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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네이도르 가문의 막내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말로링
작품등록일 :
2017.06.29 14:07
최근연재일 :
2017.10.02 12:45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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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9,217

작성
17.08.31 19:1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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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카데미 축제(2)

DUMMY

58화 - 아카데미 축제(2)


이반은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은 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이건 어떻게 하는 건지. 저건 어떻게 하는 건지.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여름이라 그런지 얼굴을 붉디붉은 사과처럼 변해 있었다.


‘설마, 부끄러운 건 아니겠지.’


하지만 나는 이 생각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이반이 어떤 사람인데 부끄러워할 리가...


“있네?”


손등이 서로 스치자 녀석은 슬쩍 거리를 벌렸다. 내가 바라보자 움찔 거리는 이반. 나는 이 황당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런 나약한 모습이 되다니... 뭐, 이것도 나름 괜찮나? 귀여운 강아지 같잖아. 조금 등치가 크지만. 뭐 어때! 큰 강아지도 나쁘지 않잖아!


“에, 엘렌, 이번엔 저걸 해볼까?”

“아니. 사진 동아리에 들려야 해. 다프네 언니가 오지 않으면 내 본모습을 확 뿌려버린다고 했거든.”

“아아, 그래. 어서 가자!”


머리를 긁적이며 바로 수긍해 버리는 이반이었다. 이런 모습도 멋있다. 정말 내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도 박혀 있나보다.


“그 전에, 할 말이 있어.”

“응? 무, 무슨 말인데?”

“조금은 붙어 있을래? 그렇게 멀리 떨어질 필요는 없잖아. 다른 사람이 보면 뭐라 하겠어?”

“아! 절, 절대 싫어서가 아니야! 날, 날씨도 덥고 가까이 있으면 엘렌이 불편할까봐...”

“걱정은 고마운데 가까이 좀 오지?”


그러자 이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아직 어색한 감정이 남아 있는지 내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어금니를 깨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이라, 처음이라 그러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해했다. 다프네 언니처럼 화를 내고 짜증내지 않았다. 듣기론 클레오 선배가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라던데...

아! 참고로 둘은 연애한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부모님은 다프네 언니를 불러다 놓고 상의를 했다. 다행이 바로 헤어지라는 말은 나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당당하게 손잡고 다닌다. 사교계의 아이돌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말에 다들 충격에 빠진 모양이지만... 나는 다프네 언니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기에 그러려니 했다.

다시 돌아와 나와 이반은 다프네 언니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공짜로 사진을 찍어준다는 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난리가 난 모양이었다. 대신 인화 값은 낸다지만 말이다.


“엘렌! 여기야. 여기!”


다프네 언니가 우리를 발견하곤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키가 작은 터라 손바닥 밖에 보이지 않았다. 둘째 언니의 목소리 덕분에 알아챈 거지. 물론, 본인은 절대 모르겠지만.


“이반도 왔구나! 오랜만이다야.”


다프네 언니가 이반의 옆구리를 치며 말하자 이반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그, 그러네요. 오랜만입니다. 다프네 누나.”

“그 꼬맹이 이반이 이렇게 변할 줄이야. 정말 남자들은 성인식을 치러야 본 모습이 나온다니까. 엘렌이 잘 잡았네. 암. 잘 잡았지.”

“그 말은 내가 이반에 비해 부족하다는 거야?”

“어. 한참.”


부정할 수 없다. 이반은 제네쉬 가문의 소가주고 나는 일개 여식... 이 아니지. 반역자 가문의 하나 뿐인 핏줄에다 블랙 아미의 수장 후보였으니까. 생각해보니 나란 여자는 정말 위험한 여자구나?


“엘렌은 좋은 사람입니다. 제가 부족할 따름이죠.”

“오! 역시 마음이 따뜻한 남자! 클레오가 보고 배워야 할 텐데 말이야. 요즘엔 사랑한다. 이런 말을 안 해. 그래서 내가 좀 뭐라고 했더니...”


나는 다프네 언니의 수다를 막았다. 우리에겐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어느덧 리우리케와 교대할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보다 우리 사진 찍어줄 수 있겠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

“당연하지! 내가 누구야?”

“말썽꾸러기.”

“엘렌... 이 언니는 막내의 반란이 너무 안타까워서 울고 싶을 지경이구나.”

“생략하고 빨리 찍어줘. 우리도 동아리 활동 가야해.”

“아하! 보드게임부 말이구나? 에휴, 어쩌다 그런 동아리에 들었니. 그냥 우리 동아리에 들라니까.”

“시간 없어. 빨리 찍고 가야해. 내일 시간 비지?”


다프네 언니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재빨리 몰아붙였다. 마치 폭풍처럼.


“클레오 선배랑 같이 봐. 넷이서.”

“넷이서? 오! 좋은 생각인데? 그럼, 점심을 같이 먹을까? 로즈거리에서.”

“좋아! 이반, 너 내일 할 일 없지?”


내가 지목하자 이반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나?”

“그래, 너 말고 다른 이반이 있니?”

“하. 하하하. 없지.”

“그럼, 나와. 클레오 선배도 좋은 사람이니까 너도 좋아할 거야.”


이반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써 두 번째 데이트 미션을 완료! 이 정도면 에스텔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 다프네 언니 커플과 함께 데이트한다면 시빗거리는 없을 테니까. 후후후, 내가 다프네 언니를 찾아온 이유가 바로 이거지. 내가 악당과 같은 웃음을 짓자 다프네 언니와 이반은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자자, 안으로 들어와. 클레오가 사진을 찍어줄 테니까.”

“응? 언니가 찍는 거 아니었어?”

“나는 인화를 맡았어. 돈이 되는 걸 해야지.”


역시나. 다프네 언니는 생활력이 강한 건지 아니면 단순 용돈이 필요한 건지는 몰라도 돈에 대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게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 적당히 하면 좋은 거지. 우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수고하셨어요. 리우리케 선배님.”

“뭘 이정도야. 주군, 잘 놀다 왔어?”

“덕분에요.”


우리는 인형을 바꿔 입었다. 다시 이 더운 열기 속으로 들어가자니 죽을 맛이다. 리우리케 선배의 땀 냄새는 다행히 향기?로웠다. 좋은 향수를 쓰시나 보네.


“주군. 한 가지 충고해줄게 있어.”

“... 사람 불안하게 하지 마세요.”

“블랙 아미가 움직일 거야.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도 움직이겠지.”

“네? 블, 블랙 아미가 움직인다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직 먼 일이 아니었어요?”


리우리케 선배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있던 미래엔 아카데미 100주년 축제가 없었어. 간소하게 치르고 끝났지. 하지만 달라졌어. 바로, 너의 개입 때문에.”

“아니, 제가 뭘 했다고...”

“세자의 관심을 끌었으니까. 내가 있던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야. 트레디오스 가문의 파티에서 잠깐 마주치고 끝난 일이지. 그런데 넌 달랐어.”

“잠깐! 잠깐만요. 리우리케 선배, 전 세자에게 관심을 준 적이 없어요! 세자가 먼저 제 방에 왔단 말이에요!”


내 말에 리우리케 선배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귀신이 나타난 것처럼 두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그럴 일은 없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라는 말을 내뱉었다.


“제가 세자와 엮었다고 이렇게 변했다고요? 말이 안 되잖아요?”

“아니... 말이 돼. 넌 잘 모르겠지만, 세자는... 그의 추종자들이 노리고 있으니까. 그걸 알고 있는 블랙 아미는 그들보다 한 발자국 빠르게 움직이려는 거야. 둘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으니까.”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알아듣게 좀 설명해 봐요!”


내가 다그치자 리우리케 선배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원래 네가 블랙 아미의 수장이 되는 건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후야. 하지만 그 미래가 바뀌었어. 세자의 움직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지. 내가 살던 세계에선 세자는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야.”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는 건가요? 나를 만나서?”

“그래, 지금 세자를 봐. 세력을 키우긴 커녕 네 주변을 맴돌고 있지. 물론, 아예 키우지 않고 있는 건 아니야. 여전히 메를린이 그를 지지하고 소수의 가문들이 몰래 지원하고 있지. 하지만 그 폭이 너무 줄어들었어. 그리고 세자가 움직인다. 이 축제에.”

“설마... 이것도 나 때문에? 내가 초대장을 보내서?”

“그래, 내가 그래서 반대했던 거야. 절대 보내지 말라고. 하지만 주군은 내 말을 무시했지.”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그 때, 리우리케의 말을 잘라내긴 했었지. 나에게 경고까지 했는데 말이야.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막연히 괜찮을 거라는 말을 지껄였는데, 이게 다 위험을 스스로 자초한 꼴이 되었다.


“후... 내가 최대한 막아보도록 할게. 우선 그들도 너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조심히 움직일 거야. 왜냐하면 너는 그들에게...”

“희망... 이란 말씀이죠?”


리우리케 선배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상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걱정하지 마. 내게도 방법이 있으니까. 녀석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으로 드러내려 하겠지만, 그들의 뜻대론 되지 않을 거야.”

“그럼, 제가 할 일은 없을까요?”


리우리케 선배는 웃으며 대답했다.


“너는 평소대로 다니면 돼. 특히, 세자를 만나게 되면 이반을 이용해. 세자와 거리를 두는 일이 네가 할 일이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겠노라고. 리우리케 선배는 이 말을 끝으로 군중들 속으로 사라졌다.


작가의말

이번 편은 조금 짧습니다.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Personacon 이웃별
    작성일
    17.09.01 00:08
    No. 1

    나비효과가 미래에 영향을 주게 생겼군요.
    이참에 세자와 엘렌이 연결되면...
    음.. 이반이 불쌍하겠군요 ;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말로링
    작성일
    17.09.01 12:46
    No. 2

    이미 리우리케가 돌아온 것부터 흐름이 꼬였다고 할 수 있죠 ㅎㅎㅎ
    세자와 잘 되려면... 장애물들이 너무 많네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서백호
    작성일
    17.09.01 19:27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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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노회한 기사가 이곳에 온 이유(1) +4 17.09.27 214 7 13쪽
87 평화는 없다. +1 17.09.27 219 7 12쪽
86 엘렌과 슈네이도그 가주의 진실한 대화(2) +4 17.09.26 234 5 12쪽
85 엘렌과 슈네이도르 가주의 진실한 대화(1) +1 17.09.26 188 6 11쪽
84 슈네이도르 가문의 유전인가 보구나. +2 17.09.25 238 6 12쪽
83 반란의 징조 +4 17.09.25 180 6 12쪽
82 소녀를 만나다. +4 17.09.24 221 6 11쪽
81 오늘은 여기까지. +4 17.09.23 197 6 12쪽
80 운명의 장난(2) +4 17.09.22 200 6 14쪽
79 운명의 장난(1) +4 17.09.21 247 6 11쪽
78 도둑맞은 유물 +4 17.09.20 25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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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프시케의 선택(1) +4 17.09.04 254 6 11쪽
61 일촉즉발의 상황 +4 17.09.03 281 7 12쪽
60 블랙 아미의 화려한 등장 +4 17.09.02 246 7 11쪽
59 아카데미 축제(3) +6 17.09.01 246 6 11쪽
» 아카데미 축제(2) +3 17.08.31 295 7 10쪽
57 아카데미 축제(1) +6 17.08.30 233 6 11쪽
56 아카데미 축제 전야(2) +5 17.08.29 272 5 12쪽
55 아카데미 축제 전야(1) +4 17.08.28 298 6 11쪽
54 피할 수 없다면서요. 그럼, 즐겨야죠. +6 17.08.27 29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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