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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로스트 네임 (아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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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6.08.20 06:18
최근연재일 :
2016.09.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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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3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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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 각자의 길.(휴먼 멸망의 시작)

DUMMY

맨탈리온은 창 밖에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소리에, 무거운 눈을 들어올릴 수 밖에 없었다. 베란다의 창을 열어두고는 잊어먹었단 사실을 상기하며, 열려진 창틀 사이로 불어오는 작은 바람결에 커튼의 잔잔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고 그 사이로 아침햇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늦은 아침이지만 비어져 있는 뱃속을 채울 생각으로, 일어나 앉으며 기지개를 펴려다가 건너편에서 자고 있는 소녀를 돌아보고는 잠시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뜬 눈으로 밤을 세운 것이 아닌 가란 의심이 들 정도로, 마지막 모습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다른 타인을 이해하기란 어렵기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갈피를 못 잡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일어나려는 소녀를 만류하면서 먹을만한 음식을 챙겨오기 위해 1층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말은 이해하는 것 같지만, 소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해 아직까지 정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러실 필요까지는 없는데 감사해요. 솔직히 아침청소시간에 수거하는 거지만, 기척이 없으셔서 곤란해하던 참이거든요. 늦었지만 식사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내려오던 맨탈리온의 손에 들려진 접시를 낚아챈 여점원의 말을 들으며, 전일 먹었던 메뉴를 말했지만 곤란한 표정을 접하고는 그녀가 추천하는 음식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십여 개에 이르는 테이블이 모두 비어있었기에 근방에 있는 의자에, 잠이 달아나지 않은 몸을 앉히고는 조리하는 곳을 들여다 보았다. 반 이상이 내부가 들여다 보이도록 만들어져 있었기에 그녀 혼자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었고 불 위에 올려둔 주전자를 가져와 잔에 부어주는 하이디의 말을 들으며, 내부가 한산했던 이유와 함께, 미안한 마음이 일어날수밖에 없었다.


“차나 한잔하시면서 기다리세요. 보통 아침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음식은 간단한 수프와 빵이 전부라 재료는 부족하지만, 나름 자신하는 요리이니 기대하셔도 좋을 거에요.”


“제가 번거롭게 한 모양이군요.”


“그렇지요 뭐. 그렇다고 어쩌겠어요. 눈치 없는 손님을 탓할 수는 없으니까요.”


맨탈리온의 말에 대답을 하던 그녀의 웃음소리가 한동안 주방에서 들려왔다.


“아, 미안해요. 농담으로 한 말이었어요. 조리장이 오후시간에 나와서 주문메뉴를 못하는 것이지, 만들 수 있는 건 상관없이 주문하시면 되요.”


맨탈리온은 얼마의 시간이지나서야, 이 시간에 손님이 없었던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사람이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아무도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마도 자기만 죽을 수 없다는 심정이 반영되지 않았을 까란 추정을 해보며,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감상 평을 듣기를 원하는 하이디의 눈빛이 부담스럽기만 하였다.


☆ ☆ ☆


”모두들 아시겠지만, 글로벌 밀레니엄사에서 선보이는 초대형 가상게임 로스트월드의 일부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나머지 미공개 부분을 보시기 전에 아시아지역을 담당하고 계시는 스칼렛씨를 모셨습니다.”


수많은 기자들의 카메라 불빛들이 화려한 조명을 만들어내며, 거대 스크린이 위치한 무대로 올라서는 이국적인 은발여인의 모습에 집중하였다. 그녀는 사회를 보던 남자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더니, 전시회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회사를 대신하여 감사를 전합니다. 일부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스칼렛 사프리드 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시통역이 부드럽지 않더라도 양해를 부탁 드리며, 준비한 영상을 보시기 전에 간략한 세계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청아한 스칼렛의 목소리가 헤드셋 마이크를 통해, 동일한 음량으로 번역되고 있었다.


“그동안 기어헤드를 통해 접하시던, 가상게임과는 차별화된다는 것은 이미 베타서비스에 참여한 유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대부분의 언론과 사이트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도 이렇게 관심을 보여주신 것이고요.”


설명도 하기 전에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었고, 지목 받은 기자들의 물음이 이어졌다.


“다름이 아니라, 그 동안 숨겨져 있던 로스트월드를 최초로 공개하는 곳이 한국인 이유가 있습니까? 그리고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뇌파를 이용하는 방식이 국제보건기구나 그 밖의 기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정성에 관한 검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일부 공개된 영상이 너무 선정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베타유저들도 실사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그 순간, 대형 스크린에 1인용 캡슐이 등장하였고, 잠시의 시간이지만, 소란스러움을 잠재울 수 있었다. 스칼렛의 손짓에 의해 화면에 표시된 캡슐의 내부가 확대되었고 그녀의 설명이 뒤를 이었다.


“어느 정도의 정보는 알고 계시겠지만, 보시는 것은 의료용 캡슐을 모델로 해서 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수면중의 꿈속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일부 정신분야의 전문가분들이 우려의 시선을 던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캡슐의 공식적 안전검증이 외부 단체와 공조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이며, 문제가 없다면 늦어도 신년행사와 맞추어 출시할 계획입니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던 스칼렛이 처음 질문한 기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최초 공개를 한국으로 선택한 이유는 가상게임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보다 효과적인 홍보라고 보시면 되겠지요. 아마 지금 현재도 전세계인들이 지켜보고 있을 정도이니, 저희가 원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실사와 같은 경험이 때로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작용한다는 것도 사실이기에, 연령제한과 함께 서버에 구축된 NPC들을 삭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해도를 위해 영상을 보시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면스크린에 지구와 동일한 행성의 모습이 비춰지며 그녀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금 보시는 것이 대양을 사이에 두고 두 대륙이 위치한, 야누스행성입니다. 현재 대륙에는 인간과 동일한 인격을 지닌NPC들이 분포되어 있는 상태이고, 자체 생산이 가능한 증식 형 인공지능입니다. 하지만 처음 의도는 현실과 동일한 공간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느끼고 죽음까지도 동일하게 표현하였고, 지적하신 점과 같이 너무나 선정적이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다시 화면이 전환되면서 수십의 드래곤들과 인간들이 싸우는 장면이 등장하였다. 이미 유출된 영상이었기에 설명은 필요 없었지만, 평야를 메우는 수천에 달하던 NPC들의 돌격을, 단 한 마리의 붉은 드래곤이 아가리를 벌려 화염을 뿜어내며 주변을 휩쓸어 버렸고 녹아 내리는 병사들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켜 주었다. 그리고 정지화면서 함께 글자가 표기되었다.


『Part Ⅰ: 드래곤 VS 휴먼』


『Part Ⅱ: 방랑하는 이방인』


“초기 시험작인 NPC들을 삭제하기보다는 배경시나리오로 삼는다는 일환으로, 몇 달 동안은 드래곤들과 휴먼들의 생존을 위한 전쟁을 보시게 될 겁니다. 그렇게 유저들이 폐허가 된 대지에 접속하여 모험을 떠나는 것이 두 번째의 시나리오지만, 자신만의 마을을 꾸려가며 성의 소유가 가능한 순차적인 요소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물론, 차후의 일이지만 공성전을 기대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설명으로, 삭제된 NPC의 대체는 몬스터케릭터의 적용 이후로 미루었다는 것을 떠나, 선택 가능한 종족이 휴먼 이외에는 없다는 것과 더불어, 실제 체형은 물론, 현실의 얼굴이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스칼렛의 마지막 대답을 뒤로하고 전시회장에 모인 모두의 시선이 스크린에서 떠나지 못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게임이란 것을 잊지만 말았으면 바라며, 지금 보시게 될 것을 시작으로, 공식사이트에 새로운 영상을 주기적으로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이 저희 가상게임 로스트월드를 방문하시는 날, 함께 꿈을 꾸기를 약속 드립니다.”


인사와 함께 무대를 벗어나는 그녀의 뒤를 이어, 사회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베타서비스인원에 선정되었던 강태민씨를 모시고 영상을 같이 시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해설을 위해 일부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는 점을 양해바랍니다.”


베타서비스는 하나의 서버인, 무인도맵에서 이루어진다고 알려졌기에 전세계에서 선정된 소수의 인원들만이 글로벌 밀레니엄사의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초청되어 소문으로만 접했던 캡슐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중에는 기자들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플레이 하는 일주일 동안의 경험과 그들의 인터뷰 내용들이 전세계매체를 강타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출연했던 이들은 자연스럽게 그 얼굴이 알려지며 스타 반열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전면스크린에 등장한 미공개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세 왕국으로 보이는 도시의 성벽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고, 저녁노을이 수놓고 있는 하늘을 배경으로 수십의 부유범선들이 공중을 수놓으며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강태민 유저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금 보시는 곳이 서부대륙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추정되지만, 이름까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성벽에 배치된 대부분의 NPC들이 마법계통의 휴먼으로 확인되었고, 공중에 보이는 것이 부유범선으로 드래곤들을 요격하기 위해 보강된 것 같습니다.”


“정작 싸움에서는 어떤 효용이 있을지 지켜봐야 겠군요. 드디어 나타났습니다.”


상공에 모습을 들어낸 하나의 붉은 드래곤이 그 입에서 화염을 일렁이며 뿜어내는 브레스로, 도시의 성벽을 강타하였다.


“얼음 방벽입니다! 마법사들을 얕볼 수는 없지요.”


수십 미터를 넘어서는 얼음의 벽이 브레스가 성벽에 도달하기 전, 그 불길을 막아서고 있었지만 균열이 늘어나면서, 얼마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휴먼들이 뭔가를 하려는 모양입니다. 오른쪽 스크린을 주목해 주십시오.”


처음에는 하나의 시점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상이 4개로 늘어나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에 위치한 화면에서는 수십 척에 달하는 부유범선들이 드래곤의 시선의 뒤편으로 돌아가면서 순차적으로 무엇인가를 쏘아대기 시작하였고, 확대된 화면으로 그것이 거대한 금속 화살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저희도 지금까지의 화면만을 보았기에, 태민씨. 겨우 쇠로 된 화살로 드래곤의 피부를 뚫을 수 있다고 저러는 것일까요?”


“표면의 직접적인 마법공격은 의미가 없었을 겁니다. 직접 피부에 닫지 않으면 가망이 없으니, 저런···”


지금까지 거의 움직임이 없던 날개를 펼치자, 마침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했던 부유범선의 선미부분이 날아가 버리며 파편과 함께 탑승했던 병사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도 갑판에 보이는 일부의 인원들은 거대 쇠뇌에 장전된 활을 쏘아 보내었고, 곧이어 침몰하는 배와 함께 평원으로 추락하였다. 그런 행동이 무의미하지 않았던지, 표면이 유독 빛나던 활의 촉이 드래곤의 날개를 파고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곳을 과녁으로 삼았다는 듯이 수십의 부유범선들에서, 전기계열의 마법으로 보이는 섬광들이 일제히 난사되었다. 그 충격이 통한 것인지 방향을 잡지 못하던 드래곤의 몸뚱이가 소음과 함께 먼지를 일으키며 성벽근방으로 충돌하였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성벽에 배치된 수많은 마법사들이 번개를 일으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스크린에 집중했던 모두는 전율을 일으킬 정도의 현실감을 느껴야만 했다.


“대단하군요. 하루빨리 해보고 싶은 생각밖에는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보셔서 아시겠지만, 허무한 결말을 방지하기 위하여 드래곤에게도 순수한 힘만이 허용되는 제약을 걸었다고 하더군요. 휴먼들에게도 희망적인 소식이겠지만, 알려줄 수가 없으니. 말하던 순간 지금까지 간과하던 점이 등장했습니다. 태민씨 저건 반칙이 아닐까요?”


“당초부터 하나를 말한 것이 아니었으니, 저희가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맞을 겁니다.”


쓰러진 상태에서 버둥거리고 있는 드래곤의 뒤편으로 수십의 비행체가 모습을 들어냈고 그것이 드래곤의 무리란 걸 모두가 확인할 수 있었다.


“NPC의 시점에서 지켜보는 영상도 좋을 것 같은데, 건의해 봐야겠군요. 일부의 배들이 이탈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끝까지 싸울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공식 방송은 여기까지이며, 이후의 영상은 게임방송과 사이트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 ☆ ☆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베란다에 서서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던 마르센 백작의 귓가로 노크소리와 함께, 방에서 대기하던 하킴의 음성이 들려왔다.


“선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백작님께 전할 말이 있으니 실례하겠네.”


그러면서 하독 선장을 위시한 낮에 보았던 관리들이 다급하다는 듯이 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백작님! 남쪽도시들이 드래곤들에게 불바다가 되었다는 전갈입니다. 이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았으니···”


그 순간, 베란다로 나와있던 그들의 눈에, 선착장으로 접근하려는 거대 부유선 중 하나가, 불길에 휩싸인 채, 바다로 추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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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08. 각자의 길.(휴먼 멸망의 시작) 16.08.30 137 1 14쪽
8 0007. 각자의 길.(움직이는 인형) 16.08.27 149 1 12쪽
7 0006. 각자의 길.(노예상인) 16.08.25 221 2 15쪽
6 0005. 각자의 길. 16.08.23 205 2 14쪽
5 0004. 멸망을 말하다 16.08.22 217 2 11쪽
4 0003. 늪지대 유적 (소녀를 보았다) 16.08.21 348 2 19쪽
3 0002. 늪지대 유적 (대화들) 16.08.20 351 2 12쪽
2 0001. 늪지대 유적 +1 16.08.20 426 5 24쪽
1 0000. 프롤로그 +3 16.08.20 595 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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