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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독왕과 나태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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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신니햄참
작품등록일 :
2022.09.14 19:21
최근연재일 :
2022.09.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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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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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독왕의 고독

DUMMY

'이건!!'


<나태>가 건네준 술을 마신 독왕은 깜짝 놀랐다. 술을 넘기니 속이 뜨겁다. 독공이 경지에 오르고 술기운이란 것을 오래 느끼지 못한 그였다. 애써 과거 술에 취한 경험이나마 떠올리려 홀로 앉아 술에 극독이나 타서 독한 맛이나 내던게 그였다. 그때도 독한 맛만 느꼈을 뿐 취한다는 개념은 안왔다.


하지만 이것은 달랐다. 나태가 준 한잔의 술. 독왕은 이걸 계속 마시면 결국 취하겠구나, 독공으로 현경에 오른 자신을 취하게 할 수 있는 술이 있다니 신비하고도 놀라웠다.


"재밌는 술이군요. 독하네요."


독왕이 독하다는 평가를 한 술이 어떤 술인지 나머지 일행은 궁금해 했다. 하지만 독왕이 독하다 말한 술을 감히 마셔볼 엄두는 내지 못했다. <나태>는 그런 독왕을 보고 씨익 웃었다.


"입에 맞나봐?"


"네, 무척."


"내가 만든 술이야. 너에게는 독이지."


"하하, 내 마음속을 녹이는구려, 소저."


독왕은 그녀의 말에 피식 웃었다. 독이면 어떠한가. 독왕은 이 술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 졌다. 중원 천지에서 자신에게 취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술은 이것 외에는 없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역시 들어오기 전 부터 느꼈던 눈을 멀게하는 어둠. 그 신비의 공간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싶었다.


그는 눈앞의 여자가 예빈의 얼굴을 닮았다는 것 외에도 그에게 취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술에 대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까지 귀하게 여길 요소가 늘어나고 있다고 느꼈다. 마차, 무엇이 대수란 말인가. 그는 마음을 바꾸었다.


독왕은 그렇게 남은 술을 모두 털어 넣었다. 알싸하다. 확실하다. 이건 계속 마시면 취한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감정에 독왕은 <나태>가 들고있는, 그리고 보관함 안에 있는 병들을 모두 마셔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른 보는 눈도 있고, 이러한 즐거움이 있다면 오래동안 두고두고 즐기는게 더 낫지 않나 싶었다. 이 자리를 우선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곳 근처는 사교에 의해 폐허가 되거나 몰락한 지역이 많소. 그래서 마차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는 마차는 그리 고급스러운 마차는 아닐거요. 고급품을 원한다면 더 오래 걸릴테지. 그 정도는 양해가 가능 하겠소?"


독왕은 품질이냐 시간이냐를 놓고 결정하라고 <나태>에게 제안했다.


"뭐, 마차면 됐어."


이 정도 타협은 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 <나태>였다. 아니,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세상의 당과들이 보고팠을지도.


독왕의 태도가 바뀌는 것을 보자 공동파의 고수 뿐만 아니라 후지기수들 또한 침을 꼴깍 삼킨다. 어떤 술이기에 독왕이 바뀐걸까. 독왕은 그들의 심경을 눈치 채자 마자 신경을 돌려야겠다 생각한다. 독왕은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한다.


"일단 나갑시다. 사교의 잔재를 찾았으니 이곳 부터 보고하면 될 겁니다. 술은 내 당가에 가서 좋은놈으로다 타서 드리리다."


나머지 일행은 침을 꼴깍 삼킨다. 공동파의 고수도 눈이 빛난다. 당가의 술, 그것도 독왕이 타주는 술? 그들은 기대됐다. 독왕의 술은 특별했다. 무림인은 독공을 익히지 않아도 내부장기가 강화되고, 내공등에 의해 술의 취기에 쉽게 적응을 했다. 게다가 스스로의 감각을 다루는 능력 또한 능숙해져 자신도 모르게 취기를 몰아내거나 통제를 해버려 술의 효용이 줄었다.


하지만 당가의 독공 고수들이 타는 술은 특별했다. 그들은 오래전 부터 독공과 인체, 무공을 정밀하게 연구해온 집단이다. 무림인에게 장기적으로 유해하진 않지만 단기적으로 감각을 속인다거나, 인지를 흐트리는 각종 독물의 제조에 능한게 독을 다루는 집단이었다.


독공의 고수는 상대에 맞춰 어떤 종류의 독을, 얼마만큼 타서 마시면 적절한 수준의 마비감, 진통, 안정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이 성의껏 타서 주는 술은 무림인들에게 신비로운 술의 경험을 선사했다.


한 고수는 당가의 고수가 타준 술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화경에 올랐느니 마느니 하는 풍문도 돌았다. 그래서 잘 모르는 독공의 고수와 식사, 술자리를 갖는 것을 많은 이들이 꺼렸지만, 이미 신뢰관계를 쌓은 독공의 고수와 술자리를 갖는 것은 굉장히 반겼다. 안전한 즐거움을 가질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공동파의 고수 또한 눈을 밝혔는데, 도가 계열 문파들 또한 사교死敎의 등장 이후, 문도들이 잠깐잠깐 술을 하고 오는 것을 대놓고 벌하진 않았다. 생각해 보라, 어제까지 한솥밥 먹던 사형 사제가, 오늘 갑자기 이성을 잃은 걸어 다니는 시체가 되어 문파를 공격해 오는 것을. 사형제의 몸뚱아리, 목과 사지를 손수 베고 다시 일어나지 말라며 시체를 태우는 그들의 심경을.


문파 내에서 대놓고 술을 퍼마시는 것은 여전히 금지 당했으나, 문파 밖으로 나가 술에 떡이되어 밤새 울고 다시 문파에 오는 것까지 말릴 수 있는 도사는 없었다. 벌할 권한이 있는 도사들 또한 어디 사람 없는 곳에 가 밤새 술잔을 눈물로 채우고 돌아 왔기에.

그로 인해 문파 밖에서, 혹은 남이 사주는 술 정도는 어흠 어흠 거리며 마셔도 큰 흠이 되지 않는 것이 요즘 도문들의 추세였다. 시대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좋습니다. 가시죠."


독왕은 바깥으로 나서다 뒤돌아 <나태>를 바라보고 말했다.


"소저, 마차를 가지고 돌아 오겠소. 함께 당가로 갑시다. 괜찮겠지요?"


<나태>는 웃으며 말했다.


"당과 먹고싶어. 얼른 갔다와."


단것을 먹고 싶단 그녀의 말에 독왕은 쓰게 웃으며 밖으로 나왔다. 소혜가 저 얼굴을 보고 좋아할 것은 틀림 없다. 성격이 어떻건 간에, 어미와 닮은 얼굴의 웃음을 보는 것만으로 소혜에겐 삶의 활력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당과를 팔아 딸의 웃음을 사려 하다니, 역시 난 독인은 독인이구나 독왕은 생각했다.


그렇게 독왕 일행이 물러간 것을 재차, 삼차 확인하고 난 뒤의 홀로 남겨진 <나태>는 손톱을 물어 뜯기 시작했다.


"어...어디다 뒀지?"


<나태>는 아까의 자신감과 달리 약간은 초조해 보이는 눈빛이다.


"이 얼굴의 주인, 망령으로 만들었었나?"


그녀는 얼굴이 마음에 들어 빼앗고 사역해 버린 대상을 어떻게 처리 했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아... 없애버린건 아니겠지?"


그리고 그 빌미를 가지고 독왕을 꾀어 중원을 둘러본 뒤 마계로 데려가 후계로 육성해 보려는


"끼잉,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희대의 썅년이었다.


===


독왕과 일행은 가까운 시로 향하고 있다. 그들 사이엔 침묵이 감돈다.


"독왕, 괜찮으시겠습니까?"


"..."


독왕은 말이 없다.


"사교의 잔재에서 찾은 의문의 여성입니다. 경계하셔야 합니다."


공동파 고수의 말은 타당했다. 독왕 스스로가 자신이 아까 본 여자를 집에 초대 하는 것이 진정 맞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허어..."


공동파의 고수도 침음을 삼킨다. 사교의 영역이었던 것은 확인 했다. 맹에 보고해 추가 조사단을 파견해 달라고 하면 그들의 임무는 끝이다. 근처에 다른 강시나 사술의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것이 맞아, 다른 맹의 조사단 또한 살펴 보는 정도면 충분 했다.


"맹에 그 여자의 존재를 보고,"


'보고'라는 말이 나오자 독왕의 눈빛이 달라졌다. 약간은 몽롱하던 눈빛에서 예리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일행이 모두 독왕에게 집중했다.


"사라진 당소혜의 어미 같소. 기억과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것 같지만."


독왕은 일단 저지르기로 했다. 당소혜에게 어미의 잔상 만이라도 안전하게 안겨다 주고 싶었다. 당민준에게 닮은 얼굴이나마 보여주고 싶었다. 뭐, 그녀가 만든 술을 한모금이라도 더 맛보고 싶은 그의 본심은 조금 숨겨두기로 하자.


"황부인이...?"


"그렇소. 황가표국의 귀한 딸. 당소혜가 그리워하는 어미. 그리고 나의, 아내."


독왕은 자신의 아내라 말하는 것이 뭔가 민망해 말이 잘 나오질 않았다. 마음의 빚이 아직 덜 청산되어서 그런 것일까. 미안하고 그리웠다.

저기 묘지 심처에 있는 여자를 보호하고 싶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녀를 닮은 이라도 곁에 두어 위안을 얻고 싶어 하는 것일까. 괜히 마음이 괴로웠다.


여자 후지기수 둘은 볼 수 없었던 독왕의 어눌한 말투에 몸을 베베 꼰다. 남의 애정사를 엿듣는 것은 언제나 묘한 쾌감을 줬다. 그녀들은 그 연애사를 응원해 보기로 했다.


"강맹한 무공이 느껴지지도 않는 여성분이 독왕과 공동파의 검수 앞에서 당당히 언행을 하시는 것이 보통 분이 아니셨을 거 같긴 해요. 일단은 독왕께서 지켜본다 하셨으니 독왕께 맡기는 것이 어떨까요? 이상을 발견하시면 독왕은 맹에 보고하지 않겠어요? 맹 또한 독왕에게 받은게 얼만데, 도와주실구요 ."


독왕은 여자 후지기수 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남자 후지기수 둘중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놈은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무림의 꽃들이 하고자 하는대로 고개를 끄덕인다. 나머지 놈은 공동파의 고수 눈치를 조금 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독왕은 그 후지기수들을 보며 생각했다.


'너희 넷은 고독 면제다.'


고독. 상대에게 독충을 심어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는 쓰레기 같은 독의 사술. 마교와 사파가 가끔 사용했지만, 정파에 속해 있던 당가는 고독따위를 다루진 않았고 경멸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대비책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교가 등장하고, 이놈의 시체를 악용하는 쓰레기 놈들은 고독이 기본이었다.


충성스러운 신도에게도 기본적으로 고독을 심어놓고 개수작을 부리는 것이 사교였다. 수가 너무나 악랄해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그들의 고독은 발전한 형태였고, 당가 또한 이에 대비하기 위해 표본들이 수집되어 당가에 보내지는 대로 고독에 대해 연구했고, 연구 과정에 의해 좋든 싫든 수준 높은 고독 기술을 얻었다. 기술 뿐만이 아니라, 감염된 사교도와 사교도 간부를 죽이고 얻은 온전한 고독까지 보유하게 되었다.


당가의 수뇌는 자신들에 수중에 던져져 버린 상급의 고독과 고독기술에 당황했다. 그들이 경멸했던 사파와 마교의 고독을, 대비책이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 까지 갖춰 버린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한편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밖에 이것이 알려져 부정적으로 낙인 찍힐까 쉬쉬했다.


고독은 모고(어미고독)과 자고(자식고독)으로 이루어져 모고를 가진자가 자고를 통제할 수 있었는데, 사교 놈들의 상급 고독은 모고를 살려 영양분만 공급해도 주기적으로 자고를 뽑아냈다. 모고만 가져 자고에 중독된 사교도를 쉽게 상대하려고 했을 뿐인데, 그들 또한 악랄한 사교의 고독을 그대로 흡수한 꼴이었다.


그런 고독! 후지기수 넷은 분홍빛 연애사를 동경하는 것만으로 현경의 독인이 파놓는 고독에서 면제를 받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남은 한명, 화경 초입의 공동파의 고수, 그와 고독은 어떤 관계를 갖게 될 것인가?


나머지 인물들이 공동파 고수의 입을 주시했다.


"으음..."


공동파의 고수는 약간 고민한 듯 하다.


"당가의 술은 특별하다지요?"


공동파의 고수는 그래도 도사의 체면을 지키고 싶었는지 허허 웃으며 말을 꺼냈다.


"독왕이 주시는 술은 얼마나 특별할까요?"


공동파의 고수는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독왕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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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악령과 인형 22.09.27 12 0 11쪽
9 9화 인형을 선물받은 독왕 22.09.22 15 0 11쪽
8 8화 독왕의 술자리 22.09.21 13 0 11쪽
7 7화 독왕의 고민 22.09.20 16 0 11쪽
6 6화 과일을 산 독왕 22.09.19 29 0 13쪽
» 5화 독왕의 고독 22.09.18 35 0 12쪽
4 4화 <나태>의 낚시 22.09.17 34 0 12쪽
3 3화 예빈 22.09.16 38 1 11쪽
2 2화 이리 오너라 22.09.15 61 0 11쪽
1 1화 독왕은 나태의 악마에게 찍혔다. 22.09.14 72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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