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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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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7.04 12:05
연재수 :
175 회
조회수 :
261,643
추천수 :
2,291
글자수 :
969,920

작성
21.06.14 12:05
조회
404
추천
5
글자
11쪽

절대지경(絕代之境)(6)

DUMMY

스르륵- 자연스레 열리는 연호의 동공.


처음 그가 주위를 둘러봤을 때 본 것은 검공이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검공은 연호가 깨어난 것을 보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가시는 거군요."

"살만큼 살았으니 가야겠지. 허나, 그 전에 해줄 이야기가 있다."


연호는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연호일지라도 한 시대를 풍미한 절대자의 죽음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물며, 그 자신의 힘을 모두 물려주었으니 더더욱.


연호는 그저 말없이 검공을 올려다보았다.


"너의 무도(武道)란 무엇이느냐?"

"검(劍)입니다."


무도, 그리고 검.

추상적이면서도 뚜렷한 의미를 가진 말이었다.


연호는 되려 검공에 질문한다.


"검공, 당신의 무도(武道)는 무엇입니까?"

"나또한 검(劍)이니라."


연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같다고는 하나, 말이 어 다르고 아 다르니 당연히 그 속 안에 든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당연히 연호와 검공이 말하는 검은 달랐다.


만병지왕이라고까지 불리는 검.

당연히 그만큼의 길이 있고, 쾌검과 둔검과 같은 완전히 상반대가 되는 일도 있다.


그러니, 당연히 두 사람의 생각과 길도 달라질 수밖에.


하지만 반대로, 그 길이 같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류귀종이라는 말까지 있는데, 같은 검이라도 다를 이유가 무엇인가.

아니, 둘의 생각은 애초에 같았다.


"검(劍)이란 잔잔한 물결을 만들어내는 폭풍이고, 해일을 일으키는 바다의 포효이며, 중후한 환경으로 모든 동식물을 아우르는 태산이다."

"또한 누군가를 죽이기는 위한 방식이고, 때로는 상황을 정하게 만드는 절대적인 지표이며, 타인을 지키기 위한 힘이 될 수도 있지요."


자신의 말을 이어받는 연호를 보며 검공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말대로였다.

병장기는 본래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태초의 인류는 뭉툭한 돌맹이를 깎아 창날을 만들고······.

그것을 밧줄과 같은 것으로 대나무 같은 것과 엮어 창을 만들었다.


그것으로 동물을 사냥해 자신을 보호하고, 먹이를 사냥했다.


시간이 지나 병장기의 본질이 변질된 것은 사회가 형성되고, 사람들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난 후였다.


검, 도, 창이 생겨나고······.

수많은 지도자가 일어나 전쟁이 일어나 병장기는 살인을 하는 병기로 변모했다.


꼭 그렇게만 사용되는 용도가 아님에도.


검공과 연호, 두 사람은 그것을 꼬집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러면 내 이야기의 본질또한 알아차렸겠구나."

"···낙일(落日). 언젠가는 해가 떨어진다는 말씀이시군요."


검공은 정확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그저 논검(論劍)을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본질은 그 안에 전부 들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강한 빛을 발하는 태양이라도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


여기서 말하는 태양이란 혈신이고······.

그를 떨어뜨리는 사람은 연호였다.


즉, 검공은 연호에게 혈신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이었다.


"이를 알고 있으니, 이후 내가 할 말도 거두어 가도 좋겠구나."


중후하고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연호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슬며시 감는다.


저 말은 곧 유언이었다.

검공, 그가 연호에게 남기는 유언.


그렇기에 연호는 그의 유지를 기억하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여 그것을 뇌리에 새기도록 했다.


잔잔한 물결과 같은 시간이 유수와 같이 흐른다.

창공을 흐르는 기운이 부드럽게 흐르던 그때였다.


연호는 눈이 띄이고 검공을 바라본다.


"가시는 것이군요."

"가야지."


담담히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향해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검공의 몸이 바스라지고······.

연호는 그것을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지켜본다.


그렇게 약 반각, 일각, 그리고 한시진이 지날 때였다.

검공의 몸 전체가 사라지고 그 흔적이 휘날렸다.


휘오오오오······


순풍이 불어오자 화산의 재처럼 흩날리는 작은 입자들.


연호는 그것을 감상하듯이 바라보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겼다.


절대지경에 오른 초월자.


신검(神劍)이 검공(劍公)에게 보내는 마지막 예를 맞혔다.



***



밖으로 나온 연호, 그에게 다가온 이는 천수천황이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나머지 요황을 찾아야지요."


마경에는 요황이 불리는 세 마리의 요수가 있었다.


연호의 옆에 있는 천수천황이 그러했고.

저번에 찾아온 멸뢰백랑도 그 요황에 포함되었다.


이들의 힘은 인간 세상으로 따지면 절대지경의 초월자와 비슷할 정도였다.


기회가 있다면 제거해야 마땅했다.


"···제거한다고? 흑마기린을?"

"예, 그놈은··· 명백한 적입니다."


연호는 무혈궁에 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궁주의 수족이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정확히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 줄 몰라 그냥 내버려뒀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놈들이 찾는 이가 마경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군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말이다.


'패군을 찾는 것도 말이 되기는 하지만······.'


패군의 신원은 이쪽에서도 쉽게 찾지 못할만큼 찾기 힘들었다.


그러니, 연호는 일단 그를 배제했다.

그리고 후순위로 생각한 마경을 생각한 것이다.


천수천황과 멸뢰백랑은 아군일지는 불명확해도 적은 아니니 치워둔 것이었고.


"적이라··· 쉽지 않을텐데?"

"뭐, 저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절대지경이라고 해서 다 같은 절대지경은 아니다.


그건 검공, 마선과 혈신의 싸움을 생각하면 알 수 있었다.

연호는 자신이 있던 것이었다.


'···검공에게 받은 이 힘이라면······.'


연호는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는 초월적인 힘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파천신군과 싸우기 전, 자신을 점검한다고 생각해야겠지.'


절대지경의 힘을 발휘하는 그 방법을 생각한다.


무도(武道)를 정립하고······.

검(劍)을 바로 세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연호의 행동에 천수천황은 한숨을 흘리며 말했다.


"뭐, 그렇게까지 말하면야. 아이가 있어 직접 도움을 줄 수는 없겠지만, 조언을 해줄 수는 있겠지. 사리를 찾아가봐라."

"···사리? 멸뢰백랑?"


연호가 반문과 함께 의문을 토하자 천수천황은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왜 멸뢰백랑을 찾아가라는 겁니까?"

"나도 가능하지만, 아이 때문에 가지 못하니 다른 요황과 가라는 것이지. 요황끼리는 서로의 거처를 알고 있거든."


천수천황의 말을 들은 연호는 살짝 눈이 커졌다.


솔직히 요황 끼리의 이런 비화(秘話)가 있다는 것은 생각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아니, 요황을 알고 있으니 알 수도 있는 것이겠지.


예를 들어 연호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혈신을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혈신은 새외대전을 일으킨 것으로 힘을 알렸다.

검공과 패군을 동시에 상대한 것으로 절대적인 위치를 공고히했고.


하지만 다른 이들이 혈신을 아냐고 한다면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 나는 아니지.'


이름뿐이라고는 해도 연호는 혈신의 아들이었다.


그러니 범인들보다는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의 비밀 같은 것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문제는······.'


연호는 멸뢰백랑을 만나기 싫었다는 것이다.


뭔가 꺼려진다고 해야하나······.

그 과도한 관심이 거슬리던 찰나였다.


"후우, 그래도 만나야겠지."


연호는 고개를 털며 어쩔 수 없다는듯이 장소를 옮겼다.


어차피 멸뢰백랑의 거처는 정해져 있으니 그곳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연호는 가볍지만, 무거운 발걸음으로 한곳을 향해 움직였다.



***



저벅, 저벅-


낮은 울림을 풍기며 연호는 한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꽤나 커다란 동굴.

그곳에는 마경의 요황 중 하나인 멸뢰백랑 사리가 기거하고 있는 곳이었가.


'쯧.'


속으로 혀를 찬 연호는 안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무언가를 경계하듯이 기운을 끌어올리는 것도 찰나.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무언가가 연호에게 달려들었다.


"이런, 미친······!"


연호가 곧바로 반응하며 검을 휘두려고 했지만, 상대의 반응도 반만치 않았다.


백색의 궤적을 뿌리며 날려드는 검기.

그것을 가벼운 움직임으로 피하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르기에 적합했다.


그저 삼류 무사가 휘두른 검격도 아니었다.


아무리 가벼운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고는 하나 절대지경위 초월자가 휘두른 검이었다.


그런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피하다니······.

상대또한 쉬운 상대가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연호는 한숨을 흘리며 상대에게 말했다.


"모습을 드러내라, 멸뢰백랑."


고요한 정적, 연호는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곧바로 전력을 다해 멸뢰백랑과 싸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가까스로 마음을 억눌렀다.


연호는 말을 바꿔 다시 한번 말했다.


"모습을 드러내라, 사리."

"히히, 낭군께서 직접 오시다니··· 이건 역시 천생연분?"


연호는 검파를 잡은 손에 힘을 더욱 들어갔다.


짙은 살의가 들어간 기운이 감정에 따라 발산되었고······.

연호는 그 감정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그리고 그 때가 되어서야 멸뢰백랑도 마른침을 삼키며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얼마 전에 보았던 연호와는 다른 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었다.


멸뢰백랑은 속으로 전율을 느꼈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절대지경에 오른 것을 보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멸뢰백랑은 한차례 숨을 고르고 말했다.


"이곳에는 무슨 일이에요, 낭군님? 아무래도 저를 보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닌 것 같고··· 무언가 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 같은데?"


역시 요황이라고 해야하나······.

연호는 일단 눈치가 빨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연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네 도움이 필요하다."


연호의 말을 들은 멸뢰백랑은 잠시 놀랐다가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


연호의 태도에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멸뢰백랑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보상이 있다면 협력할게요."

"보상? 무엇을 주어야하지? 재화는 당연히 필요 없을테고."

"히히, 당연히 그건 교······."


연호는 멸뢰백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를 돌아 나가려고 했다.

끝까지 들을 가치도 없었다.


멸뢰백랑은 재빨리 나가려는 그를 붙잡았다.


"그게 안된다면 입맞춤! 입맞춤 어때요?"


멸뢰백랑의 말을 들은 연호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내 한숨과 고개를 끄덕였다.

교섭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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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재앙(災殃)(2) 21.06.18 38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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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흑마기린(黑魔麒麟)(1) 21.06.15 408 6 12쪽
» 절대지경(絕代之境)(6) 21.06.14 405 5 11쪽
155 절대지경(絕代之境)(5) 21.06.13 417 5 11쪽
154 절대지경(絕代之境)(4) 21.06.12 422 5 11쪽
153 절대지경(絕代之境)(3) 21.06.11 442 5 12쪽
152 절대지경(絕代之境)(2) 21.06.10 441 5 12쪽
151 절대지경(絕代之境)(1) 21.06.09 465 5 11쪽
150 신검(神劍) 위연호(6) 21.06.08 440 4 11쪽
149 신검(神劍) 위연호(5) 21.06.07 42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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