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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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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7.04 12:05
연재수 :
175 회
조회수 :
302,261
추천수 :
2,633
글자수 :
969,920

작성
21.07.03 16:10
조회
500
추천
5
글자
12쪽

종장(終章)(2)

DUMMY

아침 햇살처럼 화사한 빛이 뿜어져나왔다.


망막을 가득 채우는 빛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가라앉았지만.

빛이 사그라든 이후에 보인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쪽 팔이 절단된 채로 뚝뚝 핏물을 흘리고 있는 한 남자.


그의 정체는 바로 혈신 백여휘였다.


그는 고통스러운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는데.

그것보다 더욱 노골적인 것은 그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어있다는 것이다.


연호는 그런 혈신을 응시하며 물었다.


"알아차리셨습니까?"

"···심검(心劍)."


그것도 완성을 이룩한 완전한 심검이었다.


오죽하면 혈신조차도 겨우 피했을까.

그것으로 팔 한쪽이 날라간 것은 오히려 싸다고까지 말할 수 있으리라.


혈신은 허탈한 한숨을 토하며 입을 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한게냐?"

"그거야 아주 쉽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또 검을 자신처럼 생각하는 거지요."

"···그걸 누가 모르느냐?"


연호의 대답에 혈신이 황당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사실이거늘.


연호, 아니 그 자체로도 신검이라 칭할 수 있는 존재가 거짓된 신을 응시한다.


전율적인 기운이 치솟아오르며, 대기 자체가 묵직한 느낌을 풍긴다.

단 한 사람의 힘만으로 행할 수 없는 이적, 혈신은 그 행위에 무언가를 느꼈다.


자신이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초월의 경지.


단단한 벽으로 막혀있는 무언가를 보게 되었다.


"···하, 끝내 완성을 이뤘구나."

"아버지 덕분입니다. 아버지와의 생사결전이 없었다면 절대로 이룩하지 못할 곳이었죠. 그것 하나 만큼은 감사해야 할지도."


아니, 어쩌면 언젠가는 도달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이 연호의 인과(因果)라면.

어떻게 사건이 흘러가든, 연호의 끝은 한 곳에 도달했겠지.


그러니, 혈신은 그리 허탈하지만은 않았다.


"하, 아비로서 해준 것도 없거늘. 장성하게 자랐구나. 이 시대의 천하제일인즉, 너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자랑스러워야 해야 할까."


혈신은 허탈한 심정을 토하듯이 말한다.


"모든 것이 다 부질 없어졌구나. 쌓아온 모든 것이 부정 당하는 존재의 확립. 참으로 허탈해. 아들아, 너는······."

"그만."


혈신이 말하는 도중, 연호가 그 말을 끊었다.


듣기 싫은 말이었다.

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한 이의 마지막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연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혈신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아버지, 그것 아십니까? 당신이 그동인 저지른 악독한 일들을 말입니다."


연호의 안광이 살기로 번뜩인다.


천살성, 그 초유의 힘이 드러내는 고절한 무위.

연호의 분노는 오롯이 혈신에게만 향해 있다.


"혈신, 한 가지만 묻지. 당신은 후회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나? 그렇다면 내가 겪은 일에 대해 일말의 사과라도 해야 할 터. 하지만 네놈은 굳이 후회라고 하고 있지."

"······."

"그런 네놈인데도 내가 무인으로써 존중을 해야 할까? 아니면 무인이 아닌, 버러지로써 죽여 할까?"


혈신은 묵묵히 연호의 말을 듣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너를 죽이고, 너의 이름을 세상에서 없애주지. 명성, 아니 악명 그 자체를 지워 너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죽이겠다는 소리다."

"그건··· 나를 존재를 죽이겠다는 소리인 게냐?"


연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혈신은 그냥 죽이는 것은 너무 싱거운 처사라고 할 수 있었다.

연호는 그런 것을 용납하지 못했고.


당연히 그에 걸맞은 최후, 그리고 최후 이외에도 그의 정보를 말살할 생각이었다.


연호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참, 재밌겠군요."



***



싸움이 한창인 전쟁의 한복판.

어느새 다가와 하늘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는 절대자 한명이 오연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만."


나지막한 음성에 싸움을 멈추고, 자연스레 위로 시선을 옮기는 이들.


그것은 초절정, 절대지경에 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으니.

연호는 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쓱 훑을 뿐이었다.


허나, 연호를 올려다보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 맞았다.


드러난 연호의 모습, 그는 축 늘어져있는 한 사람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정체는 바로 혈신 백여휘.


그 뜻은 곧 최고수들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 연호라는 뜻이었고.

전쟁의 승패가 갈렸다는 말과도 동일했다.


그에 양측의 일희일비가 갈리며 몇몇이 연호를 환영했다.


"와아아아! 련주께서 승리하셨다!!!"

"역시 신검이시다!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호는 그들의 환영에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연호에게는 그들의 환영을 받는 것보다 먼저 해야할 일이 있었으니까.

곧바로 아래로 내려온 연호는 혈신은 바닥으로 내던졌다.


절대지경마저 넘어선 이를 대하는 태도라고는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연호의 무신경한 표정을 보며 그 누구도 말을 하지 못했다.

연호는 잠시 혈신의 모습을 응시했다가 이내 시선을 옮긴다.


모두를 바라본 연호는 이내 진각을 밟으며 어떠한 기운도 담기지 않은 외침을 내뱉었다.


"무림의 동도들은 들으라!"


허나 그 외침에는 모종의 힘이 깃들어있었다.

마치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 같은 기분.


그것들은 이들은 자연스레 연호에게 시선을 옮겼고.

연호는 이목이 집중되었음을 알아차리며 말했다.


"본좌는 신검 위연호, 무련의 련주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방금 전 혈신을 천하제일에 오르기 하였지. 이론은 있는가?"

"······."


이론이 있을 리가 없었다.


혈신의 신위를 가장 잘 지켜본 이들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었고.

능히 그 정도라면 천하제일이라 칭할만 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혈신을 꺾었다?

그것은 곧 명실상부한 자타공인의 천하제일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호가 그리 말하는 의도는 조금 궁금했다.


그렇기에 팔황은 조심스레 나서곤 연호에게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요?"

"본좌의 명성을 빌어 이 자리를 통해 전 강호의 동도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이다. 혈신의 최후를."


팔황의 얼굴에 의문이 들려고 할 때.

연호는 허공으로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 때였다.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쿠구구구구!


파멸적인 기운이 폭사되는 것은 물론이고, 백색의 기운이 세어나와 혈신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두둥실 떠오르며 모두에게 보이는 위치.

즉, 모두의 중심으로 혈신이 떠올랐다.


저항은 존재하지 않았다.

혈신은 기절과 다를 바 없는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음으로.


연호는 떠오른 혈신을 향해 조소를 날리며 말했다.


"보아라. 본좌는 이 자리에서 혈신을 죽일 것이다. 너희들은 그의 최후를 톡톡히 기억하고 널리 퍼트려라."

"······."

"허나!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점으로 혈신에 대한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수십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보고 있음에도 어찌 회자되지 않을 수 있는가.

연호의 이야기는 전혀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에 의문을 가지고 물음을 위해 한명이 나선다.


저벅, 선명한 걸음 소리를 내며 나온다.

풍채 좋은 노인은 믿기지 않은 어투로 연호에게 물었다.


"···연호야, 내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구나. 어떻게 혈신이 이야기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이리도 많은 사람이 보았는데 말이다."

"할아버님,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제 명성을 빌겠다고."


연호는 노인, 아니 마선에게 시선을 옮기며 사람들의 면면을 훑어본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각지각색으로 다양했고.

이 경지에 오르니, 어렴풋하게 그들의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대부분이 의아함을 느꼈고, 몇몇은 불신마저 들고 있었다.


뭐, 저런 생각들을 한다면 보여줄 수밖에 없겠지.

연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하늘 위로 올렸다.


그에 사람들이 더욱 의아하려던 찰나.

절대지경에 오른 초월자들만은 연호의 손에서 피어난 변화를 알아차린다.


그리고 일이 펼쳐지기 직후, 그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다.


────────────!!!


엄청난 폭발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이내 잠잠해진다.


하지만 그로 인한 결과는 그리 잠잠하지 않았으니.

몇몇이 위로 올려다봐 확인한 결과, 하늘에 균열이 발생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늘에 균열이 발생했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오로지 그런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그런 이적이 가능한 일은 단 하나 밖에 없었고.


이 자리에 있는 절대지경의 초월자 중 하나, 패군이 침음을 삼키며 말했다.


"···심검지형(心劍之形)."

"맞습니다. 제가 펼친 것은 심검이죠. 할아버님, 이래도 제 말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연호의 말에 마선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힘을 견식했는데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대단할 것이다.

물론, 그 말로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마선은 자신의 손자가 하려는 행동을 알아차렸다.


혈신의 존재 자체를 말살하려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힘을 보고도 뭐라 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할테니깐.


설령 연호가 직접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단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바로 혈신의 존재가 암묵적으로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연호는 그런 이들의 생각을 알아차리며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의도대로 되었군.'


이것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본보기를 보일 셈이었는데.

다행히도 그 정도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듯 싶었다.


연호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혈신에게 고개를 돌린다.


"아버지, 이제 무림을 위해서 사라지셔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 이후로도 할 일이 있었으니.

연호는 다시 한번 심검을 발휘해, 혈신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연호의 귓가로 들려오는 목소리.

그것은 일말의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부디 살(殺)에 먹히지 않길 바라마. 이 아비의 죽음 이후에도······.]


하지만 그 목소리는 문장을 끝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연호는 멈추지 않고, 심검을 발휘해 혈신을 죽였기 때문이겠지.


연호는 한줌의 핏물로 변한 혈신, 아니 백여휘의 모습을 내려다봤다.


마음을 잘 정리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혈육의 인륜을 무시할 수는 없는 듯했다.

연호는 조금의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털어내버린다.


그래도 이제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연호는 생각을 다짐하고, 이내 모두에게 말했다.


"혈신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죽음이라는 개념을 초월해 존재 자체가 소멸한다.


그리고 그것은 완벽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가지 과정이 필요할 터였다.

연호는 스산한 살의를 띈 눈빛으로 한곳을 응시한다.


경지에 오르며 느껴진 한곳은 연호를 자극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끝을 봐야겠지.'


연호는 실소를 흘리며 생각을 정했다.


그리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이내, 전장에서 모습을 감춘다. 아니, 장소를 이동한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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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절대지경(絕代之境)(2) 21.06.10 594 6 12쪽
151 절대지경(絕代之境)(1) 21.06.09 620 6 11쪽
150 신검(神劍) 위연호(6) 21.06.08 594 5 11쪽
149 신검(神劍) 위연호(5) 21.06.07 57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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