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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8.01.29 14:42
최근연재일 :
2018.01.29 14:48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3,027
추천수 :
2
글자수 :
29,665

작성
18.01.29 14:48
조회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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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공갈 9화

DUMMY

김영미는 잠자코 머리만 끄덕였다. 이승우와의 섹스는 언제나 뒷맛이 개운치 않았지만 술기운이 들어가면 조금 나았다.


“어이, 나 좀 보자.”


뒤에서 갑자기 들린 큰소리에 그들은 놀라 몸을 세웠다. 사내 세 명이 어느 틈에 바짝 다가서 있었는데 김영미는 금방 그들을 알아보았다. 클럽에서 춤을 청했던 사내와 일행이다. 바짝 다가선 사내가 눈을 치켜뜨고는 웃었다.


“쌍년, 내가 그냥 보낼 것 같더냐?”


김영미가 추춤 물러났지만 뒤쪽은 계단 안쪽 벽이다. 그러나 아직 기는 죽지 않았다.


“비켜, 이 새끼야!”


“아주, 이게.”


그러자 이승우가 김영미를 가로막고 나섰다.


“이보쇼. 왜 이러는거요?”


그 순간이다. 옆에 서 있던 사내 하나가 주먹을 휘둘러 이승우의 옆구리를 쳤다.


“어윽!”


허리를 굽힌 이승우가 신음 소리를 뱉았을 때 다시 사내의 발길이 날아와 턱을 차 올렸다. 이승우는 계단 밑으로 나무토막처럼 굴러 내려갔다. 그 때 새파랗게 질린 김영미의 양쪽 팔을 사내 둘이서 잡아 끼었다.


“따라와.”


“살려 줘요!”


와락 비명을 질렀던 김영미는 복부에 주먹을 맞고 입으로 한 웅큼의 위액을 토해 내었다.


“이년아, 소리 질러도 소용없단 말이다.”


“놔 줘요. 제발.”


위액을 뱉어 내면서 김영미가 애원했지만 사내들은 그녀를 끌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야, 차 빼. 어서!”


주차장에는 그들뿐이었다. 사내 하나가 안쪽으로 달려가자 김영미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었다.


“살려 줘요. 돈을 드릴게요.”


“돈은 필요없어. 우리 셋한테 다리만 벌려 주면 돼.”


옆쪽에 서 있던 긴 얼굴의 사내가 손을 뻗쳐 김영미의 치맛속을 헤쳤다. 그때였다. 뒤쪽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무슨 짓들이야?”


놀란 사내들이 몸을 돌렸고 김영미도 눈을 치켜떴다. 사내 하나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노타이 셔츠에 양복 차림이었는데 장신에 다부진 인상이었다.


“살려 줘요!”


김영미가 악을 쓰듯 소리쳤을 때 사내의 시선이 계단 밑에 쓰러져 있는 이승우에게 머물렀다. 그 때 사내 일행이 끌고 온 승용차가 그들 앞에 멈춰 섰고, 사내들은 김영미의 몸을 차쪽으로 밀었다.


“살려 주세요!”


그 순간 사내가 달려왔다. 그러자 이쪽도 운전석에서 내린 사내까지 합세하여 사내에게 달려 들었다. 김영미는 눈을 치켜뜨고 그들을 보았다. 주차장의 출구가 왼쪽에 있었지만 사내 한 놈에게서 얻어맞은 배가 아직도 찢어질 듯 아팠기 때문에 발을 뗄 수 조차 없다.

이쪽 사내 세 명은 어느 사이에 손에 칼을 뽑아 쥐고 있었는데, 이미 사내의 발길에 배를 채인 사내 하나는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히고 비틀거렸다.


“이 새끼들.”


사내가 잇사이로 뱉듯이 말하더니 몸을 날렸다. 그 순간 김영미는 숨을 죽였다. 사내의 발길이 사내 하나의 턱을 차 올렸고, 땅바닥에 발을 딛는 것과 동시에 주먹이 다른 사내의 관자놀이를 쳤다. 사내 두 명이 시멘트 바닥 위로 널부러지자 허리를 굽히고 있던 사내가 언제 그런 힘이 남았는가 싶게 주차장의 입구로 총알같이 도망쳤다.

사내가 옷자락을 펄럭이며 이쪽으로 다가왔을 때 김영미는 흐느껴 울었다. 다가선 사내가 냉랭한 시선으로 김영미를 내려다보았다.


“다쳤어?”


딸꾹질을 하면서 김영미가 머리만 젓자 사내는 입맛을 다셨다.


“저기 저 사람은 일행인가?”


이승우는 이제는 앉아 있었는데 크게 다친 곳이 없는 듯 그들의 시선을 받더니 비틀대며 일어섰다. 김영미가 머리를 끄덕이자 사내도 따라서 끄덕였다.


“그럼 가봐.”


사내가 몸을 돌렸으므로 김영미는 다급해졌다.


“잠깐만요.”


“왜?”


눈살을 찌푸린 사내의 표정을 본 김영미의 가슴이 허전해졌다.


“절 좀 데려다 주세요.”


“네 친구하고 같이 가지 그래?”


“싫어요. 부탁해요.”


김영미가 비틀대며 다가온 이승우를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


“잘 가. 미안해, 오늘.”


*        *        *




차는 올림픽 대로를 시속 120km의 속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차들은 모두 속력을 내었다.


공갈은 액셀러레이터에 다시 힘을 주었다. 2인승 BMW 스포츠카는 굉음을 내면서 와락 앞쪽 차를 추월해 나갔다.


“목동 몇 단지야?”


불쑥 공갈이 묻자 김영미는 앞쪽만 본 채 대답했다.


“아무 데나.”


밖에서 가끔씩 들어온 빛발을 받아 김영미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공갈이 다시 입맛을 다셨다.


“이 봐, 나하고 장난하자는 거냐? 무슨 대답이 그래?”


“아저씬 왜 나한테 반말해?”


머리를 돌린 김영미가 공갈을 바라보았다. 정색한 얼굴이다. 공갈이 윗입술만 부풀리며 웃었다.


“살려 달라면서 울 때 하고는 영 다른 모습이다.”


“고맙다고 했잖아?”


“집이 어디야? 말해.”


“이태원이야.”


“이 계집애가.”


이맛살을 찌푸린 공갈이 우선 차를 4차선으로 옮겼지만 이미 목동 입구가 가까워진 위치였다. 목동 인터체인지에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김영미가 입술끝을 비틀고 웃었다.


“아저씬 뭐하는 사람이야?”


“입 닥쳐.”


“매력있어. 형사야? 아니면 청와대 경호원? 아니면 태권도 선수?”


“······.”


“아마존에 놀러 왔던거야? 난 자주 가는데 한 번도 못 보았어. 처음 간거야?”


“······.”


“오늘이 내 생일이야.”


목소리가 낮아졌으므로 공갈이 시선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김영미가 앞쪽을 향한 채 말을 이었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


공갈이 목동 인터체인지가 보이는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정색한 얼굴로 김영미를 보았다.


“너, 잘 들어.”


“······.”


“그 따위로 노니까 그런 놈들이 꼬이는 거다. 너, 뭣하는 계집엔진 모르지만 나한테는 개수작 떨지 말어.”


눈을 부릅뜬 공갈이 검지 끝으로 김영미의 코끝을 가리켰다.


“집에 들어가 발 닦고 자. 알았어?”


“아저씨 이름이 뭐야?”


“진실이다.”


“성이 진이고 이름이 실이야?”


김영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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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공갈 10화 18.01.29 301 0 7쪽
» 공갈 9화 18.01.29 233 0 6쪽
8 공갈 8화 18.01.29 231 0 7쪽
7 공갈 7화 18.01.29 239 0 7쪽
6 공갈 6화 18.01.29 252 0 7쪽
5 공갈 5화 18.01.29 231 0 7쪽
4 공갈 4화 18.01.29 243 0 7쪽
3 공갈 3화 18.01.29 267 0 7쪽
2 공갈 2화 18.01.29 330 1 7쪽
1 공갈 1화 18.01.29 70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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