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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편잡가 님의 서재입니다.

3000년 구른 판타지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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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편잡가
작품등록일 :
2017.08.07 20:27
최근연재일 :
2017.08.19 20:07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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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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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글자수 :
74,605

작성
17.08.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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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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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3쪽

독살범 (1)

DUMMY

다음 날


정도는 영주성 집무실에 서 있었다.



"...그렇게 고블린 무리와 조우. 전투 돌입했습니다. 적 개체 129마리 전부 토벌 완료. 아군 32명 전원 부상. 중상자는 후송 완료하였고 사망자는 없습니다. 기타 획득한 전리품은 창고에 보관하였습니다. 이상 보고를 마칩니다."



"그래, 리가트. 아주 훌륭하구나. 수고 많았다."



영주는 정도의 성과를 치하했다. 그야 결과만 놓고 보면 아주 그럴듯하니까. 하지만 그 이면 속에서는 한 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기 위해 정도가 정말 개같이 굴렀다는 사실이 숨어 있었다. 실제로 채 50마리도 쓰러뜨리기 전에 소대원들은 마나 고갈로 골골대기 시작했고 절반 이상의 고블린을 정도가 썰어버렸다. 그 저질스런 몸뚱아리로 말이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지금 정도는 무척이나 빡쳐 있는 상태란거다.



"아버지,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음? 무엇이냐? 말해 보거라"


정도는 한차례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 갔다.


"이번 시찰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론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을...현장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하지만 반대로 현장에서 보이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가 안됐다 미친놈들아



"하여, 저에게 수비대를 맡겨주시지 않겠습니까? 서로가 서로의 모자란 점을 보완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트웨이 영지는 내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줘야 하는데 반자이 어택을 감행하는 수비대라니?. 훗 날 다른 대리자와 영지전이라도 한다고 치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하지만 영주는 그러한 정도의 부탁이 썩 달갑지는 않다는 듯 대답했다.




"리가트, 네가 아카데미에서 선진화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잘 알겠다만, 너무 자만하는 것이 아니더냐? 그들은 닳고 닳은 베테랑 전사들이다. 그들의 방법도 존중해줘야 마땅하다."





아닌데요. 닳고 닳은 베테랑 미친 새끼들 이던데요. 제가 다 봤는데요. 세상 어느 베테랑전사가 몬스터만 보면 눈깔 뒤집혀서 마법부터 갈기고 본답니까.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정도는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해서 참아냈다.


수비대에 대한 영주의 신뢰는 단단한 것 같았다. 아니, 생각해보면 신뢰하는게 당연한 거다. 영외 시찰을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성공적으로 완수 했지 않은가?


물론 그건 정도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었지만, 일반적으로 낙하산으로 온 신출내기 소영주가 멱살잡고 캐리했다 생각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베테랑들이 잘 했다고 생각하겠지.


아이러니하게도, 정도가 활약했기 때문에 정도의 의견이 묵살되게 된 것이다.



'쯧, 여기서는 한 발 물러나야 겠군'


정도는 우회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루시안 대장과 소대원들에게 한번 물어나 봐주세요.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깔끔하게 물러나겠습니다."


미친 새끼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설마 거절하겠는가.



"흠. 그 정도야. 알겠다 내 한번 말해 보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다. 푹 쉬거라"




******




정도는 영주의 집무실을 나서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어우 지친다. 이제 좀 느긋하게 쉬...면 안되지"


주신전은 기본적으로 배틀로얄이다. 위업 달성이라는 애매모호한 조건이 붙긴 했지만 경쟁자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유리하단 점을 보면 배틀로얄이란건 변함이 없다. 그리고 배틀로얄 게임의 아주 정석적인 공략은 바로!




'게임 초반에 길을 얼마나 잘 닦아놓는가의 승부!'




많이 준비한 자가 이긴다. 뭐 자신이 떨어진 지역에 씹사기 템이 떨어져 있으면 다 씹어먹고 무쌍도 찍을 수도 있겠지만...


'어 그러고보니?'


있네? 씹사기 템이?


영영 몰랐을 수도 있었지만 어제 우리 만능 윈리 피디아 께서 찾아주셨다. 이름부터가 만병지왕이다 만병지왕! 필시 세상을 이름을 떨어 울릴 명검일게 분명했다.


게다가 자신은 왕국 변경백의 소영주로 빙의했다. 길을 닦기에는 아주 쩔어주는 환경. 그야말로 잭 팟 중에 잭 팟이 터졌다. 이것보다 더 좋을려면 제국의 황태자 쯤 되야...


"씁 생각하고 보니 이거 복선 깐 거 같은데..."


촉이 온다. 분명 제국 황태자급을 뽑은 대리자도 있다는 느낌이 팍팍 느껴져!



하지만 자신도 충분히 대박이다. 이런 대박을 뽑아놓고도 초반에 어영부영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프로 겜창인생의 이름이 운다!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어떤 퀘스트를 우선으로 둘 지 정하....응?'



복도에서 두리번 거리면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한 레이첼을 발견했다.




"레이첼! 무슨 일이야? 누굴 찾는데?"


"아 도련님! 도련님을 찾고 있었어요."


"나를? 무슨 일로?"


"도련님께 손님이 오셨거든요"




손님? 꼬맹이들인가? 아니, 걔들은 내가 없으면 없는 대로 잘 노는 애들인데




"누군데?"




"저 그게..."




레이첼은 주저했지만 이내 말했다.






"주인마님이십니다"








정도의 얼굴이 굳고 말았다.








******








물론 그녀가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해 올 거란 사실은 예상했다.


이렇게 병상에서 일어나자마자 왕성하게 영지 활동을 한다거나, 영주와의 대화에서 재혼을 받아들이겠다는 둥의 소리는 그녀의 반응을 떠보기 위함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정면으로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오히려 잘됐다. 그동안은 찾아가고 싶어도 리가트가 재혼에 삐쳐 있는 이미지라 찾아갈 수도 없었는데 그쪽에서 먼저 와준다니


지금까지 좋은 부인, 좋은 어머니를 연기 해왔었겠지만, 그것도 오늘 까지다. 마인드 리딩을 보유한 자신에게 연기는 통하지 않는다. 그 음모를 철저하게 간파해서 역이용해 주마!


어느새 정도는 자신의 방문 앞에 도착해 있었다. 후우...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정도는 기세 좋게 문을 열었다.


여인은 방 안에 있는 탁자에 앉아서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금발을 어깨 살짝 너머 까진 기른 여인은 온화한 표정으로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이세계에 처음 온 날 그때 본 미모의 여인이 분명히 맞았다.


씁 이렇게 보니 꼬맹이들 얼굴이 어디서 왔는지 확실히 알겠다. 정도가 술병으로 죽기 전 나이쯤 됐을까? 도저히 애 둘 딸린 아줌마로는 보이지 않는데...


'뭐 악녀가 아름다운 건 흔한 이야기지'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어서 오렴. 리가트 방 주인도 없는데 실례해서 미안해"


정도 역시 그녀 옆에 마주 앉으면서 말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보다 어쩐일로 오셨나요?"


살짝 냉담한 반응에 그녀가 흠칫 놀란 것 같았지만 잠시 뒤 말을 이어갔다.


"으..응 다른 건 아니고 우리 애들이 신세를 지고 있는 거 같아서 감사 인사를 하려고 왔어. 애들이 정말 좋아했거든. 보살펴 줘서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살짝 숙이는 그녀


"그...그리고 이제 나를, 우리를 가족으로 인정해 준다고 들었거든"


안 봐도 비디오네. 아버지란 사람이 입이 귀에 걸려서 아주 동네 사방팔방으로 떠들고 다녔겠지.


"저도 쉴라와 윈스턴 덕분에 아주 즐거웠으니 괜찮습니다. 오히려 계속 와줬으면 좋겠는걸요."




아무렴. 애들은 죄가 없다. 애들은!




"그렇게 말해주다니 정말 기쁘네. 아 참, 내 정신 좀 봐. 이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선 고급스런 상자를 탁자위에 올렸다.


"내 고향에서 구한 귀한 약이야. 회복 되었다고는 해도 이제 막 병상에서 일어난 참이잖니?"


'뭐?'


정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금 독살미수범이 독에 당해서 막 일어난 사람한테 정체 모를 약을 건네는 상황 맞지?


수작을 부릴거라건 예상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올 수가!


'오냐.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당장 그 음모를 파헤쳐 주마!'


정도는 조용히 속삭였다.


"관찰"




띠링!




<일리나 킨달렌>


연령: 33




레벨: 18/59




통솔:63 무력:7 지력:81 정치:73 매력:91




탤런트


<현모양처 lv.2>


액티브 스킬


패시브 스킬


<다도lv.32> <속독 lv.21>


특징 : 킨달렌 후작가의 장녀로서 이른나이에 결혼하였으나 슬하에 1녀1남을 두고 남편이 오래 전 사망했습니다. 그 후 2년 전쯤 왕성에서 만난 자이만 라이트웨이와 사랑에 빠져 재혼했습니다. 잘됐네요!


호감도: 82




"뭣?!"


호감도 82?????? 내가 어릴 때부터 날 보살펴준 레이첼이 80인데?


"어머, 리가트 왜 그러니?"


"아..아뇨, 갑작스런 선물에 놀라서요. 정말 감사합니다."


거기다 저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듯한 표정


악심? 음모?


그런 거랑은 백만 광년 이상 떨어져 있었다.




'관찰 스킬이 맛이 가버린 게 아니라면...'


결국 자신이 아주 제대로 헛짚었다는 얘기다.


아니 너무한 거 아니냐? 진짜?




1. 주인공의 친모가 죽고 아버지는 재혼해서 주인공은 계모가 있다. 아버지는 잘나가는 가문의 영주이며 마침 계모도 자신의 친자식이 있다.


2. 어느 날 주인공이 누군가에 의해 독에 중독되어 쓰러진다.


3. 계모는 사실 착해요.


"......"


누가 와서 어떻게 2번에서 3번으로 넘어가는지 이해 좀 시켜줘라! 이게 말이나 되냐 시팔!!


진짜 이쯤 되면 대우주의 의지인가 뭔가가 고의로 이러는 거 아냐??




정도의 멘탈이 박살 나기 직전



띠링!



<서브 퀘스트2-2>


당신은 틀렸습니다! 그녀는 좋은 부인이며 어진 어머니였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의미 없는 날개짓이 진실의 태풍을 가져다줄 수도 있으니까요. 힌트는 늘 가까이에 있는 법입니다.




보상


서브 퀘스트 2-3으로 연계, 모든 능력치 3 상승


<서브퀘스트 2-1 클리어로 모든 능력치가 2 상승했습니다.>



내가 장르를 단단히 착각한 모양이다. 배틀로얄이 아니고 추리물이네 시벌



정도가 아무 말도 없는게 이상했는지 그녀가 조심스레 물었다.


"리가트? 무슨 일이니? 역시 아직 몸이 안좋은거니?"


"아뇨, 아닙니다. 시찰을 다녀오자마자 아버지께 보고드리고 나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서요."


"어머,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피곤할 텐데 몸조리 잘하렴. 물건도 전했으니 나는 이만 가볼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다음에 만난다면 엄마라고 불러줬으면 좋겠구나"


얼굴을 붉게 붉히며 그 말을 마지막으로 후다닥 문 밖으로 달려갔다.



"......"



진정도 이 호로 쌍놈의 자식아. 지금 저 천사 같은 분한테 무슨 짓을 한거니?


자기 배 아파서 난 자식도 아닌데 이렇게 지극정성이라니...


정도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방 안에는 드디어 정도 혼자만 남게 되었다.


정도는 탁자에 앉아서 오늘 일어난 일들을 정리해 나갔다.




'일단 그녀는 독살범이 아니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아주 천사였지 천사.'


그런데도 퀘스트가 클리어되고 다음 단계로 진행됐다.


'퀘스트 창에 나온 대로 그녀를 의심한 게 아주 개 뻘짓은 아니란 건데...'


아니, 근데 여기서 이렇게 그녀의 혐의가 끝나면 추론이고 나발이고 어떻게 하라고?


퀘스트 창이 점점 악랄하게 변하는 것 같다. 대우주님? 저랑 소통하고 싶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날개짓이니 태풍이니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해대고 힌트는 늘 가까이에 있다는 둥 헛솔....잠깐만



"가까이 있다고...?"



정도의 시선이 탁자 위의 상자로 향했다.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근거 같은 건 전혀 없는데 왠지 이게 답이다 싶어서 해봤는데 진짜 정답인 경우


그 기묘한 감각이 지금 정도의 전신을 덮쳤다.


정도는 조심스럽게 탁자 위의 상자를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자그마한 병에 영롱한 색의 물약이 찰랑거리고 있었다.


"흐음..."


딱 봐도 귀해 보이긴 한다. 이걸 무슨 색이라 하지? 푸른 빛 계열이긴 했는데 정도가 살면서 본적이 없는 색깔이었다.


잠시 물약을 들여본 정도는 거침없이 병마개를 열었다. 향긋한 향이 방안에 금새 가득찼다.


향기만 맡아도 확실했다. 이 물약은 [진짜]다. 열라 몸에 좋은 거야! 정도는 망설임 없이 물약을 들이켰다.




벌컥벌컥벌컥



맛도 완벽했다. 시각, 후각, 미각의 완벽한 삼위일체!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이것만 손님에게 내놔도 미슐랭 별 세 개는 따놓은 당상일게 확실했다.



"크흑...천사님이 주신 물약 맛 평생 잊지 않고 간직..."



띠링!


<하급 엘릭서를 복용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몸 속에 미량 남아있던 독 성분과 상승작용을 일으킵니다. 능력치가 추가로 1상승합니다.>


< 독 성분에 대한 단서를 획득했습니다. 윈리에게 조언을 구하십시오.>










과연, 힌트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작가의말

눈치 탤런트 발동! 오랜만(아니 처음인가?)에 적중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으셨다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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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4) +5 17.08.11 1,078 26 12쪽
5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3) +8 17.08.10 1,102 31 11쪽
4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2) +3 17.08.09 1,154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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