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삼편잡가 님의 서재입니다.

3000년 구른 판타지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삼편잡가
작품등록일 :
2017.08.07 20:27
최근연재일 :
2017.08.19 20:07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5,432
추천수 :
361
글자수 :
74,605

작성
17.08.12 10:34
조회
1,063
추천
25
글자
12쪽

뽑기의 결과는? (1)

DUMMY

사회인 시절 정도는 게임을 아주 즐겼다. 장르도 가리지 않고 일단 게임이라는 굴레 안에 있으면 무작정 건들고 보았다. 디지털 게임뿐만 아니라 보드게임 나아가 체스, 바둑까지 건드려 볼 정도로 겜질 인생!



단 하나. 그런 정도조차 건들지 않는 게임이 하나 있었다.




바로 국산 모바일 게임!



물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처음엔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다고 감탄하며 이것저것 다운받아 하기 바빴으니까 그러나 하나, 둘 플레이 해보면서 느낀 점은 자신과는 결정적으로 맞지 않는 게 있다는 것



과도한 과금 유도? 비록 술에 절어 사는 직장이긴 했지만 벌이는 좋았다. 가족도 없는 정도가 혼자 쓰기에는 차고 넘쳤고 과금에 인색할 이유도 없었다.


안드로메다 가버린 밸런스와 독창성이라곤 쥐뿔도 없는 망겜들 뿐이라서? 그것보다 훨씬 망작에 괴작이라도 웃으며 즐기는 정도였다. 역시 노 프라블럼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뽑기 운이 무시무시하게 안 좋았다.




*******




스스로를 인식한 정도는 자신이 푹신한 곳에 누워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마 침대겠지'


몸을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살며시 눈을 떴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새하얀 천장이었다. 아무 특색도 없이 그저 하얗기만 해서 더 볼 것도 없었다. 바로 상체를 일으켜 좌우를 살피기 시작했다.


방은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컸다. 그리고 각종 집기들이 정돈되어 있었고 청소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다.


'이거...설마하니 귀족인가?'


아니? 내 뽑기운으로? 진짜로?? 거지 산적 농민 기타등등 흔한 캐릭들 다 거르고 귀족이라고?


"사..상태창!"





띠링


이름: 리가트 라이트웨이


종족: 인간(델라프)


레벨:4


능력치


통솔: 45 무력:12 지력:70 정치:67 매력 :87 마나 :1



탤런트



<소통lv.3><눈치lv.1><인내lv.1>



액티브 스킬


<관찰(진).lv.1>



패시브 스킬


<내성 lv.10><언어팩 lv.max>



<스테이더스 대부분이 봉인된 상태입니다. 신체의 성장과 레벨업으로 단계별 해금됩니다.>


<독에 중독되셨습니다. 내성 스킬로 인해 점차적으로 저항합니다.>




"미친...너프 처 먹은 거 봐라. 아주 그냥 초기화를 시켜놨네. 클로즈 베타에서 오픈 베타 넘어온다고 아주 초기화를 시켜놨어!!"


원래 없을 때는 괜찮지만 있다가 없으면 몇 배로 허전한 법!


정도는 낯선 곳에서 낯선 몸으로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만큼 충격적인 상태창이었다.



"뭐? 대우주의 의지는 공평하다고? 까고 있네!! 시바 검기 뿜고 지옥불 소환하고 염동력으로 머리 터뜨리는 놈들 사이에서 이딴 몸으로 어떻게 버텨!!"


지금 귀족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게임으로 치면 일러스트만 번드르르한 똥이잖아!!아니,내가 쁜똥이라니 ! 이게 무슨소리요! 대우주 양반!

정도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응?"


쥐어 뜯다 보니 손이 눈에 들어왔다. 작고 하얀 손. 어른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 할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 여기에서 난 몇살이지? 어디 거울 없나?"


대충 손 크기로 보면 13~14살 정도로 보이는데...


정도가 두리번 거리며 거울을 찾을 때 끼-익 하고 갑작스럽게 방문이 열렸다.


"이상하다. 분명히 도련님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거 같은데..."


메이드 복장을 한 젊은 여성이 방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

"......"


잠시간의 아이컨택. 나이는 대충 스물 초반에서 중반 정도로 보이는데 혹시 모르겠다. 여자 나이 맞추는건 자신이 없어서. 얼굴은 예쁜편인거 같은데 그것도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입이 딱 벌어져서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주...주인님!!!! 마님!!!! 도련님이 깨어나셨어요!!!!!!!"

여자는 소리치며 방에서 달려나갔다.워..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하지만 당황한 것도 잠시였다. 정도는 상황을 빠르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내가 도련님으로 불렸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일단 귀족인건 거의 확실한거 같고, 거기다 어리다는 점 정도'

방금 메이드가 주인님과 마님이라고 언급한걸로 보아 90프로는 확실하리라 나머지 10프로도 귀족에 버금가는 부유층 정도 일테고

'그리고 깨어난 것에 경악한다는 점. 아마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나 보군'

원인은 쉬이 짐작이 간다. 아까 상태창을 열었을 때 보았던 독에 중독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



즉 종합해보면 귀족가의 도련님이 독에 중독되어서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했다가 방금 막 정신 차린 상황


'곧 그 주인과 마님이란 분이 들이닥치겠군'


그런가. 그런 설정인가. 뻔하디뻔한 클리셰구나!

그렇다면 내가 할 일도 뻔하다!!!!


'기억상실인척 하기!!!'


이세계인 몸에 빙의하는 설정을 가진 작품치고 이거 안 하는 작품이 없다.심지어 지옥불반도 아침드라마로도 단골 소재로 사골을 아주 뼈에 구멍 날 정도로 우려서 써먹는데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마법의 단어!

그 어떤 난감한 상황도 이겨내는 무적의 단어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선지자들이 계속해서 써먹는 건 다 먹히니까 쓰는 거 아니겠는가.


타다다다다닥


문 너머에서 빠르게 뛰는 여럿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곧 들이닥치겠군



콰앙




"리가트!!!"




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중년의 한 사내와 젊어 보이는 미모의 여성 그리고 아까의 메이드복 차림의 여성이 들어왔다.


"오! 정말 깨어났구나!! 루이날 여신님의 보살피셨어! 오 루이날 님이시여"

중년의 남성은 기도를 올렸고


"...흑"


미모의 여성은 감격의 찬 얼굴로 날 쳐다봤고


"보세요 주인님. 마님 제 말이 맞죠? 도련님이 깨어나셨다구요!"


메이드 복장의 여성은 호들갑을 떨어댔다.


'음...'


굉장히 양심에 찔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지만 할 건 해야겠지.


정도는 최대한 초점이 맞지 않는 눈을 연기했다. 그리고 멍한 표정으로 천천히 사람들을 둘러 보고 입을 열었다.




"누구시죠?"




됐어! 완벽한 연기였다. 그 증거로 방안에 감돌던 훈훈한 분위기가 일순간에 식어버렸다.




잠시간의 침묵 뒤




"...흑"


미모의 여성이 울음을 왈칵 터뜨리며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어? 예상했던 반응이 아닌데'


분위기가 더욱 차갑게 변했다.




중년의 사내가 침울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직도 이 아비를 용서하기 힘든 게냐? 리가트"


아니 아니, 용서고 나발이고 무슨 상황인지 하나도 감이 안 잡히는데


"...푹 쉬거라. 몸을 추스른 후 이야기하도록 하자꾸나"


안돼요! 지금 이야기하세요! 스스로 '저 기억 상실인거 같은데요?' 이럴 순 없잖아!


중년의 사내는 문을 나섰다.


정도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머엉




뭐냐? 뭐지? 뭔데 이 상황은? 누군가 상황을 설명해줘! 진짜 기억상실에 걸린 기분이잖아!


정도의 눈이 자연스럽게 남은 한 명에게 향했다.


"...도련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제 받아 들이시는게 어떨까요? 벌써 1년이 넘게 지났어요. 새 주인마님은 무척이나 다정한 분이세요. 새 도련님과 아가씨도 착하시구요."


아니 그러니까 도대체 뭘!!!! 뭘 받아들이라고!!


정도는 말없이 메이드 여성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메이드 여성은 정도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눈치채지 못했다.


"...말씀하기 싫으신가 보네요. 도련님 저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필요하신게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안돼!! 가지마!! 제발 나에게 더 질문해줘! 내가 기억상실인걸 눈치채줘!



하지만 야속하게도 메이드 여성은 살며시 문을 닫으며 정도만 남겨둔채 나가고 말았다.



******



누군가 그랬지. 인생은 실전이라고. 지금 정도는 그 말을 아주 절절하게 느끼고 있었다.


아무래도 기억상실증 컨셉은 실패한 거 같다. 다른 수를 강구해야 할 판


"그래도 일단 또 정보는 얻었어"


두 사람의 대화로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자신은 새 주인마님의 자식이 아니라 기존의 마님 즉 전처의 자식일 것이고, 아버지가 한 잘못은 아마 재혼일 것이다. 재혼한 지는 1년쯤이고 아까 그 미모의 여성이 새 주인마님. 그리고 자신은 질풍노도 사춘기 감성으로 인해 생모를 잊어버리고 재혼한 아버지에게 삐친 상태! 그리고 그 상태에서 새 어머니에게 '누구시죠?'를 시전. 오우 야 울면서 뛰쳐나갈만도 하구나.


주먹구구식으로 끼워 맞춘거지만 아마도 맞으리라.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힌트를 얻어가면서 진도가 차츰 나아간다. 내가 지금 판타지 세계를 온게 맞긴 한가? 어째 점점 수사물이나 탐정물 같이 돼가는 느낌이..


"아무튼 대충 상황은 파악한거 같으니 다음은...미처 확인 못한 상태창정보"


뭐 능력치 같은 거야 볼 필요도 없지만 그 개고생하면서 얻은 새로운 탤런트는 한번 봐줘야 하지 않겠는가




띠링


<소통 lv.3>


세상 만물이 사용자와 소통하고 싶어 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있어서 대폭 보너스를 받습니다.


상대방이 사용자의 말과 행동에 위화감을 느끼기 힘들어집니다


관련 스킬생성 확률이 매우 증가합니다.


관련 스킬 성장에 대폭 보너스가 있습니다.


전 능력치 성장에 대폭 보너스가 있습니다.




뭐야 이게??? 설명이 이게 끝이야?


"허...."


굉장히 허탈하다. 내가 튜토리얼에서 썩은 세월이 얼만데 보상이 이거라고?

게임내 최강몬스터 드래곤을 잡았더니 잡템하나 떨어진 기분이었다.

물론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보너스가 있다는 점은 훌륭하지만...그런거 없어도 내가 말 잘하면 설득은 할 수 있는 거잖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이 소통 탤런트가 다른 개쩌는 탤런트들 잡아먹고 나온거라는 거지 시발




착잡한 기분으로 이번엔 스킬을 확인했다.


<관찰(진) lv.1>


대상 개체의 상태창을 볼 수 있습니다.


『탤런트 소통lv.3에 의해 관찰이 상위 스킬로 진화하였습니다. 관찰된 대상은 사용자에게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소통할 것입니다.』




"음?"


아무래도 잡템을 쓸모있는 잡템정도로 평가상향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


하지만 또 모르지. 쓸모없는 정보나 주저리 떠들지도. 아무래도 사용해봐야 알 것 같다.


그때 문에서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어이쿠 타이밍도 환상적이군. 마침 시험대상이 적절하게 등판하셨다.


"그래 들어와"


"실례 하겠습니다."


문이 열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카트가 들어왔다. 카트를 밀고 들어오는 사람은 예의 그 메이드 여성이었다. 정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관찰"




띠링




<레이첼>




연령: 20


레벨: 5/27


통솔: 5 무력:9 지력:60 정치:8 매력: 76


탤런트


<시중 lv.1>


액티브 스킬


패시브 스킬


<가사전반 lv.27>


특징: 라이트웨이 가의 메이드 입니다. 어린 시절의 리가트 때 부터 쭉 리가트를 보필해 왔습니다. 메이드로서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감도: 80




"뭣?!"


"어머? 도련님 왜 그러세요?"


"아..아무것도 아냐. 잠시 딸꾹질이 나서"


"어머 그럼 시원한 냉수를 가져올게요. 드시면 진정되실 거에요."


레이첼이 물을 가지러 갔지만 정도는 거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런 미친!! 호감도 시스템?!'








드래곤 잡고 나온 잡템이 드래곤하트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호감도 나왔다고 연애물로 가진 않습니다. 




저는 게임을 하면 아무리 잡템이더라도 팔거나 버리지않고 창고에 넣어두는 편입니다.

 

패치 한방으로 시세가 폭등하기도 하더라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으셨다면 추천이과 선작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87 관측
    작성일
    17.08.12 12:08
    No. 1

    우리중도 이쁜 메이드링 노는구나 뽑기운 맥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삼편잡가
    작성일
    17.08.12 23:47
    No. 2

    그러게요 부럽게스리...오늘도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n8******..
    작성일
    17.08.12 12:41
    No. 3

    "요즘 작가도 아닌것들의 작품 속에서 피어난 명작. 이 글을 읽은후 내작품「즐거운사라」를 보니 마치 윤동주처럼 부끄러울뿐이다. -마광수(연세대 소설가)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3000년 구른 판타지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작했습니다! +1 17.09.29 826 0 -
공지 리메이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5 17.08.20 1,401 0 -
14 독살범 (2) +4 17.08.19 819 21 11쪽
13 독살범 (1) +3 17.08.18 613 22 13쪽
12 소환 (1) +3 17.08.17 695 22 14쪽
11 이세계 정석은 영지물? (3) *첫 전투 +8 17.08.16 772 16 13쪽
10 이세계 정석은 영지물? (2) +7 17.08.15 774 21 17쪽
9 이세계 정석은 영지물? (1) +6 17.08.14 988 22 12쪽
8 뽑기의 결과는? (2) +6 17.08.13 946 25 11쪽
» 뽑기의 결과는? (1) +3 17.08.12 1,064 25 12쪽
6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4) +5 17.08.11 1,079 26 12쪽
5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3) +8 17.08.10 1,102 31 11쪽
4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2) +3 17.08.09 1,154 33 11쪽
3 튜토리얼 정도는 다 안다구? (1) +7 17.08.08 1,334 29 9쪽
2 헬조선의 판타지 전문가? (2) +10 17.08.07 1,560 35 11쪽
1 헬조선의 판타지 전문가? (1) +5 17.08.07 2,455 3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