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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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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8.01.29 15:26
최근연재일 :
2018.01.29 15:31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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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3
추천수 :
113
글자수 :
36,413

작성
18.01.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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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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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조폭사 9화

DUMMY

“저기···.”


하고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경철은 몸을 돌렸다. 이영혜가 다가오고 있었다. 경철의 시선을 받은 이영혜의 눈 밑이 조금 붉어진 것 같아 보였다.


“상의할 일이 있어.”


앞에 선 이영혜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으므로 경철이 턱으로 규율부 쪽을 가리켰다.


“규율부로 와.”


이영혜와는 같은 반에 있었지만 처음 트는 말이었다. 잠시 후에 그들은 규율부 안의 회의실에 둘이서 마주앉았다.


“저기, 우리반 김선옥이 문제인데.”


이영혜가 입을 열었지만 시선은 경철의 가슴께에서 올라가지 않았다.


“1반의 최재용이가 어제 집에 가는데 납치하려고 했대. 그래서 겨우 도망쳐왔는데 오늘은 무서워서 혼자 집에 가지 못하겠대.”


경철은 아직 최재용은 물론이고 김선옥이 누군지도 알지 못한다. 이영혜가 처음으로 시선을 들어 경철을 보았다.


“저기, 최재용이는 기호파 부두목이야. 그리고···.”


힐끗 경철의 눈치를 본 이영혜가 말을 이었다.


“김성옥이는 박길수하고 친한 사이였어.”


경철이 머리를 끄덕였다. 박길수는 지난 번 창고에서 회칼을 꺼내 들고 덤벼들었다가 팔이 부러진 강현태의 부하인 것이다. 그는 아직 병원에 있는데다 강현태의 제일회는 거의 궤멸된 상태였으므로 기호파의 최재용에게는 호기였다.


“알았어.”


경철이 그렇게만 대답하자 이영혜가 물었다.


“어떻게 하려고?”

“내가 처리할게.”

“때리려고?”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그리고는 경철이 퍼뜩 시선을 들었다.


“네가 아버지한테 다 일러 바쳤지? 지난 번 창고에서 있었던 일 말이야.”

“그랬어.”


의외로 선선히 머리를 끄덕인 이영혜의 얼굴에 옅은 웃음기가 떠을랐다.


“규율부장 시키라고도 했어.”


최재용은 규율부원의 전갈을 받고 나서 5분도 안되어 규율부로 들어왔는데 조기호와 함께 왔다.


“아, 규율부장 호출이라 겁나는데.”


하면서 조기호가 웃었지만 최재용은 긴장으로 굳어진 표정이었다. 경철이 앞자리에 앉은 최재용에게 불쑥 말했다.


“너, 김성옥이 건들지 말어. 이 자리에서 약속하고 돌아가.”


그러자 최재용이 눈을 치켜떴고 조기호가 다시 웃었다.


“규율부장이 연애사업도 간섭하냐?”

“이 새끼야. 애인이 병원에 있는 틈을 노리고 비겁한 짓을 하지 말란 말이다.”

“이 새끼. 세게 나오는데.”


하더니 조기호가 정색했다.


“교감이 널더러 학교 분위기 잡으라고 했다며? 강현태 손가락을 분질러 놓았으니 남은 내 손이나 발 하나쯤 분지르라고 하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냐. 임마.”

“학교에서 돈도 받는다며? 경비원 월급을 받는 거냐?”

“주둥이 나불거리지 마.”


경철이 낮게 말하고는 갑자기 주먹을 들어 책상을 내려쳤다. 그러자 두께가 3센티가 넘는 책상 한쪽이 부서져 메어졌다. 놀란 최재용이 상체를 뒤로 젖혔고 안색이 변한 조기호도 침을 삼켰다.

그도 태권도 격파를 해 왔지만 이런 괴력은 처음 보는 것이다. 경철은 기합도 쓰지 않고 그냥 내리쳐 부숴 버렸다. 조기호가 헛기침을 하더니 정색했다.


“좋아. 손 떼도록 하겠다. 대신에 너는 우리 회장님을 내일 밤에 만나 줘야겠어.”


이제까지 수원의 제일회가 움직이지 않은 것은 조기호가 소속된 영동회의 회장 박종필이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경철이 머리를 끄덕였다.


“좋아 만나지. 내가 간다고 전해.”


경철은 걸어서 등하교를 했는데 집까지는 50분쯤이 걸렸다. 버스로는 30분 거리였지만 운동 삼아 걷는 것이다. 청모골에서 수련할 때처럼 바지 속의 다리에 각각 3Kg짜리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듯이 걸어 집까지 9킬로를 한 시간 안에 주파해 왔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는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이웃마을의 홍문수와 그 너머 마을의 김동환이까지 경철과 함께 걸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김동환은 2학년으로 이번에 규율부원이 되었다. 그러나 모래주머니를 찬 경철이 천천히 걸어도 그들은 헐떡이며 따라왔다. 그들이 휘어진 길을 돌아 마을이 보이는 지점에 왔을 때였다.


“어, 저기. 이영혜가 있네.”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홍문수가 말했다. 그가 눈으로 가리키는 길가의 가게 앞에 서 있는 이영혜가 보였다. 그들이 다가가자 이영혜는 똑바로 경철을 바라보았다.


“야, 가자.”


눈치 빠른 홍문수가 머뭇거리는 김동환의 팔을 잡아끌었다.


“우리 먼저 갈게.”


경철에게 말한 홍문수가 힐끗거리며 앞을 지났어도 이영혜는 그들에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 다가선 경철에게 이영혜가 말했다.


“선옥이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이야. 그리고 고맙다는 말도 전하려고.”

“고맙다는 인사는 왜 네가 해?”

“선옥이가 조금 무서워해서.”


그럴 것이었다. 김선옥이 남자친구 박길수의 팔을 부러뜨린 경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도 어색했을 것이다. 저녁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학교는 5시에 끝났으나 경철은 규율부원 회의를 하느라고 늦었다. 이영혜가 조심스런 시선으로 경철을 보았다.


“내가 저녁 살게, 수원 안 갈래?”


수원 시내의 식당에서 라볶이로 저녁을 먹은 둘이는 번화가의 거리를 걸었다. 둘 다 교복 차림이어서 한 뼘쯤 거리를 두고 걸었는데 경철이 거리를 모르는 터라 이영혜가 이끌었다. 그들이 번화가를 벗어난 골목의 노래방에 들어선 것은 밤 9시경이었다. 이영혜는 익숙하게 주인과 계산을 하더니 경철과 방으로 들어서자 웃었다.


“다음에는 사복입고 술 마시러 가.”


학교에서 보던 이영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경철은 눈만 껌벅였다. 그에게 노래방은 처음이기도 했다. 경철이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으므로 노래는 이영혜가 혼자 불렀다. 계속해서 10곡쯤 부르더니 경철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여자 친구 있어?”


그 순간 눈앞으로 미나의 얼굴이 스치고 지났지만 경철은 머리를 저었다.


“없어.”

“거짓말.”


살짝 눈을 흘기는 이영혜의 눈빛에서 경철은 뜨거운 욕망을 읽을 수 있었다. 배국청은 내공을 쌓기 전에 독심술부터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그는 계룡산에서 공부한 독심술과 주역으로 한때 날리는 철학원 원장이었다.

경철이 손을 뻗어 이영혜의 허리를 감아 안았을 때 이영혜는 쓰러지듯이 안겨 왔다. 도톰한 입술이 이미 벌어져 있어서 경철의 입술이 포개지자 곧 수줍은 듯 혀가 밀려나왔다. 경철은 한 손으로 치마 속을 더듬었다. 이영혜는 움찔 몸을 비틀더니 입술을 틀었다.


“안돼 아직은···.”


치마를 추스르며 일어서려던 이영혜는 잠시 뭔가 결심 한 듯 다시 안겨왔다. 그리고는 대담하게 허리를 세워 경철이 팬티를 벗기는 것을 도왔다. 경철은 의자 위에 이영혜를 눕히고는 샘으로 들어섰다.

낮게 비명을 질렀던 이영혜가 경철의 어깨를 밀듯이 움켜쥐더니 경철이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자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냈다. 경철은 이영혜의 몸이 풀려 가는 것을 느낀 순간에 갑자기 미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미나는 고석규 하고도 그리고 배국청하고도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노래방을 나왔을 때는 10시가 넘어 있었다. 이영혜는 이제 한 발짝 거리쯤 떨어져 걸었는데 땅 바닥만 내려다보았다. 그 이유를 알고 있었으므로 경철도 선뜻 말을 붙이지 않았다. 이영혜는 오늘 처음 섹스를 한 것이다. 방안에서 이영혜가 닦아 낸 휴지에 피가 잔뜩 묻혀 있는 것을 경철은 보았던 것이다.


다음 날 학교에서 이영혜는 시치미를 뚝 뗀 얼굴로 학습지를 나눠 주었고 행사에 관한 주의사항을 급우들에게 말해 주었다. 그러나 한번도 경철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경철과 이영혜의 둘을 빈틈없이 살피던 홍문수도 나중에는 지쳐서 평상으로 돌아갔다.

오후 5교시가 끝났을 때 조기호가 찾아와 경철을 밖으로 불러내었다. 복도에서 마주보고 섰을 때 조기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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