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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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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7.04 12:05
연재수 :
175 회
조회수 :
302,199
추천수 :
2,633
글자수 :
969,920

작성
21.06.24 12:05
조회
526
추천
5
글자
12쪽

재앙(災殃)(8)

DUMMY

팔황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분노를 품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닥쳐라, 암존. 지금 당장이라도 네놈을 죽여버리기 전에."

"흠, 사실인가보군. 그렇다면 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지?"

"닥치라고 했다, 암존!"


팔황이 노기를 듬뿍 담아 신형을 쇄도해온다.


그러자 암존은 품에서 자연스레 꺼낸 비도를 날렸다.

일견 가벼워보이지만, 암존의 일생이 깃든 비도였다.


전율적인 기세에 신형을 날린 팔황마저 흠칫한다.


'이게 무슨?'


팔황은 다급히 팔을 교차시키며 비도를 막는다.


티잉!


호신강기와 특수한 수법으로 방어를 이끈 막에 비도가 튕겨져나간다.


하지만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다.

팔황은 방금 전 비도의 공격으로 인해 근육이 살짝 파열된 것을 느꼈다.


무인이라면 대다수 알고 있는 발경의 수법 중 하나로, 암경(暗勁)의 묘리가 실린 것이었다.


'크윽!'


다행히도 진기를 돌리는 것으로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팔황의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봐야했다.

직접적인 싸움 전에 이런 수법을 본 것이니 말이다.


팔황은 두 팔을 늘어뜨리고 있을 때였다.


암존은 피식 입꼬리를 올리며 그에게 말했다.


"팔황, 그러게 대화를 하러 왔으면 대화나 해야지. 왜 내게 공격을 하려 그러는 겐가? 크크."


그의 말을 들은 팔황은 들끓는 속으로 가라앉힌다.


지금 당장이라도 공격을 날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그저 아까의 상황 반복이 될 뿐이었다.


팔황은 한숨을 흘리며 분노를 삭혔다.


그리곤 눈을 가늘게 뜨며 암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 원하는 게 뭐지?"


그의 말에 암존 또한 눈을 가늘게 뜬다.


"강하연, 파천신군의 딸은 무엇을 하고 있지?"

"······."

"좋아, 대답을 안한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그럼, 내가 말해볼까? 강하연은 현재 무혈궁에 가 있다. 맞지?"


암존의 말에 팔황의 두눈이 격하게 흔들렸다.


그 반응에 암존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사실인가보군."


솔직히 반신반의 하기는 했다.


무련의 정보력이 뛰어나기는 했다.

무려 흑영과 청루가 합해서 만들어낸 것이니깐.


그래도 의아하기는 했다.


사도천이 무련을 공격, 아니 전쟁을 거는 순간에 소천주가 모습을 감추다니.


제아무리 무위가 떨어진다고 해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그리고 소천주 쯤 되는 직위면, 그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 사기를 높힐 수 있었고.


암존은 잠시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아무리봐도 무언가 이상하다.'


강하연이 없는 것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의 성격이라고 할 수 있었으니까.


무혈궁에 가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도천의 동맹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니깐.


하지만··· 팔황이 화를 내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도대체 왜그런걸까,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것이 있기는 했다.


'설마··· 강하연이 마인(魔人)이 된건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마인이란 마공(魔功)을 익힌 이들 중 입마를 제어하지 못해, 이성을 잃은 이들을 말하는데······.

이 때문에 무림은 마공을 기피하기도 했다.


그것도 사도나 정도를 따지지 않고 말이다.

물론, 기피한다고 해서 사도에서 마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사도는 자유분방 이들을 가르키는 이들이니까.


하지만 사도와 마도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마도에서는 입마에 빠져 이성을 잃은 마인도 용서한다고 하면.

사도는 적어도 마인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팔황이 저렇게 분노를 하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무혈궁에 가 있는 것도 그거면 이해할 수 있었고.'


무혈궁은 마도의 세력이었고, 당연히 그만큼 마공에 정통했다.


아니, 애초에 강하연이 익힌 마공이 무혈궁의 것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확인도 안되고 확인할 필요도 없었지만.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요점을 말하자면 한가지다.


사도천은 사도의 세력이고, 소천주가 마인이 되었다면······.


'천주에 대한 불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아니, 팔황을 한정해 생각한다면 이미 불만이 있을 것이다.

암존은 피식 입꼬리를 올리며 팔황에게 말했다.


"팔황, 솔직히 우리··· 아니, 너는 사파다. 맞나? 그런데도 마인을 용서한다고?"

"네가 뭘 안다고······!"


팔황의 말에 암존은 코웃음을 쳤다.


이건 팔황에게만 말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암존은 진각을 밟으며 소리쳤다.


"사도천은 들어라!"


초절정에 달하는 암존이 극성의 공력을 담아 외친 사자후가 천지를 울린다.


살수공으로 무공을 익혔다고는 생각지 못할 중후한 힘.

그것에 화들짝 놀란 팔황은 다급히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리곤 암존이 입을 열려던 찰나, 똑같이 소리쳐 말을 상쇄하려고 했다.


"너희들의 소천주, 강하연은 마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뇌부에서 그 정보를 막았을 가능성이 있겠지."

"닥쳐라! 암영대! 전원, 저 빌어먹을 잡것을 죽인다! 지금 당장!"


팔황의 명령에 백에 달하는 유령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곤 일제히 암존을 공격을 하려는 그 순간.

암존이 손을 올리며 기파를 하늘 위로 쏘아올린다.


그러자 뒤쪽의 무련 무사들이 일제히 기운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자기를 공격할꺼면 전쟁을 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령들은 멈추지 않고 공격을 감행했다.

그들은 한번 명령을 받는 이상 멈추지 않는 살인병기였다.


허나, 그들의 목적은 결과로써 나타날 수 없었다.


퍼버벙!


앞서 달려오고 있던 열명의 유령들의 머리가 일제히 폭발했다.


그것을 자세히 본다면 쇠구슬을 볼 수 있었다.

바로, 탄음마가 쏘아낸 것으로 탄지신공의 공능이 담겨있는 공격이었다.


초절정 고수의 힘이 담겨있는 만큼 버티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탄음마는 암존의 뒤쪽에서 뒷짐을 쥐며 나타나 팔황을 꾸짖었다.


"임가놈아, 이게 무슨 예의를 밥 말아먹은 행동이냐."

"···탄음마, 당신이 무련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만날 줄이야."


탄음마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말을 돌리려고 하는군. 도대체 대화의 장에 나왔으면서 선제공격을 날려? 이건 전쟁을 시작하자는 의미인가?"


탄음마의 말에 팔황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입가에서 흐르는 피에 비릿한 맛을 느꼈다.


전쟁을 시작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방금 전의 암존의 말에 일반 무인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수습하기 전에는······.

확실히 승산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팔황은 속으로 욕을 되새기며 생각을 정리했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싸우고 싶군.'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솔직히 팔황또한 강소찬에게 불만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 이건 이거였다.


아무리 마인을 숨긴다고 하더라도, 전쟁을 패배로 이끌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팔황은 일단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


"···무슨 소리인가. 탄음마,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유령들이 단독했을 뿐이다. 오히려 열명의 유령이 죽었으니, 우리가 너희들에게 항의를 해야 할듯 싶은데······?"


팔황의 말을 해석하자면 이렇다.


우리가 선제공격을 한 것은 미안하다. 하지만 피해는 우리에게만 생기지 않았나.

그러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자고 말이다.


하지만 탄음마는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탄음마는 눈을 가늘게 뜨며 코웃음을 쳤다.


"가증스럽기 짝이 없군."


탄음마의 전신에서 파괴적인 기운이 빗발쳐 나온다.


초절정 고수가 진심으로 분노하면 어떻게 되는지 몸소 보여주겠다는 듯이.

손가락에는 쇠구슬을 들곤 살기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놈들의 잘못을 우리에게 덤터기를 씌워? 정말 미친거냐?"

"······."

"거기에, 본좌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너희쪽에 마인이 나왔다는 것 같다고 하던데, 사도가 타락했나? 그런 놈을 숨겨주게 말이다."


쯧쯧- 혀를 찬 탄음마의 목소리에 몇몇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들도 자신들이 창피한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즉 명분 싸움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이전에 무인의 마음가짐에 대한 논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아무리 사파인들이라고 해서 마인을 숨겨주는 일을 한다?

당연히, 적이지만 뭐라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아마 이 상황에서 싸우게 된다면, 사도천의 무사들은 제대로 싸우지 못하겠지.


자신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니, 죄책감 때문이라도 말이다.


'명분은 중요하지. 명분은 곧 전쟁의 사기와 직결되니깐.'


역사 속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왜 흥마성쇠라는 말은 왜 있고, 전쟁은 또 왜 있는가.

그냥 강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힘자랑하면 끝인데.


명분이란 결국 무형의 힘이고, 칼을 든 백성이다.


제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에 걸맞은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 않으면 몰락하기 마련이었다.


아니,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천하일통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절대적인 힘.


십년 전의 혈신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신이 된다면, 고작 인간 세상의 논리대로 행동하지 않아도 되지.'


간단한 논리다.


힘이 없다면, 대중의 시선을 신경써야 하고······.

홀로 천하를 상대할 힘을 지녔다면, 모든 것을 무시해도 된다.


그렇기에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존재, 혈신이 존재하는 것이다.


무련이 모인 것은 그를 처치하기 위함이었고.


"팔황, 그리고 사도천. 너희들이 일말의 생각이란 것을 가지고 있다면 고민해봐라. 과연, 너희들이 하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탄음마의 짧은 말에 지독한 정적이 깔렸다.


심지어 팔황마저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그들또한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잘못하고 있음을, 그리고 자괴감이 들고 있는 것을.


그들은 결국 싸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 그래야······."


사도천의 반응에 탄음마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던 때였다.


모두의 움직임이 본능적으로 멈췄다.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무언가가 바뀌었음을 느꼈다.


심지어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일반인조차도.


심장이 약동하는 소리가 미약하게 들려온다.


도대체 이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비정상적인 반응.

그것에서 깨어난 것은 초절정 고수들이었다.


탄음마는 식은땀을 폭포수처럼 흘리더니, 겨우 입을 연다.


"······혈신."


아주 자그맣고도 뚜렷한 목소리는 이 세계의 진실을 알린다.


지금 이 순간, 이 세계를 관장하는 진정의 신이 탄생했다.

그리고 그것을 경배하듯이 자연 그 자체에서 만들어지는 미약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멈추고, 세계가 하나의 인물에 뜻에 따른다.


그렇게··· 서무림에서 멀리 떨어진 동쪽, 그보다 더 나아간 새외에서 한 남자가 슬며시 눈을 떴다.

·

·

·


인간조차도 아닌, 인지를 벗어난 무언가가 세계를 품는다.

법칙에 얽매이지 않은, 모든 것을 초월하게 된 존재가 입을 열었다.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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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재앙(災殃)(2) 21.06.18 526 5 11쪽
159 재앙(災殃)(1) 21.06.17 568 5 11쪽
158 흑마기린(黑魔麒麟)(2) 21.06.16 578 6 12쪽
157 흑마기린(黑魔麒麟)(1) 21.06.15 548 7 12쪽
156 절대지경(絕代之境)(6) 21.06.14 546 6 11쪽
155 절대지경(絕代之境)(5) 21.06.13 563 6 11쪽
154 절대지경(絕代之境)(4) 21.06.12 570 6 11쪽
153 절대지경(絕代之境)(3) 21.06.11 596 6 12쪽
152 절대지경(絕代之境)(2) 21.06.10 593 6 12쪽
151 절대지경(絕代之境)(1) 21.06.09 619 6 11쪽
150 신검(神劍) 위연호(6) 21.06.08 594 5 11쪽
149 신검(神劍) 위연호(5) 21.06.07 57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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