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RAGONIX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의 바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DRAGONIX
작품등록일 :
2017.06.26 15:25
최근연재일 :
2017.09.27 22:32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33,631
추천수 :
597
글자수 :
188,264

작성
17.07.11 09:45
조회
1,025
추천
11
글자
9쪽

8화 마왕의 첫 대국 (수정)

안녕하세요. 마왕의 바둑을 시작합니다. 공모전 참가합니다.




DUMMY

9줄바둑은 19줄 바둑에 비해 선수인 흑이 훨씬 강력하다. 그이유는 면적이 좁아지면 돌 하나하나가 낼 수 있는 위력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때문에 후수인 백은 전투를 피하고 빗겨가는데 성준만은 준혁의 기량을 파악해볼 속셈으로 붙이는 수를 두었다.


계속되는 전투에서 준혁의 흑돌은 준만의 노림수를 벗어나 생존하고 있었다. 대략 40여수의 진행. 계속된 전투와 사활의 연속으로 대국은 중반전을 향해가고 있었다.


‘초심자의 손놀림이야. 행마를 봐도 기억을 잃은 것은 확실해. 그런데 어떻게 계속해서 전투에서 살아남는거지?’


현재의 형세는 흑의 약간 우세였다. 준만은 이 형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긴장가득한 마음으로 한수한수를 놓았다. 반면 준혁은 가벼운 마음으로 대국을 즐기고 있었다.

중앙에서의 전투. 그리고 서로의 집을 없애기 위한 전투. 침투뒤 생존을 위한 싸움의 연속된 과정이 준혁에게는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로웠다.

싸움을 좋아하던 그가 이 세계에 와서는 싸울 수가 없었다. 바로 연방법 때문이었다. 만약 연방법이 없었더라도 모든 이능이 사라진 지금의 몸으로는 누군가와 싸워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갈증을 바로 바둑이 채워주었다. 비록 직접 몸으로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적을 말살하면 이긴다는 진리는 싸움과 같았다. 그랬기에 오랜만에 그는 싸운다는 기분을 느끼며 즐거워 할 수 있었다. 싸운다는 행위는 그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이자 삶 그자체였으니까 말이다.


'잠깐. 여기까지 들어온다고?'


준만은 일반적이지 않은 준혁의 행마에 당황했다. 타협을 예상하는 순간마다 준혁은 한번씩 더 밀고들어왔다. 마치 전투에 미친 사람처럼 말이다.


'어째서 타협의 귀재가 어째서 타협을 하지 않는거야....이정도 줬으면 됐잖아. 이정도에서 타협해야지.'


준만이 준혁을 보고 타협의 귀재라고 지칭한건 예전 준혁의 기풍이 극단적인 타협지향적인 바둑을 두었기 때문이었다. 예전 준혁은 싸울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았다. 그는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주었다. 다만 그 자신이 조금 더 가져갔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타협지향적인 기풍때문에 타협의 귀재라는 별칭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준혁은 기풍이 전혀달랐다. 이미 바둑판 너머로 그 기백이 느껴졌다.


'타협? 나이외의 모든 것은 적이다. 그러니 너와 나 둘중 하나는 여기서 죽는것이다.'


----


형세도 불리해지는 와중에 대마가 잡혔다. 이미 승패는 명확했다.


'이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내가 졌어."


힘없는 소리로 중얼거린 준만이 돌을 던졌다.

아무것도 모르던 준혁이 준만을 상대로 대국을 승리한 것이다.


“말도 안돼. 어떻게 이길수가 있지?”


분명 대국 초반국면만해도 준혁은 이상한 행마를 연속해서 두고 있었다. 그때문에 초반에는 백이 우세했었다. 그런데 점차 대국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준혁의 행마가 점차 안정되어가더니 끝내 준만을 이겨버린 것이었다.

준혁은 대국 전만 해도 바둑의 규칙도 모르던 상태였던 터라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초심자의 행운?

아니. 아니다.

지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초심자의 행운이 아니다. 이것은 분명 준혁의 실력이었다. 대국의 진행을 지켜본 그녀는 그것을 확신했다.

처음 준혁은 그저 돌을 놓을 뿐이었다. 한데 대국이 진행되어 갈수록 준혁은 준만의 행마법을 흡수해가기 시작하더니 종국에는 자신이 직접 여러 가지 행마법을 써먹기 시작했다. 이것은 상식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이었다.

바둑이라는 두뇌스포츠는 행마법을 안다고 해서 그것을 써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없이 많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 적재적소, 수순을 다르게 해서 행마를 해야하기 때문에 체득이 안되면 써먹을수가 없는 것이다. 한데 준혁을 그것을 해냈다.

비록 큰 포석이 필요없는 9줄 바둑이라지만 이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성준만은 바둑전공을 하는 학생들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비록 9줄바둑이라고 하지만 바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준혁이 성준을 이겼다는 점. 그러한 사실들을 종합해서 지연은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강준혁... 대국안에서 성장했어.'


그것도 상대의 행마를 흡수하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준혁의 이런 천재적인 면모는 흡사 그녀의 아빠를 연상시켰다. 그녀 자신이 아는 최고의 바둑천재기사의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거야? 강준혁 따위를 최고의 천재였던 아빠와 비교하다니.'

그녀가 자신이 떠올린 생각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을 때 준혁은 준만에게 물었다.


"흠. 이러면 대국은 끝난 건가?"


준만이 말했다.


"아... 아직. 대국이 종료되려면 심판의 대국종료 선언이 필요해."


"흠. 뭔가 복잡한 시스템이로군."


준만의 말에 그제서야 지연이 상념에서 빠져나와 허겁지겁 대국종료 선언을 했다.


"대,대국종료. 흑 59수로 불계승."


보통 공식기전이라면 안드로이드 로봇이 대국종료를 선언하지만 이번 대국은 공식기전이 아니었으므로 임시 심판자격으로 지연이 대국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이로써 대국은 종료되었다.

물론 비공식 기전이라 공식기전 승률에는 영향이 없지만 모든 대국은 안드로이드 로봇에 기보등록을 해야되기 때문에 승패가 갈리게 되고 결국 레이팅에도 영향이 있게 된다.

그렇게 준혁의 첫 대국의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준혁으로서는 무척이나 즐거운 대국이었다. 준혁이 준만쪽을 바라보았다. 준만은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지 바닥을 보며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준혁이 준만에게 말했다.


"좋은 승부였다. 준만."


고개를 떨구고 있던 준만은 준혁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그,그래. 좋은 승부였어. 준혁아. 그럼 이제 복기를 해볼까?"


"복기?"


옆에 있던 지연이 복기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복기라는 건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보는 행위를 말해. 이러한 복기과정을 통해 자신이 실수했던 점을 개선해서 발전을 할수가 있다. 그러니까 강준혁 너는 바둑을 두면 복기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


"신경써줘서 고맙군."


"에엣?! 신,신경을 쓰다니? 누가? 나는 그냥 한때 내 라이벌이었던 네 녀석이 복기같은

용어도 기억을 못하는게 답답해서 알려준 것 뿐이야. 그러니까 이상한 오해는 하지 마."


지연이 강하게 준혁의 말을 부정하자 돌을 놓던 준만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그런 당황한 표정으로 말하면 누가봐도 이상해 보이는데..."


"패자는 입다물어."


"네..."


준만은 아까 전투상황을 복기하며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네가 치고들어올줄은 몰랐어. 나는 이쯤 공격했으면 그만 치고들어올줄 알았지. 보통 이런 경우엔 타협을 했을 거야."


준만의 말에 준혁은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너는 타협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


"응 맞아."


준만은 예전 준혁 못지않게 타협하는 것을 좋아했다. 다만 예전 준혁과 다른점은 예전 준혁이 타협의 귀재라면 그는 타협의 호구였다. 항상 타협할때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빼앗기는 호구말이다. 그런데 준혁이 그런 타협을 좋아하는 준만의 기풍을 읽고 언급한 것이다.


"나는 바둑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한가지만 말해두지. 내가 보기에 너는 충분히 싸울 수 있음에도 싸우지 않더군. 어째서지? 싸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 아니...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하지만...나는 싸워본적이 없는걸."


준만이 잘 하지도 못하는 타협만을 고집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그가 타협하는 것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저 싸움에서 지는것이 두려울 뿐이다. 그렇게 싸움을 피하고 피하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싸우는 법을 마저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기력이 낮다. 그때문에 바둑에서 전투가 일어나면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심이 먼저 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에 마음이 함몰되어버리자 바둑에서도 삶에서도 더 이상 싸울 용기가 사라진 것이었다.


준혁은 준만과의 대국을 통해 그런 준만의 마음상태가 젼해져왔다.

싸움에서 져버리면 자신의 정체성이 끝나버릴 것같은 기분. 그래서 싸움대신 적과 타협을 하기 위해 애쓰는.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또 다시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고야 만다.

준혁은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오직 그만이 그러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준혁 그도 그와 같은 싸움을 해본적이 있고 해왔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이쯤해서 복기를 끝낼게."


준만이 이말을 남기고 자신의 바둑판을 챙겨 일어났다. 축처진 준만의 어깨 그 뒤로 준혁이 말했다.


"싸움을 두려워 하지 마라. 이말밖엔 해줄말이 없군."


준혁의 말에 준만은 살짝 웃어보이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렇게 준혁의 첫 대국은 막을 내렸다.

준혁과 준만 대국종료.jpg




부족한 필력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작가의말

글 맨 아래 있는 바둑판은 준혁과 준만의 대국을 기록한 바둑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2 닥터베르크
    작성일
    17.07.20 21:42
    No. 1

    잘보고갑니다. 다만 바둑두는사람으로써 기보내용이 너무 실력이 떨어지는것같네요. 스토리상 설정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8 DRAGONIX
    작성일
    17.07.20 22:30
    No. 2

    둘다 아직은 실력이 떨어지는 설정이기도 해서 제가 흑,백 둘다 두어서 만든 기보입니다. 다만 아직 제가 배우는 과정이다보니 수준이 떨어집니다.추후에 주인공의 실력이 올라가면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참고하여 만들 예정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왕의 바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 6화 마왕 라이벌(?)을 만나다. (수정) +2 17.07.05 995 12 8쪽
5 5화 마왕 담임과 면담하다. 17.07.03 923 11 10쪽
4 4화 마왕 등교하다. 17.06.29 1,010 11 7쪽
3 3화 퇴원 +1 17.06.27 1,030 11 8쪽
2 2화 깨어난 마왕 17.06.26 1,278 13 7쪽
1 1화 프롤로그 +1 17.06.26 1,646 13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