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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세상에서 돈이 사라지던 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7.07.10 00:49
최근연재일 :
2017.07.13 23:05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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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24,559

작성
17.07.1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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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D클럽-

DUMMY

“각하의 발언에 이의를 표하려고 하는데.”

소등된 희미한 어둠 속. 숨어있기에 안성맞춤인 검은 옷과 갈색머리의 골드 스타인이 손을 들어 보였다.


“지금부터 네놈이 좋아하는 토론형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니 할 말이 있으면 해봐.”

어느 순간 비워진 컵들을 아쉬워 하던 눈빛을 거두어 들이고선 입을 여는 랍비였다.


“재화를 움직이는 이들이 상위 1%라곤 하지만 전세계 인구를 생각하면 그 비중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건 각하도 부정하지 못할 거야. 그렇다면 그가 아닌 그들이 세계를 정복한다는 생각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단 말이지. 더불어 돈보다 정직한 믿음은 없다는 게 나의 신념이다 보니 조금 듣기가 거북하단 말이야.”


“골드. 그 주제를 명확히 하려면 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번엔 히어로께서 참여해 보면 어떨까?”

제인에게 갑작스러운 지적을 당해버린 영웅은 그 동안의 생각들을 입 밖으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깊이 생각할 여지도 없이, 인간의 생활패턴을 결정하는 임의적인 가치의 척도가 아닐까 싶은데.”

“히어로군. 일반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고···그럼, 돈의 종류는 뭐라고 생각해?”


“단순하게 생각하면 세금이 랄까.”

그 순간 영웅의 자신감 없는 대답에 끼어든 아리따운 아가사의 목소리가 설명을 곁들였다.


“ 루소의 사회계약설과 같이 인간을 보호하는 수단이자 그것을 위해 합법적으로 거두어 들이는 통용 가능한 재화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영웅님의 나라에 관한 역사도 얼마 전부터 공부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고대 고려를 건국한 왕건의 10분의 1세와 그로부터 천 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10프로로 고정되어 버린 세금의 척도는 불변의 진리일지도 모르겠군요.”


외국인이 자신의 나라에 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기쁘지 않겠냐 만은 영웅이 말하지 않았던 국적까지 알아맞힐 정도에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보통은 차이나인으로 짐작하였으니 말이다.

이어서 끊어진 대화를 이어갈 책임이 있었던 영웅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그 역사 속에 불세출의 이단자가 나타나기도 했다는 건 모를 거야. 세종대왕이란 인물이 만든 공법이란 제도. 세부적으로 살펴보기도 머리 아픈 운영체계였기에 기록을 전담하는 관리자들의 불만이 상당하였다고···그렇기에 대왕의 임종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이야깃거리로 전략해 버렸지만 말이지.”


그렇게 누군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거 10분의 1세를 제외한 각종 변칙적이지만 고정되어버린 세금들은 현재의 연금과 보험, 그리고 손쉬운 대출들이 그 형태를 변형시켜 사람들의 목줄을 죄어오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던 영웅.

더군다나 그 10프로의 세액자체도 부의 구분 없이 자유민주주의란 이름 하에 동일하게 거두어 지는 것에 아무런 불만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더 문제가 아닐까?


그리고 영웅의 상념을 깨우는 제인의 목소리가 앞선 이야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10달러를 버는 이의 1달러와 같은 일자에 백억 달러를 버는 이의 십억 달러의 차이가 과연 공평한 것일까 란 물음이군. 뭐, 일부에서는 그 세액조차 가뿐하게 무시하는 저력을 과시할 정도이니, 히어로군의 세금을 돈의 범주에 표함 시켜도 무리는 없겠지?”


제인의 물음에 생각에 잠겨있던 키다리 조셉이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렇다면, 그런 불공정한 게임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이들이 세계정복을 꾀하려는 자들이야?”


“조셉경, 이번 경우는 영웅의 경험만을 유추한 결과물일 뿐이잖아. 더군다나 아메리카의 경우는 맥가든의 집안처럼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


골드의 반박에 자신이 나설 차례를 기다렸다는 듯이 테이블로 다가가 고개를 숙여 보인 맥가든이 대화를 이어받았다.

“돈이란 곧 빛이라 여기는 생각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번 토론은 부르주아 2세는 빠져있어야겠군. 바로 돈의 형태 두 번째가 유산이니 말이야.”

날카로운 목소리로 맥가든의 말을 끊어 먹은 제인은 마치, 이야기가 이어지길 기다렸다.


뻘쯤 한 표정을 지어 보인 붉은 머리 맥가든은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앉았고 오래지 않아 아가사의 영리한 답안이 뒤를 이었다.


“출발선상에서 신들이 하는 역할이라곤 귀족과 평민이란 선수들의 명부를 작성하는 일이다. 평생을 지하감옥에서 썩어간 아마돈 노믹의 명언이지만 지금의 주제와도 들어맞는군요.”


“뭐, 더욱 놀라운 건 그런 평민이라 칭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아무런 이득이 없는 와중에도 귀족을 옹호하고 배려해 주는 본능적인 노예근성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말이야.”

제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영웅은 의도하지 않은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비판할 거리도 아니라고 보는데. 생존욕구에 충실한 인간들의 장점이라 여길 수도 있잖아.”

영웅의 반박에 의외란 듯한 표정의 제인이 뭔가를 떠올리기 위해 상념에 잠겨있길 잠시, 웃음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이 되는 나라.

몇 년 전에 보았던 신문사설이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남을 만큼 감명 깊은 단어란 말이야. 결국, 히어로 너와 같은 이들이 그런 나라를 만들었군.”


맥가든의 집안처럼 선진국이라 칭하는 국가에서는 사회환원이란 원칙을 고수한다지만 그런 눈먼 돈들이 결국은 어느 이름 모를 개인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현실을 마주보고 있는 불신 국가에서는 도저히 시도하지 못할 이상향. 재벌을 욕하지 못하는 이유를 그자들이 앞장서서 만들고 있다는 의심까지 드는 영웅이었다.

제인의 지적처럼 그런 시간대를 만들어버린 자신과 같은 이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영웅의 침묵 속에 잠시지만 위로라도 하려는 듯 손짓을 가져가려던 것을 거두어 들인 제인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를 바로 잡으려 하였다.


“우린 중요한 논점을 잊어버린 것 같단 말이야. 바로, 돈이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냐는 점이다.”

그때 서야 지금까지 먹통을 자처하던 스피커에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석기 시대부터 잉여생산이 증가하면서 서로가 필요에 의해 교환 경재가 태생하게 되었지요. 그러던 것이 생존본능에 따라 모든 것이 변질되어 버린답니다.”』

화면은 약탈과 침략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본론으로 돌아와 그렇게 필요에 의해 생성된 돈이란 결국, 지배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인간이 추구하는 목표가 되어 버렸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겠지요.

물론, 그것을 자신의 이상향을 실현할 도구이자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이들도 있겠지만 전체의 흐름은 개인의 가치를 말하는 숫자. 그것이 전부이자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도 하지요.”』


대부분 디스플레이 되는 사진과 영상들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기에 마야의 설명은 간략적일 수 밖에 없었다.


만족한 제인의 다음 라운드가 이어졌다.

“그렇다면 세상의 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불어나는가로 넘어가 볼까?”

“각하의 이야기는 간단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논점에 부딪친단 말이야.”

또다시 제인의 발언에 토를 다는 골드 스타인이 자신의 발언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금과 은, 돌과 물. 두 그룹의 차이점은 희귀성에 있다는 건 알겠지. 하지만 돌 중에도 모양이 특출 나면 그 가치와 기준이 틀어지기에 설명자체가 의미를 잃어버리니 여기에선 보편성의 원이를 적용한다는 걸 참조 해죠.”


말을 하다 말고 바닥을 드러낸 커피를 기울이는 골드의 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영웅이 자신의 마시지 않은 컵을 내밀었다.

“이런,이런 이 은혜는 갚도록 하지. 그럼···”


그렇게 회색을 되찾은 골드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한편에선 영웅의 앞으로 아가사의 먹다 남긴 커피잔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작게 웃음을 보이는 그녀와 컵 여기 저기에 옅은 입술자국을 확인하고선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영웅.


“희귀성의 문제는 다이아몬드 광산의 예를 들어보면 이해하기 쉬운 편이야. 하루 채굴되는 보석 중 대다수가 가루가 되어 녹여져 사라진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한가지를 유추할 수 있지. 바로, 인간의 이목을 끄는 것들도 소량만이 존재해야지만 그것의 보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골드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와중에서 그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넘겨진 아가사의 컵을 마셔야 할까? 란 고민에 휩싸인 영웅은 커다란 어둠이 엄습하여 그 달꼼한 유혹을 낚아채 버리는 것에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꿀꺽 꿀꺽-

잔존하던 액체를 단번에 마셔버리며 쓰레기 통속에 던져버리는 제인은 영웅을 한번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고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재화란 그것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명만으로도 유통이 가능한, 보이지 않는 자산일지도 모르지만 실제 품귀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면 그 희귀성의 상실에 따라 가치의 하락을 초래하며 종국에는 다이아몬드 광산과 같이 실제적인 소멸의 방법을 선택하여 그 희귀 성을 임의적으로 창출해야만 하는 숙명을 가지고··· 모두들 내 말은 듣고 있는 거야?.”


그때까지 재미난 구경이라도 났다는 듯이 영웅과 제인의 행동을 주목하던 이들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서 골드의 이야기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럼, 전자화폐의 탄생은 숨겨진 돈을 지배하려는 정복자들의 야욕이겠군.”

팔짱을 낀 조셉이 뭔가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결국엔 아무런 결론도 도출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의 이론에 불과하다는 걸 영웅은 알 수 있었다.


실물이 없는 무형의 재화를 이용하여 돈을 찍어내는 은행들은 무엇이 목적인가?

그 거대한 확장과 종말도 이론에 빗대어 설명이 가능한가?

그렇게 따진다면 상위 1%의 지배계층의 창출은 진화론의 한 형태라고 말할 수 있는 필연일까?


상념에 빠져 들었던 영웅은 갑작스런 제인의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역시, 돈이란 사라져야 할 존재로군. 히어로군 네 생각은 어때?”


작가의말

다음 날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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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느 주말- 17.07.12 72 0 7쪽
4 -어느 주말- 17.07.11 9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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