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Deal
다들 이게 실화인가? 하는 눈치다. 한숨이 돌고 격정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뭔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는 분위기에 난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난 다음 나는 마인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
전세운은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가지고 나를 바라봤다.
이현희는 내 옆으로 걸어 들어 왔다. 나는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누구인가? 그는 마인이 아니지 않은가?"
다소 놀란 목소리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전세운의 말에 이현희는 나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요. 그는 이곳의 사람이 아닙니다. 이모탈 시티의 사람이죠."
그 말에 전세운과 마인들은 매우 놀랐다.
"아니 이모탈 시티라면 평범한 인간들뿐인데 어찌 마인 킬러를 상대할 수 있다는 건지?"
"대단해, 대단한 것은 틀림없어. 마지막 공격은 우리 모두 놀라게 했어."
"그것보다 마인 킬러를 잡았다고.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 사실을 식구들이 안다며 크게 기뻐할 거야. 저기 남은 몸뚱이는 기념으로 가져가겠어."
"이모탈 시티라고? 믿을 수 없는 일이야."
"이모탈 시티의 사람이 어찌 이곳에 왔지?"
"현희씨는 알고 있는 사람인가?"
마인들은 모두 한 마디씩 거들었다. 그들은 지금 마인 킬러를 잡은 것에 대해 지극히 흥분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이현희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고 나를 봤다."
"너는 볼 때마다 대단해지는구나."
"누님, 상처는 괜찮습니까?"
"너, 덕분에 그런데 그 기술은 뭐였어? 처음 보는 기술인데, 정말 놀라웠다."
"후, 나도 몰라요. 지금도 얼떨떨해요."
"넌, 어디까지 강해지는 거니? 마인 킬러를 한 방에 보내는 인간이라니."
"저, 가면."
"아, 그렇지, 뭐 그래 너도 마인이니까!"
그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
"그도 마인입니까?"
"이모탈 시티에도 마인이 있습니까?"
"그는 순수한 혈통입니까? 변종입니까?"
"모두 조용히 하세요. 그가 어리둥절해 할 겁니다."
이현희의 말대로 나는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마인들은 하나둘 마인 폼을 해제하고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전세운 장로는 나에게 눈을 떼지 않고 계속 바라봤다.
"현희야 이 사람에 대해 넌 잘 알고 있는 모양이구나."
"뭐, 잘 알고 있는 정도는 아니에요. 그는···."
이현희는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제 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그래야겠습니다. 전 중요한 일을 하던 중이었거든요."
"하. 마인 킬러를 잡았다니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
"그는 돌아가야 합니까?"
"이모탈 시티의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강합니까? 어떻게 그는 마인이 되었죠?"
"그는 왜 마인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겁니까?"
마인들은 나에게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한 모양이다.
이현희가 내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이 사람을 바래다주고 오겠습니다. 먼저들 돌아가세요. 그리고 이 소식을 빨리 식구들에게 전해 주세요."
나는 이현희의 손에 잡아끌리다시피 포탈로 향했다.
"여기가 네크로폴리탄인가요?"
"그래, 변두리 지역이지만 여기도 네크로폴리탄의 일부지."'
"어쩌다 저 괴물을 만난 겁니까?"
"사정이 있어. 놈은 우리를 사냥하는 종이야."
"그럼 저런 놈들이 또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이현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놈을 상대할 방법은 있는 겁니까?"
"보다시피 우리는 사냥감이야. 사냥감이 사냥꾼을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
"저런 놈이 얼마나 더 있습니까?"
"그런 소린 그만하고 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그리고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
"당연한 소리 아닙니까. 누님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요."
"하하, 내가 네게 중요한 사람이라도 되는 거니."
"물론 중요하잖아요. 저는 누님이···."
나는 순간 그녀는 눈빛이 서글픈 빛을 띠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 돌아가 네가 있던 곳으로!"
"누님은 오지 않을 겁니까?"
"후후, 오늘은 아니야. 왜 내가 그리워?"
"그런 건 아니지만"
"이곳은 내 고향이자 내가 싸워 오고 있는 곳이야. 조금 있다가 넘어 가 볼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려. 어서 가."
"누님 몸조심하세요. 그리고···."
"어서 가래도."
나는 게이트를 타고 다시 창원으로 넘어왔다. 최우신이 앞에 있다 나를 보고 괜찮냐는 듯이 바라봤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연합 마인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들은 이제 창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때 뒤쪽에 있던 게이트가 땅속으로 꺼지듯이 사라져 버렸다. 아마도 이현희가 게이트를 파괴한 모양이다.
"가자, 연합의 마인이 거의 다 왔어."
최우신과 함께 연합이 만들어 놓은 게이트로 달려갔다. 게이트는 건물 안쪽에 있었다.
최우신은 아가문드를 꺼내며 말했다.
"회장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기다려 그들을 공격할 생각은 없어. 난 그들과 거래를 할 생각이야."
"거래라고 말입니까?"
"그래, 거래지. 조그만 거래를 할 거야."
마인은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섰다. 나는 게이트 입구를 막고 서 있었다.
두 마인은 나를 발견하고 멈춰섰다. 그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누구냐? 우리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마루한 연합의 마인이지?"
"그렇다. 우리에게 무슨 볼일이지?"
두 마인은 의외로 침착한 모습이다.
"정도희를 만나고 왔나? 그녀가 너희에게 무슨 제안을 했지?"
"그런 것은 알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너희를 어떻게 하느냐지? 정도희와 관계된 자들이냐? 어떻게 이 게이트를 찾았지?"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야. 난 너희들을 어떻게 할까 고심 중이거든."
마인 중 한 명이 들고 있는 아타셰케이스를 앞으로 내밀었다.
"아가문드를 들고 있다고 해서 너희들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최우신이 이가문드 창을 손에 든 채 뒤에서 걸어 나왔다.
그제야 아가문드를 알아본 마인은 한 발짝 뒷걸음쳤다.
"최우신, 네가 여기 무슨 일이지?"
"멍청이들 여기 계신 분이 누군지 아느냐? 불사의 회람 회장님이시다."
마인들은 한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가면의 나를 바라봤다.
가면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정말입니까? 사실이라면 우리는 당신과 실랑이를 벌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가 여기 기다리고 있던 이유도 당신들을 제거하려는 것은 아니었어."
그 말에 두 마인은 잠시 움찔했다.
"흥, 정도희에게 나를 제거하라는 의례를 받지 않았나? 왜? 지금이 기회가 아닌가?"
"그런 소리를 듣긴 했지만 허락한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허락을 받기 위해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닌가?"
"누구든 내 목을 따는 사람이 불사의 회람을 움켜쥘 수 있으니 말이야."
마인은 정색하며 말했다.
"우리가 누구의 목을 베던 우리는 우리가 유리한 쪽을 선택할 뿐입니다."
"후후, 그 말은 내가 뭔가 솔깃한 제안을 하라는 말인가?"
"그것이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이지요."
"난 연합과 손을 잡지 않을 수도 있어. 난 방금 자치령이 있던 곳에 있다 왔으니까."
"··· ."
"자치령과 손을 잡을 생각입니까? 아니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난 자치령의 유령과 같이 있었다. 그녀는 전세운 장로를 소개해 주더군."
"!"
확실히 내 말에 두 마인이 매우 놀라는 것이 눈에 드러날 정도였다.
"결국, 자치령과 함께할 생각입니까?"
"네가 조금 전에 말했잖아. 우리가 누구와 거래 하던 우리는 우리가 유리한 쪽을 선택할 뿐이라고."
"그럼 아직 자치령과 거래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지, 나는 연합의 말을 들어 보기로 했거든, 연합이 무엇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내 결정이 변할 수도 있지."
"자치령이 무엇을 제시했습니까?"
"그건 말할 수 없어. 그럼 너희들이 훨씬 유리한 쪽에 있는 게 돼버리니까. 거래는 공평한 것이 좋아. 아 그리고 반군 녀석들도 여기에 붙었어. 정도희는 너희가 떠나고 바로 반군을 불렀지. 음, 그리고 반군은 기회를 잃었어. 그들은 내 목을 치기로 정도희와 합의했거든. 그것도 이번 일요일로 거사일까지 잡았어. 하하."
"정도희 그년이 우릴 가지고 놀았군."
"난, 정성철 회장이 연합과 거래한 서류가 있어. 그리고 상호침략 불가침 조약 선언서도 물려받았지."
"음, 당신은 확실히 불사의 회람 회장이 맞는군요. 우리는 당신이 정성철 회장과 맺었던 거래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있습니다."
"그건 정확히 말하면 당신과 정성철 회장의 거래였지 내 거래는 아니지 않은가? 그와 나는 다른 사람이고 경영 철학도 달라. 무엇보다 말을 바로 해야지 연합과 거래한 사람은 정성철 회장 개인이지 불사의 회람 길드가 아니야. 그 거래에 대해 불사의 회람이 떠안아야 한다는 보장은 없어."
"그럼 어떻게 하길 바라는 겁니까?"
"우리는 연합이 어떠한 조건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그 거래를 유지할지 안 할지를 생각해 보겠어."
"잘 알겠습니다. 저희는 그 일에 대해 신중히 토론해 보겠습니다."
"좋습니다. 제가 드릴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정도희 건에 대해서는 손을 놓는 것이 맞을 겁니다."
"물론입니다. 이미 회장님을 만난 것으로 그들과의 이야기는 없는 거로 치부했습니다."
마인은 나를 지나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조금 뒤 게이트는 땅속으로 꺼지듯 사라져 버렸다.
나는 식은땀이 났다. 지금 일이 잘못 틀어져 싸우게 된다면 곤란을 겪을 수 있었다.
에테르는 완전 바닥을 치고 있었다. 보유 에테르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이 정도면 반월륜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다.
"부사장 이제 갑시다."
"네, 회장님."
최우신과 함께 창원을 벗어나 도로를 달리는데 기분이 묘했다.
"부사장 가는 길에 엘리시움 재배지에 좀 들러요."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반군 놈들이 회장님의 목숨을 노리고 있으니까요."
"부사장도 조심해야 할 겁니다. 이제 옛날의 최우신의 아닙니다. 마인들이 부사장이 이제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접근을 꺼릴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그것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제가 팀을 만들고 있는걸 알지 않습니까? 팀원 중에 적절한 사람을 이미 첩자로 그들에게 심어 두었습니다. 그들은 제게 접촉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찾을 게 확실합니다."
"좋아요. 마인을 감시하는데 소홀히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결과를 내기 힘들 겁니다."
나는 엘리시움 재배지에 들어가 에테르를 충전했다. 앞으로는 엘리시움 광석의 충전량을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새로운 기술인 쉴드와 광선인가 뭔가 하는 것에는 엄청난 에테르가 소비된다.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엄청난 기술임은 틀림없다. 이것에 대해 나중에 언노운에 따로 물어봐야 할 내용이다.
본사에 돌아와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
나는 유철환 비서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저번에 김상열 부회장으로부터 A-11 지역에 있는 별장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괜찮다면 이번 주말은 별장에서 보내고 싶은데 알아보시겠습니까? 그리고 각 부서 중역들에게도 모두 이야기해 놓으세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밀린 업무고 모두 처리했고 해야 할 이야기도 끝났다.
"3023, 쉴드와 그 광선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지금까지 왜 말을 안 했지?"
【록다운 걸려 있던 자료가 해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타이밍에 딱 맞게 그 순간에 해제된 거야?"
【그렇습니다. 2182년 11월 12일 오전 11시 33분경에 해제되었습니다】
"미치겠구먼, 운이 좋은 것인지 신이 도운 것인지 모르겠네. 그 자료 속에 스킬 자료가 들어 있었단 말이야?"
【여러개의 자료가 해제되었습니다. 두 개의 기술은 해제된 자료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제된 자료는 무엇이 있지 다른 기술은 있나?"
【데이터 목록을 표기하겠습니다】
언노운은 이어링의 화면을 통해 해제된 자료 목록과 그에 대한 부가 설명을 올려 주었다.
방어 스킬과 공격 스킬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리엑티브 펄스 쉴드 역시 스페이스 커터와 같은 계열이다. 차원 이동의 에너지 차원의 결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인 역장 에너지를 방패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차원이 붕괴하지 않는 한 깨지지 않는 절대의 방어막이다. 데빌의 공격에 쉴드가 깨진 것은 데빌의 힘이 아니라 언노운이 의도적으로 해제한 것이라고.
디멘션 아크 입자포 이놈이 물건이다. 역시 차원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데 차원을 여닫을 때 일어나는 아크 전자기를 응집해 발사하는 입자포. 에너지 응집을 위해서 엄청난 양의 에테르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단점이지만 파괴력은 데빌 정도는 한방에 증발시켜 버릴 정도니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외에 여러 가지 해금된 자료가 있었지만, 과학적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거의 알기 힘든 내용이었다.
그때였다. 책상 인터폰이 울리고 유철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회장님, 박철현 부장님이 면담 신청하셨습니다."
'박철현? 그놈이 갑자기 왜 면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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