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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 하르파스의 던전입니다

이탈자 카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간달푸
작품등록일 :
2018.04.09 19:52
최근연재일 :
2018.04.12 22:36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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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
글자수 :
29,114

작성
18.04.10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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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4. 카린

DUMMY

※ ※ ※


“연대장님. 저들에게 저희가 도착했다는 신호라도 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늦은 밤을 기하여 도착한 수풀이 우거진 산등선, 하지만 구호의 손길을 내밀기조차 두려울 정도로 수천이 넘어서는 크리쳐 무리들이 바위산아래를 점거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런 상태에서 한달 가량을 버틴 것만도 대단하다 말할 정도였지만 작전 중에 1개 부대를 잃고서 고작 3개 부대, 삼천도 되지 않는 인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크리쳐 무리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길망정 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전멸을 당한 쪽은 자신들이었단 걸. 그렇게 페론 연대장의 침묵과 함께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지휘부는 무의미한 시간만을 소모한 채, 아침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오로지 대기 명령만이 떨어진 상태에서 슬라브연대가 위치한 산 능선도 한낮에 접어들어 하나 둘 잡담하는 인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언제부터 크리쳐들이 한낮에도 활동했지? 그래도 잘 버티는 것 같은데···”

“이렇게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

“위에서도 방법이 없겠지. 너 같으면··· 아무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눈앞에 보이는 바위 언덕이 낮은 이유도 있었지만 연대가 자리잡은 산 중턱이 높았던 이유로 일반 병사들도 가려진 나무 사이로 1중대의 상황을 여실히 시켜볼 수 있었다.


슬라브 연대 자체가 머더러들의 집합체와도 같았기에 동료란 의식자체도 강한 편이었다. 그렇다 보니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바글거리는 크리쳐의 중심부로 구원을 나선다는 자체가 무의미하단 걸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검은 물결에 둘러싸인 외딴 섬에서 푸른 입자들의 기포가 하늘로 퍼져나감과 동시에 1부대를 상징하는 사자모양의 깃발이 내려가더니 반절 위치에서 멈추어 졌다..

“연대장님. 내려가던 깃발이 중간에서 멈추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너무도 명확하였다.


-부대장 반 자르만의 전사.-


반 자르만이 총독의 눈밖에 나 좌천당한 몸이라지만 당초부터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신분이었기에 노블인 페론 연대장 역시, 직급이 높은 상태에서도 그에게 자세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 이어, 우연과도 같이 슬라브 연대로 하나의 소식이 전해진 것은 태양이 한쪽으로 저물기 시작했을 때였다.


“정보부에서 크리쳐들의 본거지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상부에선 지금이라도 이동하라는 전갈입니다.”

전령의 도착과 함께 회의가 진행되었지만 답안은 정해져 있었다. 저들을 포기하기로. 천막 내에 참여한 조장 급들 중 몇몇의 입에서 욕설이 섞여 나왔다.


그것을 지켜보던 페론 연대장의 입가가 실룩거릴 수 밖에 없었다.

‘머더러 녀석들···’

반 자르만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머더러 따위가 조장이란 직함을 단다는 건 불가능한 일. 또한 전장으로 바로 투입된 일부 논트 평민 들과는 다르게 페론 자신은 성도 바빌리온에서도 어느 정도의 생활을 영위하다 최전선, 더군다나 최악이라 말할 수 있는 이곳으로 발령받은 것이기에,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이런 광경들에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지만 페론 호루프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근엄하고도 고뇌에 찬 표정으로 무거운 입을 때어갔다.


“지원하기로 했던 발석차와 여타부대들도 크리쳐의 본거지로 추정되는 검은 산맥으로 출발한 상태라고 한다. 현재 우리 만으로 저곳을 뚫기는 불가할 뿐 아니라. 제1부대는 그들의 지휘관까지 잃어버렸다. 우리의 손길이 닫기도 전···아쉽지만 반 부대장을 잃은 그들이 오늘 하루를 넘긴다는 건 어려울 것이다.”

엄숙한 분위기라 착각하게 만드는 침묵 속에 스쳐가는 미소를 머금던 페론이 놓아두었던 양피지 조각을 모두의 앞에 펼쳐 들었다.


“지금 이순간, 황제폐하의 염원과도 같은 성지의 괴물들을 몰아낼 영광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선택지는 애초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겠는가?. 이 시간 부로 검은 분지로 출발한다! 황제폐하께 영광을!”


텐트 내부를 채우고 있던 모든 인원들이 자신의 의지를 떠나, 일제히 기립하며 자신들의 오른쪽 주먹을 가슴 켠에 들어올렸다.

“황제폐하께 영광을!”

그렇게 마지막 모습조차 지켜보지 못하고서 이동준비가 떨어진 것이다.



마치, 떠나가는 이들을 환송하는 것처럼 바위언덕의 중턱부위로 살아있는 전원이라 생각되는 1부대 인원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바람결에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에 짐을 꾸리던 손길과 동작들이 멈추었다. 그 울림들은 적막과도 같은 산맥 내부를 메아리 치며 먼 거리에서도 불구하고 너무도 또렷하게 들려왔다.


“···살아있다는 걸 저들에게, 아니 포기하고 지켜보는 우리와 같은 동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달아나려던 머더러들의 부끄러운 마음이 어느 순간, 붉은 열기가 되어 두 눈을 충혈시켰다.


“···너희의 눈앞을 막아서는 적들을 향해 무기를 들어라!”

가냘퍼 보이는 하나의 인형이 황금 색체가 완연하고도 길다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산 등성 아래를 향해 달려 내려가며 소리치는 목소리가 산맥 내부를 울리는 포효가 되었다.


“돌격하라!”


그것을 지켜보는 상대방. 그들의 군장들은 어느 사이엔가 바닥으로 떨어져 널브러진 상태였고 지금이라도 달려나갈 듯이 모두의 손아귀에 무기들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지시를 기다리는 붉게 충혈된 눈망울들이 지휘관들의 입을 바라본다.


연설과 함께 가장 먼저 내려가던 금발의 여인이 달려드는 크리쳐를 간단하게 베어 넘기고서 그 검은 물결 속으로 파고든다. 그 순간, 슬라브 연대에서도 망설이던 페론을 대신하여 병사들 사이에서 목소리가 터져나오며 이성을 상실한 몇 몇이 앞으로 달려나가 삽시간에 걷잡을 수 없는 물결로 동조하기 시작했다.

“황제폐하께 영광을!”

이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흐름 속에 산맥의 대지가 오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 ※ ※


몇 년 가까이 전장에서 굴러다닌 카린이 크리쳐들에 대해 파악한 것 중 하나가 일정 거리의 크리쳐들은 서로간에 생각과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돌산에 갇혀있던 자신들보다 더한 공포와 두려움이란 감각들이 그것들에게서 느껴졌단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마치 부모를 잃어 방황하는 아이들처럼. 하지만 이 모든 감정들은 카린, 그녀만이 감지할 수 있었던 능력 중 하나였다.


‘이런 말을 한다 해서 누가 믿을 수나 있겠냔 말이지.’

달려 내려오던 카린의 앞섬으로, 찰나와도 같았지만 돌 바닥위로 뛰어들다 주춤거리는 크리쳐와 눈빛을 마주하게 되었다. 검게 타 들어간 눈동자와 본능적으로 들어올린 것 같아 보이는 앞발, 정확히 말하면 팔일지도 모를 장애물을 피하길 잠시, 드러난 그것의 뱃가죽을 향해 칼 날을 찔러 넣으며 그 시원스런 감촉을 따라 횡으로 베어나갔고 검 붉은 액체가 사방으로 비산되었다.


카린은 반 부대장의 유품과도 같은, 미스릴에 관한 감탄사를 표현할 겨를도 없이 뒤따르는 함성에 떠밀려 도박과도 같은 심정으로 검은 무리들 사이로 파고 들려 하였다.

그 순간, 산맥을 울리는 진동과 사방에서 몰려드는 악다구니 같은 메아리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듯 그녀가 존재하는 곳을 중심으로 거대한 해일들이 쓸려 내려오는 장관을 연출한다. 그녀는 그 속에서 멍한 표정 그대로 감탄성은 물론 앞으로 해야 할 행동까지도 잊어버린 듯이 지금의 광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녀 하나의 행동이 조장해버린 현재의 상황은, 수천이 넘어서는 수효, 일만에 가까운 크리쳐들이 겁에 질린 듯 척추를 움츠리며 급기야는 사방으로 달아나는 계기를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크리쳐들이 달아나기 시작한다!”

“땅 속으로 파고들기 전에 한 놈도 남겨두지 말고 도륙하라!”

“와~!”

분위기에 심취된 조장들의 고함소리. 크리쳐들을 쫓기 위해 바위 언덕 아래를 두르며 양분된 병사들. 그 모든 것들이 마주 내려오는 3천에 달하는 슬라브 연대와 융화되어 휘몰아치는 물살이 되어 한동안, 크리쳐들을 베어 넘기는 일방적인 학살과 추격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깊은 산맥 속으로 달아나는 크리쳐들을 잡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에 모두들 할 일을 마친 상태에서 지금의 상황자체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그 자리에 멈추어 설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기적을 만들어 놓은 원일을 확인하기 위해 모두들 고개를 돌려 주변을 헤맨다.


“카린!”

누군지도 모를, 하나의 외침이 몇 천의 함성으로 변질되는 것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였다.


“카린!~ 카린!~ 카린!”

뒤늦게야 합류한 같은 연대지만 다른 부대의 병사들까지 검을 들어올리며 익히 소문으로 접해 보았던 그녀의 이름을 열창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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