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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편잡가 님의 서재입니다.

3000년 구른 판타지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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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편잡가
작품등록일 :
2017.08.07 20:27
최근연재일 :
2017.08.19 20:07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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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34
추천수 :
361
글자수 :
74,605

작성
17.08.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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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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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2쪽

이세계 정석은 영지물? (1)

DUMMY

'들켰다!'

정도는 이세계에 온 이후로 최고로 몸을 긴장시켰다. 등 뒤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흘렀다.


'어떻게 눈치챈거지?'

상태창은 나만의 무기일 텐데?

정도는 재빠르게 사고를 가속했다. 그런가! 다른 대리자들이 비록 상태창을 쓸 수 없을지라도 '상태창 이란 것이 존재한다' 라는 건 담당신에게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는 건...'

쉴라가 대리자였다니! 조금의 낌새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높은 호감도에 너무 방심하고 말았다. 명백한 자신의 실책이다.

정도는 흘끗 방 안을 훑었다. 자신의 뒤의 창문. 안된다. 너무 높다. 떨어지면 도저히 살아날 것 같지가 않다. 그 외 유일한 출입구인 방문은 남매가 더 가까이 위치해 있다. 저 곳으로 도망치는 순간 필시 자신의 등에 마법이 작렬할 것이다.


'후우...'

각오를 굳혔다. 이렇게 된 이상 믿을 건 세치 혀 뿐!

정도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레벨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쉴라는 정도의 말을 듣고 더욱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흐흥...모르는 척 안 해도 되는데"

젠장, 역시 안먹히나. 이렇게 되면 촛대라도 들고 최후의 발악이라도...

쉴라가 말을 이었다.

"가족끼리는 말이야!"


"......"


엥? 그게 무슨...?


정도가 멍하게 있든 말든 쉴라는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물론 레벨이란걸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말하면 안되지만 믿을 수 있는 가족끼리는 알려 줘도 된다고 아빠가 그랬어!"


어...대화를 못 따라가겠는데...

혹시 나 어마어마한 착각을 하고 있나?


"어...그럼 너희들 레벨은 몇인데?"

쉴라와 윈스턴이 곧잘 대답했다.


"최근에 쟀을 땐 8 이었어!"

"9 였어요오..."


오케이. 내가 확실하게 뭔가 착각하고 있구나.

정도는 까마득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지구의 신은 시간의 신이었고 내가 상태창 권능을 달랬다가 까이고 시간의 방에 강제 수감당했지'


그리고 거기에서 상태창을 외쳤더니 쨘 하고 창이 나타나서 캬! 신님 츤데레! 지랄말라더니 기본 반찬이었구나 하면서 쪼갰었지.


"......"

그 어디에도 나한테만 상태창을 줬다고 한 적이 없네?

그리고 신이 이런 말도 했었다.

이 튜토리얼 공간은 델라프의 '프로토 타입' 같은 곳이라고. 바꿔 말하면 튜토리얼 공간과 델라프의 법칙은 비슷하단 거다.




상태창이 기본 반찬이긴 한데, '모든 델라프인'에게도 똑같이 제공되는 기본 반찬이었던 거다!


게임으로 치면 엔피씨가 자기한테 레벨이란게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상황. 시발 조금 더 나가면 데드풀 한편 찍겠구만.


진실을 파악한 정도는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처박았다. 부끄러워서 미칠 것 같아!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좌절하고...그야 말로 개 뻘짓의 향연이었다.


정도는 고개를 살짝 들어 남매에게 물었다.

"그럼 너희들 상태창도 알아?"

"그거는 돈이 어어어어엄청 많아야 겨우 볼 수 있다고 들었어! 임금님도 보기 힘들대!"

뭔가 차이가 있긴 한가보다. 그러고보니 아까 쉴라가 레벨을 '봤다'가 아니라 '쟀다'라고 그랬지.

"레벨은 어디서 쟀는데?"

"신전에 가면 구슬이 있는데 거기에 손을 대면 빛이 나면서 레벨을 알려줘!"


과연. 델라프의 커다란 시스템 하나를 알아냈다.

레벨과 상태창이 존재하는 세계.

그러나 자신의 상태창이 압도적으로 편하다. 게다가 자신은 관찰(진)도 보유하고 있었다. 정보의 접근성과 질은 여전히 자신 쪽이 뛰어나다.


정도가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남매가 물어왔다.


"그래서..."

"레벨...몇이에요오?"


정도는 식은땀을 흘렸다.

'너희들보다 낮아!'

저 기대감에 찬 눈빛들을 보면 입이 찢어져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2...24야."

정확히는 앞의 숫자를 때야하지만 남매들은 당연히 믿었다.

"굉장해애!"

"높다아아아"


아아 저런 순진한 애들을 속여야 한다니!


띠링


<상태 이상-죄책감에 빠지셨습니다!>


"......"


아까 퀘스트에서 일단 레벨업이나 하라고 했던가?

전적으로 동의한다. 초고속으로 24부터 만들 거라 정도는 굳게 다짐했다.



******



정도는 자신의 손에 있는 책의 마지막을 장을 넘겨 읽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완독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이세계로 떨어진 지 이제 삼 일이 지났나...'


그 시간 동안 책만 주구장창 읽은 정도는 어느 정도 정세를 파악했다.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은 중앙대륙의 동북쪽에 위치한 스티첼이란 국가였다. 라이트웨이 가문은 스티첼의 서쪽 국경선을 책임지는 변경백 이었고.




스티첼의 방패


세간에서 라이트웨이를 부르는 별명이다.

여러 외세로부터 수백 년간 단 한 차례의 침입도 허용하지 않은 무적의 방패


스티첼의 어떤 역사서를 펼쳐봐도 언급 안 되는 곳이 없었다. 특히 100여 년 전 인근 두 나라의 연합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은 국뽕을 거르고 봐도 대단한 업적이었다. 당시 라이트웨이 가주의 기막힌 전술은 오늘날 대륙역사상 가장 훌륭한 수성 전술 3위에 랭크되는 영광을 안게 되어 세계 각국의 기본전술서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을 정도.


"이런 가문의 장자에 빙의하다니 확실히 뽑기 운이 쩔긴 쩔었는데 말이야..."


뭐 몸뚱아리 성능이 폐급중에 폐급이긴 하지만 이 정도 지위와 명예를 가지고 있다면 감수할 만하다. 거기다 몸뚱아리야 레벨업으로 고쳐 나갈 수도 있는거고


다만 현재의 라이트웨이 가문은 예전만큼의 위상을 뽐내진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전쟁영웅은 전쟁이 있어야만 빛이 나는 법이었으니까


100여 년 전 침략한 두 국가 중 하나는 무리한 침략이 실패로 돌아가고 재정이 파탄나버린 뒤 내분으로 멸망하고 말았다.

자연히 세계 각국은 스티첼에 쳐들어가면 재미 보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졌고 그렇게 100여년 동안 스티첼은 평화를 만끽했다.


100년의 평화의 시대에서 전쟁영웅은 그저 과거의 영광이었다. 더욱이 방어에 유리한 지형일지는 몰라도 라이트웨이 영지는 기본적으로 매우 척박한 편이었다. 왕실의 지원은 뚝 끊긴 지 오래고 지금은 나라에서 손꼽히는 가난한 영지! 그야말로 나라의 최변방 시골 중의 시골이었다.


하지만 그런 가난한 영지기에

오히려 정도는 만족스러웠다.

정확히는 어제 생긴 퀘스트 때문에 그런 거지만



******


정도는 어제도 침대 위에서 책만 계속 읽고 있었다.

아니, 계속 책만 읽으려고 했지만 조그마한 침략자 둘 때문에 방해받고 말았다.

"오빠 안녕! 또 놀러왔어!" "왔어요오오..."

아아 정화된다. 헉헉 이 맛에 치유물 봅니다!


"또 책보고 있었네! 그러지 말고 우리랑 놀아줘!"

"책 보는 것도 재밌어. 쉴라랑 윈스턴도 같이 책볼까?"

정도가 그렇게 말하자 남매는 조금 주저하는가 싶더니 이내 근처의 책을 집어 들었다.


샤락


방 안에는 잠시 간 책 넘기는 소리만 들렸지만, 곧 지겨워진 쉴라가 책을 놓고 정도에게 자꾸 말을 걸기 시작했다.

"오빠 오빠! 이제 영지에 곧 농사를 시작할 거래!"

"오빠 오빠! 근처 산맥에서 몬스터들이 가끔씩 영지로 내려온데!"

"오빠 오빠! 잭 할아버지가 약초를 캐다가 유적을 발견했나봐!"


한 창 쉴라의 이야기를 듣는 그때 였다.


띠링!


<서브퀘스트>

당신은 영지의 많은 소문을 접해 들어 영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지를 발전시키십시오. 든든한 기반을 가지게 된다면 훗날 주신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영지발전도(437/1000)


보상

발전 정도에 따라 위업 포인트 지급


뭐야?! 이렇게도 퀘스트가 갱신 되는 거였어?

쉴라 최고다! 이런 복덩어리들!


"쉴라야. 그거 말고도 다른 일은 없니?"

"으음...아 맞아! 요새 엄마가 기운이 없어 보여. 얼른 힘내셨으면 좋겠어!"

뭐 그야 독살시도 한 대상이 팔팔하게 살아 있으면 기분이 좋을 리는 없겠지

그래도 자식이 엄마를 걱정하는거 보니 애들은 잘 보살피고 있는 거 같았다.


차가운 시골 독살 여자, 하지만 내 자식에게는 따뜻하겠지. 뭐 이런 건가?


아, 독살사건도 해결해야 하는데, 계모도 그 이후론 조용하고 해서 증거를 잡기가 영 힘들다. 일단 내 발언권부터 높이고 그 다음 본격적인 수사를... 응?




띠링!


<서브 퀘스트2-1>

당신의 독살 미수는 단순한 사건이 아닌 거대한 음모의 시발점입니다! 흑막을 밝혀내십시오. 조그마한 단서도 놓치지 말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찌르고 봅시다!


보상

서브 퀘스트 2-2로 연계, 모든 능력치 2 상승



여기까지가 어제 있었던 일이다.



******



그리고 오늘 심사숙고한 끝에 정도는 영지의 발전을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영지를 내 손으로 발전시키면 영주의 신뢰는 자연히 따라오리라.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독살사건도 진행할 수 있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왔다! 왔어! 영지물 각 떴다!!!!'



이세계 판타지물의 정석! 영지발전물!

자고로 찢어지게 가난한 영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나라가 고개를 조아리는 대륙의 중심으로 성장하는게 영지물의 정석 아니겠는가!!!


무지몽매한 이세계 문명 놈들! 현대 지구의 문물을 살짝만 맛봐도 돈을 가져다 바칠게 뻔하지!


'도련님! 땅이 척박해서 농작물 소출이 영 시원찮습니다요!'


'하하 가여운 이세계 농민이여. 이것을 보아라. 이것이 바로 '거.름' 이라는 것이다!'


'아 아니!!! 어떻게 사람의 똥에 이런 효능이!! 도련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뿐만 아니다. 내가 '모.내.기'란 걸 알려 줄테니 시행해 보도록 해라. 소출이 몇 배는 늘어날 것이다!'


'아아... 도련님이야말로 역사에 다시 없을 성군이십니다.'

정도는 앞일이 눈에 그려지는 듯했다.


마침 농사도 시작하려는 참이라 하니 기다릴 것도 없었다. 당장 영주 집무실로 가서 시찰 허락을 받으러 걸음을 옮겼다.



똑똑

"아버지, 리가트 입니다."

"들어오너라"

집무실은 단출한 편이었다. 딱 업무에 필요한 정도만 구비해 놓은 검소함. 허례허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 내 신관에게 보고는 받았다. 이제 완치가 되었다고?"

"네, 오늘 아침 신관 분이 확인해 주셨습니다. 이제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거라 합니다."

"그래, 정말 다행이구나. 그래서 그 소식을 전하려 왔느냐?"

"네. 그것도 있지만, 영지 시찰을 위해 허락을 구하러 왔습니다."

"음? 시찰?"

"네. 곧 농사를 시작한다고 하니 소영주가 직접 나서서 격려하면 영지 안정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흐음..."


영주는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래, 기특하구나. 너도 곧 성인이 될 터이니 경험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구나. 사람을 붙여줄 터이니 다녀오거라."

"네, 곧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정도는 집무실을 나서고 바로 준비를 갖췄다.

기다려라 무지한 농민들아! 내 시비법, 이모작, 이앙법 삼단콤보로 배불리 먹여주마!


*******


라이트웨이 영지의 한 마을


정도는 그곳의 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고 소영주님. 얼마 전 영지에 귀환하셨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직접 시찰을 오시다니... 영지의 미래가 참으로 밝습니다"


크흠, 쑥스럽게


"소영주로서 당연한 행동일 뿐이오 촌장. 마을을 직접 돌아보고 영지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게 위정자의 태도 아니겠소? 마침 농사일이 한창이라 하니 직접 살펴보고 싶소"


"여부가 있겠습니까. 모시겠습니다."


호위기사와 함께 촌장을 따라 농지로 향했다.

그곳에서 농부들이 척박한 땅에 일일이 묘종을 심고 있었다.


쯧쯧 내 저럴 줄 알았지!

정도는 농부에게 다가가며 외쳤다.


"어이, 거기 자네! 거름 이라고 들어 봤..."


"그로우쓰!!"


쑤욱!!

방금 묘종을 심었던 곳에서 작물이 순식간에 자라났다.


"......"







대륙 동북쪽의 소국 스티첼


인구 500만


마나의 농도가 다른 곳에 비해 5배이상 높은 땅 위에 마법사들이 세운 국가


때문에 외세로부터 늘 침략을 당했지만 단 한 번도 함락당한 적이 없는 나라


시민의 10프로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생활 전반에 마법이 상용화되어있는 마도 왕국




정도가 속한 나라의 정체였다.


작가의말

자라나라 식물 식물





안녕하세요 삼편잡가입니다. 이번 화 부터 제목이 바뀌었습니다!


말장난 제목에서 직관적인 제목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독자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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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4) +5 17.08.11 1,079 26 12쪽
5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3) +8 17.08.10 1,102 31 11쪽
4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2) +3 17.08.09 1,154 33 11쪽
3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1) +7 17.08.08 1,334 2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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