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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太河)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거울을 사랑한 여인

산업화 시대 이전까지는 모든 유리제품이 귀하고 비쌌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귀한 것은 거울이었다. 상이 정확하게 비치는 거울을 만들려면 평판 유리를 잘 만들어야 하는데 이 평판 유리를 만드는 기술이 의외로 까다로워서 20세기 중반에 가서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수작업으로 거울을 만들던 시절에는 마치 도자기처럼 어쩌다 좋은 명품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런 명품이 하나 나오면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시절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시절에 명품 거울에 홀려 재산을 탕진한 여인의 짧은 일화다.

 

17세기 후반, 프랑스 귀족 피에스크 백작 부인은 상점에서 세상에서 보기 힘든, 크고 아름다운 유리 거울을 발견했다. 그녀는 그 거울을 사려고 했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서 돈이 모자랐다. 그래서 그녀는 그 비싼 유리거울을 사기 위해 밀 농장을 팔았다.

 

프랑스인들이 사치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농장을 팔아 거울을 산 그녀의 행위는 프랑스인들에게도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그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비난하는 자들에게 나는 농장을 팔아서 이 거울을 샀다. 농장은 그냥 토지일 뿐이지만, 이 거울은 이렇게 아름답지 않은가?’ 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녀가 뚜렷한 주관을 갖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 여인이었는지, 아니면 사치와 허영에 마음을 빼앗긴 대책 없는 여인이었는지는 보는 사람 각자가 판단할 문제일 것이다. 아무튼 피에스크 백작 부인의 거울 사랑은 거울의 역사라는 책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유명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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