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곡의 농사는... 좀 복잡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선과 구한말에도 한국에서는 충분한 주곡의 수확이 이루어졌지만
이게 상거래에 의해 도시와 일본으로 송출되면
결국 주민들은 잡곡과 구황작물을 주로 먹게 되었죠.
땅의 주인인 영주와 지주가 상품가치 있는 곡물을 다 수탈하고
주민들은 감자같은 작물들로 먹고 사는게
아일랜드 기근때 문제가 심해진 원인이었으니까
여기서도 쌀 수확되면 그것도 지주 거라고 가져갈 거 같은데....
게다가 쌀농사라는게 감자처럼 그냥 심어놓았다가 캐면 되는것도 아니고
반년간 지을 땅 면적을 차지하고, 그 동안 쌀농사 할 인력이 필요하죠.
전체 농업생산량과 인구부양력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서는 유효하겠습니다만
사회구조 부분도 손을 봐야겠네요.
일단 런데일이라는 아일랜드 특유의 토지제도에 기반하여 아일랜드의 소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작농이라기 보다는 임노동에 가깝습니다. 영주가 가지고 있는 여러개의 조각 토지 중 주택과 텃밭은 임대하고 임대료 대신 농경지에서 노동하는 거죠. 토지주에게서 임대한 텃밭에서 나오는 산물은 모두 경작자의 소유입니다. 문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토지가 임차할 수 있는 토지였습니다. 아무래도 토지주도 장사니까 생산성 좋은 토지는 자기 경작지로 남겨두죠. 여기에 자기가 임차한 텃밭에는 가장 생산성이 좋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자만 경작한 게 아일랜드의 비극의 시작이었죠. 이전에도 사람이 적어도 자기 세대에 한번은 기근을 겪을 정도로 감자는 문제가 많은 작물이었습니다. 작황이 좋을 때는 자식 여럿 둬도 먹일 만큼의 생산성을 보여주는데 병해가 돌면 답이 없었죠. 그래서 토지주나 부재지주를 대신하여 토지를 경영하는 에이전트들은 감자만 심지말고 순무나 클로버도 심으라고 지도했지만, 당장 먹고사는게 중요한데 그말이 먹히겠습니까? 특히나 순무따위보다는 감자가 훨씬 배부르고 맛있거든요. 조선인들이 벼농사를 시도하는 것은 그거죠. 아일랜드가 다 척박한 데 딱하나 풍족한 게 물이었습니다. 곳곳에 호수와 저수지가 있어서 웬만한 경작지는 물부족을 겪지는 않겠다 싶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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