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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이탈자 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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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8.04.09 19:52
최근연재일 :
2018.04.12 22:36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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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
글자수 :
29,114

작성
18.04.1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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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7. 79817

DUMMY

“과거 조사대의 기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곳이 몬스터들의 앞마당과도 같았다는 걸 상기해 보더라도···.”

“이제는 검증되지도 않은 전설을 들먹이는군. 제군들은 황제폐하의 대리자이며 이곳 성지 바빌리온을 다스리는「안겔로스 라울 더 라마란」총독 각하의 명령에 따르면 그만인 것이다. 알겠는가? 79817번 !”


“황제폐하께 영광을!”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왼쪽 흉 갑을 향해 주먹을 들어올린 카린의 음성이 회의실 내부를 울렸고 표면적으로나마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리에 착석하던 카린은 속으로 되 내었다.

‘말도 안 통하는 노블녀석···절망적이야···’

카린이 두서없이 이야기 한 경향도 없지는 않았지만 적응기간도 없이 대대적인 공략에 투입된 지휘관은 독초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안겔로스 총독의 이름을 들먹인 시점에서 더 이상의 설득과 같은 설명은 무리란 생각에 주변에 모여있던 몇몇 조장들에게나마 의미 있는 눈길을 보내는 것으로 이후를 기약하는 카린이다.


잠시 후, 브리핑을 마친 부대장이 복잡한 심정의 눈빛으로 카린을 돌아보며 짧은 용건을 말하더니, 텐트 밖으로 벗어났다.

“7조장은 저녁 배식 전에 나에게 찾아오도록.”


그의 뒤를 이어 부대장과 함께 돌아온 부대장의 부관 머슬로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카린을 향해 불만스런 목소리를 토해내었다.


“아무리 이곳 성지에서 오래 살아남았다지만 하잖은 머더러 나부랭이 녀석이, 선택 받은 분들을 향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더군다나 영광스런 죽음을 두려워 하다니 한심한 꼴이로군. 암컷이라 그런가··· 차라지 드레스나 입고 연회에 참석하는 게 어떨까? 혹시, 노블 분들의 눈에 뛰어서···.”

-”퍽!”-


얄밉게 생긴 열혈남아 머슬로는 더 이상 말끝을 잊지 못하였다.

어느 덩치가 들어올린 나무 테이블에 면상을 얻어맞았기에···.

저쪽 차원에서 넘어 왔다 하여 다 같은 노블들은 아니었다. 선택 받은 이들을 총칭하여 가리키는 단어가 논트라 한다면, 일명 평민이라는 족속들. 어찌되었든 만들어진 존재인 머더러보다야 윗줄.


그렇게 날아간 이빨과 피 곤죽이 되어버린 채 기절해 버린 남성을 뒤로하고서 자리를 뜨지 않은 십여 명의 조장 급들은 팔짱을 낀 채 고민에 빠져있는 카린의 눈치를 보며 서로간에 잡담을 나누면서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우리 부대에 말년들이 너무 많으니 이 참에 정리하려는 게 아닐까?”

“그래 봤자 내년 초에 카린조장 이외에 누가 있다고.”

“언제나 첫 삽이 중요한 법이지. 1년만 지나면 해당자가 줄줄이 이어지잖아.”

“모두들 꿈도 야무지군. 당장이라도 보스가 없으면 우리들이 이 저주받은 동네에서 몇 달이나 버틸 것 같아.”

“혹시., 페론 연대장 놈이 짜놓은 판은 아닐까?”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그 순간, 현재 바닥을 점령하고 있는 남성의 가해자이기도 한,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우람한 근육덩어리의 덩치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녀를 향해 말문을 연다.


“카린! 어떻게 할 거야? 지금이라도 내가 처리해 버릴까?”

부대장. 혹은, 연대장을 죽이겠다는 소리를 저렇게나 쉽게 입 밖으로 뱉어내고 있으니, 카린은 저 골이 빈 반슨내 조에서 지금까지 죽어나간 조원들의 실제 사유가 의심될 정도였다. 뒤를 이어 그나마 생각이란 걸 할 줄 아는 4조 조장 센더슨의 침중한 음성이 끼어든다.


“돌아가는 추이를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는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날씨가 지속된다면 크리쳐들도 태양빛 아래라 그다지 맥을 추지는 못할뿐더러···물론, 지난번 상황은 예외이니 넘어가고, 아무튼 카린 조장의 염려처럼 몬스터란 선택지는 조금 억지스러운 감도 없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상부에서도 그 동안의 저희 실적을 고려해서 이런 배치를 선택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실적을 고려한 배치! 그러니까 네 말인즉슨 나가 죽으면서 보지도 못한, 황제폐하의 영광을 찬양하란 말이냐?”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군요. 그보다 따지고 보면 저와 몇 달 차이 나지도 않으면서 막말을 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4년 차라 이거냐, 카린 조장만 아니었어도 너 같은 건···”

덩치가 일어나선 군살 없는 몸매, 누군가는 키만 큰 삐쩍 마른 나뭇가지라 칭할 센더슨을 던져버릴 기세로 흥분한 반슨이 광분하여 다가서려던 순간, 차분하면서도 날이 선 카린의 음성이 끼어들었다.


“모두들 머리 복잡하니깐, 조용히 하고 앉아.“


그녀의 말에 혼잣말로 불만을 토로하던 반슨이 조용히 자리에 착석하고서야 카린의 앙다문 입술이 벌어졌다.


“보급로를 무리하게 연장하면서까지 내륙 깊숙한 이곳까지 진출한 이유는 모두 알고들 있을 거야. 그렇다 보니 상부에선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전에 찔려나 보자는 심산일지도 모르니 센더슨의 생각처럼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어떻게 보면 우리 같은 경우는 간만보고 빠져나올 수도 있으니 목숨 줄이나 잘 챙기자고.”

카린은 뭔가를 더 말하고 싶었지만 당초의 목적과는 다르게 간략한 당부만을 나열하고서 옆자리의 한센에게 눈짓을 보내고서 뒤이을 말을 전가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스의 말도 있으니, 새롭게 추가된 크리쳐들의 특징을···“


한센의 부과적인 설명이 이어지는 와중에 텐트의 휘장을 걷으며 밖으로 나오던 카린은 나뭇잎들 사이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눈가를 가려보았다. 그렇게 감겨진 눈으로 인해 소리의 울림이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불협화음과도 같은 소음들이 카린의 귓가를 간질인다.

“넘어간다!”

정글과 같은 숲의 끝자락에 군영이 지어진 상태에서 좀더 공간을 확보할 요량으로 벌목작업에 차출된 병사들이 한창, 도끼로 나무 밑동을 찍어 누르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숲을 관통하며 형성된 대로를 따라, 후속부대들이 도착하고 있는 와중에 줄줄이 이어지는 마차들의 행렬이 카린의 눈길을 잡아 끌었다.


내년이면 이 세계, 성지로의 탐험이 시작 된지 일백 주기에 접어든다.

더군다나 본격적으로 원정이 시작된 시점을 고려하더라도 최초의 개척자들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마차를 끌고 있는 생물체를 보더라도 이해가 되었다.


말의 대용으로 이용되는 퓨마.

선택 받은 이들은 그들의 온전한 모습 그대로 이 땅으로 넘어온다. 옷과 장식품은 물론, 금은보화까지도. 그렇게 말들 또한 선택 받은 이들의 손에 이끌려 이곳으로 소환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동물들의 경우는 마치, 생각자체를 억제 당한 수동적인 요소가 있었기에, 단순한 용도가 아니하면 사용 빈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대용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퓨마라 불리는 성지의 생명체였다.


우선, 생김새는 저들, 논트들의 세계에서 악어와 같은 두꺼운 표피가 피부를 감싸고 있다. 그리고 맹수와 같은 강인하고 스피드 있는 다리는 물론, 잡식성에 따른 지구력도 뛰어 나기에 장거리 여행도 가능하다는 것. 물론, 악어와 동일한 커다란 아가리는 기수를 삼켜 버릴 것 같아 보이지만 먹이만 제때 준다는 가정하에 의외로 순한 면을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머더러로 태어난 순간부터 6개월간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카린으로 선, 저런 동물을 발견하고 기마들의 대용으로 길들였다는 점에서 논트들의 수고를 치하하는 편이었지만 단순히 일방적인 지식을 주입 받은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의문도 남모르게 간직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퓨마들이 끄는 마차들이 틀에 짜맞추어진 텐트 촌을 지나 공터로 들어선다.

십여 대의 마차들은 먼저 도착한 순으로 지붕이 쉬워진 짐칸의 뒷문을 열었고 그 곳에서 기지개를 켜며 내려서는 논트들 중 평민으로 구분되는 병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카린은 교육을 받았으면서도 이해되지 않았던 점이 저들의 세계에서 귀족과 평민은 이곳. 성지라 칭하는 곳으로 넘어와서도 동일하게 취급 받는 다는 점이었다. 살아온 삶이 같다 하지만 이전, 반 부대장의 이야기처럼 엄연히 다른 생명체로 이 곳에 소환된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렇게 따지면 그들 중에 노예가 없다는 것이 더욱 신기할 따름이었다.


“지금부터 부르는 인식표 순으로 앞으로 나오도록! 849,877!. 849,878!···”

그때서야 긴장된 자세로 마차의 뒷문에서 뛰어 나와 열을 지어가는 머더러들이 보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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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79817 18.04.12 143 0 9쪽
6 006. 79817 18.04.11 161 0 9쪽
5 005. 79817 18.04.10 106 0 9쪽
4 004. 카린 18.04.10 119 0 9쪽
3 003. 카린 18.04.09 122 0 10쪽
2 002. 카린 +1 18.04.09 146 0 9쪽
1 001. 카린 +1 18.04.09 24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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