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빛의화살 님의 서재입니다.

대영천하, 조선만세.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빛의화살
작품등록일 :
2021.05.31 00:07
최근연재일 :
2023.08.02 11:30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313,066
추천수 :
13,981
글자수 :
1,434,268

작성
21.09.14 11:30
조회
1,086
추천
70
글자
16쪽

대기근(大饑饉) 26.

대영천하, 조선만세.




DUMMY

오늘도 김병묵은 부렬전에서 가져온 연필과 공책을 들고 그들이 애란(愛蘭,아일랜드) 땅에서 일구고 있는 논과 밭에 나와 있었다.


학문에 큰 재주는 없지만, 성실한 성격인 김병묵은 애란 땅에서 논을 일구는 일을 맡은 후 매일매일 공책을 들고 다니면서 가문의 하인인 최서방과 서학교도 임치백이 벼와 조선밀, 조선콩을 애란에서 농사짓는 것을 꼼꼼하게 각 작물에 대해 자세하게 그림까지 그려가며 기록하고 있었다.


아마도 벼농사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자신의 기록이 애란사람에게 그들에게 생경한 작물인 벼나 콩, 조선밀 따위의 농사를 가르칠 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나리, 아무래도 벼농사는 망칠 것 같습니다. 애란 땅도 부렬전과 마찬가지로 늦봄, 초여름이 되면 따뜻해질 줄 알았는데, 어째 절기가 바뀔 시기가 되어도 바람이 거세어서 여전히 추우니 벼가 함경도에서보다도 자라는 것이 더딘 것 같습니다. ”


말을 하다말고 최서방이 김병묵의 옆에서 눈앞에 보이는 논둑 옆의 볏줄기를 만지며 상태를 확인했다.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최서방이 걱정스레 말을 했다.


“ 이러다 가을이 되어도 낟알이 제대로 맺히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 그래도 다른 밭에 심은 조선 밀이랑, 조선 콩은 잘 자라고 있지 않나? 기후가 이래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은 아니겠는가? 내년에 기후가 좀 정상으로 돌아오면 좀 나아지지 않겠냐 하는 말일세. ”


확실히 콩과 밀은 그럭저럭 소출을 기대할 정도는 될 것 같았다. 콩이야 원래 척박한 북방에서도 잘 자라던 곡식이었고, 조선 밀도 제법 추운 조선의 북도지방에서도 잘 자라던 것이라 그런지 부렬전 밀보다 낮게 자라면서 추위에 강했다. 괜히 벼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하는 북방 백성들이 쌀 대신에 키워 먹는 작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김병묵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희망을 이야기하자, 이번에는 임치백이 고개를 저으며 힘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 그렇잖아도 여름이 되어도 부렬전보다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기에 이 곳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올해가 조금 더 추운 편이기는 해도 매년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해가 나는 날에도 날씨가 쌀쌀한 것이 애란 땅의 본래 기후라고 합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사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


같은 카톨릭 교도라는 공통점으로 임치백은 미사를 보는 등 현지 농민들과 친숙해졌다. 그렇게 친밀해진 탓에 현지 농민들과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수월하게 교류하고 있었다. 그가 들은 말이라면 틀림없이 매년 날씨가 이 꼴이라는 것이다.


“ 죄송합니다. 제가 괜히 어린 시절에 고향 함흥 땅만 생각하고는 대책도 없이 일을 벌이자고 해서 사람을 먹여 목숨을 살릴 수도 있는 아까운 종곡만 땅에 흩뿌려 버렸습니다. 이 죄를 어찌 갚아야 할지 ······. ”


임치백의 말에 최서방이 죽을죄를 지었다는 표정으로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사죄했다. 하지만 그런 최서방의 말에 김병묵은 고개를 저으며 그를 위로했다.


“ 아닐세. 최서방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어차피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려면 어떻게든 농사를 지어야하는 것을 죽을 백날 끓여다 먹이면 무엇 하겠나? 결국에는 농사를 지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그래도 아까 살펴보았는데 자네들 말과는 달리 벼에 낟알들이 맺히기 시작했는데? ”


농사일을 잘 모르는 김병묵이 보기에는 그래도 알곡이 맺히는 것이 어느 정도는 곡식을 거둘 수 있겠다 싶어서 희망 섞인 말을 했다. 하지만 그런 김병묵의 말에 최서방은 고개를 내저으며 부정적인 전망을 고했다.


“ 아직 더 두고 봐야 합니다. 저러다 쭉쩡이만 잔뜩 달리고, 제대로 된 알곡이 안 맺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가 가늠해보니까 그래도 한 3할은 제대로 알곡이 맺힐 것 같기는 합니다. ”


“ 그래 확실히 함경도에서 가져온 종자가 그래도 추위에 강하긴 한가보네. 이렇게 추운데도 제대로 씨가 맺히는 것이 있는 걸 보니 말일세. ”


한양근방에서 농사를 지었던 임치백은 최서방의 말을 받아서 말했다. 그가 보기에는 벼가 전부 얼어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에서 살아서 알곡까지 맺히려는 것이 신통해 보였던 것이다.


“ 그러면 무얼 하겠습니까? 알곡이 조선에서의 7할도 안 맺힌 것 같은데 말입니다. ”


“ 제대로 곡식이 생산되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이곳사람들이 땅이란 땅에다가는 다른 것은 심지 않고 모조리 감자만 심어 먹다가 이 사달이 났다고 하니 농사지어 먹을 수 있는 곡식이 여러 종류만 되어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일세.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 아니란 말일세. 알겠나? 그러니 낙담하지 마시게. ”


최서방의 푸념에 김병묵은 조용히 최서방과 임치백을 위로했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어서 하는 치기어린 소리일지 모르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 다음 대에 땅에 뿌릴 씨앗을 받아낼 수 있다면 희망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만 되면 감자만 농사짓던 땅에 다른 먹을 것들을 농사지을 수 있다면 앞으로도 애란 사람들이 사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예,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


“ 아, 그리고 특별히 알곡이 많이 맺힌 것들을 따로 잘 표시해서 관리하게나. 쭉정이만 맺힌 것을 하하(下下)로, 가장 많이 맺힌 축에 드는 것을 상상(上上)으로 분류해서, 각각 따로 표시하게나, 특히 상상이나 상중 정도 되는 것은 추수할 때 따로 종곡을 받아야 되니 조심하게나. ”


그렇게 알곡이 많이 맺힌 것을 기준으로 9등급으로 나누어서 분류하는 것도 제법 일일 것같기는 했다. 그렇지만 지금 불현 듯 생각난 자신의 생각을 행해보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당장 그 일을 할 사람들에게는 좀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 무엇을 생각하시는 건데 그런 명을 내리십니까? 천운으로 알곡이 맺히면 그거라도 굶주린 사람에게 먹이고 후년부터는 벼농사를 아예 폐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


임치백의 질문에 김병묵은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이런 귀찮은 일은 그 일을 하는 이유를 명확히 모른다면 제대로 하지 않게 된다.


자신도 방금 전 이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해낸 것이어서 말을 하면서 급하게 자신의 생각을 공책에 연필로 적으면서 그들에게 설명했다.


“ 사람도 훌륭한 어버이에게서 나고 자란 사람이 잘 자라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벼라고 그러하지 않겠나? 그나마 알곡이 많이 맺힌 것들의 씨를 받아서 내년에 파종하면 얼어 죽고, 쭉정이가 맺히는 벼가 줄어들지 않겠나? 그걸 몇 해 반복하면 여기 애란 땅에 딱 맞는 벼를 골라낼 수 있지 않겠나? ”


“아, 그렇겠네요. 저랑 제 아들놈 발가락이 똑 닮은 것 마냥 전답에서 자라는 곡물들도 전대의 성질을 물려받을 테니 그렇겠습니다. ”


최서방이 머리를 긁으며 그렇게 말하자, 임치백이 히죽 웃으며 농담처럼 한마디를 툭 던졌다.


“ 정말 닮은 것이 발가락 뿐이던가? ”


“ 예? 무슨 말씀이신지? ”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최서방이 반문했다. 이런 농담은 바로 알아듣지 못하면 싸움나기 일쑤였다. 나이차이가 제법 나는 임치백이 그만 조심성 없이 농담을 질러 버린 것이다.


“ 하하하하, 아닐세. 그만 각자 자기 자리에 가서 계속 일을 하도록 하게나. 내 여기 논에 벼들을 살펴본 것을 일지를 정리할 테니 말일세. ”


임치백이 한 농담의 뜻을 알아챈 김병묵은 괜히 자세히 설명하다가는 싸움날 수 있겠다 싶어서 말을 돌렸다.


“ 예, 알겠습니다요. ”


올해 살아남아 알곡을 맺힌 것 중에 특별히 많은 알곡이 맺힌 상상(上上)이나 상중(上中) 등급의 씨를 받아서 내년에 땅에 뿌리면 분명 벼농사에 성공할 것이다. 김병묵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




“ 오셨습니까? 미스터 조. ”


SK 본사에 마련된 응접실에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조병기를 향해 킨케이드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킨케이드가 급하게 SK 본사로 와달라는 연락을 보내와서 하던 일을 급하게 정리하고 오는 길이었다.


“ 시간 맞춰 온다고 했는데,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바쁘신 분께서 저 때문에 오래 기다리신 것은 아닌지? ”


“ 아닙니다. 저번에 출원하신 촡갤(젓갈)의 특허 건에 대해서 투자자가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시라고 연락드린 겁니다. ”


조병기는 킨케이드의 옆에 있는 사내를 보고는 말했다. 장젓고와 덕장을 시작할 때 한번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 혹시 옆에 계신 기네스(Arthur Guinness)씨께서 그 분이신가요? ”


“ 아, 아서 씨를 아십니까? ”


“ 일전에 저희 대표(김병기)께서 장젓고와 덕장 토지를 빌릴 때 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직접 관여하지 않아서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저도 그 때 얼굴만 뵙고 양조장 주인이라고만 들었습니다. ”


“ 그럼 제대로 소개시켜드려야지요. 이분께서는 기네스 양조장을 운영하는 기네스가문의 대표이시면서 아일랜드은행(Bank of Ireland)의 이사로 재직 중이신 아서 기네스 씨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조선에서 오신 귀족 후계자이신 조병기 경이십니다. 그의 가문은 대대로 왕비를 배출했고 조선 국왕폐하와도 인척관계일 정도로 조선왕국에서는 유서 깊은 귀족가문이라고 합니다. ”


그 말을 들은 아서 기네스의 얼굴에는 아주 약간 미소가 띄어졌다. 그로서도 눈앞의 젊다기보다는 어리다는 표현이 더 맞을 동방왕국의 귀족의 신분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에 어쩌면 좋은 인맥을 만들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일랜드에서야 나름 명사로 행세하지만, 브리튼 제도 전체를 보면 벽지에 불과한 더블린의 유력자일 뿐이었다. 그런 그가 비록 외국인이지만 국왕과 인척관계를 가진 귀족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어쩌면 저 젊은 귀족이 훗날 조선왕국의 국왕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이들은 멀리 외국의 왕위계승순위나 계승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긴 오해지만, 그들의 오해 덕분에 오늘의 상담도 상당히 후한 조건에 체결될 것이다.


“ 아서 기네스요. 제가 귀하를 기억하지 못해서 유감입니다. 만나서 반갑소. ”


아서 기네스는 무뚝뚝하게 말하고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의 손을 잡은 조병기는 그대로 자신의 소개를 했다.


“ 풍양 조문의 조병기입니다. 아시겠지만 지금은 더블린의 장젓고와 덕장을 관리하면서 난민들에게 식량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


“ 아서 씨께서는 조선구호단이 이번에 취득한 촡갤 특허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셔서 말입니다. 그에 관련된 특허권을 담보로 구호자금을 내어주실 수 있다고 하십니다. ”


킨케이드는 서로간의 소개가 끝난 후에 그대로 그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에 대해 말했다.


“ 아, 감사합니다. 그게 담보가 될 만큼 가치가 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한 금원을 융통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담보로 잡으시지요. ”


“ 일단 기네스가문의 자금과 아일랜드은행의 자금으로 기근으로 구호소가 운영되는 동안에는 무이자로 빌려주신다고 합니다. 일단 500파운드를 먼저 지불하신다고 합니다. ”


500파운드면 한동안 인부들 임금을 주고, 생선을 매입하는 데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큰 액수의 돈이었다. 단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빌려준다는 말이었다. 조병기가 생각하기에 그냥 쓰기위해 융통하는 금전을 추후에 갚아야한다고 하니 꺼려졌다. 그 특허권이란 것이 알 것 같기는 하지만 정확히 뭔지 모르기에 뭔가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 담배 피우시겠소? ”


고민하고 있는 조병기를 보고 있던 기네스는 조병기에게 흡연의사를 묻었다. 딱히 지금은 담배 생각이 없던 조병기는 고개를 내저었다.


“ 생각 없으시다면, 실례지만 저만 한 대 피우겠소. ”


자신의 파이프에 담배를 채운 후 불을 붙이고는 그대로 깊게 들이 마신 기네스는 곧 연기를 내뿜으며 말을 했다. 조병기는 담배연기에 목이 따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자신이 아쉬워서 만들어진 자리였기에 참으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기근이 끝나고 나면 촡갤은 아일랜드에서 중요한 상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소. 그래도 사실 상품성은 좀 더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외교적으로 특별히 보호받고 있는 조선인이고, 다들 조선의 유력한 가문의 후계자들이라고 하시니 제가 특허를 담보로 내어드린 채권이 부도할 염려도 거의 없을 테고 말이오. ”


여기까지 말을 하고는 다시 파이프를 물어서 담배연기를 폐 깊숙이 넣었다 다시 내뿜은 기네스는 계속 이어서 말을 했다.


“ 자금을 기근 구호자금으로 쓰신다고 하니, 내가 우리 가문사람들과 아일랜드 은행의 이사들을 설득하여 구호소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무이자로 자금을 내어드리겠소. ”


담배파이프를 든 오른손으로 조병기를 향해 팔을 내뻗었다 다시 입에 물고는 계속 말을 하는 기네스였다.


“ 추후에 필요한 자금을 지출결의서와 함께 신청하면 추가로 대출해드리도록 하겠소? 어떻습니까? 이정도면 굉장히 준수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여기까지 말을 하고는 파이프를 문 입으로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며 기네스는 자신의 말은 다 끝났다는 태도를 취했다.


“ 그 특허권이란 것으로 돈을 융통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한 것인데 그것을 담보로 돈을 빌리라고 하시니 ······. ”


조병기는 특허권(Patent)이라는 자신이 잘 모르는 생소한 개념의 권리로 돈을 융통한다는 말에 실감이 나지 않아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사람을 구휼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지만 잘 모르는 것을 담보삼아 돈을 빌려 쓰라는 말에 선뜻 결정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 미스터 조, 제 판단을 믿어주세요. 분명 촡갤 특허권은 향후 상당한 재산가치가 있을 겁니다. 이것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여러분들이 손해 보실 일은 없으실 겁니다. 최악의 경우 제가 보증인이 되어 여러분들이 파산에 이르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


“ 뭐, 알겠습니다. 어차피 사람을 살리려고 시작한 일인데 일이 끝나기도 전에 돈이 떨어졌다고 여기서 물러날 수도 없지요. ”


킨케이드가 보증까지 서서 손해는 보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자, 조병기는 선뜻 담보대출에 동의했다. 어차피 한양에 계시는 성상전하께서도 관심을 갖고 계시는 일이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 빌려 쓴 돈은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겠는가?


“ 멀리 조선에 계신 우리 임금님께서도 관심을 갖고 계시는 일이라 우리 마음대로 물러설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 좋소, 결코 후회하지는 않으실 거요. 기네스와 인연을 맺은 것에 대해서 말이오. ”


조병기가 대출건에 대해서 승낙의 의사를 표시하자, 기네스는 손에 쥐고 있던 파이프를 탁자에 내려놓고는 그대로 오른 손을 내밀어서 악수를 청했다.


“ 감사합니다. 기네스 씨. ”


기네스가 내민 손을 맞잡은 조병기를 흘끔 보고는 킨케이드는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철을 펼치면서 조병기와 기네스 앞에 내밀며 말을 했다.


“ 그럼 여기에 서명을 하시지요? 제가 이 계약의 보증인이 되겠습니다. ”


이 거래를 발판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인들에게 신망을 얻어서 브리튼과 아시아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면 이번 거래에서 자신이 보증인이 되어 손실을 담보해준 것이 엄청난 이권으로 돌아 올 것이다.


솔직히 조선이라는 동방왕국에서 온 젊은 귀족들은 세상물정에 어둡고 어수룩한 데가 있어서 마음먹고 벗겨내자면 크게 벗겨 먹을 수 있는 호구들이었다. 그들 입장에서도 스튜어트 씨나 자신 같은 제대로 된 사업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킨케이드는 미소를 지었다. 이건만 성공한다면 자신의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수난하게 커나갈 것이었다.




영국조선) Union Jack 휘날리며, 孔子曰.


작가의말

* 작중 500파운드는 현대 US 달러로 약 8000달러 정도입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도 꾸욱 눌러주세요.


*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영천하, 조선만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4.04.01. 수정) 대조선국 주상기하께서 비용을 원납(願納)한 공신에게 내리는 교지 +4 21.06.01 3,336 0 -
공지 도움말 및 가상인물도감 (21.12.14. 수정) 21.05.31 6,444 0 -
200 머저리들의 전쟁 02 +16 23.08.02 551 31 17쪽
199 머저리들의 전쟁 01 +13 23.08.01 530 33 15쪽
198 크림반도의 조선인 29. +20 22.01.25 1,851 61 14쪽
197 크림반도의 조선인 28. +5 22.01.12 956 52 13쪽
196 크림반도의 조선인 27. +6 22.01.11 904 59 15쪽
195 크림반도의 조선인 26. +8 22.01.09 901 61 13쪽
194 크림반도의 조선인 25. +15 22.01.08 878 51 15쪽
193 크림반도의 조선인 24. +6 22.01.06 892 51 13쪽
192 크림반도의 조선인 23. +6 22.01.05 851 50 16쪽
191 크림반도의 조선인 22. +10 22.01.04 846 47 13쪽
190 크림반도의 조선인 21. +7 21.12.30 914 43 14쪽
189 크림반도의 조선인 20. +4 21.12.29 836 51 15쪽
188 크림반도의 조선인 19. +2 21.12.28 853 50 13쪽
187 크림반도의 조선인 18. +4 21.12.26 890 53 13쪽
186 크림반도의 조선인 17. +2 21.12.25 871 48 16쪽
185 크림반도의 조선인 16. +7 21.12.23 902 55 13쪽
184 크림반도의 조선인 15. +3 21.12.22 926 58 14쪽
183 크림반도의 조선인 14. +10 21.12.21 981 62 17쪽
182 크림반도의 조선인 13. +6 21.12.19 1,017 52 14쪽
181 크림반도의 조선인 12. +9 21.12.18 1,046 50 15쪽
180 크림반도의 조선인 11. +6 21.12.16 979 53 13쪽
179 크림반도의 조선인 10. +4 21.12.15 954 50 17쪽
178 크림반도의 조선인 9. +17 21.12.14 1,075 51 15쪽
177 크림반도의 조선인 8. +11 21.12.12 1,021 61 14쪽
176 크림반도의 조선인 7. +10 21.12.11 984 56 15쪽
175 크림반도의 조선인 6. +11 21.12.09 997 49 15쪽
174 크림반도의 조선인 5. +6 21.12.08 994 53 16쪽
173 크림반도의 조선인 4. +6 21.12.07 1,014 5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