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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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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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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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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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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화 홍루에서 결의를 다지다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 아닐세. 자네가 크게 일이 벌어

질 것을 대비하여 조용히 넘어가준

덕에 전하께 큰 꾸지람 없이

잘 지나갔네. "



신성군이 작정하고 솔직해졌다.

평소라면 일부러 핀잔을 던지며

맘에 없는 소리만 골라서 할

것인데 먼저 패를 보여 스승님을

떠볼 심사다.



‘ 내 패를 깠으니 너는 어떡할

거냐고 묻는데 과연 이 양반은

뭐라고 답을 할려나? '


“ 제가 한 것이야. 제자들에게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사성영감께

전한 것이 다인 것을요. 그나저나

이리 쾌차하신 모습을 뵈니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


겸손으로 가린 뒷걸음이다. 아직은

네가 하는 말을 잘 모르겠다는

말이 담겨진 이중 장치. 진즉에

신성군마마의 상태를 전해 들었을

것인데 말이다. 자신은 관심이

없었다는 뜻도 있겠지만 우선은

한 걸음 뒤로 빠지니 마음이

급해지는 석환이다.



“ 모처럼 좋은 낯빛으로 뵈어 이리

기쁘기 그지없는 제가 신성군마마께

첫 잔을 올려도 되겠습니까? "



“ 그럼~ 내 그 말만을 나오길

목 빠지게 기다렸네. 자네 눈치

하나 빨라서 좋구만. "



슬슬 스승은 우리들이 신성군과 그날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임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나올까.



“ 자네들이야말로 제대로 놀 줄

아는군. 내자가 있다면 서슬퍼런

눈을 속일 수도 없거니와 속였다

하여도 마음에 짐이 늘어나니

가히 갑갑하단 말이지. "


“ 하하~ 마치 내자가 있는

분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누가 들으면

대장부 같은 군부인을 두고 계신 줄

착각하겠습니다. “



여전히 스승은 말을 아꼈고 이에

석환만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을

숨긴 채 연신 허풍을 떨어댔다.

그러나 이야기는 돌고 돌아 결국엔

떨어지기 마련. 그렇다면 이젠

직설적으로 공격할 차례다.



“ 아직 어리석고 우매하여 저희는

가끔 중심을 잃고 감정에 사로

잡혀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가벼운 것이든, 무거운 것이든

책임이 따름을 알고서도 혼란을

견디는 것이 버겁습니다. 이런

저희보다 앞서 걸음을 하신

스승님에게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법에 대한 가르침을 듣고자

합니다. "



당파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대쪽

같은 선비처럼 산 사람은 손가락을

꼽고도 남을 것이다. 순애보를 가진

이가 드물 듯 보여지는 박사의 인품은

한 마리의 고고한 학처럼 보이나

속내는 결국 사람이니 열길 물속보다

더 어두워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입으로는 중도를 걸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말하면서 속으로 당신은

어디에 서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중립을 지키는 것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나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은

꽤 위험한 것 같다. 물론 역사를

다 알지는 못하나 문헌으로도,

대하소설이나 드라마로도 직접

당끼리 물고 뜯고 하는 과정에서

애꿎은 이들의 희생을 보아서도

대한민국에서야 원체 국민들이

똑똑한 데다 마치 CCTV 등갓을

머리에 쓰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정보의 교류로 쉽사리 일을

벌일 수는 없지만 눈과 귀가 닫힌

조선이라면 권력의 저울이 기우는

순간 이유도 없이 내쳐지는 것은

약과요,

목숨까지 내놔야 하는 억울한

상황이 이뤄질 것이니

평소엔 고집 세고, FM에 곧이

곧대로 자신의 철학을 운운하며

까칠한 듯 하여도 술 한 잔에

마음이 동하고 신성군이 쓰러져

있을 때 앞뒤 재지 않고 돌보는

심성을 보아서 스승도 사람이라

믿는 나와 석환은 그런 스승의

대답을 목이 타도록 기다렸다.



“ 세월이었다고 하면 답이

되겠느냐. "


‘ 아~~ 진짜~~ ’



숨넘어가는 순간에도 회피기술은

대단하다. 질문을 질문으로 받아

치다니 이에 석환은 포기한 듯

술이나 마시자는 투로 말을

하는데 제천이 포기 하지 않고

마지막인양 말했다.



“ 저희는 스스로 길을 선택하여

가고자 합니다. 의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말입니다. 세 사람의

선택이 지금 이 곳에서 결정되고자

하니 스승님께 간곡히 청합니다.

오늘 저희들의 결의에 침묵하여

주십시오. "



이럴 때 보면 제천이는 석환에게

능청스러움과 융통성을 좀 배워야 할

것 같다. 그냥 그 날 일로 신성군이

한턱 거하게 쏜다고 해서 생각

없이 합석을 한 것이라며 얼버

무리면 될 것을. 나는 괜한 소리를

뱉는 제천에게 눈짓을 했지만

녀석은 무슨 생각인지 모른 척이다.

신성군 역시 서신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고 고마운 마음과 걱정스러움에

그저 가볍게 한 잔으로 마음만

받을 생각이었는데 이리 진심이니

가슴이 아렸다. 실로 내 편은

어디에도 없다 여기며 사지로

몰리는 심정이 원통하기까지

했는데 허나 자신들의 스승을

몰아세우는 제천의 말에 왠지

분위기가 심각해지는 듯 해

걱정이 앞섰다. 그렇게 잠시

정적이 흐르는가 싶더니 먼저

침묵을 깨는 건 스승님이다.



“ 내가 어딘가에 기울어 있지는

않을까 조바심이 나는 모양이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칼을 숨기지도

않고 들이미는 것을 보면. "


“ 스승님께 어찌 그런 무례함을

보이겠습니까. 그저 선의로 베푸는

저희들의 단순한 마음으로

강자에는 강하게 약자에겐

약하게 하고 싶은 것을 곡해

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



역시 사기꾼.



“ 허허허, 이거야 원 내 패를

다 까발리라는 겁박처럼 들려

처음엔 괘씸해서 놀릴 심사로

그랬는데 이렇게 심이 약해서야

어디에 쓰겠느냐~ "


“ 허면... ”


“ 나는 오늘 신성군 마마께

보답으로 술 한 잔 받아먹고

너희들에게 훈계나 두고 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눈도 침침

하고 귀도 멀어지니 중도는 무슨

세월 앞에 무뎌져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예끼 이놈들아~ "



갑자기 마음이 내려앉으며 안도에

눈이 시큰거려 참느라 혼났다.

강심장이 아닌 이상 잘못해서

재수 없게 얽혀 잡혀 갈 수도

있는데 이제껏 미워한 내 입을

사정없이 패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한시름 놓으며 잠시 세월을

향해 이런 저런 사담을 나눈 뒤

스승님께서 먼저 자리를 뜨셨다.



“ 이왕 오신 거 여기서 결의를

다지는 우리들의 증인이 되어 주셔도

좋은 것을. "


“ 석환, 욕심은 적당히 부려야지.

우리를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지

덕지야. "


“ 장의 말이 옳지요, 그래도 조심

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



주도면밀하게 소설을 쓰시는 제천의

말에 신성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 생각보다 이거 은밀해서 재밌군.

난 오늘 진심 가벼이 나온 것인데

도원결의라 아니지 홍루에서의 비밀

모임이니 홍루결의라 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군. "


“ 맞습니다. 겉으로는 한량들의

주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신성군

마마의... "


“ 신성군 팬클럽~! ”


“ 응?? ”



혀가 꼬이는 통에 나도 모르게

현대어를 말하고 말았다. 아차

싶어 서둘러 그네들이 생각할

말미를 주지 않고 곧장 내뱉었다.



“ 아.. 그..그러니까 신성군마마를

위한 결사대란 말이지. 마마 어찌

마음에 드십니까? "



나의 애교 섞인 주정에 신성군이

흡족해 하며 답했다.



“ 이거야 원 결사대라니 너무

거창할세. 그냥 내 근심과 걱정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는 벗으로도

나는 족하네. "



그렇게 나는 실로 과거로 타임

슬립한 뒤 뿌듯함을 제대로 느꼈다.

물론 위험한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으로선 가고 싶은 데로 발길을

옮겨보고 싶다. 이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닌데다 너무 억울해서

불쌍하다 못해 멍청하기까지

하니.



“ 제천과 석환은 엉뚱하긴 해도

의(義) 앞에서는 하나와 같은

이들입니다. 좀 어설프더라도

신성군 마마의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



그렇게 나의 말에 제천은 눈을

밝히며 끄덕였고 석환도 호탕하게

웃으며 잔을 드니 신성군은 실로

이들을 만난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



“ 아~~ 아쉬운 외출이다. ”


“ 쯧쯧, 장의께선 술을 그리

드시고도 아쉬움이 남습니까. "


“ 신성군마마를 또 언제 보겠나

이 때 제대로 얻어먹어야지. 큭 "


“ 그렇취~ 우리가 날개가 되어

훨훨 날려드린다고 했으니... "



주책맞은 석환이다. 이번엔 내가

아니라 석환이의 뒷덜미가 위험

할 것 같아 얼른 입을 막으며



“ 저번에 눈 감아 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한다고 해 놓고 여태 모르

쇠로 하여 제대로 벗겨 먹었으니

그것으로 된 것이야. 아니 그런가

제천상유~우~ "



이에 눈치 빠른 제천은 주변을

잠시 살피더니



“ 맞.습.니다. 장의~ 아무렴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저희들에게

중도가 무엇인지를 알려주신

스. 승. 님. 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면 행동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청산유수 같던 제천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AI

제천이 국어책을 읽으며 누구라도

들으라는 듯 말하는 것에 웃음을

겨우 참고 곧장 석환이에게

화살을 돌려 나무랐다.



“ 내 입도 문제지만, 네 입은

더 위험하다. 제천이가 입이

닳도록 너랑 나 단속을 했는데도

이리 털면 어떡해. 우선 하고

싶은 말은 동재에 도착해서 실컷

하도록 해 줄 테니 조금만 참아. "



“ 네이네이~ 그리 합지요. ”



못 마땅한 듯 툴툴 거리는 석환을

끌어당기며 성균관 뒷문 앞까지

몇 번이고 뒤돌아 확인한 후

서둘러 들어갔다.



“ 아이고 머리야. ”



술병이 제대로 났다. 조반에

국물을 많이 달라고 해야겠다.

혹여 입에서 술 냄새가 날 까

걱정이 들어 새벽같이 일어나

세숫물에 연신 입을 헹궈내고

버드나무 가지를 두드려 연하게

한 뒤 질겅질겅 연신 씹었지만

개코 성필이가 눈치 챌까

걱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멀찍이

떨어져 걷는 내가 수상했는지

일부러 나의 보폭을 따라하더니

이내



“ 아니~ 집에서 곡주라도 잡수고

오셨는가. 이리 아침나절부터 폴폴

풍기고 말이지. "



하여간에 공부는 뒷전이요, 딴짓에

대가답게 개코로 맞히니 나는

도망칠 수도 없어 말했다.



“ 어제 스승님과 함께 반주를

한다는 것이 논하는 이야기에

휩쓸려 그만 거하게 취하였습니다. "


“ 큭큭, 스승님이 다른 건 몰라도

술에 약하시지. 어찌 그것은

알았나? "


“ 우연이지요, 제가 원체 스승님을

초입부터 괴롭혀드리지 않았습니까? "


“ 하기야 비천당에서도 당혹스럽게

했으니. "


“ 그래서 올린 것인데 제가 더

과음을 하였네요 하하... "


“ 허.. 이거 참 장의가 애주가일

줄은 꿈에도 몰랐네 그려. "



이혁도 옆에 거든다. 아무래도

조선의 유정은 아주그냥 고 지식에

극치를 달렸나보다. 매사에 빈틈

없이 꽉 막힌 것으로 유추하니

그렇게 다른 동기들과 거리를 두며

진사 식당으로 들어선 나는 도기를

찍은 후 메뉴를 훑었다.



[소고기 무국]



‘ 앗싸~ ’



솔직히 얼큰한 육개장이나 해장국이

그립지만 무국이 어디인가. 안 되면

몰래 나가서 국밥 한 그릇 할려고

했는데 다행이다.



“ 흐아~ 속이 제대로 풀리네. ”



국물이 목구멍으로 홀라당 넘어가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아재 소리가

절로 나온다.



“ 무엇이 풀리는 가? ”



하... 한입을 더 들기도 전에

쳇기를 부르는 딕션이 귀로 사정없이

박힌다.



‘ 젠장, 밥 좀 먹자. ’



그렇게 썩은 얼굴에 분칠을 하고

해사하게 웃으며 돌아서 답했다.



“ 오셨습니까 장의 ”


“ 과음이라도 한 모양일세. ”



이제야 벌에서 해방이 되었는지

밉상과 함께 서재장의가 알면서

모르는 척 싱글거리는 게 또 다시

밥알을 모래로 만들어 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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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1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7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5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8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0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2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2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39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0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8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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