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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8.01.29 15:20
최근연재일 :
2018.01.29 15:24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3,977
추천수 :
39
글자수 :
35,608

작성
18.01.29 15:22
조회
342
추천
3
글자
8쪽

강한 여자 4화

DUMMY

“어우!”


임윤호는 사타구니를 채였다. 그때부터 천상태는 강한의 동작을 똑똑히 보았다. 두 손으로 임윤호의 머리칼을 움켜쥔 강한이 무릎으로 얼굴을 찍어 올렸다.


쩍!


“어억!”


쩍 소리와 어억 소리가 거의 동시에 울렸다. 임윤호가 비스듬히 옆으로 쓰러졌을 때 다시 강한의 발길이 날아가 허리를 찼다.


“어이구.”


임윤호의 입에서 고통에 찬 신음이 울렸지만 강한은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다시 허리와 가슴, 배를 찼다.


“억, 억, 아이구우.”


고통스러운 신음이 겁에 질린 비명으로 바뀌었을 때 천상태는 벽 쪽의 여자가 펄썩 방바닥에 주저앉는 것을 보았다. 얼굴이 노랗게 되었고 입은 쩍 벌렸는데 눈에 초점이 잡혀 있지 않았다.


“어이구, 살려주시오.”


마침내 꿈틀거리던 임윤호의 입에서 절규가 터져 나왔다. 얼굴은 피로 범벅이 되었고 말을 하면서 입 밖으로 부러진 이가 튀어 나왔다. 그러나 강한의 발길질은 멈추지 않았다. 차고, 차고, 또 찼다. 그러더니 버둥거리는 임윤호의 한쪽 팔을 두 손으로 잡고는 와락 꺾었다.


따악!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마치 마른나무 부러지는 소리처럼 들린다는 것을 천상태는 처음 알았다.


“끄으으.”


팔이 기역자로 부러진 임윤호가 온몸을 축 늘어뜨릴 때 주저앉아 있던 여자도 그대로 앞으로 엎어졌다. 둘이 거의 동시에 기절한 것이다.


“야.”


머리를 돌린 강한이 부르자 천상태가 화들짝 놀라 눈의 초점을 잡았다.


“에.”


대답 소리가 그렇게 나왔다. 천상태도 반쯤은 넋이 달아난 상태였던 것이다.


“여기 정리해. 저 여자는 침대 위에다 눕히고.”


강한이 턱으로 늘어져 있는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지내야 될 것 같으니까 나가서 먹을 것도 좀 사오고, 약국에도 다녀와야겠다.”


 


“1억 8천을 받았습니다.”


강한이 노란색 봉투를 탁자 위에 놓으며 말하자 유경 금융 사장 박기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그것 참, 임윤호를 어떻게 찾아냈지?”


“우연입니다.”


거침없이 말한 강한이 소파에 등을 붙였다.


유경금융 사장실 안이다. 만일 유경의 직원이 임윤호의 정보를 대성 측과 교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불편할 것이다. 돈은 회수해서 좋겠지만 회사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좋아할 사장은 없다. 봉투를 열고 내용물을 쏟아낸 박기준이 곧 만족한 듯 머리를 끄덕였다. 확인이 끝난 것이다.


“맞군. 그런데 임윤호는 지금 어디 있어?”


“천호동 제일병원 712호실에 입원하고 있습니다.”


“손 좀 댔나?”


“네.”


박기준이 쌓여진 수표 중에서 1백만 원권을 추리더니 이윽고 강한에게 내밀었다.


“딱 20퍼센트야. 3천 6백.”


“감사합니다, 사장님.”


박기준과는 안면이 있지만 이렇게 마주 앉기는 처음이다. 강한이 수표를 주머니에 넣었을 때 박기준이 물었다.


“대성은 잘되나?”


“네, 그럭저럭.”


“이 일은 물론 대성 고 사장은 모르고 있겠지?”


“그렇습니다, 사장님. 제가 알바한 겁니다.”


“정보가 여기서 나간 것 같은데.”


박기준이 혼잣소리처럼 말하고는 다시 물었다.


“어때? 이왕 알바 한번 했겠다. 또 한 건 맡아주지 않을래? 이번 건은 꽤 큰데.”


강한은 가만있었고 박기준이 말을 이었다.


“연예계 일이야. 탤런트 하나가 내 돈을 썼는데 받을 게 5억 5천이야.”


“······.”


“그, 윤리지라고 알지?”


알다 뿐인가? 톱 탤런트 중의 한 명으로 스캔들 한 번 일어나지 않은 청순가련형의 미녀. 강한이 좋아하는 탤런트 중 한 명이다. 박기준은 강한의 표정을 보더니 빙긋 웃었다.


“놀란 모양이구만. 윤리지가 뜬 건 2년밖에 안 돼. 뜨기 전에 조그만 프로덕션에 있었는데 그때 나한테 돈을 빌렸지. 프로덕션이 보증을 서고 말야.”


“······.”


“그 프로덕션은 공중분해가 되고 채무가 윤리지한테 넘어갔어. 그게 5억 5천이야.”


강한이 심호흡을 했다. 윤리지가 처음에 빌려간 돈이 얼마냐고 물을 뻔하다가 만 것이다. 그 질문은 이 업계에서는 금기된 사항이었다. 현재의 채무가 중요할 뿐이다. 박기준이 탁자 밑의 서랍을 뒤지더니 구겨진 봉투 하나를 꺼내 강한 앞에 놓았다.


“윤리지의 채무내역이 있어. 각서도 있고. 가져가서 봐라.”


“사장님.”


머리를 든 강한이 박기준을 보았다.


“유경 팀원을 시키시지 왜 저한테······.”


“나한테도 팀이 세 개나 있는데······.”


입맛을 다신 박기준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세 팀이 한 번씩 다 맡았지. 그런데······.”


박기준이 머리를 저었다.


“그년 덕분에 셋이 구속되었다가 겨우 풀려나왔다. 경호원 둘이 붙어 있는데 두 놈 다 한가락씩 하고, 또······.”


“······.”


“그놈들이 대단하고 줄이 통하는 것 같단 말이다.”


이제야 이해가 되었으므로 강한은 가늘게 숨을 뱉었다. KK단 때문이었다. KK단은 강남의 폭력조직으로 대성금융 사장 고동표와 줄이 닿아 있었다. 물론 강한도 KK단의 보스 최광규와 행동대장 전영철은 안면이 있었다. 그들이 고동표를 만나러 자주 회사에 들렀기 때문이다. 강한이 박기준의 시선을 받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KK단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안 맡았을 것이다.


 


커피숍 안으로 들어선 김양희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주춤하고 얼굴을 굳혔다. 구석 쪽 테이블에 앉아 있던 네 사내가 일제히 시선을 주었기 때문이다. 강한과 그의 팀원 셋이었다. 회사 내에서는 강한팀이라고도 불리는 네 사내. 팀워크가 좋고 실적도 가장 좋았다.


김양희가 다시 발을 떼었는데 뒤에 여자 하나가 따르고 있었다. 긴 머리를 물결치듯 파마로 흩뜨렸고 키가 큰데다 날씬했다. 용모도 수준급. 김양희의 얼굴이 빨개져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당당한 시선을 이쪽에 보내고 있다.


“오오.”


팀원 중 행동대 역할인 백용철의 입에서 탄성이 뱉어졌다.


“끝내준다. 저게 누구지?”


물론 김양희 뒤를 따르는 여자를 보고 한 말이다. 김양희와 물결머리가 다가서더니 잠자코 앞쪽 의자께 앉았다. 여섯이 테이블 두 개를 시용하게 되었다.


“유경금융 미스 최예요.”


하고 김양희가 소개하자 물결머리가 강한을 향해 생긋 웃었다. 횐 이가 드러났고 갑자기 주변이 환해진 느낌이 들었다.


“최지현입니다.”


“제가 백용철이올시다.”


강한 옆에 앉은 백용철이 정색하고 대답했다. 최지현의 시선이 힐끗 백용철을 스치고 다시 강한에게 머물렀다. 강한은 팀원한테도 유경금융의 정보 제공자를 데려온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갑습니다. 덕분에······. 내가 강한입니다.”


최지현에게 머리를 끄덕여 보인 강한이 모두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까불던 백용철도 입을 다물었고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저녁 8시 정각. 회사에서 사거리 하나 떨어진 길가의 2층 커피숍이었다. 강한이 입을 열었다.


“최지현 씨 덕분에 알바를 맡았고 1억 8천을 받았어.”


그만큼 받은 것은 최지현도 알 것이다. 강한이 주머니에서 봉투 여섯 개를 꺼내 탁자 위에 놓았다.


“유경 박 사장한테서 20퍼센트, 3천 6백 받았다. 그래서 6백씩 여섯 등분을 했어.”


그러고는 빙긋 웃었다.


“나누기 쉽더구만. 자, 하나씩 가져.”


“아니, 이거.”


또 먼저 백용철이 나섰다. 이놈은 항상 말보다도 손이 빠른데, 오늘은 말이 먼저 나오고 봉투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형, 우리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나눠 줘도 되는 거요?”


“아유, 그럼 안 되죠.”


하고 말하는 팀의 행정담당 황택수. 황택수의 얼굴이 벌써 빨갛게 상기되었다. 놈은 흥분하면 이렇다.


“어머, 전······.”


최지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한을 보았다. 이쪽도 정색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차가운 느낌, 눈동자가 더 검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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