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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錄始)의 서재

전직천사 가온의 생활적응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록시(錄始)
작품등록일 :
2022.07.19 17:56
최근연재일 :
2022.08.04 14: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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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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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꽃이 질 때 다시 필 것을 알고 있듯

DUMMY

새로 고친 유미네 집을 구경하고 돌아오니 달숲에 꽃술이 앉아있었다.

어깨가 많이 굽어서 처음 보았을 때보다 십 년은 더 나이 들어 보였다.


그래도 여전히 다정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바람 쐴 겸 나왔는데···. 가게에 아무도 없어서 지켜주려고요.”

“유미네 집 구경하고 오는 길이에요.”


”집은 어때요? 은서님과 바우님이 했으면 깔끔하겠네요.“

”완전 새집 같아요. 여기서 다 같이 페인트칠하고 청소했던 때가 생각났어요.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꽃술이 배시시 웃었다.


나는 손뼉을 치며 꽃술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렇지 않아도 꽃술님 보러 가려 했는데. 그동안 바느질 많이 늘었어요. 보실래요?”

정성껏 만든 앞치마를 꺼냈다.

하륜에게 주려고 만든 것이다. 삐뚤빼뚤하지만 아주 흉하지는 않았다.


꽃술의 반응은 냉정했다.

“가온님, 남에게 주려면 제대로 해야죠. 주고도 욕먹어요. 하, 게다가 이 바느질은.”

“왜요? 그런대로 쓸 만하지 않아요?”

“바느질이라 하기도 겁나네요. 아기들도 이것보다는 잘하겠어요.“


꽃술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한숨을 쉬며 이마를 두드렸다.

”안 되겠어요. 오늘부터 특훈이에요. 복원술은 웬만큼 익혔으니, 바느질만 연습하면 되겠어요.“


묘수의 차원으로 가기 전까지 매일 연습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애정을 가지세요. 성급해하지 말고 한땀 한땀 천천히. 그러다 보면 손에 익을 거예요.“


한 땀씩 천천히. 그래, 이것도 수련이라고 마음을 다잡는 거야.

수를 놓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 진열대 위의 물건을 하나씩 닦는 것조차 수련이라고 여기면 인간계에서도, 문지기 일을 할 때도 수련 아닌 것이 없잖아.


바늘을 처음 잡았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나아졌지만, 이 속도로는 내년에나 선물할 수 있겠는걸. 안되면 내년에 주는 걸로.


꽃술이 가고 나니 교대라도 하는지 아무가 내려왔다. 며칠 만에 더 홀쭉해졌다.


살랑과 결투할 때 남은 힘을 모두 썼기 때문이리라. 고맙고 미안하면서도 막상 뒷짐을 지고 가게를 둘러보는 아무를 보니 무슨 말을 하려나 바짝 긴장되었다.


아무가 내 표정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걱정 마요. 뭘 좀 부탁하러 왔으니까.“

”아무님 부탁이면 뭐든 해야죠. 절 구해주셨는데.“

”가온님은 진짜 민폐만 끼치고 다녀요. 하륜님이 벌써 몇 번이나 구했는지 알아요?“

”아, 그거요.“


오래 전에도 하륜이 담아와 함께 나를 구해주었지.

살랑의 영력에 갇혔을 때도 하륜과 기연랑이 구해주었다. 갚으려 해도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이니···, 그래! 옆에 찰싹 붙어서 천천히 갚아야지.


비장한 눈빛을 보았는지 아무가 허허 웃었다. 힘이 없어서 바람 빠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없는 동안 파라다이스 빌라를 맡아줘요.“

”새 주인이 오는 것 아닌가요?“


”문지기로 천사를 보내 달라고 한 이유가 뭐겠어요. 제대로 된 천사가 오면 그날로 떠나려 했는데 그 천사가 가온님인 바람에 일이 틀어진 거죠.“

”그건 정말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알아요. 천사장이라고 다 아는 건 아니니까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죠. 가온님이 온 것도 여러 인연이 얽혀서일 테니 어찌 보면 다행이죠.“


아무는 숨을 몰아쉬며 의자에 앉았다.

”게다가 하륜님을 보면서 어찌나 답답하던지···.“


그는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삼 층에 들어올 사람도 찾아주세요. 때가 되면 알아볼 거예요. 그 애를 문지기로 훈련 시켜주세요. 내가 돌아올 때까지.“


내가 여기 온 이유에 새로운 문지기를 찾아 훈련시키는 것까지 포함되는구나.

차원의 문만 지키면 되는 줄 알았는데 모든 일이 얽혀서 나를 기다렸구나. 그토록 복잡하고 간절한 바람이었나.


”그 애라니. 내가 아는 아이에요?“

”전에 함께 갔었죠. 그때 태어난.“

”아, 그 아기. 사람도 문지기가 될 수 있군요.“


”그 아이는 은서님과 같은 부류에요. 언젠가 각성하겠죠.“

”아, 정령의 아이?“

”도깨비의 아이죠. 내게 특별한 친구의 아이예요.“

오호, 그렇단 말이지? 사람을 보살피는 일은 천사에게 맡기시라.


다른 중요한 사실이 생각났다.

”그러면 빌라 대출금도 제가 갚아야 해요?“

”하하하, 여하튼 가온님다운 생각이네요. 그런 건 걱정하지 말아요.“


”그럼 제 장부도 지워주세요.“

”장부? 아, 그거···. 처음부터 없었는걸요.“

”에?“

입이 떡 벌어졌다. 있지도 않은 장부 때문에 그토록 요란하게 땀을 흘렸단 말인가.


”오자마자 천계로 돌아가려 했잖아요. 가온님은 책임감이 강하니까 생각해낸 거죠. 일단 붙잡아 놓으면 열심히 살면서 하륜님을 알아볼 테니까. 어때요? 결과가 아주 좋잖아요?“


몸에서 힘이 쑥 빠져나갔다.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 졸였는데. 눈치 보며 미안해한 것이 억울해서 울컥 눈물이 맺혔다.


생각해보니 그것 때문에 더 열심히 돌아다닌 건 맞다. 속은 쓰리지만, 용서는 빠를수록 좋겠지.


”나머지는 하륜님이 도와줄 거예요.“

아무는 유언처럼 이것저것 알려주고는 집으로 올라갔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들어 머리가 복잡해졌는데 그만큼 마음도 복잡했다.


아무와 꽃술이 없는 파라다이스. 가게에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텅 빈 가게를 둘러보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


하륜이 저녁 도시락을 들고 왔다.

몹시 배가 고파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이렇게 타이밍을 잘 맞추다니. 도시락을 보자 침이 흘러나왔다.


샌드위치도 있었지만, 작은 용기에 주먹밥도 담겨있어서 그것부터 찾아 들었다. 먹을 것 앞에서 양보란 있을 수 없어.


하륜이 진열대의 물건을 둘러보았다.

”기연랑의 찻잔은 다 팔렸나요?“

”다음에 쓰려고 넣어놨어요. 행사가 재미있어서 또 하려고요. 왜요?“


지난번 이벤트에서 아무의 찻잔은 인기가 많아 거의 팔리고 커플 잔만 세 세트 남았다.

”카페에서 쓰면 어떨까 해서요. 기연랑이 생각날 때마다 쓰려고요.“

”그것도 좋네요. 찻잔들이 다 예뻐요. 독특하고 분위기 있고. 음, 얼마를 받아야 하나···.“


하륜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입가의 미소를 보니 내가 얼마를 부를지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하륜님은 부자니까 좀 많이 받아도 괜찮겠죠?“

”그러게요. 얼마가 좋을까요?“

”어우, 아니에요. 기부하는 걸로 할게요.“


하륜은 진열대 서랍에서 아무의 찻잔을 꺼냈다. 나는 손에서 젓가락을 놓지 않고 오로지 도시락에만 집중했다.


하륜이 잔을 꺼내다 손을 멈추었다. 한 곳만 뚫어지게 보고 있기에 나도 가까이 갔다.

안쪽 접시에 내가 주워온 가락지가 들어있었다. 오래전에 가져다 놓고 잊고 있었다.


하륜이 가락지를 집어 들었다.

”이건 그때 가온님에게 준···.“

언덕 위에서 받은 목걸이에 달렸던 것이다.

목에 칼이 들어오면 떨어졌던 가락지. 돌고 돌며 거리를 헤맸구나.


하륜이 쓸쓸한 표정으로 웃었다.

”이제야 이걸 다시 보네요.“

그도 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내 보여주었다. 똑같은 가락지가 매달려있었다.


그는 내 손에 두 개의 가락지를 올려놓고 쓰다듬었다. 가락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니 손바닥이 간지러웠다.

가락지는 손가락에 맞는 크기로 바뀌었다.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게, 날개 모양도 더 섬세하게 바뀌었다.


내게 가락지를 끼워주었다.

”차원의 문지기는 어려운 일이에요. 앞으로도 많은 손님이 올 거고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영혼수집가도 사라지지 않으니 힘든 일도 많을 거고요.“


그의 손가락에도 가락지를 끼우고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차원의 문이 언제 어디로 옮겨갈지 몰라요. 그러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곳에서 다시 시작해야 해요.“


내 손을 마주잡은 하륜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도 계속 같이 있을 거죠?“


내 대답은 이미 정해졌다. 그가 부탁하지 않아도 여기 남을 거고, 앞으로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천사직을 그만둬도 천사라는 것이 바뀌지 않듯 앞으로도 수련을 멈추지 않을 테고, 모든 순간에 그의 옆에 있으리라.


*


아직 기연랑이 빌라에 머무는 동안 은서와 바우가 건너 차원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갔다 오려면 지금 밖에 기회가 없었다.

바우가 자기 어머니를 보러 간다는데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소설 연재는요?“

”한 달 치 원고를 미리 써놓았어요. 지금은 무엇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절실하거든요. 언제까지 재탕에 삼탕까지 우려먹을 수도 없고요.“


”클럽은요?“

바우를 쳐다보았다.


”리모델링한대요. 한 달 동안 문을 닫아요. 다른 멤버들은 벌써 비행기 타고 떠났어요.“

”와, 부럽네요. 우리는 리모델링 안 하나?“

”차원의 문이 움직이면 그게 리모델링이죠.“

”파라다이스 빌라는 사람이 지은 거 아니에요?“


”아하하, 가온님도 참. 차원의 문에 짓기는 하는데 거기서 사람이 어떻게 일해요? 하륜님과 기연랑이 하루 만에 세웠겠죠.“

은서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건물 짓는 건 저 오기 전이라 못 봤지만요, 외벽 바꿀 때는 봤어요. 그때 사람들 눈에 공사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 칸막이 쳐놓고 그 안에서 지냈는데···.“


은서와 바우가 마주 보며 웃었다. 옛날 생각에 즐거운 모양이었다.

”그럼 아무가 갚았다는 대출금은?“

”그런 게 있어요? 그럴 리 없을 텐데.“


아··· 또 속았다. 걱정하지 말라며, 다 갚았다고 했는데. 모든 게 거짓이었나?


은서는 건너 차원에서 지낼 계획에 들떠 있었다.

”저쪽 차원에서 물고기 모양으로 지낼 거예요.“


커다란 날개가 달리고 긴 꼬리지느러미로 바닥을 걷는 물고기. 바우의 그림에서 본 적 있다. 그런 생김새라면 짐이 전혀 필요 없겠군.


”그쪽 생활이 어떨지 궁금하시죠? 새로운 소설을 기대하세요.“

”광고하는 거예요?“

건너 차원에서 물고기로 사는 것. 언젠가 나도 기회가 있으리라.


”유미랑 엄마 좀 잘 봐주세요.“

”걱정 말아요. 사람을 보살피는 건 천사의 특기니까.“

”아, 그러네요. 가온님이 문지기라서 너무 다행이에요.“

내가 문지기로 도움이 된다니 오히려 내가 다행이지.


두 사람과도 오래도록 함께 있고 싶었다.

해밀의 차원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여기를 버리고 떠나지 않으면 좋겠다.


*


은서와 바우가 떠난 다음 날 달숲에 단골손님이 찾아왔다.


이현은 스페셜 컬렉션 데이 이후 자주 들렀는데 항상 영준과 함께 왔다. 두 사람 사이가 좋아 뿌듯했다. 자식을 결혼시키는 엄마의 마음이 이럴까.


전생의 기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인연을 맞이한 것도 고마웠고 잘 지내는 것도 보기 좋았다. 천사가 이어준 인연이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무효가 되니, 인연을 이끌어 가려면 그들의 의지도 있어야 한다.


”결혼한 친구 집들이 선물을 사려고요. 선물하기에는 여기 물건이 딱 좋더라고요.“

”그래요? 집들이 선물이라. 어떤 게 좋을까요?“

이현이 물건을 둘러보았다.


물건을 많이 준비해서 안심이었다. 선물을 주는 사람도 행복을 느끼는구나. 선물용 소품에 집중해볼까.


사람들에게 축복을 나눠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네.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하니까. 길 잃은 물건들도 새 주인을 찾고.

복원술도 사람의 눈을 속일 정도까지는 발전했잖아? 아직 기연랑에 비하면 어림없지만.


*


손님이 없는 한적한 시간, 스케치북을 펼쳤다.

손님을 위한 선물을 생각하니 파라다이스빌라를 찾아오는 그믐의 손님이 생각났다.


‘가만. 기연랑이 없으면 누가 그믐의 손님을 찾아오지? 설마 나?’

고개를 저었다. 매번 길을 잃는 천사가 무슨 수로 손님을 찾는단 말인가. 손님을 찾기 전에 미아가 되겠지.


그런데 여기 나 말고는 그 일을 할 존재가 없잖아?

아, 내가 맡아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었구나.


오래 집중하니 목과 어깨가 뻐근했다.

일어나 어깨와 팔을 쭉 펴는데 맞은편 담벼락 아래 느릿느릿 하품하는 삽살이가 보였다.


햇빛 잘 드는 자리에 길게 누워 나를 바라보았다. 등에는 거대 참새가 앉아 졸고 있었다.


기연랑이 가기 전에 온다더니 정말 왔네.

이제 길을 잃어도 헤매지 않겠구나. 길잡이가 왔으니까.


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삽살이도 내게 꼬리를 흔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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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천사 가온의 생활적응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번 이야기는 마무리되어도 22.08.04 36 0 -
54 에필로그 – 하륜의 이야기 2 22.08.04 46 0 10쪽
53 에필로그 – 하륜의 이야기 1 22.08.04 33 0 10쪽
» 꽃이 질 때 다시 필 것을 알고 있듯 22.08.04 37 0 13쪽
51 사라져도 좋은 추억은 없어 22.08.04 46 0 9쪽
50 마지막 대결 22.08.03 34 0 12쪽
49 우연을 가장한 만남 22.08.03 36 0 12쪽
48 비바람을 견뎌야 열리는 씨앗 22.08.03 35 0 10쪽
47 움직이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니야 22.08.03 40 0 12쪽
46 꽃잎에 어린 눈물이 새벽을 깨우면 22.08.02 36 0 12쪽
45 내 깊은 울음이 기억하는 이름 22.08.02 36 0 9쪽
44 잃어버린 기억 6 – 부딪치는 두 세계 22.08.02 39 0 12쪽
43 잃어버린 기억 5 – 기다림이 꽃을 피운다 22.08.02 40 0 11쪽
42 잃어버린 기억 4 – 갈 곳도 없이 22.08.01 39 0 8쪽
41 잃어버린 기억 3 – 머물지 못하고 22.08.01 62 0 9쪽
40 잃어버린 기억 2 - 숨어있는 고리 22.08.01 36 0 10쪽
39 잃어버린 기억 1 – 근원을 찾아서 22.07.31 35 0 10쪽
38 뭔가 일이 터지겠군요 22.07.31 36 0 10쪽
37 비바람이 지나면 한 뼘 더 자랄 거야 22.07.31 41 0 10쪽
36 운명적인 만남을 운명이라 믿으면 안 돼 22.07.30 41 0 10쪽
35 우리에겐 축제가 필요해요 22.07.30 33 0 10쪽
34 어떤 빛깔도 어울리는 오늘 22.07.30 37 0 10쪽
33 새 한 마리가 알에서 나올 때 22.07.29 31 0 10쪽
32 가면이 두꺼워지면 눈물도 늘어나 22.07.29 29 0 11쪽
31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야 22.07.29 33 0 11쪽
30 문이 열리면 새로운 비밀이 들어서고 22.07.28 31 0 11쪽
29 길목마다 서성이는 바람 22.07.28 35 0 10쪽
28 고개를 돌려요, 그림자가 사라질 거예요 22.07.28 28 0 10쪽
27 가끔 잃어버려야 맞는 길이죠 22.07.27 29 0 11쪽
26 이렇게 만난 인연도 소중하니까 22.07.27 2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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