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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로스트 네임 (아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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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6.08.20 06:18
최근연재일 :
2016.09.08 07:03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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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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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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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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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1. 광기의 알디니 (중편)

DUMMY

“처음 이곳에서 너를 찾았을 때가 생각나는구나.”


엘리스는 입가에 분비물과 같은 침을 흘리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늙은 NPC의 말을 듣고 있으려니, 구역질이 올라오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운이 좋았지. 노예시장에 들어온 지 하루도 안된, 신선한 것을 보았으니 말이야.”


그러면서 꿈틀거리고 있는 정체를 알수가 없는 시신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연결된 호수의 하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죽은 자를 살리는 방법을 증명한다면 어떨까? 멍청한 놈들은 나의 그런 생각조차 매도하였지. 하지만 말이야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구성하는 것은 그 존재의 내부를 이루는 피와 살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의 이름을 가진 매개체란 놈이지. 물론 사라진 영혼을 잡을 방법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니.”


알디니는 그 동안의 하지 못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보려는 듯이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엘리스가 듣기에도 지루한 사랑이야기가 시작되었고 한동안 회상에 잠겨있는 마법사의 시선을 살피며, 등뒤로 묶여진 로프를 끊어낼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손목의 아픔만이 전해질뿐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만을 남겨두고 죽어버린 그녀를 한동안 원망한적도 있었지만, 나에게 살아갈 영감을 남겨 주었다고 해야 할까. 이후로 시체를 가지고 실험을 하였지만, 살아있는 것들이 필요했기에 사형수들을 이용했지. 하지만 그 놈들의 몸은 실험을 하기에는 너무 오염되었기에 좀더 순수한 것들을 찾았고 운이 좋게도 심장의 대용품으로 마나 서클의 이식이 가능하다는 걸. 정말 운이 좋았지. 자신에게 마나 고리가 형성된 것도 모르고 살아가던 놈이었지만 말이야.”


한참을 웃던 미친 마법사가 엘리스를 돌아보더니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 후로 영혼이 떠난 자리에, 기억의 잔상이 존재한다는 걸 밝힌 것이 가장 큰 성과였지만, 과연 영혼과 기억이란 경계선을 구분할 이유가 있을까 란 의문이 자리하더라고. 생각해봐. 남겨진 기억들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사람들을, 과연 영혼이 없는 시체라고 말할 수 있냐는 말이지.”


한동안 엘리스를 바라보던 알디니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끊었던 말을 이어갔다.


“왜,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수가 없구나. 처음에는 인형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의문이 생겼다는 듯이 앙상한 뼈마디가 선명하게 보이는 손을 들어 엘리스의 얼굴을 쓸어 내리며 감탄 성을 터트리는 마법사였지만, 곧이어 정신을 차렸다는 듯이 뒤로 물러나더니 검은 커튼이 처져있던 벽면으로 다가가 장막을 걷어내면서 입을 열었다.


“어떻게 되었든 생명을 살리는 방법은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다만, 남겨진 본능의 우선순위가 식욕이란 것이 문제였지.”


커튼이 걷어진 그곳에는 한 여인이, 주변의 신경은 쓰지 않는다는 듯이, 피가 흘러내리는 살점들을 뜯어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 주변으로는 아이의 크기만한 사체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살아있는 아이들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신선한 고기만 먹어서 그런지 요즘에는 아이들도 구하기가 어려웠단다. 그러던 참에 너를 보았으니.”


☆ ☆ ☆


맨탈리온은 상회를 방문한 김에, 빌만에게 소식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을 때에야, 레이나가 보이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정신 없이 주변을 헤매고 다녔지만, 그녀의 흔적을 확인할 수도 그 방법을 알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늦은 후회가 밀려올 수 밖에 없었다. 노예의 문장만 등록해 두었다면, 일반인은 몰라도 마법사인 자신은, 그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달아나기라도 했으면 다행이란 생각으로 정처 없이 대로를 거닐다가, 낯익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뒤를 돌아보았다.


“맨탈리온님, 사람이 불러도 모를 정도로 뭘 그렇게 생각하세요.”


웃음기 가득한, 하이디의 얼굴을 마주하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마법사의 소매를 잡은 그녀가 건물 외벽에 설치된 벤치에 앉을 것을 권하였다.


“잠시 앉아서 머릿속이나 정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거의 반강제로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가슴속에서 울리던 고동소리가 약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조용한 음성이 귓가를 울렸다.


“두서 없는 내용이라도 떠들다 보면 정리가 되지 않겠어요. 저에게 들려줄 말이 있으면 귀를 기울일 용의는 있답니다.”


그녀의 말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레이나를 찾아나선 이야기를 하였다. 한동안 마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하이디가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언제나 현장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처음 겪는 현상에 당황하다가 초보가 범하기 쉬운 잘못을 반복하게 된답니다. 우선 레이나가 달아날 확률은 제외하도록 하고, 만약 그런 생각을 품었다면 처음부터 보호자의 자격도 없는 것이니, 그런 한심한 생각은 버리시는 게 좋을 거에요.”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녀가 발걸음을 옮기다가, 뒤를 돌아보며 마법사를 불렀다.


“뭐하세요. 시간 없으니, 빨리 움직이세요.”


그녀를 따라서 들어간 곳은 단층의 허름한 주점이었다. 여닫이문의 소음이 내부를 울리고 있었기에 점원을 부를 필요조차 없어 보였다.


“하이디. 여긴 웬일이야?”


카운터에 앉아있던 덩치가 일어서면서 반갑게 아는 체를 하자, 그녀가 목소리를 높였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이상한 상상은 말아주시고, 오늘 돌프만 상회에서 작업하던 녀석이나 알려주세요.”


하이디의 말을 듣던 덩치가, 맨탈리온을 돌아보면서 표정을 구기며 입을 열었다.


“아무리 그래도 길드원을 팔아먹을 수는 없지.”


“뭔 헛소리에요. 잃어버린 사람 좀 찾아달라고 하는걸, 직업을 까발리면 어쩌란 말이에요. 그러고도 부 길마라고 하니, 무덤에 있는 아버지가 찾아올지 겁나지도 않아요?”


잠시 머리를 극적이던 덩치가 작은 소리로 투덜거리더니, 찾고 있는 소년이, 있을 만한 장소를 알려주었다.


16살의 나이이지만,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입장인 애릭으로써는, 교육하고는 거리가 먼 환경에서 자랐기에, 적당한 직업을 구하기는 어려웠다. 그렇기에 일찍부터 도둑길드에 들어가 주머니 빼기기술의 일인자를 자처할 만큼, 8할 이상의 실적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오늘 같이 찝찝한 기분을 가지고는 재 실력을 발휘하기란 어려웠다.


돌프만 상회가 있는 거리에서 광장으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동안 마땅한 물주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풍채가 남다른 남성이 자판에 진열된 상품들을 바라보며 흥정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거리를 좁히며 타이밍을 계산하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남녀 사이를 지나치려는 찰나, 자신의 어깨를 잡아채는 여인의 손길을 바라보았다.


“네가 애릭이니?”


장사는 글렀다는 생각으로 동생들이 기다릴 집으로 돌아가던 애릭은, 그들과의 대화를 곱씹어 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은 없었기에 죄책감도 가질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본 소녀를 찾고 있었던 것이지만, 애릭은 모르는 이들에게 연관되어 생명을 재촉하기는 싫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그 범인이 마법사라면, 보고도 눈을 가리는 것이 순리라고 믿었다.


어차피 자신의 가족만 안전하면 다른 것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집에서 기다릴 동생들을 위해 주머니에 남아있는 쿠퍼를 헤아려 보았다. 12쿠퍼이니, 잘만 말하면 큰 빵으로 4개 정도는 살수 있을 것 같았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이라면 작은 집과 함께, 남겨진 2남 3녀의 형재가 전부였다. 애릭을 재외 하고는 아직까지 일할 나이가 아니였기에, 혼자서 힘들 법도 했지만, 반대로 동생들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지금은 어렵지만, 모두가 제 몫을 할 나이가 된다면 서로를 의지하며 잘 살아볼 자신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에 힘을 주었지만, 모든 것을 던져놓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판자촌으로 이루어진 빈민가라고 불리는 장소라도 사람들은 살고 있었다. 그리고 동생들의 행방을 알수가 있었다.


애릭이 집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 검은 망토의 노인을 따라나선 아이들과 그 망토에 새겨진 두 마리의 뱀의 형상은, 자신이 목격했던 마법사와 동일하였던 것이다. 장소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라면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질문을 했던 남녀를 찾기 위해, 혹시나 기억이 나면 알려달라고 한, 자코란의 쉼터로 몇 번을 넘어지면서도 달려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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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1. 광기의 알디니 (중편) 16.09.08 138 1 9쪽
12 0010. 광기의 알디니 (상편) 16.09.06 194 2 8쪽
11 0009. 서대륙 +1 16.09.05 139 2 6쪽
10 부록:부유범선(1) 16.09.01 97 1 1쪽
9 0008. 각자의 길.(휴먼 멸망의 시작) 16.08.30 137 1 14쪽
8 0007. 각자의 길.(움직이는 인형) 16.08.27 149 1 12쪽
7 0006. 각자의 길.(노예상인) 16.08.25 221 2 15쪽
6 0005. 각자의 길. 16.08.23 205 2 14쪽
5 0004. 멸망을 말하다 16.08.22 217 2 11쪽
4 0003. 늪지대 유적 (소녀를 보았다) 16.08.21 348 2 19쪽
3 0002. 늪지대 유적 (대화들) 16.08.20 351 2 12쪽
2 0001. 늪지대 유적 +1 16.08.20 427 5 24쪽
1 0000. 프롤로그 +3 16.08.20 596 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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