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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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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7.04 12:05
연재수 :
175 회
조회수 :
259,737
추천수 :
2,291
글자수 :
969,920

작성
21.05.25 12:05
조회
470
추천
6
글자
11쪽

천룡성(天龍城)(3)

DUMMY

하루는 꽤나 짧은 시간이었다.


시간은 역시 유수와 같이 흐르는지.

연호는 개방 거지와 대회 참석을 하고 난 후, 그와 조금의 대화를 하자 밤이 되었고.


적당한 객잔에 들어가 잠에 들자 벌써 하루가 흘렀다.


참, 경지도 이렇게 시간만 흐른다면 돌파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물론, 불가능할게 뻔하지만.'


연호는 실없는 소리를 하며 실소를 흘렸다.


그리곤 객잔을 나와 개방 거지를 다시 만나고 이동을 개했는데······.

그들이 가는 곳은 비무 대회가 이뤄지는 대연무장.


천룡성의 대회들은 모두 이곳에서 치뤄진다나.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러 연호는 대연무장에 도착한다.


연호는 자신을 부르는 호명을 기다리기 위해 비무 대회가 이뤄지는 천룡성의 대연무장 한구석에 앉아있었다.


"형씨, 자신은 있는거요?"

"잘 모르겠습니다."


초절정 고수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연호는 그저 무덤덤하게 대답했지만······.

그런 연호의 대답을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개방 거지는 오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게 개방 거지와 이런저런 잡답을 나누고.

연호는 호명이 들려와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에서 개방 거지또한 따라서 일어났는데······.

연호가 의아해하자 개방 거지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


"예선, 잘 치르고 오시구려! 지지 말고!"


개방 거지가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해준다.


연호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대신했고······.

이내, 비무대 위에 서 상대를 바라봤다.


보고만 있어도 현기가 느껴지는 것이 도사처럼 보였다.


인상착의는 꽤나 선해보였는데······.

눈이 가늘어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듯 보이기도 했다.


연호는 포권을 쥐며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위연호라고 합니다. 사문은 딱히 없고, 스승은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할 것은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무현파(武炫派)의 홍벽이라고 하오"


무현파는 도가 계열의 문파로 창암산(蒼巖山)에 자리 잡은 곳이다.


즉, 연호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이다.


'도가 계열이라면 항마(抗魔)의 성향이 강하겠군.'


혈천수라공은 사용하면 안될듯 싶었다.

물론, 이곳이 천룡성인만큼 사용할 생각도 없었지만.


연호는 한 손으로 검을 들며, 다른 한 손으로 뒷짐을 쥐었다.


너무나도 여유로운 태도, 강자의 자세.


연호의 반응에 홍벽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래도 도사는 도사인지 당황하지는 않았다.


연호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삼초가 양보주겠습니다."

"···무슨 의미죠?"

"말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양보를 해주는 겁니다. 삼초를."


홍벽으로써는 용봉에도 속하지 않은 놈이 허장성세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주변에서도 연호의 행동에 웅성거리고 있었고.


그런데, 뭐 어쩌겠는가.

연호가 먼저 나서면 홍벽은 눈깜짝할 사이에 당해버릴텐데.


연호로써는 홍벽을 '배려'해준 것이었다.


물론, 그것을 모르는 홍벽으로써는 얼굴을 붉힐 일이었다.


"···좋소. 그대가 그리 나온다면, 전력으로 가겠소. 첫수에 함락되어도 내 검이 무정하다 생각하지 마시구려."

"후후, 좋습니다."


연호가 고개를 끄덕일때, 검광이 번뜩였다.


화아아악!


명백한 검기(劍氣).

홍벽은 일류에 다다른 고수였다.


물론, 연호는 알고 있는 바였지만.


티이잉!


연호는 검을 가볍게 위쪽으로 휘둘러 홍벽의 검세를 흘렸다.

이화접목(移花接木)의 묘리가 깃든 일검이었다.


기세가 흝날리고, 공간에 불어닥치는 풍압이 일었다.


후우웅!


자신 하다는 초식이 허상으로 들어간 홍벽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건 어떻게······."


고수일수록 연호의 검극에서 알아차리는 것은 많았다.

그리고 그의 사문은 그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홍벽 자신은 일류 고수이니 자부심과 어느정도 보는 눈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직접 검을 섞지 않았나.


그는 연호와 명백한 격차를 느꼈다.


"···당신 정도의 사내가 왜 아직도 무명(無名)이었던 것 입니까?"

"글쎄요······."


딱히 무명은 아닌데 말이죠.

연호는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흘렸다.


동천백룡이라는 휘황찬란한 별호가 있는데 무명일리 없지 않은가.


그저 밝히고 싶지 않아 연호가 말을 안한 것 뿐이었다.


"어떻게? 더 진행 하시겠습니까?"

"···솔직히, 더 해봤자 질 것이 뻔하지만. 그래도 삼초, 아니 남은 이초는 해보아야겠소이다."

"그러시군요."


연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수식을 잡았다.


그리고 그 자세에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위압감.

살이 떨릴만큼의 중압이 일대를 휘어감았다.


고오오오!


홍벽은 입술을 깨물며 연호의 기세에 저항했고······.

그에 연호는 이채를 띄었다.


아무리 전력으로 기세를 펼치지 않았다고 해도 초절정 고수의 기파다.


한낱 일류 고수가 겪기엔 힘겹다는 소리.


하지만 홍벽은 고작 일류의 경지에서 견디기 있었다.

이 뜻은 무슨 의미일까.


'정신력이 경지를 뛰어넘은 것인가······.'


보기 드문 사내였다.

연호는 이 사내가 자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쩌면 예선을 통과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뭐, 지금은 이제 무리겠지만.


"들어오십시요."

"······."


말없이 기운을 끌어올리며 자세를 잡는 홍벽.


그의 전신에서 태산과도 같은 기개가 형형하게 자태를 드러냈다.


쿠구구구!


비무대가 떨리고, 홍벽이 달려든다.


"흐아압!"


떨어지는 일검.

섬전과도 같은 떨림이 작렬하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검세가 폭발한다.


날카로운 검기의 향연에 연호를 미소를 지었다.


'무현파라··· 생각 이상으로 대단한 저력을 지닌 곳인듯 보이는군.'


연호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검을 사선을 떨어뜨렸다.


허공을 베는 검은 일견 잘못된 움직임인듯, 실패인듯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 이상의 무언가, 연호의 깨달음이 보여진 일격이었다.


쩌저적!


공간이 갈라지며, 검기가 소멸한다.

홍벽이 전력을 다한 일검이 허무하게 빛을 잃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하는 연호.


"이초."


홍벽은 연호의 덤덤한 눈빛에 입술을 깨물었다.


솔직히 연호와의 격차가 어느정도 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저 표정에 놀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홍벽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이 상황에서는 본능적으로 최고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호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눈에 이채를 띄는 연호.


슬며시 미소를 지은 연호는 홍벽의 자세를 보았다.

전형적인 무인, 어떤 상황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그것은 높게 평가할만한 요소였고.


후우웅!


생각을 하고 있자 어느새 기운을 가다듬은 홍벽이 일보를 내딛는다.


최고를 선보여준 준비가 홍벽이 무아의 상태에서 검을 휘두른다.


쇄애애앵!


너무나도 싱거워보이는 일검.


하지만 연호는 그 일검에 담긴 감정을 알아차렸다.

아니, 그것은 차라리 열망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오직 승리를 향한 집착과 연호의 표정을 바꾸겠다는 일념.


그것은 연호에게도 전해졌으니.


"하하."


연호는 작은 웃음을 흘리며 가볍게 검극을 내리그었다.


현실과 환상이 깨지고.

진실된 모습이 드러난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홍벽이 겪은 무아의 상태도 해제된다.


허나, 강제로 해제된 것치고는 내상을 입지 않았다.


"이게, 무슨······."

"하하, 제가 보여줄 것이 있는데. 무아의 상태면 보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강제로 해제했습니다."


'무아의 상태를 해제했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었던가?


사문의 고수들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외부에서 충격을 주면 가능하기는 하겠지.


하지만 이렇게 내상을 주지 않고는 못한다.


'도대체 무슨······?'


홍벽이 연호를 바라보는 시선은 숫제 괴물로 바뀌었다.


그 속에는······.

열망, 동경, 경외 등등이 있었다.


연호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기수식을 잡았다.


자세를 잡으니 아까와 같이 기세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아까와 같이 패도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부드러운 기운, 모든 것을 에워싸는 포용력이 있었다.


연호는 미소를 띈채, 홍벽에게 말했다.


"잘 보시오. 그대가 이 검에서 무엇을 얻을지는 모르겠소만, 적어도 무의미한 경험이 되지는 않을 것이외다."

"······."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연호또한 대답을 필요로 한 말을 아니었다.


그저··· 그에게 통보를 하기 위한 말일뿐.


연호는 생각을 정리하며, 검무(劍舞)를 시작했다.


휘이잉!


너무나도 찬연한 모습은 두눈을 멀게 하려고 했고.

그를 뒤따르는 아름다움은 천상의 여신을 보는듯 했다.


언뜻 보기에는 검무는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고.

자세히 들으면 춤 그 자체에 속뜻이 숨은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시선들이 연호에게 꽃히고.

연호는 춤사위를 계속한다.


초절정의 고수가 추는 검무를 보는 것이 얼마나 귀한 기회일까.

설령 같은 초절정 고수일지라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기연(奇緣)이라 할 수 있을터였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었고, 같은 초절정 고수가 본다면 감탄을 할 것이다.


그만큼 연호의 힘을 잘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니.

연호의 새로운 별호의 출발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휘오오오오······


바람이 불고, 연호는 춤사위를 멈춘채 홍벽을 바라봤다.


그저 멍하니, 어쩌면 깨달음의 순간을 얻은 그.

연호는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제자리에 앉았다.


'이거··· 귀한 순간이 되었나보군.'


이제 비무의 승패(勝敗)는 그리 중요치 않았다.


긴박한 순간 속이었지만, 한 검사의 성장을 지켜본다.

완성된 무인의 시선으로.


그때였다.


짝짝짝-!


박수소리가 울려퍼지더니, 누군가의 호탕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하하하-!"


연호또한 웃음이 들리고서야 기척을 알아차린 사내.


다급히 그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대연무장을 둘러싼 벽 꼭대기에 오연히 서있는 투박한 인상의 중년인을 볼 수 있었다.

둘은 시선이 마주쳤고, 그가 미소를 지었다.


"잘보았다. 그런데 초절정 고수 중 이렇게 젊은 이가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는데··· 반로환동의 노고수인가?"

"흐음, 당신은 어떨 것 같습니까?"


사내는 씨익- 입꼬리를 올린다.


"이 비무 대회가 어떤 것인데."


콰아아앙!


지축을 흔드는 착지와 함께 다가오는 사내.


"당연히 이립도 안되어서 초절정에 도달했겠지."

"후후, 역시 당신의 안목은 속일 수 없어보이는군요."


사내를 바라보는 연호의 눈이 가늘게 떠진다.


"패권황 곽운."


대회의에도 참석한 절대 고수.

초절정에 도달한 권의 일대종사.


연호의 앞에 천룡성의 초절정 고수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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