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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사과c님의 서재입니다.

(개정2판)허락받지않은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1 22:00
최근연재일 :
2022.08.09 23: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3,207
추천수 :
299
글자수 :
412,266

작성
22.05.11 22:5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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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화 신분은 달라도 유치함은 똑같다?

넌 남의 머리 탐험할 때 허락받고 읽니? 난 몰래 들어가~ 왜? 더 짜릿하니까. 당연한 걸 물어~ 우아한 척, 고상한 척, 도도한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이들조차도 머릿 속은 모두 평등했어. 탐욕, 질투, 분노, 사랑, 연민 말로 다 표현 못할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은 데 그걸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어. 쉽게 내놓지 않아서 더 궁금한 속사정 내가 먼저 알아내어 긁어주니 멱살을 잡을 줄 알았는데 내 손을 잡으며 고마워했어. 치부가 드러났음에도 분노하지 않고 차분해지게 만드는 나만의 비결 궁금하지 않니? 그럼 조용히 따라와 그들만의 비밀이야기를 들려줄테니.




DUMMY

스쳐 지나 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착각을 할 나이대의 영애들이라서

그런지 관심 없는 척 찻잔에 눈을 떼지

않은 채 귀는 뷔셀영애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 제국 내에서 제일 우아하고 고결하다고

칭송이 자자한 그 분이 밤마다 몰래 누군가를

만난다는 군요. “


“ 설마 키온영애를 두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뷔쉘영애! 근거 없는 이야기를 입에 담는 건

숙녀로서 명예롭지 못해요. "



제온영애는 아버지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참석하여 생각지도 못한 친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것 마냥 떠들려 하는

뷔셀영애가 심히 거슬리 수밖에 없어

한마디를 던졌다.



" 아니요 전혀 근거 없지는 않은 듯해요,

직접 목격한 이도 있다하고. "


" 그럴리가요. 키온가라고 하면 명예를

목숨보다도 중요시 하는 가문인데 그걸

아는 영애께서 스스로 가문의 누를

끼치는 행동을 하셨을리가... "


" 그건 알 수 없지요.

남녀간의 일이란 것이 머리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 것이라서"



본인이 주인공인 다과회임에도 이야기의

대부분이 영애들의 우상인 키온영애의

이야기들로 가득했고, 작위를 물려받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중인 제온영애에게

아양 떠는 모습이 꼴 보기 싫던 차

하녀들이 수근 대던 얘기를 주워듣고는

마치 직접 본 것 마냥 떠들어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뷔셀가 다과회에서 버무러진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듯 거침없이

제국 내로 빠르게 퍼져가기 시작했다.



* 키온가



" 아가씨~ 아가씨~ "



아침부터 키온영애의 전담하녀인 에이미가

평소와는 다르게 소란스러운 목소리로

영애를 부르며 달려왔다.



" 아가씨 큰일났어요. “


" 무슨 일?

너의 어머니께서 또 쓰러지기라도

하신거니? “


" 어머니는 이제 기력을 많이 회복하셨어요.

그보다 아가씨에 대한...“



에이미의 이야기를 끊는 듯한 집사의 다급한

부름과 노크 소리가 들렸다.



" 잠깐만 에이미, 아인스 무슨 일 인가요? "


" 공작님께서 아가씨를 급히 찾으십니다. "


" 아버지께서? 지금 물리치료를 받고 계실

시간이신데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요? “


" 네.. 그저 서재로 지금 당장 모셔오라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



그 시각 키온공작은 불편한 다리를 연신

주무르며 아일라를 기다렸다. 식사도

거르겠다는 것을 부인의 간곡한 부탁에

아일라와 이야기를 마치고 하겠다며

돌려보낸 상태였다.


세 아이 중 가장 믿고 의지할 만큼

자랑스러운 딸이였다.

처음 들었을 때는 황당한 이야기라

무시했지만 점점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나돌다보니 당사자인 아일라에게

직접 해명을 들어야지 속이 풀릴 것만

같았다.



" 아버지 부르셨나요? "


" 그래. 앉거라. "



잔뜩 노기를 띈 모습에 도대체 무슨

일로 화가 나신 걸까 궁금했지만 침묵

하는 아버지의 심기가 누그러질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난 후 아버지에게서

흘러나오는 뜬금 없는 이야기에 어떤

식으로 해명해야 할지 몰라 듣는 내내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대화를 마치고 나온 아일라는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에이미에게서 받은

진한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시며

당황스러웠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 외출금지라니... "



혼기가 차가니 지금부터라도 소홀했던

귀부인수업과 사교모임만 집중할 것을

말씀하셨다. 이는 이제껏 묵인해왔던

자비원 활동을 일체 금지한다는 얘기다.

사교모임을 좋아하지 않지만 귀족가에서

태어난 자제들에겐 필수이기에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꾸준히 참석을 해왔다.

귀부인수업이란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단순히 자수와 음악, 춤 등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을

누구보다도 아시는 아버지이기에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워 태어나 처음으로

짜증이라는 것이 밀려들어왔다.



" 공작가의 영애로서 걸음 하는 곳마다

언행에 책임을 질 나이임을 새겨 괜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하거라. "



믿음이 우선이다며 자신을 향한 신뢰가

남달랐던 아버지께서 마치 의심이라도

하는 듯한 마지막 말엔 서운함마저

들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실수 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여 곰곰이 생각도 해 보았지만

딱히 집히는 것도 없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 문득 에이미가 하려다 만 이야기가

떠올라 설렁줄을 급하게 당겼다.



" 아가씨~ 부르셨어요? "


" 에이미, 아까 나에게 얘기할게 있지

않았니?"


" 아~! 그거요.. 제가 다 억울해서 진짜 "


" 억울하다니 무슨 말이니 찬찬히 이야기

해보렴 "


" 아니 글쎄.. 아가씨가 사람들 몰래 밤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해괴 망칙한 이야기가

나돌잖아요. 보육원 아이들에게 줄 쿠키

재료를 사러 나갔다가 소냐를 만났는데

갑자기 맞나며 호들갑을 떨기에 한소리

했더니 제국 내 모르는 사람이 없을꺼라고

얼마나 놀려 대던지. 아유 진짜.. "



에이미의 말에 순간 뜨끔해진 아일라는

창가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무도 몰래

일주일에 두번 밤에 외출을 나가는 건

사실 이였다.

글을 모르고 커버리면 허드렛일 밖에

하질 못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어디에다 호소할 수 없게 될 보육원

아이들이 안타까워 글자공부를 가르치기

위해서였는데 그것이 이렇게 와전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동안

하던 일들마저 못하게 될 게 뻔하고,

그냥 있자니 일이 커져 오명을 쓰게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여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부재로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자비원 일이

우선이므로 에이미를 시켜 헤나에게

실무대행을 전달하고 일이 생길 경우

바로 보고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 헤론백작가



라오델황녀가 제국 남자들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유쾌 발랄한 헤론을 작고 보잘 것

없는 소심한 사내로 만들었는지 학술모임

마저 취소한 채 은둔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 하..제가 답을 가져올 때까지

이런 모습으로 계실 건가요? ”



어두컴컴한 방안의 커튼을 죄다 걷어

버리자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찡그리는

민낯을 보니 꼴이 가관이다.



“ 클라, 자네는 여지껏 이렇게 일을 하고

급료를 꼬박꼬박 챙겨간 건가? ”


“ 백작님께서 드신 음식은 수프가 전부인데

그것마저 어제부터 물리셨습니다. 달래도

보고 했지만 8살 백작님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나마 경이 빨리 오셔서 이 노인네는

좀 안심이 되는군요. “


" 참... "



이 꼬장꼬장한 노인네가 내게 부탁할 때

예상은 했었지만 이리 엉망진창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 백작님. ”


“ 학술모임은 내가 취소한 게 아닐세.. ”


“ 하! 황녀정도의 위치에서 어린애도

안할 짓을 하는군요. 그래도 아직은 유치한

정도라 다행이네요. “


“ 다행이라니~~!!

학술모임은 신분의 상관없이 순수하게 각자의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공간일세.

귀족가에서나 들리는 거라면 그냥 비웃고

끝나겠지만 평민들은 그냥 조용히 지나가지

않을껄세. “



헤론의 마음이 약해지자 여과 없이 떠오르는

단 한사람.

애쓰지 않아도 이리 선명하게 보이니 그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잇새로 새어나올 뻔 했다.

헤론은 황녀의 장난이 커져 사람들이 자신을

보며 수근 댈까 봐서가 아니라 헤론의 그녀

귀에 들어가 자신과 마주하였을 때 고개

돌려 외면하면 어쩌나 오로지 그 생각뿐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내 사전에 실리지

않아서인지 이해할 수 없어 그 무엇도 아닌

고작 그 이유로 이리 끙끙대는 것이

안쓰럽지만 어찌되었든 의뢰를 받은

입장에선 최선을 다해야 했기에 남은 웃음을

꿀꺽 삼킨 뒤 말을 이었다.



" 황녀님의 유치찬란한 장난은 더더욱

심해질겁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우울하게

은둔하신다면 쾌재를 부른 뒤에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이건 그야말로 꽤나 재미있는

자극이니까요~ 안 그래도 황실에서 무료의

극치를 달리고 계시는 분이니 장담하건데

백작님이 백기를 든다 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황녀님 스스로가 이 짓궂은 장난을

끝낼 수 있게 짜임새 있고 튼튼한 걸림돌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


" 어떻게 말인가.. “


" 원래 인지도와 평판은 높을수록 깎아

내리기 힘든 법이죠. "


" 인지도와 평판이라.. 가문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 “


“ 그런걸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백작님

개인적인 인지도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높고 낮음을 무시하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백작님을 각인시킬 것입니다. “


“ 무슨 수로 말인가.. 기존의 귀족들로

충분한 것 같은데.. ”


“ 그들은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는 황녀님의

장기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고인 물에선

썩은 내만 진동할텐데 그 물을 마시려고

하십니까. 지금부턴 황실의 주역이 될 새로운

인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지요. “


“ 신흥귀족들을 말함인가? ”


“ 그들도 맞지만 아직 세력이 약한 이들을

대동해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그들을 포함하여 제국 3대 가문의 자제들을

백작님 편으로 만드는 겁니다. “


“ 교류가 없어 쉽게 신뢰가 쌓이지 않을 텐데.

지금 나의 처지로는 더욱 더 힘들지 않겠나? ”


“ 하아.. 자꾸 김빠지게 하시면 저 이번

의뢰 물리겠습니다. ”


“ 아.. 아닐세.. 계속 말해보게 경청 할 테니.. ”


' 아...이렇게 소심하고 나약한 인간에게

잘도 아일라가 넘어오겠다. 자신만의

카리스마가 넘치고 우유부단하지 않으며

덤으로 상냥함까지 갖추어도 성녀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까 말깐데.. '



없던 일로 하고 싶은 걸 이젠 머리뿐만 아니라

두 눈에도 아일라가 보이는 것 같은 착각에

혀를 한번 찬 뒤 다시금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 그들을 직접 대면하기보단 사용인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것이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대면을 요청한다면야

거절할 이 없겠지만 쉽게 손을 주지

않을 테지요.

그들 역시 원하는 것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그들의 사용인들 즉,

제국민들의 눈과 귀에 가까이 가기 위한

방법 중 제일 쉽고 빠른 것이 있는 데

바로 보육원 봉사활동입니다. “


" 아무리 그래도 봉사활동보단 기부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보여주기 식이라 남들이 보기엔

이질감이 들 것 같은데... "


" 아니 아니지요,

기부라면 제일가는 키온가가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놀아주던지 지식을 알려 주던지 하는

실질적인 일들이 오히려 제국민들의 눈에

달리 보여 지게 될겁니다. 일시적인 봉사가

아니라 꾸준히 한다면 말이지요.

마침 키온영애께 일이 생겨 당분간 자비원의

책임자 자리가 공석이라 곤란하다고

들었습니다. 그 일까지 백작님께서 함께

맡아주신다면 아마 키온영애께서 굉장히

고마워하실 겁니다."


" 아.. 아일라가..?"




남의 이야기는 끄집어 내어 해결하면서 정작 주인공의 이야기는 유일한 정신적 지주인 모엘신부외엔 알아주지 못해 아쉬웠네요. 그래도 글을 쓰면서 현실에선 소심하고 콩알만한 심장이 이야기 속에서는 대담하고 솔직하며 단단한 심장으로 버틸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어쩌면 저의 내면을 드러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50 ST아리리
    작성일
    22.05.24 07:11
    No. 1

    뷔셀가 다과회에서 버무러진 이야기 ---> 버무려진 일이 아닐까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철없는사과
    작성일
    22.05.24 12:20
    No. 2

    제가 전공인데도 불구하고 항상 문법수업에 결과가 안 좋더니
    곧바로 표가 나네요. ^^;;;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꿈설
    작성일
    22.05.30 23:02
    No. 3

    잘 읽었습니다^^
    회차가 제법 쌓였는데 이제 일연 신청을 해보시죠...
    아무래도 자유연재보다는 일반연재가 그나마 노출이 좀 더 잘 되는 까닭에
    권해드립니다 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철없는사과
    작성일
    22.05.30 23:18
    No. 4

    아.. 그렇군요. 저는 자유연재에서 어느정도 인지도가 되면
    승격되는 건 줄 알고 잘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 일반연재신청도
    어디서 하는 지 몰라 조금 헤맸네요. 여전히 초보티가 물씬인데
    여러 작가님들이 이리저리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오네요.
    늦은 밤인데도 이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7.13 01:06
    No. 5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ㅎㅎ 귀족들도 신분을 떠나 사람인지라..ㅎㅎ 혼기가 차면..너무 안타까웠네요.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거라 예상을 하며..
    소문은 역시 와전되어 퍼지는 가 봅니다.
    ㅊ.ㅊ)>꾸욱. 굿밤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철없는사과
    작성일
    22.07.13 15:47
    No. 6

    아무래도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건
    너무 서글픈 현실이죠. ㅜㅜ 내 인생은 쫌
    내가 설계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던 편이네요 ^^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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