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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7,976
추천수 :
169
글자수 :
501,621

작성
22.08.30 21:00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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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8화 결의를 다지기로 결심하다.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생각지도 못한 만남이다. 그저 기녀들을

희롱하고 초이에게 마음을 두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안일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허나 석환은 생각에만 그칠 위인이

아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유정을 구해야

한다.



“ 감히 상것들이 양반을 상대로 이 무슨

짓이냐~ 겁박이라니 어이가 없구나. "


“ 그쪽 도령들도 함께 들어야 할 거요.

아무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욕을 하고

떠든다 하여도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정도는 구분해야

명줄을 보중할 수 있으니. 그리고 자꾸

거슬리게 찾지 마시오들. "



그 자는 이미 우리가 찾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이에 제천은 위험을 감지

하고 석환을 끌어당긴 뒤 말을 이었다.



“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네.

술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지

않나. 실수를 할 수도 있음이야.

우리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으니

이만 놓아주게. "


“ 제천~! ”


“ 자네는 가만있게~! 내 누차

말하지 않았나. 우리는 중립을

지켜야 할 본분임을. "



일부러 들으라는 듯 석환이를

나무라며 그 어디에도 붙을 요량이

없음을 분명히 하자 그제서야

유정을 놔준다.



“ 한 사람이라도 알아들었다니

다행입니다. 시각이 많이 지체

되었으니 서둘러 돌아가셔야 할

겁니다. "


“ 야이 양아치 !@#$~~!! ”



풀려나자마자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녀석들에게 돌진하는 나를 끌어안는

제천이다.



“ 장의, 취하셨습니다. 지금은 때가

좋지 않으니 돌아가서 마저 이야기

하시지요. 제발~ "



위험을 감지했음에도 내가 포기

하지 않으려 하자 제천이 사정

했다. 대한민국에서도 갑작스레

사람이 사라지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고로 어이 없이 목숨을

잃기도 하니 조선이라면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에

주먹을 말아 쥐어 겨우 분을 눌러

삭힌 뒤 뒤를 돌아섰고 제천은

석환까지 끌어당겨 억지로 뒤돌게

하여 걸었다.



“ 야아~~~!!!! ”



성균관으로 돌아와서도 쉽게 삭지

않는 분노에 냅다 소리를 질렀다.

동재나 서재와 거리가 먼

비천당이라 당장은 누가 달려오진

않겠지만 혹여 서리들이 번을 서며

돌아다닐 때 들을 수도 있기에

제천이 다시 한 번 말렸다.



“ 압니다. 분하다는 걸 허나

우리에겐 그만한 힘이 없습니다.

그 사실을 잊지 마세요. "


“ 그 사실이 원통하단 말일세.

자네도 나도 장의도 알고 있기에

더욱 더. "



제천과 석환이의 말이 참 시리다.

대한민국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정치적인 농간인데 하물며 신분제도가

뚜렷한 조선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처음엔 신성군과 거리를 두려

했다. 굳이 나서서 똥물을 뒤집어 쓸

필요가 없었기에. 내 거도 아닌

몸을 빌려 쓰면서 돌아 올 수 있는

여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라도

그러면 안 된다 했다.

그런데 몰래 욕하는 것도 안

된다며 작당모의로 몰아서 한방에

보낸다는 협박을 들으니 이젠 될

대로 되란 식이 되었다.



“ 아니~ 나는 위로가 되어줄래.

이왕이면 별거 없는 내 힘도

보태주고 싶다. 그래봤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같겠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그 양반이 욕심이

없어. 혼인을 하지 않겠다는 건

자식을 보지 않겠다는 건데

그렇게까지 보여주는데도 저리 못

잡아먹어서 난리니. 사는 맛이

나겠어? "


“ 그래도 장의... ”


“ 그래~ 유정 자네 말이 맞아.

제천 자네 말도 맞고. 허나

위험한 것을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건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지.

적당히 줄타기를 할 것이니 너무

걱정 말게. 자네까지 끌어들이지도

않을 것이고. "


“ 나 이거 야 원.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재주가 있구만. 그래

의리 없고 소심한 사내로 만드니

좋은가? "



괜시리 서운한 제천의 말에 그만

난 웃고 말았다.

볼은 부어 복어 같고,

귀는 아래로 늘어진 것이

강아지가 낑낑대는 것 같아

제천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남은

주정을 쏟아냈다.



“ 그럴 리가 있겠나~ 우린 이 곳

비천당에서 한차례 작당모의를 한

한패 인 것을. 제천 도망갈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게나. "



“ 큭큭큭, 제천상유 자네 이젠 도망

가고 싶어도 못 갈판이야 장의 손에

붙들렸으니. "



이에 제천도 결국 웃고 말았다.

때 묻지 않은 의리가 솔직해서

항상 속내는 쉽게 드러내는 게

아니라며 가르쳤던 아버님의 말씀이

틀린 것 같다. 진심 오늘만큼 아무런

걱정 없이 웃은 날이 얼마나 있었나

하며 애교 섞인 잔소리를 마저

한 뒤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 서신입니다. 장의~ ”



이번엔 방정맞은 움직임은 접었다.

답신을 곧장 받아가야 한다며 서리가

밖에서 대기를 하였기에 그래서 서둘러

열었다. 이번엔 꽃향기가 없는 걸로

보아서 소아는 아니고 어머니는 더더욱

조만간 외출이 있을 것이라 일부러

애닮을 필요도 없기에 그래서 보니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신성군이다.



「 벗이 생겼음에도 쉽사리 만나기

어려우니 마음의 한이 쌓일 것 같네.

어찌 자네들의 귀한 시간을 내게도

좀 나눠줄 수 있겠는가?


- 홍루의 벗 」



“ 방구석에만 박혀 있으려니 좀이

쑤시는군요 우리 신성군마마께서.

뭐 어제 뱉은 말도 있으니 의리

한 번 크게 써보지요. "



그렇게 난 중얼거리며 우리의 귀한 외출

일을 알리며 집에 도착해서 눈치껏 효도

한 뒤 다시금 서신을 보내겠노라 짧게

적어 서리에게 서신과 함께 엽전

두 닢을 소매 춤에 넣어주며 부탁했다.



“ 네 별 건 아니네만, 중요한 서신이라

다른 이 손에 웬만하면 안 거쳤으면

하네. "


“ 아이고 뭘 이렇게 안 그래도 00가

혼자 안 먹고 저도 챙겨줘서 그것도

감사한데. 후후 잘 알겠습니다.

걱정 붙들어 매시지요. 다른 손 안

거치고 곧장 군마마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요. "



평소 먹였던 뇌물에 금전이 올라가니

더 없이 친절해지는 서리다. 평소

내 부정한 외출을 눈 감아 주는 서리와

비슷한 패인 것 같아 두루두루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완전히 믿으면

안 되는 게 저리 얇고 가벼운 입이라

조심해야겠지만.



“ 신성군마마께서 좀이 쑤실 만도 하지. ”



오전 수업이 끝나고 강론하기 전 잠시

비천당에 모인 석환이 말했다.



“ 하여간에 그 입 좀 어찌 할 수 없나?

암만 여기 오는 길 내내 따르는 이나

수상한 기척이 느껴지진 않았어도 항시

조심을 하게. 어제처럼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도 있음을 생각하라고 해도

어찌 이렇게 쯧쯧쯧. "


“ 제천, 그만 포기하게나. 석환상유가

그런다고 들을 인간인가. 원래 이렇게

생겨 먹은 것을 어쩌겠나. 자네와 내가

챙겨야지 원. "


“ 장의께서 물러나시면 더 걱정입니다.

그냥 조금 더 버텨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 나도 귀찮은 건 딱 질색이라 공부에만

매진하고 싶어. "


“ 더 놀고 싶은 것이 아니고? ”


“ 석환사제, 그 입 좀 어찌 안 되겠나?

아유 진짜 확~ 꿰맬 수도 없고. "


“ 하하하~ ”



환한 햇살 아래 개구쟁이 석환이를

걱정하는 제천이와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나였다. 그렇게 장난을 적당히

친 뒤



“ 그러니까 자연스레 홍루를 가야

하는데 한꺼번에 가면 또 뒤를 밟힐

수도 있으니... "



어제도 그렇게 예고도 없이 들이

닥치는 걸 보아선 우리를 계속 예의

주시하며 감시하고 있었다는 제천의

말로서 최대한 각자 볼일을 만들어

따로 가는 게 좋겠다는 말이다.



“ 시각을 달리 하여 방을 잡은 뒤

연향에게 은밀히 전해 한 자리로

모이도록 하자는 것이야. "



석환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제천은



“ 그럼 내가 먼저 스승님께 연통을

넣겠네. "


“ 엥?? 스승님이 거기서 왜 나오나? ”


“ 엉뚱한 건 알았지만 무리수야 그건.

특히나 요즘 들어 구박이 심해진 것을. "


“ 어쩌면 장의. 스승님을 앞세우면 더

자연스레 셋이 한꺼번에 갈 수도

있을 겁니다. "



그 꼬장꼬장한 인간을 대동한다니

저번에 비천당에서도 그렇고 그때는

얼떨결에 우리의 처세에 넘어갔어도

이번은 멀쩡한 상태라 어떻게

그를 홍루로 꼬실 수 있을지 부터가

난관이다.



“ 그냥 적당히 둘러 대보자고.

안 되면 다온이라도 데리고 가던지. "


“ 어허~ 거기가 어디라고 다온낭자를

대동할 생각인가. 어머니께서 아시면

경을 치는 걸로는 모자랄 것이야. "



화들짝 놀라는 석환이다. 현대에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 여기선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오나보다.

잠시 잊고 있었던 격차에 머리를

굴리려는데 다시금 제천이 나섰다.



“ 비천당의 일로 궁금해진 건 스승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단순히 신성군

마마께서 술주정을 하다 우연찮게

성균관 내로 들어왔다는 건 아무래도

말이 되질 않지요. "


“ 우리나 스승님이나 중도를 걸어야

할 사람이야. 섣불리 말을 하였다가

괜한 오해라도 생긴다면. "


“ 유정, 어쩌면 말이지. 일석이조의

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 "


“ 무슨 말인가? ”


“ 비천당에서의 일은 사람의 생사를

가르는 일이라 길게 하문하진

않았으나 어쩌면 여전히 스승님의

머릿속엔 의문이 남아있을 수도 있지.

그 어디에 조금이나마 발을 들여

놓으셨다면 말이야. "



성균관 내 학자들이나 유생들은

중립을 지켜야 할 본분을 기본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권력의 끝자락에

물든 상태이고 관원으로 나아가게

되면 제일 처음 맛보게 될 것이

보이지 않는 힘이다. 양당을 두고

여기에 서느냐 저기에 서느냐를 고민

하듯 아직 당파가 확실히 갈라진

상태는 아니나 언젠가는 드러날

것이다. 경빈의 세가 높아진다면

더더욱.



“ 석환, 자네는 스승님께서 한 쪽으로

기울었다 의심하는 것인가? "


“ 뭐 지금으로선 정확한 것은 없지만

흉터를 가진 그 자가 성균관 내에서

움직이는 우리들을 감시한다는 게

무리지 싶어서 말이야. 우리가 나가면

모를까. 혹시... "


“ 스파이~! ”


“ 엥? ”



또 다시 의문의 단어가 내 입에서

나오자 둘 다 무슨 소리냐며 쳐다

보기에



“ 아니~ 첩자 아니 간자(間者)~!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가는 것 같은데. "


“ 물론 자네 말대로 내가 소설을 쓰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도

염두 해 두는 게 좋지 않을까. "


“ 저도 석환사제와 같은 생각입니다.

확인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여 신성군마마쪽이시라면

든든한 뒷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니. "


“ 에라이~ 자네들이 정히 그렇다면야

모 아니면 도다~! 제천의 말대로라면

홍루에서 우리의 결의를 돈독히 할

수도 있음이니. "


“ 도원결의라도 다지겠다는 말입니까? ”


“ 그렇지~ 못할 것도 없지~! ”



내 말에 곧장 석환도 흥분하며 합한다.



“ 연향에게 아주 독한 걸로다가 준비

하라고 해야겠군. 큭큭 "



그렇게 우리는 비천당문을 밀어내며

웃음을 풀고 또 풀었다. 기대 반, 걱정

반이긴 하나 아무렴 어떠랴 젊은

혈기는 이럴 때 써 먹으라고 있는

것이니. 사회생활 할 때도 못했던

용기가 제천과 석환이라는 든든한

날개들 덕에 내 보는 것 같아 괜히

뿌듯해지는 유정이다.




“ 뭐라? ”



강론이 끝나고 박사의 집무실로

찾아가서 천천히 의중을 묻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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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1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7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5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8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0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2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3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39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50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50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9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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