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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독왕과 나태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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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신니햄참
작품등록일 :
2022.09.14 19:21
최근연재일 :
2022.09.27 17:20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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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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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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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악령과 인형

DUMMY

독왕이 마차를 가지러 간 사이에 <나태>는


"하암, 나가면 어디부터 가보지?"


여행지를 정하는 중이었다.


"동정호도 예쁘다 그러고, 오악? 산들도 다니기 예쁘긴 하다던데."


산을 이야기하자 조금은 눈이 찌푸려졌다.


"에이, 산은 걸어야 하잖아. 안갈래. 아, 산에도 가마가 다니나?"


어떻게하면 여행을 조금이라도 더 나태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중이었다.


"너도 같이 갈거니?"


<나태>는 아래를 내려보며 말했다. 그녀의 무릎 위엔 조그마한 레이스, 망령이 앉아있었다. 그녀를 올려다 본채로.


'우..우..아..'


"끙, 가고싶다는거야 아니란거야."


<나태>는 한숨 쉰다. 왜 이 하급 레이스는 여길 떠나지 않는 걸까. 자신이 두렵지 않은건가.


<나태>는 벨파드에게 중원 전역에 남은 좀비, 구울, 레이스를 뿌려두고 마계로 갔다 오라고 했다. 주변에 있던 언데드가 사라졌다는게 느껴진다. 뭐, 알아서 잘 뿌려 놨겠지 싶다.


그럼 뿌려뒀기에 이 근처에도 좀비나 망령이 다닐 수 있다. 이곳도 중원의 일부니. 하지만 이곳은 <나태>가 자리하고 있는 곳.


그녀가 수하들을 부른다면 모르겠으나, 그 전에 그녀가 사역하는 수하들이 자발적으로 그녀에게 찾아오거나 하는 일은 잘 없다. 특별한 보고사항이 있다면 모를까.


특히 이런 하급 레이스(망령)?, 너무나 차이나는 존재감과 격에 본능적인 두려움을 갖고 자리를 피한다.


하지만 독왕이 가고 나서 이 망령은 여길 찾았다. 그리고 방 한켠에서 나태를 계속 관찰했다. 얜 뭔가 싶다.


뭐, 벨파드도 마계에 갔으니 심심한 차에 잘 됐다. 쓰다듬으니 기분 좋아한다. 기분 좋아하는 레이스를 보니 그녀 또한 좋았다.


'꺄아아악 꺄악.'


무림인이라면 눈쌀을 찌푸리고 내공이 없는 자라면 반쯤 미쳐버릴 음산한 비명이었지만 <나태>에겐 귀여운 소리처럼 들린다.


"아고, 아고. 뭐 맛있는거라도 주고싶네."


<나태>는 보관함으로 가 견과와 육포등을 꺼내 온다. 술병도 함께. 무엇을 내놓아도 눈앞의 작은 망령이 먹진 못한다. 아쉽다.


"확 성장시켜 버릴까?"


그녀는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운을 많이 건네 받은 경우 그녀와 닮은 성향과 개성을 많이 물려받게 된다. <나태>는 자신과 같은 이들이 수하로 있긴 하지만, 많아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나태의 전제는 부하들의 근면이기 때문이다.


<나태>는 망령에게 딱히 먹여 줄 게 없는게 아쉽다. 음식은 원래 안먹고. 그냥 쓰다듬어 주는 수 밖에. 워낙 존재력의 차이가 커 이 정도의 보살핌만 있어도 도움은 될테다.


"흠, 성장시키고 싶은데, 성장 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네."


레이스, 망령을 성장시키려면 살아있는 인간이나 동물의 원혼을 흡수하거나, 다른 악마들로 전달받는 방법이다. 다른 악마들이 자신의 악마기를 나눠줄 일은 드물어 보통은 죽이거나 제압해 빼앗는 식이다.


하지만 아예 최상급 이상의 악마들의 경우 충성의 대가로 조금씩은 나눠주곤 했다. 그 정도 나눠 주는 것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많이 내줬다가는 언제든 뒤통수 맞고 반란을 당할 수 있다. 악마의 세상은 그렇게 돌아갔다.


"곧 독왕 따라 당가 갈텐데 사람 막죽이고 다닐게 아니라 중원 좀 유람하다 독왕을 확 보쌈 해다가 마계로다가.."


이불을 감싸며 쿡쿡대는 <나태>는 혼자만의 상상에 빠진다. 하지만 이때


'꺄아아악'


조금은 무서운, 하지만 <나태>에게는 귀여운 하급 레이스가 그녀에게 달라든다. 그녀를 잡고 주먹으로 콩콩 친다. <나태>는 이게 그저 귀엽다 하지만.


"응? 왜? 뭐에 반응한거지?"


'다...당..'


"당과?"


작은 망령은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다. 어? 말은 좀 알아 듣는 편인가. 짧지만 말도 할 수 있네. 하급 망령치곤 제법이다. 중급 망령이 될 싹이 보인다.


'도...독...'


"도독? 음, 정치잘모르는데. 아, 도둑을 말하고 싶은건가? 도둑은 없는데?"


<나태>는 보관함에서 꺼낸 술이나 홀짝이면서 망령이 하는말을 듣는둥 마는둥 한다. 나쁜년이다.


"무슨말 하는지 모르겠네. 그래도 본녀가 심심할텐데, 같이 가 줄래?"


<나태>는 술 마시며 망령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이에 망령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귀엽다. 인간 놈들은 왜 이 귀여운 녀석들을 무서워 하는건지. 쯧. 따지고 보면 망령도 인간이었는데 말이야. 따위의 악마다운 쓰레기 같은 생각만 한다.


"일단 같이 가자고는 했는데..."


<나태>는 머리를 긁적인다.


"눈에 띄는 게 문제네."


망령은 자신을 숨기고자 하면 무공을 모르는 자에게는 안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수들이 내공을 끌어 올리거나, 도가나 불가의 고수들에게는 존재가 느껴진다. 무림을 한차례 시끄럽게 만들었던 그녀의 언데드이기에, 눈에 띄면 또 시끄러워 지리라. 그래도 자신이 데려 가는 녀석인데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참고 보고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머리가 아파왔다.


"이럴땐 술이지."


꼴깍꼴깍 마신다. 대책 없이 나태한게 <나태>라는 이름이 이해가 된다.


"음? 왔다!"


<나태>의 기감 속 독왕이 잡힌다. 마차 만들어 왔나 꽤 기다리게 만들었다. 아, 맞다. 망령.


"여기 숨어있어."


<나태>는 당과를 담을것이라 했던 카푸스의 단지에 망령보고 들어가라 말했다. 인간의 영혼을 담던 단지다. 망령에게도 편한 공간이리라. 망령은 단지 안으로 쏙 들어갔다.


<나태>는 단지를 껴안고 술을 홀짝 마신다. 독왕이 도착해 그녀를 본다.


"마차를 가져 왔소. 소저."


"응, 으응."


"당가로 갑시다."


"그래, 그러자."


독왕은 순순히 그녀가 말에 응하는 것이 약간은 이상했지만 다행이다 싶었다. 괜히 여기서 또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면 번거롭다. 아참 그전에


"저기 술은 그대로 둘거요?"


"왜, 가져 가고 싶어?"


"뭐, 가는김에 홀짝이는 것도 괜찮지요."


독왕은 입맛을 다셨다.


"그럼 가져 가자. 가서 또 만들어 먹으면 되는데."


저 술을 직접 만들 수 있단다. 독왕은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독왕과 <나태>는 마차로 왔다. 마차엔 마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독왕과 나태를 싣고 마차는 사천의 당가로 향했다.


마차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인형을 발견했다.


"이건 선물이냐?"


"그건 내 딸 선물이오."


<나태>는 괜히 실망스러웠다. 물론 저런 인형이 취향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물을 받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운 법, 괜히 아쉬웠다.


"선물은 이쪽이오."


독왕은 한켠에 놓여 있던 당과를 꺼내 든다.


"과일은 오는 와중에 상할 것 같아 당과를 좀 싸달라고 하였소. 드셔 보시오."


"앗, 앗."


<나태>는 마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당과다 당과.


빨간 탕후루, 전병, 각종 과일을 엿에 절여 색깔 찬란한 당과들이 그녀를 맞이했다.


냠냠-


그녀는 그렇게 당과를 먹어댔다.


"거 가다가 다른 가게에 들리기 전에 다 드시면 후회하지 않겠소? 천천히 드시오."


독왕의 말에 <나태>는 그를 노려봤다. 독왕은 괜히 긴장 되었다. 예빈은 닮은 얼굴이라 그런걸까, 아니면 그 압도적인 어둠이 이 여자와 관련이 있다고 느껴져서 일까. 독왕은 전자겠거니 한다.


"음...타당하구나."


그녀는 아쉽다는듯 한조각 더 꺼내 입에 베어 물고는 마차 한쪽으로 가 인형을 살핀다.


"맘에 드시오?"


독왕은 인형을 조물거리는 그녀를 보면서 저 나이 또래 여자면 좋아하는 물건인가, 하나 사 줘야 하나 생각 중이다.


그녀가 인형을 보고 있자


통통- 통통-


그녀가 안고 있던 단지 안에서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요?"


독왕은 <나태>가 준 술을 마시며 묻는다. 후, 하고 입김을 내쉬어 본다. 취기가 도는게 좋다. 얼마만인가.


"응? 심심할때 이렇게 통통 쳐. 재밌어. 술 좋아?"


<나태>는 재빠른 변명으로 넘어간다. 술에 집중시켜 시선을 분산시켜 보도록 하자.


"크, 어찌 이런 술을 담글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군요. 비법을 알려 주시겠습니까?"


"흠흠, 그건 비밀인데? 뭐, 옆에서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 까지는 말리지 않을게."


<나태>의 권능이 조금씩 담긴 제작 과정을 독왕이 알아볼 순 없었다. <나태>는 독왕에게 그러한 목표를 줘서 불가능한 것에 집중케 하고자 했고, 독왕은


'감히 내게 눈썰미를 물어?'


현경의 고수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입김으로 올라오는 취기를 느끼자 조금은 그 자신감이 떨어지는 듯 했다. 지금의 독왕의 지식으로는 자신에게 취기를 줄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뭐, 도전해 보겠소."


"응, 술 냄새 풍기지 말고 저기 마부 옆에 앉아 있어. 난 밖 구경할래."


독왕은 <나태>를 빤히 쳐다본다. 너도 자주 마시곤 할텐데 왠 술냄새 타령인가 하는 눈빛이다.


"아, 좁은 공간에서 남 술냄새는 싫다고, 얼른 가."


<나태>는 대충 둘러댄다. 독왕은 술의 비밀을 다 알고 난 뒤 이 수모를 꼭 갚아주리라 생각하며 술을 들고 마부 옆으로 향하기 위해 마차 문을 연다.


"아, 독한 술이니까 딴사람 주면 안돼. 알지?"


<나태>는 독왕 정도의 내성이 아니라면 한모금에 그냥 피토하며 죽을 것이라는게 떠오른다. 괜히 기분 좋아져 마부보고 한잔 하라고 하면 큰일이다.


독왕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 술은 뭔가 특별하다. 이걸 만들고 마실 수 있는 마차 안의 여자도 특별한 걸 이젠 인정한다. 뭐, 뺏기지 않을 변명이 마련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마부는 독왕을 쳐다보며 말한다.


"하하, 소협. 전 원래 마차를 다룰 땐 음주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직업 소양 아니겠습니까? 도착하면 술삯이나 좀 챙겨 주시죠."


마부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그를 대한다.


독왕은 이자가 마음에 든다. 나중에 헤어지기 전에 간단한 추궁과혈이라도 해주리. 몸안의 독기를 싹 몰아내주면 일년 정돈 개운하게 살겠지.


독왕은 달리는 마차 위에서 술을 조금씩 마신다. 기분이 좋다. 안에서 여자가 혼자 뭘 꼼지락 대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 신경쓰고 싶지 않다. 지금은 이 간만의 취기에 집중하고 싶다.


독왕을 내보내고 마차 안의 <나태>는


'으음... 이 인형에... 망령을.'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인형을 자세히 살피는중이다. 토끼머리에 사람의 몸, 고운 옷을 입고 있어 귀엽다. 딸한테 선물할 만 한 정교한 인형이다.


<나태>는 인형을 자세히 살핀다. 정교하고 예쁘게 만든 외관 외에도 <나태>의 눈엔 특별한 점이 보인다. 영혼에 대해 지식이 있는 놈이 만든 물건이다. 어떤 할일 없는 놈이 인형으로 영혼의 그릇 같은걸 만든거지? 미친놈인가?


<나태>는 망령을 귀여운 토끼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갖고 있는 인형에 넣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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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10화 악령과 인형 22.09.27 12 0 11쪽
9 9화 인형을 선물받은 독왕 22.09.22 13 0 11쪽
8 8화 독왕의 술자리 22.09.21 13 0 11쪽
7 7화 독왕의 고민 22.09.20 16 0 11쪽
6 6화 과일을 산 독왕 22.09.19 28 0 13쪽
5 5화 독왕의 고독 22.09.18 34 0 12쪽
4 4화 <나태>의 낚시 22.09.17 33 0 12쪽
3 3화 예빈 22.09.16 37 1 11쪽
2 2화 이리 오너라 22.09.15 60 0 11쪽
1 1화 독왕은 나태의 악마에게 찍혔다. 22.09.14 7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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