조장과 사수 기간병은 못 말리는 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기들끼리도 ‘낄낄’ 거리며 재미있어 했다.


한편 초소에 남아있던 훈련병은 기간병이 하고 간 말이 신경 쓰여서 제대로 경계를 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럴 리 없다 생각 하면서도 왠지 뒤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말 뒤에 뭔가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감히 뒤를 돌아봐 확인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잇, 이렇게 근무시간 내내 겁먹고 있느니, 한번 딱 바라보고 없는걸 확인해 보는게 낳지.”


그렇게 결심한 훈련병이 뒤를 돌아보았지만, 구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만약 사람이 있다면 바로 알 수 있을 테니,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이기에 훈련병은 안도를 했다.


“그것 봐. 귀신 같은 게 어디 있······ !”


뒤를 확인해 보고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 해서 안도를 하며 앞을 바라보려던 훈련병은 갑자기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감각을 느꼈다.


방금 전과는 틀리게 분명히 뒤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겁을 먹어서 그런 것이 아닌 분명한 감각이었다.


“서, 설마 아닐거야······ 그, 그럴리가 없잖아······”


훈련병은 아무것도 없었던 방금 전의 상황처럼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기대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구멍 사이로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는 두 눈이 자신을 원망하는 듯 뚫어지게 바라보는 사람을 발견했다.


훈련병은 자신을 바라보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그만 몸이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 때 그 존재가 훈련병에게 말을 걸었다.


[나 좀 여기서 꺼내 줘.]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위병조장실 안에서 노닥거리다 꾸벅 졸고 있었던 위병조장과 기간병들은 훈련병의 비명을 듣고 화들짝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뭐야? 뭐야?”

“이거 훈련병 비명소리 아냐?”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간 병사들은 초소 밖으로 나와서 주저 앉아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훈련병을 발견했다.


“야! 무슨 일이야? 왜 그러는 건데?!”


기간병들이 어깨를 흔들며 질문을 하자, 훈련병이 바들바들 떠는 손으로 경계용 매복 구멍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저, 저기서 누가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뭐?!”

“저, 저기서 시뻘건 눈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기간병님 말씀대로 귀신이 나왔습니다!!”

“야, 이 병신아!! 귀신이 어디있어?! 정체 불명의 침입자가 나타난거지!!”


이곳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해 있는 부대로 흔히 38선이라고 불리는 군사분계선이 있는 철책까지 걸어서 2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고 철책 너머에는 바로 북한군초소가 있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뜸하지만, 과거에는 이 부대에 심심치 않게 공비가 침입을 하고는 했다고 한다.


상황을 파악한 위병조장이 무전으로 대대 상황실로 이 사실을 알리자, 상황실에서 당직 근무를 하고 있던 정일홍 소위가 급히 위병소로 뛰어갔다.


“어떻게 된거야?”


정일홍 소위가 위병소에 도착해서 무슨일인지 묻자, 위병조장이 정일홍 소위를 불렀다.


“소대장님! 여기 와서 이것 좀 보십시오!!”


정일홍 소위가 위병조장이 자신을 부른 곳으로 가서 조장이 휴대용 라이트로 가리킨 곳을 보자, 그곳에 발자국이 잔뜩 있었다.


“저 훈련병이 경계용 매복 구멍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확인해 보니 이렇게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누가 있기는 있었던 모양입니다.”


발자국을 확인한 정일홍 소위는 무전으로 상황실에 알려 전 병력을 깨워 부대 전체 경계를 명령했다. 그리고 상급부대에 이 사실을 알려 민간인 통재 구역에 침입자가 나타났음을 알렸다.


*****


한밤중임에도 침입자가 발견되었다는 말에 상급부대에서 파견 나온 수색 대대가 곧바로 수색을 시작했고, 수색은 다음 날까지 이루어졌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발자국은 분명히 국군에서 지급하는 전투화의 족적과 다른 족적을 하고 있어서 다른 병사가 장난 친 것은 아닌게 분명했지만, 문제는 발자국이 다른 곳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직 경계 구멍 앞에만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침입자가 하늘에서 갑자기 뚝하고 떨어진 게 아니라면 어딘가에서 구멍으로 다가온 발자국과 도망간 발자국이 있어야 할 텐데, 아무데도 없으니 수색대원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상한 점은 군의 현대화 경계근무를 위해 군용 도로나 군의 주변으로 상시 감시를 위한 CCTV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어디에도 침입자의 존재가 찍혀있는 곳이 없었다.


결국 침입자의 존재를 증명할 증거를 찾지 못한 수색대원들은 모두 철수를 하였지만, 그 때 밤에 근무를 했던 병사들과 정일홍 소위는 생각했다.


대체 훈련병을 바라봤다는 새빨간 눈의 정체는 무엇이고, 발자국은 누구의 것인지······




주변 사람들의 사연을 받아 만든 이야기로 실화 70% 가공 30%로 생각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말

이 이야기는 작가인 제가 부대에서 직접 겪었던 일 입니다. 다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졸다가 꿈을 꾼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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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라진 훈련병 [完] +4 22.07.27 136 8 11쪽
5 종교 행사 22.07.27 115 6 9쪽
4 수류탄 훈련 22.07.27 109 5 12쪽
3 야간 점호 22.07.27 142 5 10쪽
» 야간 경계 근무 22.07.27 159 7 10쪽
1 행군 훈련 +9 22.07.27 244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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