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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날라리도령 유정Kim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7,934
추천수 :
169
글자수 :
501,621

작성
22.06.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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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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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5화 조선에도 4차원이 존재했다?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물론 석환이와 제천이의 벽이 곧장 슬라임이

된 것 마냥 말랑해지진 않았지만 도끼눈을

하고 있던 석환이의 눈가가 조금은 부드러

워진 것 같아 다행이다.



“ 그러니까 말입니다. 장의. ”


“ 제천이가 쌓인 게 많았나보네. ”



어느 새 한잔, 두잔 기울이다 보니 그득

했던 병이 텅 비었다. 아직 나와 석환은

정신이 가출하지 않았지만 제천이는 혀가

이미 어디까지 말려선 눈까지 풀렸다.



“ 석환, 아무래도 이 녀석을 업고 문을 통과

하기가 쉽지 않겠어. 서리의 번이 바뀌기 전에

들어가자. "


“ 큭큭, 무슨 걱정이야. 적당히 보고 안

되겠으면 담장으로 넘기면 되지. "


“ 으이구, 제천이가 무슨 짐짝이냐 냅다

던지게. 어서 일어나 어차피 조금 있으면

인정(人定)이야. 홍루에서 인정을 보내고

나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


“ 알았어. 네가 앞장서 내가 업을 테니. ”


홍루를 나서기 전 주변부터 살폈다.

재수 없게 또 걸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렇게 조심스레 움직여 어느 정도

걸었을까.



“ 많이 늦었네. ”



누군가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순간 머리칼이 쭈삣 서면서 술이 확 깼다.

우리를 알아볼 이가 없을 텐데 무심결에

고개를 돌리려다 혹여 서재 쪽 인간들인가

싶어 멈추고 기다렸다.



“ 그날은 말이야. 통성명도 하지 못하고

간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


‘ 신성군?? ’



서둘러 고개를 돌리니 진짜 그 자다.

어이가 없으려니 실종됐다는 인간이

멀쩡하게 눈앞에 있다.



“ 신성군마마께서 어찌... ”


“ 궁금한가? ”


‘ 아니. ’


“ 지금은 아무래도 시각이 늦었으니

안 되겠고. 내 조만간 연통을 넣도록 하지.

아! 오늘 자네들은 나를 보지 못한 것이네.

알아듣겠는가? "



‘ 못 알아들으면 다음날 제상 위에 내 영정

사진이 덩그러니 올려있겠지. 아 진짜 '



사실은 궁금했다. 자작극이냐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묻고 싶은 질문이 수십, 수백

개가 차오르는 것을 눌러 참았다. 지금은

신성군의 말대로 우린 성균관으로

돌아가야 한다.



“ 저희는 눈이 멀고 귀가 닫힌 상태입니다. ”


“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도록 하게. ”



그렇게 말을 하고선 곧장 사라졌다.

무슨 귀신에 홀린 듯한



“ 유정, 우선은 돌아가세. ”


“ 그래. 술이 덜 깨서 선 채로 꿈을

꾼 것일 수도 있으니까. "



유정이 운이 다한 것 같다.

찝찝하고 기분 나쁜 이 느낌에 서둘러

우린 성균관으로 돌아와 제천이를 눕힌

뒤 내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성필과

이혁이 잠든 뒤라 자연스레 건너와선

혹시나 하고 월아를 불러보았다.



“ 월아가 답을 하던가? ”


“ 응, 모른 척하고 욕하니까 나오던데? ”


“ 하여간에 그이도 참 특이하지. ”


『 내가 좀 특이하긴 하지. 』


“ 인정하는 거야? ”


“ 월아 왔어?? ”


“ 그래. 자네 옆에 앉았네. ”


으---힉~!!


『 언제까지 이 웃긴 면상을

봐야 되는 거지? 』


“ 큭큭큭, 월아 네가 이해를 해.

어차피 안 되는 걸 강요해봐야 소용

없는 것이니. 그보다 네가 분명

홍루에서 우리와 인연이 있는 이가

사라졌다고 했잖아. "


『 그래. 』


“ 근데 그 자가 좀 전 반촌 골목에

자신을 드러냈어. 것도 멀쩡한 채로. "


『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건지. 』


“ 혹여, 다른 소식을 듣진 않았어? ”


『 모두는 보지 못한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으니 아무래도 들리는 소문과 다른

자일 수도. 』


“ 월아가 무어라 하는가? ”


“ 있어봐. 아직 이야기 하지 않았으니.

소문은 무엇이고 죽은 자들이 본 그의

실체는 뭐란 거야? "


『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청할 수 없고

여자의 품에서 안정을 취한다고 왕가의

수치라는 소문』


“ 표면은 그런데 너희들이 본 건 ”


『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이 본

속내는 생각보다 멀쩡했어. 마치 딴 사람인

것처럼 』


“ 흐음... 살아남기 위해서 가면을

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욕심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네. "


“ 월아가 하는 이야기가 정확히

무엇이란 거야? ”


“ 그 날 우리가 본 것으로 그 자를 판단

해서는 안 된다는 거,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덫에 걸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 "


“ 덫이라니? ”


“ 아무래도 우리의 아버지들이

누구인지를 알고 홍루가에 처음 간

그 날 일부러 들이닥친 듯 해. 자신을

알아보는지 못 알아 보는지도 확인도

할 겸. "


“ 대군이라는 것을 알고 몸을 사렸다면

아무래도 패로 쓰기엔 부담스럽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라 제대로 걸렸다

그 말이야? "


“ 그냥 추측이긴 하나, 아까 우리를

바라보던 눈빛은 그 날 흐리멍덩했던

그게 아니었잖아. 아무래도 불길해. "


“ 고작 대사헌과 제학의 위치가 무슨

쓰임이 있을 거라고. 괜한 생각이 아닐까? "


“ 우리가 뭐라고 굳이 아는 체를 할 거야.

이유도 없이 "


“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우리는 그저

한낱 성균관 유생이야. 그날은 정말

술에 취해서일 수도. "



석환의 말대로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날 우리를

낮춰 부르는 것이며 술에 취한 사람이

어두운 밤에 정확히 얼굴을 알아

보는 것이며 자꾸만 께름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은 왠지 여자

유정의 감이 무뎌졌으면 하는 밤이다.

석환은 졸음이 밀려오는 지 내일 생각

하자며 나를 안심시키기에 어차피

아직 일어난 것도 아니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괜시리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월아에게 인사를

한 뒤 곧장 자리에 누웠다.



“ 사주단자(四柱單子)를 물렸다는군. ”



서재쪽에서 나는 소리다. 조반을 들다

귓구멍으로 들어오는 소리에 손을

멈춘 뒤 집중하니 갑작스레 사라진

신성군과 혼인을 약조한 가문에서

대군댁으로 사주단자를 돌려보냈다는

말이다.



“ 아직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판에 ”


“ 어차피 허울만 좋은 이와 혼약을

맺는 것만으로도 불만이었을 텐데

어쩌면 얼씨구나하고 반겼을 지

누가 알겠나? "


“ 그래도 왕실과 혼약이 깨어지면

처자에게도 좋은 일은 아닐 텐데. "


“ 모를 일이지. ”


‘ 이 인간이 결혼하기 싫어서

도망친 건가? ’



만약에 고작 그런 일로 자작극을

벌인 거라면 신성군이고 나발이고

보이는 즉시 죽빵을 날려버릴 셈이다.

꿈자리까지 휘저어 짜증이 날판인데

괜한 사람 여럿 피해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조반이 모래알밥으로

변하는 순간에



“ 장의, 천천히 드시지요.

그러다 체하시겠습니다. ”



지기가 지나다 내가 밥을 우겨넣는 것에

걱정이 되었는지 물 한잔을 내려놓고

갔다. 이에 고맙단 말과 함께 물잔을

드니 아래에 놓인 쪽지가 눈에 들어와

곧장 소매에 가려 넣었다.



「 비천당 뒷문이 열려있더군. 봄꽃이

조금씩 보이는 게 지금 놓치면 후회

할 것 같으니 어떻게 보러 오겠나?

- 홍루의 벗 」



“ 피곤한 인간이네. 이거 ”


“ 응? 무슨 소리입니까 장의? ”


“ 석환사제 학당으로 가기 전 잠시

나와 강론주제에 대해 논해야 겠으니

비천당으로 가지. "


“ 이미 정해놓지 않았습니까? ”


“ 술잔으로 빚은 벗이 비천당 꽃밭을 보여

준다고 하니 어쩌겠나. "


“ 아! ”



무슨 소리인가 싶어 갸우뚱하다

술친구라는 말에 먹던 밥도 멈춘 뒤

곧장 재촉하여 식당을 나선 후

주변에서 보는 이들이 없는 지

살펴가며 비천당으로 향했다.



“ 오셨는가! ”


“ 하아... ”


“ 내가 그리 반갑지 않은 모양일세? ”


“ 저희가 그럼 아주그냥 두 손 벌려

반길 줄 아셨습니까? ”



퉁명스러운 나의 대답에 석환이

당황하여 얼른 옆구리를 찔렀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어차피 벌거벗으면 똑같은

사내인 것을 무엇 하러 예를 차리나.

그리고 몸을 사려야 할 이가 누군데.



“ 언짢게 했다면 이해해주게나.

사람 하나 살리려다 보니 그리

되었어. "


“ 그 분이 누구신지는 관심에도

없습니다. 그저 저희의 안위가

위협을 받을 뻔 하였다는 것이지요. "


“ 장의 말을 가려하시지요.

신성군께서 노여워하시면 ”


“ 괜찮네. 내가 하나는 생각하고 둘은

생각지 못한 탓이지. "


“ 그럼, 신성군께서 살리고자 하신

분은 무사하십니까? ”


“ 그렇다고 보아야지. ”



왠지 씁쓸한 눈빛이다. 아무래도 이번

혼사의 대상을 말함인데 삼류영화에서나

볼 법한 꽃잎이 흩날리고 불쌍해

보이는 지 멜로는 질색인데 아주그냥

진하게도 흘린다.



“ 지키시지 그러셨습니까. ”


“ 모래성에 들어 올만큼 심지가 강한

이가 아닐세. 그런 거라면 애초에 들이지

않는 것이 그이를 살리는 일일지도. "


“ 그럼 차라리 머리를 밀고 불교에

귀의하지 그러셨습니까.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살 수도 있을 텐데요. "


“ 장의~!! ”



도가 지나쳤다 생각했는지 석환이

내 손을 잡아 말렸다. 그제야

내가 생각해도 무슨 배짱으로 이리

나오는 지 불손하기 그지없다.

어딘가에 숨어있을 신성군의 호위가

칼에 손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을 게 뻔한데 그러나 이 입이 방정

또 다시 굴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 그 분에게 진심이셨습니까? ”


“ 그건 중요하지 않네. ”



정략혼이라고 해서 상대를 보지도

않고 혼인을 하진 않는다. 최소한

한 번의 만남이 있음을 특히나 왕실의

혼사다. 그러한데 이리 혼자서 절절

해선 마치 사모하는 이의 앞날을 위해

희생한다는 개풀 뜯어먹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니. 심약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또 꼭지 돌아 할 말 못 할말

고르지도 않고 마구 내뱉었다.



“ 여인은 말입니다. 신성군마마

자존감 낮고 열등의식에 사로잡힌

약한 사내에겐 감흥이 없습니다.

아무리 역경이 온다 해도 한번쯤은

강하게 보이는 것을 오히려 원하지요. "



석환은 포기해버렸다. 유정이의

막말대잔치를 막을 수 없다 여겼기에

그저 신성군이 자비롭기만을 바랬다.

그리고 멍청한 친구가 입 좀 제발

다물기를 간절히 기도 했다.



“ 풉.. 푸..하하하~!~!!! ”



무섭다. 실성하거나 돌아이라면 어쩌나

한 것이 하필 왕가의 자손이면 더더욱

피곤한 일인데 나는 순간 격한 두려움에

몸이 굳는 듯 했다.



“ 석환아... 너라도 살아야지. ”


“ 이제야 정신이 드냐? ”



뒤늦게 후회가 밀려들며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이

신성군이 손이라도 드는 날엔 곧장

칼날이 목을 스칠 것이다. 여기서

죽는다면 난 어디로 혹시 운 좋게

내 세상으로 가면 좋겠지만 그럼

여기 유정은 그냥 개죽음 당하는 거?

이런 나는 원래대로 돌아가기 전

여기 유정이를 지킬 의무가 있다.



“ 신성군마마! ”


“ 하..하... 하하하 미안하네.

너무 웃겨서 그만 큭큭 허수아비에게는

새들만이 벗이었는데 나에게 진심으로

충고하는 이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 말이야. "


“ 당연하지요. 누가 감히 대군께

직언을 드리겠습니까. ”


“ 그러게나 말이지. 내가 보는 눈은

나쁘지 않나보이. ”


“ 장의는 신성군께 악의로 그리

한 것이 아니오니 부디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


“ 아닐세. 나는 오히려 고맙단

소리를 하고 싶어. ”


“ ...??? ”


“ 솔직히 말이야. 마음이 동하지

않더라고. 박색도 그런 박색이

없더라니까. "


‘ 아니 그럼 못 생겨서 그 난리를 치도록

한 거라고? 아니 이게 뒤질라고~!! '



순간 내 이성의 끈이 또 다시 풀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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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1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7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5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8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0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2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2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39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49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49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68 67화 다시 얽힌 오색토끼의 귀여운 집착 +2 22.12.04 47 2 11쪽
67 66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2.11.28 5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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