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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기억의 파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7.06.26 11:20
최근연재일 :
2017.07.03 23:38
연재수 :
5 회
조회수 :
709
추천수 :
5
글자수 :
24,606

작성
17.07.0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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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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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_나의 이름은 카림

DUMMY

멍청한 기사의 말로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지 카림은 남자의 등에 업혀있는 상태에서 자신에게 닥친 기억의 괴리를 되짚어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였다.


‘실험체와 좌표···꿈이었을까?’

두 남성의 대화들은 끊어진 단어들만이 잔존하고 있을 뿐이었으니 마치 꿈에서 깨어나 잃어버린 조각들을 짜맞추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느낌이었기에 당면한 현실을 우선하기로 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를 어쩔 샘이냐?”

작은 목소리였지만 소녀를 업은 템페이스가 알아듣기에는 충분할 정도였다.


“벙어리녀석은 아니었군. 설명은 나중에···그보다 귀찮은 건 사양하고 싶으니 머리에 덮어놓은 건 당분간 벗을 생각은 하지 말라고.”

손을 올려 머리를 감싸고 있는 망토의 끝자락을 움켜지는 작은 손가락이 저녁노을의 시야를 가려주었다.


“어이. 템페이스 나머지 녀석들은 어떻게 하고 너희끼리 돌아오는 거야.”

잡담을 하며 경비를 쓰고 있었던 병사 중 하나가 의문스럽다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몬스터에게 당하고 우리만 살아왔다. 빨리 지휘부에 알리는 게 좋을 거야.”

“몬스터라니 무슨 헛소리야?”

농담이라도 하냐는 듯이 어이없는 물음이 돌아왔지만 그들이 답해줄 필요는 존재하지 않았다.


-카~르~릉-

그들이 왔던 방향에서 들려오는 괴성에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던 숙영지의 전역에 정적이 찾아왔고 그런 멍한 표정의 병사를 내버려 두고서 숙영지의 내부로 들어서는 템페이스. 그리고 그를 따르는 알빈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들을 미끼로 만들어 버리다니···뭐, 우리들이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

“알량한 감상일랑 네가 믿는 가이아에게나 줘 버리고 말한 것이나 알아보라고.”

템페이스의 핀잔에 팔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던 알빈은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때쯤, 소란스러움이 시작되었고 이유를 모르는 병사들이 무기를 휴대하고 그 시작점으로 몰려들었다.


“덩치는 크지만 단 한 마리뿐이다!”

오크치고는 3미터를 넘어서고 있었기에 오우거와 비등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감히 접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던 병사들이 누군가의 외침을 시작으로 창 병이 중심이 되어 달려들기 시작했다.


처음 시도는 좋았지만 창을 지지하는 부분이 괴물의 울렁임 한번으로 꺾여지거나 바스러지며 창을 내지르던 병사 수십이 중심을 잃고 앞뒤로 나자빠졌다.

불행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으니 흥분한 오크가 앞으로 돌진하는 와중에 바닥에 널브러져 미쳐 피하지 못한 이들의 대부분이 그대로 압사하거나 발길질에 날아가 버렸다.


“방패! 방패 병들은 저놈을 막아라!”

짧은 시간이지만 모여든 이원이 삼백이 넘어서고 있었고 계속해서 불어나는 상태에서 뒤늦게야 합류한 지휘관으로 보이는 남성이 다가오는 오크를 향해 고함을 질렸다. 하지만 앞선 광경을 목격한 병사들 중 죽으라는 것과 같은 명령에 선뜻 나서려는 이들이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 ※ ※


이해집단의 군소 영주들에 의해 명목상 반란을 진압할 목적으로 파견된 토벌군들. 그들 중 반수이상이 이미 철수한 상태라지만 칠백에 이르는 병력들 중 상당수가 괴멸되다시피. 핏덩어리로 변해버리는 건 그렇게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았다.


몬스터의 철갑과도 같은 피부를 꿰뚫을 방도가 없었기에 당연하게도 대다수의 병사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우두머리들도 말이 좋아 철수이지 달아나는 것을 선택지로 하였지만 장시간의 소란스러움은 동류들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파생시켜 버렸다. 그렇게 사방에서 들이치는 몬스터들에 의해 퇴각로가 봉쇄되어 버린 인간들의 말로는 살기 위한 발버둥에 지나지 않았다.


방어선의 구분자체가 무너져 버리고 산발적인 전투와 죽음의 고성이 오가는 와중에 볼일을 마치고서 돌아오던 알빈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제 어쩔 거야 대장.”

“알빈, 네 녀석도 알고 있었잖아 이곳 산악지대에서 몬스터놈들에게 달아날 방도는 없다는 걸. 그보다 준비한 건?”

작은 뭉치를 텐페이스에게 던지며 바닥에 내려선 소녀를 노려보던 알빈이 입을 열었다.


“통신용으로 사용하던 마정석을 뽑아왔으니 지원군이고 뭐고 없다는 건 알고 있겠지?”

“어차피 쓰고 나서 버릴 패였던 우리에게 관심 가질 놈들이 아니잖아.”

템페이스는 오크의 입 속으로 들어가 머리통만이 뽑혀 던져지는 인형들의 모습에 진저리가 난다는 듯 얼굴을 구겼지만 마치, 아무것도 아니란 무덤덤한 표정의 소녀를 접하고선 한숨과 함께 덩치에게 전달받은 주먹만한 크기의 돌 뭉치를 작은 손아귀에 건네주며 준비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테론의 핏줄이라면 살아날 능력 한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겠지?”

카림은 텐페이스의 말은 귓등으로 흘린 채 손에 들어온 짙은 녹색의 수정 석에 눈길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목에 걸린 반지에서 작은 떨림이 시작되었고 소녀 카림의 머릿속에 무엇인가를 각인시켰다.


-신의 파편 중 하나인 복종의 반지가 마정석의 기운을 빌어 사용자의 적합도를 확인 중.-

-98.9%의 적성률. 현재 레벨로 종속 가능한 개체는 하나. 성공확률 30%. 마정석 소모도 확인불가.-


여성의 음성인지도 알 수 없는. 그렇다고 목소리의 형태였는지도 의심스러운 메시지가 머릿속에 하나의 장면처럼 떠올랐다. 그 순간, 카림은 그 저주스런 영혼석의 조각. 신의 파편이라고도 불리는 단어를 듣고서야 입 밖으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저주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단은 없단 말인가?···그렇다면 즐겨줄 수 밖에.’

상념에서 깨어난 카림이 고개를 들었을 때, 지금까지 병사들을 살육하던 몬스터의 칠흑같이 검은 눈빛이 소녀가 있는 방향을 노려보며 살점이 떨어지는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카림은 신의 파편이란 물건들이 얼마나 더 존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었고 카림의 생에서도 우연찮게 마법사 마도린에 의해 전해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각각에는 고유한 능력들이 깃들어 있다는 것은 그의 생에서 지겹도록 경험했던 것이었고 머릿속으로 울리는 친절한 안내서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반지의 효용성을 추론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살육 당하던 병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지 여기저기 검은 액체를 떨어트리는 괴물의 발걸음이 지쳐있단 걸 알 수 있었지만, 카림의 손아귀에 쥐어진 마정석과 14세 소녀의 능력으론 빠른 시간 내 파편의 힘을 사용하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주변을 돌아보며 적당한 동조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카림이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저 녀석의 발을 묶어라!”

그렇게 대답도 기다리지도 않고 눈을 감고 무엇엔가 집중하기 시작한 소녀였기에 어이없다는 듯이 입을 여는 알빈이었다.


“대장이 저 말을 하고서 동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여기선 달아나는 게 정답인 것 같은데 말이야.”

“알빈. 그 놈들에게 그렇게까지 애착이 있었는지는 몰랐는데. 아무튼 살아날 확률은 이쪽에 걸기로 했으니 저 꼬맹이 놈에게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보여주자고.”


무엇엔가 집중하기 시작한 소녀를 뒤에 둔 그들은 앞선 이들과 같이 무모한 도전은 실행하지 않았다. 다만, 숨을 가다듬던 알빈이 숙영지를 떠나갈 듯 소리를 내 질렸을 뿐이었다.


“테론의 혈족이 이곳에 있다! 살고 싶은 자들은 이쪽으로 모여라!”

황당한 발언이었지만 효과는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숨을 헐떡이며 나타나는 병사들의 그림자. 마지막 삶의 희망을 향해 뜀박질 치기 시작한 것이다.


몇 백 년간의 전쟁과 같은 시대를 겪으면서 그들의 무서움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이들이었기에 테론의 혈족이 멸족했단 이야기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상태였다. 수도에서 벌어졌다는 참상과 반란군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소집되었지만 지금까지 테론의 이름은 거역할 수 없는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모여든 이들이 목격한 것은 짧지만 황금빛깔의 머리와 주문을 외우듯이 입을 움직이는 소녀가 눈을 뜨며 빛으로 휩싸인 금색 눈동자를 드려내자 좀 전 까지 내려놓았던 삶의 희망을 불태우기 시작했고 지휘부의 대다수가 기마들을 동원하여 숙영지를 빠져나간 이때, 말단 병사와 백인 장 정도만이 생존하고 있던 상태에서 소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곳을 지켜야 우리가 살수 있다!“

누군가의 외침에 동조자가 늘어나며 처져있던 무구들을 들어올렸고 그 순간, 다가오는 오크를 가리키며 백 인장 하센이 말을 붙여왔다.


“텐페이스. 저 녀석의 피부를 뚫기는 불가능하니 아래쪽을 공략할 수밖에 없네. 더군다나 주위에서 몰려드는 몬스터 놈들을 생각하면 살아있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지. 그런데, 지휘는 자네가 할건가?”


“지금 상황에서 그것이 뭐에 중요하겠습니까? 저희가 주위를 끄는 동안 하센님이 저 녀석의 발 밑을 맡아주십시오.”

“그러지. 그리고··· 살아남는다면 뒷이야기도 부탁하겠네.”

뒤쪽에 위치한 소녀를 눈짓하고 있었기에 고개만 끄덕인 텐페이스가 주변의 병사들과 알빈에게 눈빛을 교환하더니 다가오는 오크를 향해 다가갔다.


“개죽음 당하지 않으려면 접근 전 보단··· 으~랏~차!”

갑작스럽게 도끼를 오크의 방향으로 날려버리는 알빈.


벌거벗은 아랫도리를 향하던 도끼 날이 괴물이 휘두른 주먹한방에 조각나 버렸다. 이어서 텐페이스를 포함한 나머지 인원들도 자신의 무기들을 오크에게 던져 넣으며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관심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에 성공하였던지 그것이 고개의 방향을 돌렸을 때였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하센의 무리가 오크의 발 아래를 향해 남아있던 창 병들을 이끌고 돌진했다.


몸체를 향한 무의미한 공격보단 발 아래, 바닥에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고 괴물도 지쳐있었던 것이었을까?

밟아 버리면 끝나버릴 창 조각들을 걷어내려다가 오히려 발을 헛디디며 앞으로 꼬부라져 버린 것이다.


-꿍!-

고막이 울리는 거대한 소음과 먼지가 대치중인 병사들의 시야를 막았다.


-마정석의 흡수가 완료되었습니다.-

-종속 가능한 하나의 개체 존재. 오크의 외형을 가진 몬스터.-

카림은 눈을 뜨고 있었기에 머릿속으로 울리는 알림과 함께 먼지더미 사이에서 3미터에 다다르는 장신의 오크가 일어서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그 것을 향해 손을 뻗는 소녀였다.

“복종하라! 나의 이름은 카림!”


작가의말

오류 수정은 무리... 일단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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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_나의 이름은 카림 17.07.03 129 0 11쪽
4 _접속을… 17.07.01 94 1 9쪽
3 _이건 뭐야 17.06.29 116 1 12쪽
2 _빌어먹을. 17.06.28 138 2 12쪽
1 _ 17.06.26 23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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