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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족보없는 이세계 군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6.10.25 15:30
최근연재일 :
2020.11.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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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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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0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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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023. 용사퀘스트

DUMMY

허공에 만들어지는 원형의 띠는 주변의 마나를 집어삼키며 밝은 광채를 머금고는 기하학 적인 문양의 마법 진을 만들어 내었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형상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떨어진다~!”


모두들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기에 누군가의 외침에도 기사와 병사들은 착지할 바닥만을 노려보았지만 그 곳엔 녹색의 뿔이 달린 오크들의 커다란 눈동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뒤를 이어 아래에 있던 오크들과 뒤엉키는 와중에도 공중에 떠있던 맨탈리온이 성채를 바라보며 남일처럼 속삭이고 있었다.


“좌표가 조금만 틀어졌어도 벽 속에서 나올 뻔 했군.”


다행이라면 떨어진 높이가 3,4미터가 되지 않았기에 그 충격보다는 당황하는 뿔 오크들과의 다툼이 시급해 보였다. 더군다나 그들의 뒤편으로 사람들의 무리가 눈에 들어왔기에 바닥을 뒹구는 와중에도 하킴들이 검을 뽑아 드는 동작이 빠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엉켜있던 서로 다른 종족들이 거리 차이를 벌리며 갈라지게 되었고 상대편에서도 입을 열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들을 나열하며 포효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이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하킴경! 몬스터가 말을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일부가 떨어진 충격으로 일어나지 못하던 병사들을 부축하는 와중에 만달라몬이 놀랍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정작 하킴의 눈에는 그런 현상보다는 주변에 모여있는 몬스터의 수효를 헤아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마나 머리에 난 뿔 과 자신들의 두 배에 가까운 덩치가 인간들과 유사하단 점에선, 숲에서 접했던 오크들과는 너무 많은 차이가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들을 경계하며 진형을 이루는 움직임에 어느 정도의 이성을 가진 존재들이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저들이 뭔가를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선은 저기 있는 사람들부터 구하는 것이 좋겠네.”


허공에서 내려온 마법사의 말에 고개를 돌린 하킴이 입을 열었다.


“혹시, 저 말을 알아들으시는 겁니까?”


“언어 해독용 아티팩트를 만들어 두었던 것이 몇 개 있었지, 나중에 나누어 주도록 하겠네.”


손에 끼워진 반지 중 하나를 보여주던 맨탈리온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방향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주군도 있는 것 같으니, 간만에 솜씨나 발휘해 봐야겠군.”


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한 것 같은 묶여진 수백의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뿔 오크들의 대부분이, 하킴들이 있는 방향으로 다가와 있었기에 당연히 그들과의 간격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맨탈리온이 빛의 구체가 형성된 손을 들어올리자, 그 간격에 얼음의 벽이 솟아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백여 마리에 이르는 뿔 오크 무리들이 하킴들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숫자적으로도 상대가 되지 않았기에 얼마 동안의 힘겨루기만 해주고는 하킴의 외침에 길을 열어주었다.


“이곳에 있는 다른 종족일지도 모르니 죽이지는 마라!”


성채의 입구가 있는 오르막으로 몰려가는 뿔 오크들을 바라보던 맨탈리온이, 도시의 전경을 돌아보더니 입을 열었다.


“우선은 이곳에서 비켜나도록 해야겠네. 저것들을 막을 생각이 없다면 말이지.”


곧이어 성채에서 들려오는 뿔 나팔 소리를 시작으로 유적과도 같은 도시에 퍼져있던 뿔 오크들이 성문이 있는 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마법사의 지적을 알아차린 하킴은 모두를 이끌고 얼음 벽이 존재하는 반대쪽으로 이동하였고 한차례의 소란으로 그들이 지나가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뒤 늦게야 묶여진 사람들의 반 나체를 접하고는 한동한 할 말을 잊었다가, 두려워하는 그들의 눈빛에 정신을 차리며 보유하고 있던 담요들을 내어놓고는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 오크들이 우리를 보고 배신자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닫혀지는 성채의 문에서 들려오는 포효소리를 지켜보던 마법사의 혼잣말이었지만, 다가온 만달라몬에 의해 더 이상의 신경은 접어버리기로 하였다.


“맨탈리온님, 어차피 주군을 만나서 알아보면 될 일이니 고민보다는 이 얼음 벽이나 치워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웃음을 지어 보이던 마법사가 손아귀에 쥐어진 빛의 구체를 사라지게 하자, 얼음 벽의 존재도 거짓말처럼 가루가 흩어지듯이 허공으로 퍼져나가 버렸다.


상황을 지켜보던 이혁은, 뿔 나팔 소리와 함께, 썰물이 빠져나가듯 모든 뿔 오크들이 성채로 몰려가는 것을 보아야 했다. 하지만 이미 수효를 알 수 없는 그들 무리들의 사체들이 바닥을 메우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도착한 이들과의 만남은 접어두었던 불안들을 다잡아야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주군을 뵙습니다!”


삼백의 인원들이 무릎을 꿇거나 군례를 올리며 합창을 하였고 한동안 이혁을 지켜보던 맨탈리온이 다가오더니 속삭였다.


“이렇게 젊어진 모습은 의외지만, 나타샤님이 좋아하시겠군요.”


미소 띤 표정의 마법사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많았지만, 하니발의 음성이 이어졌다.


“주군,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니, 조를 나누어 잔여 몬스터의 존재를 확인하겠습니다. 하킴경, 상황은 정리하면서 전달 드리겠습니다.”


얼굴에 불만이 스쳐가던 하킴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하니발의 의견에 동조하여 자리를 벗어났다.


그렇게 구출된 이들의 이동과 치료가 병행되었고 피아구분을 못하는 것을 떠나 특히 굶주림이 심하여 아사 직전까지 간 이들이 대다수였다. 나머지 식량으로 잡혀있던 몬스터들의 처리로, 밤이 물러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정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이혁은 한동안 숲에서 있었던 일을 알려주던 마법사와 함께, 성채의 경계까지 다가가 보았지만 굳게 닫혀진 채, 어떤 조짐도 확인 할 수 없는 성문을 바라보며 고민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손 싶게, 그것도 반나절 만에 도시 규모를 정리 하였지만, 고요하기만 한 성채의 모습은 불안한 마음을 가중시켰기 때문이었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주군만이 저들의 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의문이지만 뭐, 아드리안님의 가호가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희 같은 이들이야 이런 보조물품이 있어야 하지만, 수량도 얼마 없으니 주군께서 선별하여 나누어 주도록 하시지요.”


-통역 반지 12개-


받아 든 주머니 속에는 십여 개 가량의 청색빛깔이 감도는 반지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기사들의 체계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누구를 주고 말기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이혁이었고 그런 고민 속에 맨탈이온의 말이 이어졌다.


“나타샤님의 당부도 있었지만, 이후로는 저희들이 이 계에서 넘어왔다는 사실은 함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여러 종족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두의 힘도 숨겨두는 것이 좋겠지요.”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던 이혁은 성벽을 올려다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있으려니, 밝아오는 아침햇살과 함께 보고를 위해 달려오는 하킴의 음성이 뒤를 따랐다.


“주군, 인원수습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지만 몬스터들의 사체처리는···”


오크의 가죽으로 방어구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다른 필요성이 없었던 이혁으로써는 상황수습으로 모두들 피로한 상태였기에 안전을 위해서도 무리를 이끌고 신전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하킴, 경계할 인원만남기고 철수한다.”


“주군의 뜻대로!”


군례와 함께 주변의 기사들에게 지시하는 하킴을 돌아보며, 이혁은 지금부터 이들과의 생활이 더 힘들게 다가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동하는 동안 구출된 인원들의 수효를 눈으로 가늠해볼 뿐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자문해 보는 계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고 기사들이 챙겨온 마법 배낭 속 식량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을 정리하고는 안심하듯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동이 불편한 여인들을 부축하는 인원을 제외한 백여 명의 병사들의 등뒤에 메여진 배낭들의 존재를 뒤늦게야 확인하는 이혁이었다.


자신이 짐작하는 것이 맞는다면, 이곳에 오기 전 1년은 버틸 식량과 자원이 있다고 한 나타샤의 발언은 도대체 몇 명을 기준한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한참 이후에야 신전에 도착하여 늦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돌려주지 않겠다는 듯이 자신들의 허리에 석궁들을 메고 당당하니 복귀하는 여인들을 반겨주던 잔류인원들은 삼백의 기사단 무리를 보고는 긴장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다소 안심하는 표정으로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어주거나 추가로 만들며 나머지는 구출된 이들을 보살피기 시작했다.


반나절 동안 완연한 석궁병으로 탄생한 102명의 여인들에게 휴식을 지시하고 있는 가브는, 신전의 입구로 들어서는 활기 넘치는 기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읊조릴 수 밖에 없었다.


‘삼백의 기사단이라···’


가브의 시선에서는 자신이 입고 있는 것과 동일한, 은색 빛깔이 감도는 멋들어진 갑옷과 초록의 망토에 수놓아진 황금 드래곤의 문양을 접하고는 그들 모두가 기사단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스터까지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진작에 확인한 상태이니, 이들이 구심점이 되어준다면 고향을 버릴 필요가 없어 보였다. 한쪽 편에서 살아남은 회색엘프들이 재회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지나치며 이혁들이 모여있는 모닥불 주변으로 다가갔다.


“도시를 뒤져서 살아있던 이들까지 합쳐서 592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뾰족귀들이 백 여명 정도 있었지만 자기들끼리 몰려가는 통에···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금일 구출인원: 592명(남녀파악 필요), 회색엘프 ?명(파악 필요)-


한슨의 보고와 함께 그 순간, 자리에 앉으려는 가브에게 모두의 눈길이 집중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마치 그런 시선들은 무시하겠다는 듯이 이혁의 비어있는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모두를 대신하여 의문점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감사는 몰라도 인원파악에는 협조하라고 전달해봐.”


회색엘프와 말을 썩고부터는 가브에게도 반말이 편해졌기에 거침이 없었다.


“지금 저들끼리 이야기 중이니, 나중에 말해놓을게요. 그리고 같은 엘프라고 해도 동일한 취급은 말아주세요.”


심술 띤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마침, 조심스럽게 차를 돌리고 있던 코델라와 눈이 마주치자 살며시 웃어주며 잔을 받아 들었다.


“혹시, 가브란 엘프처자 되시오?”


아론 이외에는 자신들의 언어를 알지 못하던 기사들 사이에서 귀에 익은 단어들이 들려왔기에 가브이외에도 코델라의 눈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대륙 어를 아시는 분이 계셨군요. 주인님 이외에는 없는 줄 알았더니 혹시, 오늘 오신분들 중에도···”


“코델라, 하던 건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가브의 목소리에, 그때서야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열정적인 눈동자를 밝히며 앉아있는 십 여명의 새로운 얼굴들에게, 들고 있던 잔들을 내어주던 것을 이어가기 시작했고 모여있던 부장급 기사들은 그녀에게 잔을 받으며 연신 레이디가 들어간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마치 기사 서임 식의 한 장면을 방불께 하였다.


“인사가 늦었구려, 주군의 유일한 마법사인 맨탈리온이라고 한다네.”


“아론님께 신세를 지고 있는 시도린의 자녀 가브라고 해요.”


고개를 숙여 보이는 엘프가 말을 이어갔다.


“아쿠아 계열이신가 보지요. 저도 마탑을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얼음의 벽을 사용하신다는 마도사분들은 아직까지 보지를 못했는데, 깨달음의 경지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이런 외지에서 이 늙은이의 진가를 알아주는 구려, 헐~헐~헐”


어차피 이혁 이외에는 말도 알아듣지 못했기에 모두들 그 둘은 무시하기로 하고 하니발의 말이 이어졌다.


“한슨경이 파악한 숫자는 모두들 아시듯이 여인과 소녀들 뿐이었습니다. 기존의 인원들을 포함하면 996명입니다. 물론 오늘 들어온 엘프란 종족들을 제외한 수효이니, 실제적으로는 천명이 넘어갑니다.”


-금일 구출인원: 여인 592명, 회색엘프 ?명(파악 필요)-


-전체인원: 여인 989명, 회색엘프 7명, 총 996명(추가 회색엘프 제외 숫자)-


잠자코 듣고 있던 하킴이 끼어들었다.


“여기 있었던 상황을 알았다면 그 놈들을 그대로 보내는 것이 아니었는데, 면목이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명하시면 저 놈들이 숨어들어간 곳을 쓸어버리겠습니다.”


“우선은 남아있는 이들이 있는지 수색이 먼저인듯하여 싸이키와 쿠노에게 주변을 확인해 보라고 하킴경을 따라온 병사120명과 기사 칠십을 보내두었으니, 성채내부를 치기에는 지금 당장은 무리입니다.”


하니발의 말이 끝나자, 한 순간 긴장감이 흐르는 것 같았지만, 바닥에서 느껴지는 떨림에 모두의 동작이 멈추었다. 그것은 십여 분 동안 이어지더니 사라져 버렸다.


-기사 136명, 일반 병사 200명, 엘프 궁수 1명, 마법사 1명, 총 338명(이혁 제외)-


☆ ☆ ☆


뿔 오크들의 무리가 지하동공으로 몰려 내려왔다. 그 수효가 수백이 넘어가고 있었기에 좁은 통로의 열기를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족장, 저놈들이 우라크의 맹세를 저버렸다. 밖에 있던 전사들이 모두···”


“무슨 소리냐?”


양쪽머리에 거대한 뿔을 달고 있던 오크가, 분비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하는 덩치를 노려보았지만 대답은 다른 뿔 오크들이 이어주었다.


“인간 족들에게 전부 죽었다. 먹이도 뺏겨버렸다. 족장, 속았다!”


뿔 오크 족장은 처음부터 다른 종족은 믿지 않았다. 몬스터에 둘러싸여있던 북쪽산맥에서도 그들을 먹이 감으로 삼으며 생존하였던 자신들의 부족이었다.


남 대륙으로 달아난 이빨 족들이 인간들과 교류한다는 이야기들 들었을 때는 먹이 감에게 오크의 자존 심을 내어주었다고 비웃음을 날려주기도 하였던 그였다.


하지만, 대 족장이 우라크의 이름을 빌려 복면 인들을 불러들였을 때는 무너지는 자존심과 분노를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소수이지만 자신의 뿔 오크족 일만을 이끌고 그들을 도와 악마를 깨우기 위해 금지된 장소로 내려왔다.


족장의 광기 어린 분노가 발걸음을 빠르게 만들었다.


대체적으로 오크들이 주술사 이외에는 생각이란 것이 짧을 수 밖에 없었지만 감정이 앞서는 그들을 달랠 방법이 없어 보였다. 갑작스럽게 몰려들기 시작한 수천의 뿔 오크들이 수십 여명에 불과한 복면 인들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거대한 조각상을 앞에 두고 있던 가이란이, 손에 쥐어진 수정구에 알 수 없는 주문들을 읊조리다가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나마 사용하기는 편할 줄 알았더니, 몬스터보다도 못할 줄이야, 좀 이른 편이지만 생명력도 부족하던 참에 잘되었다!”


구체에서 전기와 같은 스파크가 일어나더니 주변으로 흩어지자, 뿔 오크들이 감전되듯 바닥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수천이 움집하고 있었지만 가까운 곳에서 감전된 무리들이 방벽처럼 막아서고 있었기에 포효만을 지를 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붉게 충혈된 눈을 들어 폭소를 터트리던 가이란은 자신의 종족까지 버리며 이룬 결과물이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신념은 모든 것을 초월하게 한다는 깨달음은 지금을 시작으로 얼마 되지 않아 주인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줄 것이란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나?”


더 이상 뿔 오크 주술사도 그들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 멍청하지만 부족을 이끌면서 부족함이 없었던,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신음하는 오크 족장을 바라보며 주문을 외워나가자, 잠시지만 족장의 몸 주변으로 투명한 막이 형성되었다.


그 순간, 뿔 오크의 눈이 부릅떠 지더니, 허공에 거미줄 처럼 빛의 줄기를 뿜어내고 있는 수정구, 그것을 들어올리고 있는 엘프에게 달려들며 동공이 떠나가듯 고함을 질렀다.


“사냥이다!”


가이란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날아오는 덩치와 2미터에 가까운 크기를 자랑하는 대검을 향해 붉은 빛이 이글거리는 손을 뻗으며 달려드는 그것이 소멸하는 것도 확인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역시 쓸모···”


조각상의 표면이 갈라지는 소리에 돌아보던 가이란의 시선이 바닥을 향한 것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감지 못한 눈동자가 어둠에 쌓여있는 천장을 올려다 보고 있을 때, 주술사가 피 묻은 검을 들고는 목을 잃어버린 인형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불타오르는 족장의 잿더미를 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간식이다. 모두 먹어 치워라!”


복면 인들이 뽑아 든 검은, 그 의미도 무색하게 뿔 오크의 무리에 잠식되어 버렸고 그러던 순간에도 조각상의 균열은 가속화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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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072.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8 1,056 8 13쪽
71 071. 늪지대 유적 (마법사의 짧은 회상) 17.04.22 1,170 13 24쪽
70 070. 고민들 (꿈) +2 17.04.21 1,206 13 14쪽
69 069. 고민들 (너를 지켜주마) 17.04.15 1,343 16 17쪽
68 068. 고민들 (소울스톤) +2 17.04.14 1,268 15 19쪽
67 067. 모험가 (계약들) +3 17.04.08 1,442 16 17쪽
66 066. 모험가 (비밀과 공유) 17.04.07 1,155 13 17쪽
65 065. 모험가 (투기. 대화) 17.04.01 1,116 13 15쪽
64 064. 모험가 (드라마) 17.03.31 1,272 14 19쪽
63 063. 백작의 환영무도회 (하. 모험가) 17.03.25 1,159 12 15쪽
62 062. 백작의 환영무도회 (중. 발표) 17.03.24 1,242 14 15쪽
61 061. 백작의 환영무도회 (상) +2 17.03.18 1,280 14 18쪽
60 060. 페임론 (나타샤) +2 17.03.17 1,355 11 18쪽
59 059. 페임론 (여왕의 군대) 17.03.11 1,318 12 16쪽
58 058. 페임론 (정보길드의 자료) 17.03.10 1,297 12 23쪽
57 057. 페임론 (외출) 17.03.04 1,292 13 20쪽
56 056. 백작의 저택 17.03.03 1,263 16 13쪽
55 055. 백작의 저택 +2 17.02.25 1,279 13 18쪽
54 054. 백작의 저택 +2 17.02.24 1,376 15 16쪽
53 053. 치료막사 (세실리아) 17.02.18 1,388 11 19쪽
52 052. 페임론 공방전 17.02.17 1,290 15 16쪽
51 051. 페임론 공방전 (소드 마스터) 17.02.10 1,472 17 15쪽
50 050. 페임론 공방전 (팔콘 관문) 17.02.04 1,442 15 16쪽
49 049. 페임론 공방전 17.02.03 1,500 12 23쪽
48 048. 페임론 공방전 17.01.28 1,392 17 13쪽
47 047. 갈림길 (대공의 존재) 17.01.27 1,477 17 13쪽
46 046. 갈림길_<일부 지도공유> +4 17.01.21 1,457 16 17쪽
45 045. 갈림길 17.01.20 1,513 19 14쪽
44 044. 고요의 평원 (퀘스트) +6 17.01.14 1,748 19 21쪽
43 043. 고요의 평원 +3 17.01.13 1,712 17 22쪽
42 042. 영웅 출현 (시녀 되다) +5 17.01.07 1,705 19 17쪽
41 041. 영웅 출현 +2 17.01.06 1,674 20 13쪽
40 040. 영웅 출현 +2 16.12.31 1,532 19 19쪽
39 039. 모험의 시작 +1 16.12.30 1,634 15 18쪽
38 038. 모험의 시작 +1 16.12.24 2,002 16 18쪽
37 037. 영지물 (그녀들)_12/8 +3 16.12.23 1,928 24 27쪽
36 036. 영지물 (모험가들) +2 16.12.17 2,143 28 16쪽
35 035. 신경전 +3 16.12.16 1,885 24 15쪽
34 034. 돌격하라! (등장) 16.12.10 1,764 23 12쪽
33 033. 돌격하라! 16.12.09 1,855 21 24쪽
32 032. 의도된 고립 (수확) +2 16.12.04 2,032 28 21쪽
31 031. 의도된 고립 (오해) +2 16.12.03 2,082 20 19쪽
30 030. 의도된 고립 +2 16.11.27 2,021 22 20쪽
29 029. 하르파스 +2 16.11.26 2,062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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