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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8.01.29 14:49
최근연재일 :
2018.01.29 14:5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893
추천수 :
35
글자수 :
69,207

작성
18.01.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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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불굴 6화

DUMMY

“공사관 일이나 열심히 해.”

“잡일이 쉽고 소인이 일본말을 한다고 가끔 통역도 시킵니다. 소인이 아주 요긴하게 쓰여서 어찌나 기쁜지요.”

“아주 잘 되었어.”

“모두 나리의 은혜올시다.”

기석이 마루에 두 손을 짚고 절을 하더니 몸을 일으켰다. 벌써 어둠이 덮여지고 있다.

“나리, 다시 들리지요.”

하더니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학당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학당을 나오시면 나리께서는 벼슬을 하십니까?”

“아니야.”

내가 웃음 띤 얼굴로 머리를 저었다.

“하지만 할 일이 많아.”

학당에 입학한지 벌써 이년 반이 지났다.



졸업식에서 나는 졸업생을 대표하여 영어로 연설을 했다. 제목은 ‘조선의 독립’이었는데 축하하러 온 왕실과 고관, 외교 사절들을 자극하는 발언은 들어있지 않았다. 창립자인 아펜젤러와 교수진들은 나에게 신문명(新文明)과 개혁에 대한 기초, 그리고 열망(熱望)을 주입시켜준 은인인 것이다. 제국주의시대에 열강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배신을 밥 먹듯이 하는 중이었지만 나는 은인의 등에 칼을 꽂을 생각은 없다. 그리고 그만큼 무모하지도 않다.

고종 34년(1897) 7월 8일이었다. 졸업식을 마친 내가 식장인 정동성당 밖으로 나왔는데 윤치호가 다가왔다. 윤치호는 나보다 10살 연상인 1865년생으로 올해 나이는 서른셋이다. 서재필보다 한 살 연하가 된다. 현재는 학부협판(學部協辦)이다.

“훌륭했어.”

다가선 윤치호가 칭찬했다.

지나치던 고관들도 웃음 띤 얼굴로 나를 보았다. 그렇다. 연설이 끝났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일어났다.

나는 고관, 각료들의 얼굴에서 조선인에 대한 자부심을 본 것처럼 느껴졌다. 서양 외교관들 앞에서 조선 학생의 우수성을 증명한 셈이리라.

윤치호가 말을 잇는다.

“앞으로 조선을 개혁하는 운동에 그대가 적극 참여 해주길 바라네.”

“알겠습니다.”

내가 마침 지나치는 각료 이완용에게 머리를 숙였다. 윤치호도 이완용에게 목례를 한다. 이완용도 아관파천(俄館播遷)으로 친일파를 몰아내는데 앞장을 섰던 각료 중의 하나다.

나는 윤치호의 안경 쓴 옆모습을 보았다. 이사람 또한 서재필과 같은 유학파다. 갑신정변에 연루되자 곧장 상하이로 피신, 중서서원에서 3년을 공부한 후에 미국으로 건너가 벤더빌트와 에모리 대학에서 영어와 신학을 배웠다. 그리고 2년 전인 고종 32년(1895)에 귀국한 것이다.

그때 윤치호가 말했다.

“나도 독립협회, 독립신문 일에 앞장을 설 작정이야.”

“당연히 그리하셔야 됩니다.”

그러자 윤치호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 서양식 악수에 익숙해진 내가 손을 쥐었을 때 윤치호가 빙긋 웃는다.

“친일, 친러, 친미로 아직 갈라놓지는 말게. 훗날 역사가 평가 해줄 테니까.”

몸을 돌린 윤치호가 사라졌을 때 근처에서 얼쩡거리던 기석이 다가왔다.

오늘 기석은 말쑥한 양복 차림에 새 중절모까지 썼다. 구두도 새것이어서 고관대작들 사이에서도 어울렸다.

“나리, 훌륭하셨습니다. 저는 영어는 한마디도 모르지만 너무 잘 하셨습니다.”

준비해온 듯이 서둘러 말한 기석이 힐끗 내 뒤쪽을 보았다.

“조금 전에 나리 옆으로 지나가신 대감이 이시다하고 친했지요.”

“누구 말이냐?”

내가 뒤를 보고나서 다시 묻는다.

“나하고 이야기 했던 어른인가?”

“아닙니다. 손잡이가 은으로 된 지팡이를 들고 계셨던 분.”

이완용이다.

이번 파천에서 친일파를 몰아낸 주역 중 하나가 이시다하고 친했다니. 내 표정을 본 기석이 말을 잇는다.

“아주 긴밀한 관계였습지요. 둘이 여러 번 만나 밀담을 나누곤 했습니다.”

그때 문득 윤치호가 조금 전에 한 말이 떠올랐으므로 내가 심호흡을 하고나서 말했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뒷날 밝혀질 테니까 말이야.”

그때 정장 차림의 화이팅이 다가왔으므로 기석이 슬그머니 물러섰다. 화이팅의 뒤에는 노블과 에비슨이 따르고 있다. 그들을 본 내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들이야말로 훗날 평가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나는 경기도 광주(廣州) 외곽에 위치한 서당에 다니던 시절의 친우 정유건의 집 사랑채에 앉아있다. 정유건이 꼭 한번 들르라는 연락을 받고 찾아온 것이다.

배재학당을 졸업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모처럼 시간을 낸 것이다.

“조선은 곧 망하네.”

술상을 사이에 놓고 마주앉은 정유건이 불쑥 말했다.

“다 썩었어. 임금도, 대신들도”

나는 가슴이 뛰었다. 시원하다는 느낌도 든다.

정유건도 과거에 계속해서 낙방했지만 뇌물을 쓰지 않았다. 집안이 부유한데다 아버지가 참판까지 지낸 명문이라 줄만 잡고 뇌물을 썼다면 진작 급제를 했으리라.

내가 정유건을 똑바로 보았다.

“나는 임금을 바꿀 테야.”

말을 뱉고 나자 시원했다. 눈을 치켜뜬 내가 말을 이었다.

“무력은 없지만 날마다 외치고 선동할 테야.”

“내가 무력이 있어.”

정유건이 가볍게 말을 받는 바람에 나는 나중에야 말뜻을 알아들었다. 내 표정을 본 정유건이 빙그레 웃는다.

“난 지난번 을미사변 때 여주의 김준병에게 군자금 2000원을 지원했고 지금도 몇 명과는 연락이 닿네.”

“의병이라.”

놀람에서 깨어난 내가 정유건을 보았다.

정유건이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드러나고 있다.

그때 정유건이 말을 잇는다.

“자네가 쓴 글은 이곳에서도 읽어보고 있어.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의병을 일으키란 말인가?”

하고 내가 되묻자 정유건이 머리를 저으며 대답했다.

“계몽 운동을 하면서 의병이 필요할 시기가 올 것일세. 그때 내가 의병을 지원해주지.”

그래놓고 목소리를 낮췄다.

“박무익이라고 의병장이 있어. 10여명 수하를 데리고 있는데 곧 자네를 찾아가도록 하겠네.”

난데없다. 내 가슴이 뛰었고 눈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어깨를 편 내가 대답했다.

“좋아. 보내주게. 만나지.”

“경비는 내가 다 대줄테니까 자네는 다른 걱정 안해도 돼.”

“왜 하필 나에게 보내는가? 다른 계몽 운동가도 많은데.”

그러나 정유건이 쓴웃음을 짓는다.

“다 시류에 영합하는 인물로 보여. 개혁을 외치다가도 임금이 감투를 씌워주면 간신이 되지 않는가?”

누구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기에도 하나둘이 아니다.

한모금의 곡주를 삼킨 내가 문득 생각이 난 것처럼 물었다.

“자넨 누가 이 조선을 이끌어야 된다고 생각하나?”

“공화정.”

한마디로 대답한 정유건이 다시 똑바로 보았다.

“왕조는 없애야 돼.”

“공부를 많이 했고만.”

나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내 생각도 같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속이 시원한 적은 드물다.

내가 손으로 방바닥을 치면서 말했다.

“그렇지. 백성이 뽑은 지도자.”

“대통령이지.”

말을 받은 정유건이 길게 숨을 뱉는다.

정유건은 감정의 변화가 빠른 성품이다.

다시 술잔을 든 내가 정색하고 말했다.

“그 나에게 보내준다는 의병장을 빨리 만나고 싶구만.”

순간 의병이 되어 싸우고 싶다는 충동이 불처럼 일어났다.



제중원 소속 의료선교사 크로포드는 부임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선말을 조금은 안다. 나한테서 조선말을 배운 화이팅이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리, 이리오세요.”

하고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돌아보기도 전에 쓴웃음을 지었다.

크로포드다.

‘이리오너라’ 하고 사람을 부르는 말을 존대말로 고쳐 불렀다.

이른바 영어식 조선어다.

몸을 돌린 나는 정장 차림의 크로포드를 보았다. 잘록한 허리가 강조된 원피스 차림에 머리에는 꽃이 장식된 모자를 썼다. 원피스 밑으로 흰 양말을 신은 다리가 드러났다.

내 시선을 의식한 크로포드가 수줍게 웃는다. 나는 무엇을 훔치다 들킨 느낌이 들었다.

“어디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내가 영어로 물었더니 크로포드가 머리를 끄덕였다.

제중원 본관 복도 안이어서 오가는 사람 때문에 우리는 벽쪽으로 붙어 섰다.

“정동교회에 다녀옵니다.”

크로포드는 거기까지 조선말로 하더니 곧 영어로 말을 잇는다.

“리, 저한테도 조선말 가르쳐주시지요. 하루에 한 시간만 시간 내주실 수 있나요?”

화이팅의 조선어 학습은 끝났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는 있다. 그리고 나는 자주 제중원을 들르는 터라 일부러 걸음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똑바로 크로포드를 보았다.

“좋습니다. 언제 시간을 낼 수 있습니까?”

“일요일만 빼고 매일 오후 3시에서 4시까지.”

내가 머리를 끄덕였을 때 크로포드가 말을 잇는다.

“교습비는 월 20달러, 괜찮아요?”

“좋습니다. 교육 방식은 파이팅 양과 같은 방법으로.”

그것은 나는 영어로 말하고 상대는 조선말로 말하는 방법이다. 화이팅에게 사용해서 효과를 보았다.

크로포드가 한걸음 다가섰으므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푸른 눈동자, 흰 피부는 윤기가 흘렀고 콧등에 박힌 서너 개의 주근깨가 귀엽다. 물기를 머금은 붉은 입술이 반쯤 벌려져 있다. 키도 커서 나하고 눈높이가 같았는데 나이는 스물셋, 동갑으로 성격도 밝다.

크로포드가 물었다.

“리,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좋습니다.”

“그럼 여의사 휴게실 아시죠? 거기에 가 계세요. 제가 바로 갈테니까.”

화이팅하고도 그곳에서 공부를 했으므로 나는 몸을 돌렸다.

광무(光武) 2년(1898) 6월이다.

나는 내가 만들어 열정을 쏟았던 매일신문(每日新聞)을 그만두고, 이번 달 10일에 제국신문(帝國新聞)을 창간하여 주필이 되어 있었지만 시간을 낼 수는 있다.

휴게실에서 10분쯤 기다렸을 때 크로포드가 들어섰다. 가운으로 갈아입었지만 앞쪽 의자에 앉는 순간에 다시 향내가 맡아졌다. 화이팅한테서는 약품냄새만 났다.

크로포드가 내 시선을 받더니 고른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리, 앞으론 저를 수잔이라고 불러주세요.”

크로포드의 이름은 수잔이다.

머리를 끄덕인 나에게 수잔이 말을 잇는다.

“물론 이렇게 둘이 있을 때만 말이죠.”

“그러죠. 수잔.”

심장이 뛰고 몸이 뜨거워진 느낌이 들었으므로 나는 시선을 내렸다.

수잔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감을 느끼기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가까워지리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수잔 또한 나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 줄은 몰랐다.

나는 다시 머리를 들고 수잔을 보았다. 수잔의 얼굴도 조금 상기되어 있는 것 같다.



“수잔, 난 결혼한 몸이야.”

수잔과 공부를 시작한지 나흘째 되는 날, 내가 불쑥 영어로 그렇게 말했다. 조선과 미국의 풍속 이야기를 하던 중이다.

머리를 든 수잔이 나를 보았다. 수잔의 푸른 눈동자 속에 내 얼굴이 박혀져 있다.

주위는 조용하다. 휴게실 안에는 우리 두 사람의 숨소리만 들린다.

그때 수잔이 입을 열었다.

“알아, 리.”

그러더니 잠깐 망설이다가 영어로 말했다.

“당신한테 아들이 하나 있다는 것도.”

수잔의 눈이 가늘어졌다. 눈웃음을 치는 것이다.

“그리고 부부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도.”

“미국인 귀가 밝은 모양이군.”

했지만 나는 시선을 내렸다.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 때 수잔이 손을 뻗어 책상위에 놓인 내 손을 덮었다. 놀란 내가 머리를 들었을 때 수잔이 덮은 손에 힘을 주었다. 수잔의 두 눈이 반짝이고 있다.

“리, 난 당신을 좋아해.”

영어다. 나는 영어의 이런 단어가 이렇게 달콤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조선말로 ‘좋아한다’는 말도 이성에게 써 본 적이 없는 나였기 때문이다.

내 얼굴이 붉어졌고 입안은 말라붙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기를 쓰듯 입을 열고 물었다.

“수잔, 우린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만난 시간이 문제가 되나?”

수잔이 이제는 내 손을 펴 손가락끼리 깍지를 끼면서 웃는다. 얼굴은 상기되었지만 시선은 똑바로 나에게로 향해져 있다. 수잔이 깍지 낀 손을 흔들면서 말을 잇는다.

“리, 당신은 품위가 있어. 그리고 열정이 느껴져. 당신의 시선을 받으면 내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아.”

“고맙군. 수잔.”

내 몸은 이미 뜨거워져 있었지만 말은 그것밖에 하지 못했다. 그때 수잔이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내 심장이 무섭게 뛰었고 나도 따라 일어섰다.

다가선 수잔이 몸을 붙였다. 말랑하면서도 중량감이 느껴지는 가슴이 닿더니 하반신까지 밀착되었다. 수잔이 두 팔로 내 허리를 감아 안으면서 말했다.

“리, 키스해줘.”

나는 수잔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 순간 수잔이 눈을 감았으므로 나는 입술을 붙였다. 수잔이 입을 벌려 내 입술을 받더니 곧 혀가 내밀려 왔다. 당황한 내가 주춤거렸을 때 수잔의 혀가 내 입안에서 꿈틀거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둘의 귀가 막혀있지 않아서 복도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를 듣는 순간에 몸이 떼어졌다. 수잔이 서둘러 제 자리로 돌아가 앉았고 나도 숨을 골랐을 때 발자국 소리는 방 앞을 지나 멀어졌다.

그때 내가 수잔에게 말했다.

“수잔, 미안해.”

“저것 봐.”

수잔이 아직도 붉어진 얼굴로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럴 땐 행복하다고 해야 돼.”

“고마워.”

“영어를 잘못 배웠군. 표현이 틀려.”

“자격 없는 남자를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한거야.”

“그렇군. 당신은 조선 남자였지.”

그러더니 수잔이 길게 숨을 뱉는다. 어느덧 눈빛이 차분해져 있다.

수잔이 나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차츰 나아질 거야.”

눈을 치켜 뜬 수잔이 말을 잇는다.

“그것은 내가 가르쳐 줄 테니까.”



세르진 사바틴, 러시아의 건축가로 3년 전인 고종 32년(1985) 민비가 시해 되었을 때 현장을 목격한 유일한 외국인이다. 일본군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궁궐 안에 서양인들을 교대로 숙직시켰기 때문에 역사현장의 증인이 되었다.

그 사바틴이 지금 내 앞에 앉아있다. 정동(貞洞)의 손탁 빈관(賓館) 안이다.

내 옆에는 이 빈관의 주인 안트와네트 손타크(Antoinette Sontag), 그리고 그 옆에는 윤치호가 앉았다.

사바틴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내가 국모 시해 현장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일이 뭔지 아시오?”

사바틴이 영어로 말을 잇는다.

“그 일본 습격자들과 내통한 조선 관리들이 하나둘이 아니었소. 궁성 수비군이 1500명이나 되었지만 왕과 왕비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자는 드물었소.”

그리고는 사바틴이 머리를 저었다.

“그때 일본인들은 왕을 시해할 수도 있었던 것이오.”

윤치호는 이미 들었는지 묵묵히 앉아있었고 손탁은 웃음 띤 얼굴로 나와 사바틴을 번갈아 보았다. 손탁에게서 짙은 향내가 맡아졌다. 수잔과는 다른 냄새다.

손탁은 임금의 최측근이다. 이곳 손탁 빈관도 고종의 하사금으로 지었는데 바로 사바틴이 건축을 맡았다.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는 이른바 아관파천(俄館播遷)에 일익을 담당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공사 웨베르의 처형이 손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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