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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시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8.01.29 15:00
최근연재일 :
2018.01.29 15:04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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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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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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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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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열정시대 10화

DUMMY

그들에게 제아무리 신빙성 있는 사업 계획을 제시해도 담보가 없으면 입만 아플 뿐이다. 장일수는 은행을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김영남을 보면서 입맛이 썼다. 그가 무언가 하나 얻어 왔다고 해서 따져 보면 그들에게 오히려 당하고 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중소기업에게 은행은 사채업자나 다름없었다.

장일수는 서류를 펼친 채 수화기를 들었다. 버튼을 누르자 곧 신호가 갔다. 공장의 전화선은 언제나 바빴으나 오늘은 째깍 걸린 것이다.

“여보세요.”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장 이사야. 거기 현 부장 좀 바꿔 줘.”

“네. 잠깐만 기다리세요.”

장일수는 서류를 눈앞으로 끌어 당겼다.

“여보세요. 현갑호입니다.”

“아, 현 부장. 나요.”

“장 이사님, 웬일이십니까?”

느긋한 그의 말소리에 장일수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원사 재고 현황은 언제 나오는 거요? 지금 몇 달이나 걸렸는지 알아? 넉 달이 넘었어. 내가 이 말을 한 지가.”

“거 참, 장 이사님도.”

“뭐야?”

웃음 띤 현갑호의 목소리가 장일수가 언성을 높였다. 박재호와 김오식, 그리고 하기철까지 그를 돌아보았다.

“지금 나하고 장난하자는 거야? 원사 재고가 나와야 원사 발주를 할 것 아니야?”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난 이쪽 상황을 박 이사님한테 모두 보고했습니다. 재고 현황은 지금 정신이 없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겠어요.”

“뭐라고 보고를 했는데?”

박재호가 다시 힐끗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한 달쯤 더 걸리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언제?”

“1주일쯤 전에요.”

현갑호가 당당하게 말했다.

“이봐, 내 말대로 각 공장별로 서류상 재고 확인 도장만 받으면 될 것 아냐? 공장이 도장을 찍어 주지 않는 이유는 뭐요? 재고가 없다는 말인가? 그러면 변상해야지. 안 그래?”

“지금은 우리가 공장에게 부탁하는 입장이어서 밀어붙일 수가 없어요. 인수증들도 확인해야 하고.”

같은 소리를 벌써 몇 번째 듣는지 셀 수조차 없었으므로 장일수는 수화기를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머리를 들어 박재호를 보았으나 그는 다시 김오식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컸으므로 옆쪽으로 6, 7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박재호도 그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어이, 박 이사.”

의자를 돌려 앉은 장일수가 부르자 박재호가 머리를 돌렸다.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현 부장한테서 재고 현황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는 연락받은 적 있어?”

“응, 지난주에.”

장일수가 그를 쏘아보았다.

“그러면 왜 나한테 알려 주지 않았어? 나만 병신 됐잖아?”

“에이, 그런 걸 가지고······.”

웃음 띤 얼굴로 박재호가 말했다.

“지금은 공장에서 생산량 뽑는데 정신이 없다고 그래서. 할 수 없지, 뭘.”

장일수는 시선을 돌렸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있었으나 다시 소리를 질렀다가는 병신노릇을 또 할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오?”

김오식이 소곤거리듯 물었다.

“별 거 아녜요.”

입맛을 다시며 박재호가 대답했다.

“저 친구 성질께나 있겠어, 하는 것을 보면.”

“그래요?”

“저 친구가 우리 담당이 아니라서 다행이요. 융통성이 없는 녀석 같다니까.”

“어떻게 그리 잘 아시오?”

웃음 띤 얼굴로 박재호가 물었다.

“이제 몇 번 겪어 보면 압니다.”

장일수가 힐긋 그들을 바라보았으므로 그들은 딴청을 부렸다.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김영남이 들어섰다. 김오식은 책상 위의 서류를 들여다보았고 박재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장님, 일 잘 끝내셨습니까?”

사장실로 따라 들어온 박재호가 물었다.

“끝내고 말고 할 것이 없어. 그저 지점장 만나서 이야기하고 온 거야.”

코트를 옷걸이에 걸면서 김영남은 피곤한 듯 머리를 좌우로 저었다.

“어려울 때나 찾아가는 것보다는 자주 들르는 것이 나을 성싶어서.”

소파에 앉자 박재호가 앞자리에 따라 앉았다.

“프랑스의 레온한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김영남이 머리를 들었다.

레온은 거래관계를 맺은 지가 5년이 넘는 수입상이다. 그는 TV에서부터 섬유류에 이르기까지 수백 가지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거상이었다.

“원단을 독일로 가져가고 싶답니다. 물량이 상당한데 가격을 물어왔습니다. 곧 팩스로 자세한 오퍼를 보낸다고 했습니다.”

“응, 나도 전에 레온한테서 들은 기억이 나는군. 프랑크푸르트에 공장을 세우겠다고 했었어. 그 공장에서 사용할 원단인 모양이군 그래.”

김영남의 목소리가 팽팽해졌다.

“아마 여러 곳에 오퍼를 던졌을 테니까 마진을 최소로 잡고 오퍼를 던져. 나에게도 보여 주고.”

“네, 그거야······.”

“올해만 지나면 우리는 기반을 굳히게 될 거야. 거래선도 단단해지고, 생산 기반도 확보될 테니까.”

박재호가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레온이 전화를 해 왔다니 올해는 운수가 좋을 모양이군.”

레온과는 작년 실적이 20만 불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는 1년에 2억 불이 넘는 물량을 사가는 대형 수입상인 것이다.

박재호가 사장실을 나오자 김오식이 그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머리를 돌려 장일수의 책상을 바라보았으나 그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뭘 보고하신 거요?”

자리에 앉자 김오식이 물었다.

“그냥, 기분 좀 풀어 주고 온 거요.”

담담한 얼굴로 박재호가 대답했다.



“공장에서 아직 재고 현황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든 박재호가 말했다. 둥근 얼굴에 눈초리가 치켜 올라간 눈을 들어 김영남이 바라보았다.

“도대체 지시한 것이 언젠데 아직도 안 왜 있단 말야? 작년에 지시했잖아······.”

이맛살을 찌푸리며 김영남이 목청을 높였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재고 현황도 파악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조건 원사만 내려 보내면 된단 말이야?”

박재호는 시선을 탁자 위로 떨어뜨린 채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가봐야겠구만. 내가 며칠 동안 공장에 내려가서 뽑아와야겠어.”

“제가 갈랍니다.”

마지못한 듯 박재호가 말했다.

“제가 가서 해 오겠습니다.”

김영남이 머리를 돌려 장일수를 바라보았다.

“원사 공급은 언제까지 되어야 하지?”

“다음 주인 2월 10일까지 공급이 완료되어야 하는데요.”

장일수가 힐끗 박재호에게 시선을 주었다.

“재고 현황이 나와야 정확한 주문량을 방직회사에 통보해 줄 수가 있는데······ 우선 3백 고리는 예약해 놓았습니다.”

“고리 당 얼마로?”

“한국방적이 고리 당 625불로 오퍼해 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삼용방직의 면사를 고리 당 630불로 구입했으니 고리 당 5불씩 절약된 셈이다. 월평균 면사 사용량이 500 고리 정도이므로 5불을 깎았다면 2천5백 불이 이익인 것이다.

“한국방적 실이 나뻐. 엉망이야.”

박재호가 장일수에게 말했다.

“편직 공장이 한국방적 원사를 안 쓰려고 해. 잘 끊어지고 콘의 무게가 일정치가 않다고 해.”

“어떤 놈이?”

장일수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사용하기 전에 박스 무게를 달아보고 시작해 보라고 했는데 지난번에는 시작도 하지 않고 왕창 걸어 놓고서는.”

김영남을 돌아본 장일수가 목소리를 낮췄다.

작년 말에 한국방적의 원사를 사용했다가 반품시키고 재공급을 받는 소동이 일어났었다. 불량원사는 모두 재공급을 받았으나 생산 일정이 1주일가량 지연되었고 편직기에 걸어 놓은 2천 킬로 정도의 원사는 반품시킬 수가 없었다. 그것도 원사의 재고량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 박 이사는 공장으로 언제 출발할 거야?”

김영남이 말머리를 돌렸다.

“오늘 저녁에 출발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주말인 2월 7일까지는 재고 현황이 나와야 돼.”

“네, 알겠습니다.”

박재호가 머리를 끄덕였다.

“사장님, 기업은행에서 2월 입금계획이 얼마냐고 묻는데요.”

장일수가 말했다.

“어떻게 하지요? 아까도 차장이 전화를 했습니다.”

“그건 내가 지점장을 만날 테니까. 그리고 우리은행은 아직 연락 없어?”

“오전에 연락해 봤더니 지점장이 본점 승인을 받으러 갔답니다.”

“어제 들어갔다고 하더니······.”

“오늘 들어갔답니다. 다음주 초에는 집행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김영남은 잠자코 머리를 돌렸다.

1월에 우리은행과 협의한 대로 실적의 반을 그들에게 주면서 1억짜리 적금 3개와 5천만 원의 평잔을 유지시키는 조건으로 3억의 대출을 받기로 한 것이다.

신용대출 3억이 들어오면 할 일이 많다. 지금 2개 라인으로 되어 있는 공장을 4개 라인으로 2배 증설하고 공장의 한쪽에 포장 공장을 세울 작정이었다. 그러면 직영 공장의 직원이 100명이 넘게 된다.

10여 개의 하청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투자 없이 임가공비만 지급하면 되므로 부담이 적었으나 관리가 어려웠다. 따라서 제품의 품질도 믿을 수가 없었다.

중동으로 수출한 의류를 바이어들이 받고 시장에 내놓아 물품의 하자가 발견되기까지는 최소한 석 달의 시간이 걸린다.

아직 하청 공장들이 전문화되어 있지 않아 셔츠면 어느 공장 하고 지정된 상태가 아니다. 오더가 공장에 맞추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석 달 사이에 문을 닫아 버린 공장도 있었다.

수출 박스 번호로 추적을 해서 잘못한 공장을 찾아내도 그것은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다. 바이어에게 신용은 떨어져 버린 후이고 공장 측도 한참 지난 일이라 억울하다는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방을 나가자 김영남은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버튼을 누르자 곧 신호가 갔다.

“여보세요.”

강진수의 목소리가 들였다.

“지점장님, 김영남입니다.”

“아이구, 김 사장님 아니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한번 찾아뵐까 했는데.”

“마침 잘됐군요. 저도 뵙고 싶었는데, 어떻습니까? 오늘 한번 뵐까요?”

“가만 있자······.”

그는 스케줄을 생각하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 그 짧은 순간에 김영남은 자신의 비중을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좋습니다. 마침 오늘 약속이 비어 있군요. 어디가 좋을까요?”

김영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시 10분 전에 김영남은 비엔나의 현관을 들어섰다.

“어서 오십시오, 사장님.”

미스터 정이 달려왔다.

“아직 손님 도착하지 않았지?”

“네, 아직.”

“안 마담은?”

“나오셨습니다.”

그는 복도 왼쪽의 방으로 들어섰다.

“사장님, 식사는 뭘로 하실까요? 우선 간단하게······.”

코트를 받아 옷장에 넣으며 미스터 정이 물었다.

“필요 없다. 안 마담이나 오라고 해.”

“알았습니다.”

빈 방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데 안재화가 들어섰다.

“오셨어요?”

활짝 웃으며 안재화는 그의 옆에 앉았다. 짙은 향수 냄새가 맡아졌다. 5년이 넘도록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김영남은 한번도 그녀에게 치근대지 않았다.

안재화는 멋진 몸매와 분위기를 가진 여자였다. 그녀와 함께 있는 밤의 시간이 근사할 것이라는 것은 믿어도 된다.

그러나 그녀와 한번 어떻게 되고 나면 비엔나와는 인연을 끊어야 할 것이다. 불편한 관계가 되어 버린다. 지금 이런 상태에서 그녀가 공급해 주는 파트너와 즐기는 것이 훨씬 이롭다고 김영남은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지점장하고 차장, 두 명이 와. 둘 다 영계 스타일이고, 지점장은 화장 안 한 애, 차장은 그 반대다.”

안재화가 머리를 끄덕였다.

“2차는요?”

“끝나면 제각기 갈라서게 해. 지점장과 차장이 서로 모르도록. 내가 양쪽을 다 배웅할 수 있도록 말야.”

“그럼 앞문과 뒷문에 차를 기다리게 해야겠군요, 애들 싣고.”

“2차까지 내가 계산할 테니까.”

“김 사장님은요?”

“너.”

김영남이 턱으로 그녀를 가리키자 안재화가 어깨를 치켜들며 피식 웃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말아요. 어때요? 지난번 그애. 희주 말예요.”

“재수 없어.”

김영남이 머리를 저었다.

“오늘 같은 분위기에서 그놈하고 실랑이 해? 딴 놈 줘.”

“난 김 사장님이 오신다고 해서 일부러 불러 왔는데. 내가 이야기 잘했어요. 걱정 말아요.”

김영남의 눈 속을 들여다보는 듯 얼굴을 마주 댄 그녀가 말했다. 눈을 껌벅이며 그가 머리를 돌렸다.

“그럼, 그렇게 할게요.”

안재화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방을 나가자 김영남은 소파에 등을 기대고 우두커니 식탁 위를 바라보았다.



“내가 인천에 있을 적에는 술을 제법 했었는데 지금은 줄었어.”

강진수가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 그래도 한 손에는 술잔을 쥐고 내려놓지 않았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옆에 앉은 아가씨의 어깨를 끌어안은 채 그는 한 모금에 술을 삼켰다.

김영남은 황 차장을 바라보았다. 40대 초반인 황 차장은 볼이 홀쭉한 얼굴에 안경을 끼고 있었다. 신 부장과 자주 술자리를 같이하고 있다고 들었으나 김영남은 그와는 이번이 두 번째였다.

황 차장은 옆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하느라고 다른 곳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자아, 김 사장님. 내 술 한잔 받으시오.”

강진수가 술잔을 내밀었다. 기분이 좋은 듯 얼굴에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지점장님, 생산 자금 말인데요.”

술잔을 받으면서 김영남을 입을 열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황 차장이 퍼뜩 김영남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강진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멍한 표정이 되었다.

“기업은행에서는 도저히 안 되겠지요?”

여자의 어깨를 감싸 안았던 강진수의 팔이 내려왔다.

“우린 2월 중순부터 원사 2억 원 어치를 더 구입해야 합니다. 지난번 말씀드렸다시피 기업은행의 한도는 꽉 차 있고······, 그렇다고 우리가 내놓을 담보도 더 이상 없고 말씀입니다.”

“김 사장님, 그건 내가 본점에 가서 사정을 해 봤어도 안 됩니다.”

강진수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어요. 세영무역에게 7억 한도를 설정해 준 것만 해도 우리는 큰 모험을 한 겁니다.”

김영남은 술잔을 들어 한입에 술을 삼켰다.

아파트와 공장 부지를 합한 평가 금액은 3억8천이고 설정금액은 5억이었다. 거기에 2억을 보태 세영무역의 한도 금액을 7억으로 책정한 것이다.

7억 내에서 무역 금융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은행이 석 달 간의 금융 한도 기간에 보증을 서 준다는 것밖에 다른 도움은 없었다. 그리고 2억을 신용으로 한도 설정해 준 대신 2억 원의 정기적금도 들었다. 한 달에 7백만 원의 적금을 붓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도산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조치를 단단히 하려는 것이겠지만 회사가 망해서 은행이 손해 보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담보나 보증이 없는 회사는 아예 은행을 찾지 않는 것이 나았다.

차라리 전당포나 돈 있는 사람에게 물건을 저당 잡히고, 돈을 빌려 쓰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필요하면 현금 대출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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