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화 껄끄러운 만남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
넌 남의 머리 탐험할 때 허락받고 읽니? 난 몰래 들어가~ 왜? 더 짜릿하니까. 당연한 걸 물어~ 우아한 척, 고상한 척, 도도한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이들조차도 머릿 속은 모두 평등했어. 탐욕, 질투, 분노, 사랑, 연민 말로 다 표현 못할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은 데 그걸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어. 쉽게 내놓지 않아서 더 궁금한 속사정 내가 먼저 알아내어 긁어주니 멱살을 잡을 줄 알았는데 내 손을 잡으며 고마워했어. 치부가 드러났음에도 분노하지 않고 차분해지게 만드는 나만의 비결 궁금하지 않니? 그럼 조용히 따라와 그들만의 비밀이야기를 들려줄테니.
“ 아니 무슨 일이었기에 싸움이 날
뻔하다니. 평소와 다른 연회라곤 하나
귀족가에서 배운 이들이 교양 없는
짓이라도 너에게 한 것이냐? ”
“ 그것이 제가 다른 무엇에는 걱정 따윈
없으나 아카데미에서의 사고 이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솔직히 불편합니다.
특히나 제 또래의 영식들의 만남은
아무래도 그래서 그날은 더욱 긴장이
되었나봅니다.
들어서자마자 페이영식이 앞을 가로
막으며 길을 열어 주지 않고 공녀님
사건으로 인해 재판에서 거짓증언을 해
놓고선 마치 저 때문에 모든 일이
엉망이 된 것 마냥 저를 붙잡다가
급기야 저의 가문과 아버님까지 욕
보이기에 그만 참지 못하고 언성이
높아져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을
브리제 영애가 나서주신 데다 그 일로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있던
제게 말동무를 해주셨습니다.
일부러 저를 찾아서 말입니다.
그리곤 제 다리에 대해선 일체 어떤
말도 꺼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바라봐주셨습니다. 제 모습을 외면하지
않을 분은 스승님뿐이라고만 여겼는데
그랬는데 저를 진심으로 마주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너무
고마워서 그랬던 것인데
그저 제 마음을 표현 할 길이 없어
드렸던 것인데 어찌 이렇게
돌아왔습니까... ”
루이는 마치 그 날을 회상하듯 한껏 상기
된 얼굴로 브리제영애에게 구원이라도
받은 표정으로 기분 좋게 이야기를
하였다가 헥터백작의 손에 들려진
목걸이를 다시금 확인하고서는 평소와
달리 풀이 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말을 끝낸 뒤 고개를 푸욱 숙였다.
너무나도 속상함을 목소리와 행동으로
보이며 조용히 헥터백작의 반응을
살피는 데 한숨이 잠깐 들리는 듯
하더니 이내 원망어린 듯 한 말투로
헥터백작이 투덜거리기 시작하였다.
이에 루이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고개 들어 헥터백작을 위로하였다.
“ 네가 무엇이 부족하여 매달리는 것이냐~
어디 영애가 브리제가에만 있다더냐~! ”
브리제자작이 마치 비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딸아이를 다그쳐 목걸이를 돌려
주었다고 생각하는 헥터백작이다.
그래서 괜시리 자신이 더 속상한 나머지
어린아이처럼 겉으로 드러내며 비네를
감싸주었다. 이에 헥터공은 루이를
바라보며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감탄을
드러내었고 콧대가 높아진 루이는 조금은
무거운 상냥함으로 헥터백작을 위로
하였다.
“ 할아버님 너무 속상해 마십시오. 제가
많이 모자른 것은 맞으니까요. 그래도
제 모습을 전혀 개의치 않았기에 그걸로
만족합니다. ”
“ 무슨~ 설마 마음이 기운 것이냐? ”
“ 예??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게... ”
우물쭈물 바로 답하지 못하고 얼굴까지
빨개져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손자를
보고 있자니 답답해진 헥터백작이었지만
손자가 이리도 마음을 주는 데 어찌
가만히 있겠나 싶어 헥터공에게 말했다.
“ 카지노경매가 열리는 시간이 언제라고
하였느냐? ”
“ 네? 아버님 거기 참석하지 않기로
하셨잖습니까? ”
“ 흥. 브리제자작이 아직도 내 손자에
대해 너무 모르는 듯 하여 친히 알려줘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 너는 오늘 나와
같이 경매에 참석할 수 있게 준비를
하도록 하거라. 이참에 브리제자작의
안목을 내가 직접 고쳐줘야 성이 찰 것
같다. ”
제대로 뿔이 난 헥터백작이다.
‘ 감히 내 손자를 무시해~ ’
경매에 나온 이들에 대한 시선 따윈 이제
신경 쓰지도 않는 듯 던컨의 수장에게도
자신의 참석을 알리라며 하나하나 준비를
하였다. 그 모습을 확인한 루이는 회심의
미소를 숨기며 백작의 방을 나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 아펠~~~~~ ”
“ 어떻게 이야기가 잘 되었어? ”
“ 헥터백작님 자존심을 제대로 건드려
놓았지. 아주그냥 브리제자작님을 혼내
주려고 벼르는 게 다 보이더라니까? ”
“ 너라면 안 그러겠냐? 하나 밖에 손자가
좋아한다는 영애의 아버지가 자신의
손자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그것도
작위도 낮은 주제에 어디~! 그러면서
노발대발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기분이
상했을 거야. 잘했어~ ”
“ 하아... 내 연기가 점점 물이 오르니
나 너무 멋있지 않냐? ”
“ 하여간에 겸손이라는 말은 배워지질
않는지 원 ”
“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지 성장하는
법이거든. 큭큭 이제 확실하게 엮이겠지.
핏셔가랑? ”
“ 그건 경매장에 간 뒤를 확인해야지.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되는 느낌이다. ”
이제 경매장에서의 시선들이 모두
헥터가와 핏셔가를 둘러싸게 될 테고
자연스레 어떤 일이 생기든 연관을 짓게
될 것이다. 하물며 다이아스포어에 대한
관심이 유독 강한 핏셔백작이니 자주
헥터공이 불려갈 테고 그렇다면 더더욱
연결을 사실로 확정지으며 이런저런
이들의 방문요청이나 초대가 헥터가로
몰릴 테니 헥터공이 소백작 자리에 앉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 루이 우리는 헥터공이 소백작 자리에
앉은 걸 축하하고 무사히 나오면 돼. ”
“ 근데... ”
“ 왜? ”
“ 헥터백작님 괜찮으실까? ”
“ 안 괜찮으면 어쩌려고? 네가 곁에서
끝까지 지켜주기라도 할 거야? ”
“ 그렇게는 할 수 없지만 왠지 손자가
없다고 하면 상실감이 클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좋지 않네. ”
“ 우리는 그런 감정조차도 받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어. 괜시리 감상에 빠져선
필요도 없는 그런 것에 시간낭비 하지마. ”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받아본 적
없기에 알 수 없다고 아펠은 냉정하게
잘라 말하지만 좀 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감정도 내비치지 못하고 우물
쭈물하는 손자를 보고 속상해 하는
헥터백작을 보며 자꾸만 가슴이 콕콕
찌르듯 아팠다. 그렇게 약해지는 루이를
보는 아펠은 정신 차리라는 듯 살아
남기에도 바빴다고 그런 일상에서 사치나
마찬가지인 일에 재차 마음 쓰지 말라며
아펠이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자신을
보며 너무나도 행복하게 웃던 헥터백작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 거려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루이는 아펠이 가고
난 뒤에도 한참 동안 알 수 없는 감정에
잠겼다.
* 카지노 경매장
“ 어머 저기~ ”
“ 아니 이런 데는 얼굴 한번 비춘 적
없던 분이 무슨 바람이 불어 여기까지
나오신 거지? ”
헥터백작이 경매장에 들어서자 그를 알아
본 몇몇 귀족들이 귓속말로 소근 대며
별일이라는 듯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헥터공을
앞세운 헥터백작은 미리 예약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괜히 자신들을 알아보며
아는 체를 하는 이가 있을까 신경이 쓰여
예약석 쪽으로 찾아오지 않는 한 최대한
잦은 만남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 던컨
“ 오늘 경매에 참석할 예정이니 자리를
마련해주게 ”
헥터공은 경매 참석 전 던컨에 도착해
수장을 만나 전후사정을 설명하며 예약을
부탁하였다. 이에
“ 무슨 바람이 불어 헥터백작께서 친히
누추한 곳을 납신다고 하셨는지요.? ”
“ 나도 궁금하네. 이런 곳엔 눈길조차
돌리지 않던 분께서 갑작스레 걸음하신
다기에 내심 놀랐던 건 나니.
되도록 빨리 준비하라 이르셔서 급히
오게 되었네. ”
“ 헥터가라면 없던 예약석이라도 만들어
드려야지요. 다이아스포어를 함께 나누
어야 할 사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
자리가 페이가와 함께 하실 것 같은데
괜찮으실까요? ”
“ 아..아니 후작도 나온다는 것인가? ”
“ 무리한 움직임은 분명하나 아직까지
몰락의 위기는 없는지 친히 제게 부탁을
다 하시더군요. ”
투자자들이 자꾸 빠져나가는 상황과
사교계에 퍼져 있는 자신들의 재정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막기 위해 던컨을 찾은
페이후작은 물건 하나를 가져 와서는
익명으로 경매물품목록에 넣어 달라
말한 뒤 자신은 참여자로 참석할 것임을
단단히 일렀다. 자신이 낙찰을 받게 된다고
하여도 그것이 자신이 낸 물건임을 모르므로
자연스레 아직은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릴 수 있고 만약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손에 낙찰된다면 금전이득을 볼 수 있기에
어떻게든 손해 보지 않고 가문의 위신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던컨 수장에게
억지로 졸랐던 것이다.
이를 알 리 없는 헥터공은 그저 헥터백작이
페이후작과 과연 같은 자리를 내켜할지가
걱정이었다. 페이영식의 무례한 행동을
들었던 지라 그것을 그냥 넘길 리 없는
백작이기에 그것이 걱정되어 다시금
수장에게 물었다.
“ 혹여 핏셔가와 함께할 수는 없을까?
자네도 알다시피 저번 재판 건으로 인해
굉장히 껄끄러운 상태라서 말이지. ”
" 흠... “
“ 이 정도는 무리가 아니지 싶은데
자네의 능력이라면 ”
“ 핏셔가에서도 똑같은 반응을 보이시더니.
이거~ 이거 페이후작님께서 체면이 말이
아니겠습니다. ”
“ 핏셔백작님께서도 그리 말씀을 하셨나? ”
“ 아니 경매 한 달 전에 브리제자작님이
다녀갔습니다. 되도록 후작가와는 자리를
함께 하지 않도록 배려해달라고 하시기에
먼저 조처를 취해드렸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 두셨으면 어떻게 조정을 해보겠지만
이미 자리가 다 정해진 상태라 경매를
취소하는 분이 계시지 않는 한 손 쓸
방법이 없겠습니다. ”
“ 갑작스러운 부탁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자네와 내가 공유협약까지 맺은
상태에서 좀 어떻게 안 되겠는가? ”
“ 그런 특혜를 이유로 제게 말씀하신다면
오히려 경매 참석자들의 시선을 받지
않으실까요? ”
“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
“ 직접적인 계약에 나서지 않고 공유로만
만족하신 것이 계약의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헥터가를 마치 특별 대우하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염려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
그런 수장의 말에도 일리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된 듯 해
난감하였지만 헥터공으로선 달리 방도가
없었다. 끝까지 떼를 쓴다면 수장이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하겠지만 수장의
말대로 시선이 집중될 것이 분명 하여
오히려 핏셔가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우선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라도
안내를 부탁하였다. 1층의 일반석으로
자리를 옮긴다면 괜시리 우위에서 밀린
느낌인데다 안 그래도 호기심에 기회를
엿보는 이들의 먹이감이 되기 딱 좋은
위치이기에 단념하고 헥터가로 돌아와
헥터백작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 아버님 괜찮으시겠습니까? ”
“ 무엇을 말이냐? ”
“ 그것이 페이후작님과 나란히 하셔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
“ 난 또 무엇이라고 걱정 말거라. 어차피
이빨 빠진 늙은 호랑이가 날 어찌하려고
난 핏셔백작님과 남은 이야기가 있어서
온 것이니 적당히 경매에 참여했다가
경매가 끝난 뒤 카지노만찬장으로 움직이면
그만이다. ”
다행히 헥터백작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 하였다. 페이영식이야 나이 어려 그런
것이지 어른이 시덥잖은 시비를 걸겠냐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곧 잘못된
생각임을 그들과 마주 하고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예약석을 들어서니 페이후작이
먼저 도착하여 자리하고 있었고 그 옆에
페이영식이 함께 하였다.
“ 페이후작님을 뵙습니다. ”
“ 이 곳까지는 어쩐 일이신가? ”
인사의 답치곤 굉장히 간결하나 그 속의
의미는 참 다양하게도 해석된다.
중요인사의 모임이나 자리에만 나오던
이가 이런 돈 자랑 잔치 같은 행사에
나오고 별일이라는 것과 자신과 동석인 걸
알면서도 피하기는커녕 꿋꿋하게 마주
하다니 참 뻔뻔한 인간이군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무리 아비가 후작이라고는 하나 페이
영식 역시 소후작 작위를 물려받지 않은
상황이라 백작의 인사에 답을 대신
하는 것이 예의일 터인데 고개만 까딱
하는 것이 못 배운 것을 티라도 내는 듯
해 그 아비의 그 자식이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것을 겨우 참은 헥터공은
대신 받아 대답하였다.
“ 이런 곳에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페이후작님. 아버님께서 항상 성장을
위해선 장소에 상관없이 본 받을 만한
인물들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하셔서 제가
이곳으로 모셨습니다. ”
줄을 잘 잡으려면 장소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핏셔백작을 향한 말이지만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겨냥하지 않아
헥터공의 말을 오해한 페이후작은 입매가
살짝 올라가는 듯 하더니 이내 선심 쓰듯
자신의 옆을 권하여 페이영식이 뒤쪽자리로
물러났다. 헥터백작은 이 곳에서 오래
머물 것이 아니므로 대충 물건을 훑어보다
맘에 드는 것이 없다며 둘러댄 뒤
연회장으로 내려갈 생각에 거절하였지만
재차 부름에 어쩔 수 없이 옆자리에 앉아
함께 물건을 구경하였다.
“ 오늘따라 제법 많은 이들이 경매에
참석하였군. ”
목을 긁어대는 듯한 저음으로 혼잣말인 듯
페이후작의 중얼거림에 조용히 듣고 있던
헥터백작은 불편한 것을 감내하며 무심
한 듯 대꾸하였다.
“ 유일하게 솔직해지는 시간이니
그렇겠지요. ”
“ 흐음. 헥터백작도 들었나보군. ”
“ 무엇을 말이십니까? ”
“ 아슬란에서 황실에 상납한 다이아스
포어가 나온다는 소문 말일세. ”
“ 아시다시피 저의 집안은 귀금속과 연이
깊지요. 그래서 수입이 제한되어있던 것을
감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보니 확인
차 오게 된 것입니다. ”
‘ 확인은 무슨 저울질 하러 온 것 일 테지.
핏셔가나 헥터가나 여우 짓하는 건 똑같군.
솔직? 허! ’
페이가는 집안 대대로 교양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현 후작의 소양이 작아
그리 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자신들의
잘못을 생각지 않고 여전히 핏셔가를
대공가와 떨어뜨리려 했던 계획을
헥터가가 방해하여 미움까지 받았다고만
생각하고 있으니 속내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 그렇군. 아슬란시찰단이 가지고 왔을 때
나 역시 먼 발치에서 본 터라 몇 가지
색이 각도에 따라 다르다는 건 말로만
들어서 직접 구경해 보고 싶더군. 이런
구경은 쉬이 볼 수 있지 않은 게 아닌가 ”
경매 물건들이 귀금속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이아스포어와 같이 동급으로 취급되는
품목들도 제법 나왔지만 마치 성에 차지
않는 듯 한 표정으로 간을 보는 척 하며
주변을 살폈다. 재판 이후로 대공가와의
관계가 소원해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다는
소문을 진화하기 위해 건재함을 보여
주기 위한 쇼란 것을 눈치 챈 헥터백작은
오래 곁을 둘 필요가 없다고 느껴 자리에
일어났다.
“ 아니 벌써 일어나는 것인가? ”
“ 아무래도 다이아스포어에 대한 차익이
아무래도 저희처럼 작은 가문에선 벅차지
싶습니다. 이왕이면 페이가와 같이 충족되는
가문에서 사 들이는 것이 훨씬 더 값어치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그저 눈요기로도
충분한 듯하여 다음 기회를 노려봐야겠습니다. ”
“ 그럴까. 허나 내가 보기엔 헥터가에
꽤 괜찮은 장사가 될 것 같은데 말이지. ”
페이가 후작은 헥터영식이야 어려서
그랬다고 치고 헥터 백작이라면 그날 재판
건을 언급하며 손자를 대신해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는 않을까 은근 기대하였다가
아무런 말도 없이 먼저 일어나는 것에
괘씸해져 엄연히 사업이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굳히 장사라는 말을 선택 하여
비아냥거리자 이에 헥터백작은 잠시라도
함께 있었던 것에 고마운 줄 알아라는 듯
광대를 활짝 끌어올려 웃어준 뒤 인사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나왔다.
남의 이야기는 끄집어 내어 해결하면서 정작 주인공의 이야기는 유일한 정신적 지주인 모엘신부외엔 알아주지 못해 아쉬웠네요. 그래도 글을 쓰면서 현실에선 소심하고 콩알만한 심장이 이야기 속에서는 대담하고 솔직하며 단단한 심장으로 버틸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어쩌면 저의 내면을 드러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