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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부수는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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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에르J
작품등록일 :
2018.06.04 09:34
최근연재일 :
2018.06.04 09:4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30,578
추천수 :
345
글자수 :
123,928

작성
18.06.04 09:39
조회
879
추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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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록을 부수는 타자 22화

DUMMY

22.




선수들이 하나 둘씩 숙소로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성은 여전히 천천히 배트를 휘두르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왠 여자가 다가왔다.

“생각이 많아 보이시네요?”

“······.”

극도로 집중을 한 상태였기에 유성은 듣지 못했고, 그녀도 다가오면서 그러한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에 이해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유성은 전력으로 풀스윙을 한번 하고는 훈련을 끝냈다.

그리고 옆을 보자 처음보는 여자가 있었기에 매우 놀랐다.

“으엌!”

“풉, 괜찮아요?”

“어우······ 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그러다가 무엇이 떠오른듯 유성이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러고보니 여긴 어떻게 들어오신거죠? 구단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 올수 없는데?”

“아 괜찮아요. 프런트에서 일하고 있으니깐요.”

“아······.”

“중요한건 이게 아니에요. 박유성 선수. 잠시 대화도 나눌겸 저기 카페라도 가죠.”

“······그러죠.”

급하게 장비를 챙긴 유성은 그녀를 따라 숙소 옆의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그 때서야 유성은 그녀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느덧 10월 말이 되며 점차 날이 쌀쌀해지는 가운데 그녀는 솔직한 감상으로 아름다웠다.

얼핏 보기에 얇아 보이는 긴팔의 상의에 그런 상체를 덮어주는 가디건과 쌀쌀한 밤의 날씨에 조금 안 어울릴지도 모르는 반바지.

“역시 한 분야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선수는 다르네요. 그 잠깐 사이에 저에 대해 스캔하는 거 다 봤어요.”

“······.”

“마실거 사와도 되죠?”

“아, 그······.”

“괜찮아요. 어차피 박유성 선수는 이런거 안 마시는 거 알고 있으니깐요.”

그런 말을 듣자 유성은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프런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

잠시 후 돌아온 그녀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제대로 소개할게요. MC 다이노스 홍보팀장 김세나에요.”

“······팀장이요?”

“네. 그래도 박유성 선수보다 1살 밖에 안 많으니깐 걱정 마요.”

“저보다 1살 많은데 팀장이 되나요?”

“음······ 사실은 삼촌이 구단주네요.”

“······김태준 구단주님의 조카요?”

“네.”

그 때서야 유성은 머리에 폭탄이 떨어진듯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야라는 표정으로 세나를 쳐다본 유성이었고, 그 심정을 알겠다는 듯 세나는 말을 이어갔다.

“뭐, 직책은 홍보팀장이지만 나름 미국에서도 몇년간 살았던 유학파에요. 그래서 전력 분석팀이나 운영팀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죠.”

“그 말은······.”

“네. 프런트의 숨겨진 실세가 저에요.”

놀라운 사실이었지만 유성은 냉정하게 생각했다.

왜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왜 이런 이야기까지 하냐면 박유성 선수를 전담으로 보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뭘로 보조할려고요?”

“상대 투수에 대한 자료부터 수비시 움직임 같은 것까지 모든 것을 알려드릴 거예요.”

그러면서 그녀가 준 자료를 본 유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1,2,3차전 베어스 수비진의 움직임이나 투수진의 패턴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성은 기본적으로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는 알지만 그 공이 어떤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는지 또 유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 수비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몰랐다.

이 자료로 인해 유성은 수비가 약한 곳으로 밀어치거나 당겨치면서 더욱 성적을 끌어 올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소름 돋네······ 저에 대한 분석도 했나요?”

“네. 다만 수많은 선수들 중 당신처럼 특이한 선수는 처음이더군요. 다른 팀 선수들은 몰라도 우리 팀 선수들은 더욱 철저하게 분석을 하는데 그 중에는 신체 능력에 대한 자료도 있어요. 그래서 당신의 지금 성적은 예상 이상이에요.”

신체 능력까지 분석한다니 뭐 그런 게 있나 싶지만 미국에서 있다가 왔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메이저 리그는 선수뿐만 아니라 프런트에도 괴물들이 널려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유성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놀라겠군요. 분석을 뛰어 넘는 성적을 계속해서 보여줄테니깐요.”

“뭐······ 그건 나중에 자세하게 파해쳐보고, 4차전에 대한 자료에요. 한장으로 압축해놨으니 이것만 제대로 보고 가도 좋은 성적을 기록할 거예요.”

“고마워요.”

“아, 가능하다면 그건 암기하고 종이는 제거해주세요. 저는 어디까지나 홍보팀장이거든요.”

“네.”

짧은 만남이었으나 유성은 왠지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기존 전력 분석 자료보다 뛰어난 퀄리티의 이 자료라면 4차전에서 유성을 막을 선수는 없을 것이 분명했다.


***


그리하여 이어진 4차전.

첫 타석부터 주자가 2명이 출루해있는 상황에서 유성은 가볍게 베어스 선발의 공을 받아쳐 쓰리런 홈런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날부터 터지기 시작한 베어스 타선도 만만하지는 않았다.

1회 초에 다이노스가 3점을 앞서나가자 1회부터 3회에 걸쳐서 6점을 뽑아낸 것이었다.

거기서 그쳤다면 다행이지만 유성이 2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다른 선수들이 제대로 터지지 못하며 5회가 되었을 때 스코어는 8대3까지 벌어져 있었다.

이미 다이노스는 투수진을 총동원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반대로 베어스는 여유롭게 선발 투수가 5회를 마치고 이제야 교체를 할려는 상태였다.

“오늘 영 안 좋구만.”

- 아니 유성이 빼고 야구 하는 놈이 있기는 한거냐

- 아오 콩의 저주가 또······

- 이딴 모습 보이는 팀이 1위는 어떻게 한거냐

유성은 전날 받았던 전력 분석지를 복기하고 있던 유성은 다시 찾아온 수비를 위해 글러브를 챙겼다.

오늘 타격에선 쓰리런 홈런에 안타를 하나 치며 3점을 혼자 뽑아냈고, 수비에서도 근처로 온다 싶으면 귀신같이 움직이며 공을 전부 잡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점이나 내준 것은 내야 실책, 좌중간 방면 타구들 그리고 홈런 때문이었다.

[큽니다! 갑니다! 홈~런!]

[결국 스코어가 10대3까지 벌어집니다!]

[이대로 끝나면 시리즈 스코어가 2승 2패로 동률이 되는데요.]

[차라리 다이노스가 과감하게 3선발을 기용했다면 이렇게는 안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6회 스코어가 10대3으로 벌어진 이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다이노스 타선이었으나 처참히 붕괴된 불펜이 더 많은 점수를 내주면서 결국 15대7이라는 스코어로 패배하고만 다이노스였다.

[경기 종료 됩니다.]

[오늘도 박유성 선수는 엄청난 타격을 보여주었는데 투수진이 무너졌군요.]

[시리즈가 동률로 돌아온 지금 양팀의 1,2,3선발에게 매우 큰 부담감이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 내일은 이길거라고 믿어야지······

경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온 선수들.

일부는 휴식을 취했고 일부는 어제처럼 훈련을 했다.

“타자들이 그래도 7점이나 뽑았는데 15점이나 줘버리면 할맛이 나겠냐.”

“선발이 3회도 못 막고 내려왔을 때 다른 투수가 준비가 안 되어 있었어.”

“왜?”

“나도 그걸 모르겠어.”

코치들도 머리가 복잡했다.

잠실에서도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성 덕분에 충분히 변명할만큼 점수를 뽑아내고는 있지만 5차전부터는 다시 1,2,3선발의 정면 대결이 이어질게 분명하기 때문에 이전처럼 많은 점수가 나오기 힘들지도 몰랐다.

고민에 빠져도 답이 안 나오는 가운데 유성은 다시 그녀를 만났다.

“제가 여기 있는 건 또 어떻게 아시고······.”

“오늘 경기 지켜봤거든요. 자료는 쓸만하던가요?”

“네. 오늘 홈런 빼고 다른 3개 안타가 그 자료를 기반으로 쳐낸 타구거든요.”

“그런데 투수들이 날려먹었네요.”

같은 팀원이었기에 맞장구 쳐주며 그들을 깎아내릴 생각이 없었던 유성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을 뿐이었다.

“일단 5차전 자료에요. 다음부터는 제가 연락을 할테니 그 때 여기로 오세요.”

“어떻게요?”

“말했잖아요? 전 팀의 홍보팀장이라고요. 선수들 전화번호 정도는 알고 있어요.”

“아······.”

“그러면 먼저 갈게요.”

“저······감사합니다.”

“괜찮아요. 대신 내일도 잘해요.”

그렇게 그녀가 먼저 떠나자 유성은 경기 몇시간 전에 거두었던 GL 로고가 박혀있는 스마트폰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코코아톡으로 메세지가 날아왔다.

[5차전 자료 못 준게 있어서 대신 보낼게요.]

“그러고보니 이름이······김세나였나.”

왜인지 모르게 생각이 복잡해지는 느낌이든 유성은 자료를 챙기고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직도 훈련중인 범성을 만났다.

“범성이형.”

“어? 유성이냐?”

“어제는 안 보이더니만 오늘은 있네.”

“어제도 있었는데 니가 여자랑 만나길래 잠깐 비켜준거야.”

“그래? ······응?! 그걸 봤어?”

“걱정 마. 니가 여자 좀 만났다고 성적 떨어진것도 아니잖아?”

“하하······.”

세나와 사귄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기에 들켜도 딱히 상관은 없겠지만 그대로 범성에게 들켜버린 것이 유성에게는 오히려 안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동안 봐온 범성은 팀내에서 손 꼽힐 정도로 신뢰가 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내일 첼리가 잘 던져준다면 4차전만큼 처참하지 않을 거야. 오히려 이길지도 모르지.”

“문제는 불펜 소모가 심해.”

“그 부분은 첼리가 길게 던져주기를 빌어야지.”

배트를 휘두르며 대화를 주고 받는 유성과 범성.

오늘도 장시간 지속된 회의를 겨우 끝낸 김강문은 그 모습을 보았다.

“내일은 좀 더 과감한 수를 써야할지도 모르겠군.”

문제라면 투수진이 전멸이나 다름 없는 상태라는 점이었다.

그러다가 무엇이 생각난듯 김강문 감독이 다시 훈련장을 보았을 때 김강문 감독은 거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날이 되고 5차전이 치러지기 전 김강문 감독이 코치들을 불러 모았다.

“오늘 쓸만한 투수 몇이나 되지?”

“어제 다들 투구수가 많아서 민오 빼면 던질만한 애들이 없습니다. 만약 첼리, 민오로 9이닝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제 많이 던진 상민이나 민훈이를 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범성이 한번 확인해봐.”

“네?”

“작년에 타자로 전향했지만 그 전에는 투수였잖아.”

“확실히······ 연대 에이스였던 범성이가 던질 수 있다면 1이닝 정도는 가능은 하겠지만······.”

“지금 베어스의 기세를 생각하면 첼리, 민오로는 9회를 막을 수 없어. 그래서 난 범성이 뿐만 아니라 유성이까지 고려하고 있어.”

“범성이는 그렇다고 쳐도 유성이는 공은 빨라도 투수 경험이 없습니다.”

“여긴 한국 시리즈야. 있는 전력 없는 전력을 다 사용해야 해.”

김강문 감독의 강력한 의지를 느낀 투수 코치인 최일헌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유성이, 범성이. 잠깐 와봐라.”

“네?”

둘을 조용한 곳으로 데려온 최일헌 코치는 두 사람의 팔을 만져보고는 그 둘을 부른 이유를 말했다.

“어제 투수 소모 심했던 거 알지?”

“네.”

“그래서 오늘 첼리랑 이민오 빼면 던질만한 투수가 없어. 그 둘이 9회를 막아주는 게 최선이지만 불가능하다면 너희가 등판을 해야할지도 몰라.”

“······.”

“범성아, 오늘 던지면 거의 2년만의 실전이다. 가능하겠냐?”

“불펜에서 확인 좀 해봐도 될까요?”

“그래. 만약 범성이가 던진 이후에도 투수가 모자라면 구속이 빠른 유성이 니가 던지게 될 거다.”

“네.”

어찌어찌 첼리와 이민오 외에 나범성과 박유성이라는 급조한 투수들을 구하며 경기 준비를 마친 다이노스였다.

그리고 5차전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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