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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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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7.04 12:05
연재수 :
175 회
조회수 :
263,159
추천수 :
2,291
글자수 :
969,920

작성
21.05.21 12:05
조회
526
추천
5
글자
11쪽

등봉조극(登峰造極)(2)

DUMMY

감각이 되살아나고, 주위를 확인한다.


새하얀 공간, 그리고 새하얀 세상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허무(虛無)로만 가득찬 곳인듯 했으나, 막연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 그것은 확연히 느껴지는 존재감 때문이리라.


"실로 오랜만, 아니 처음 본다라고 해야하나?"


연호의 눈앞에는 어느샌가 남자가 서있었다.

훤칠한 미남자였는데, 그는 상긋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누구··· 시죠?"


연호는 경계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갑자기 깨어나보니 요상한 공간에 있었고, 그에 더해 이상한 남자마저 보였다.

잘 모르는 현상에 빠진 이상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잘배웠구나. 제대로 모르는 일이 생겼을 때는 경계를 해야지."


남자는 양팔을 과도하게 벌리며 존재감을 펼쳤다.


천하 전체를 오시하는 압도적인 위용.

그 백여휘마저도 뛰어넘는다고 생각될만큼의 힘이 선보여진다.


남자는 입가에 짙은 호선을 그리며 입을 열었다.


"본좌의 이름은 만검제 독고준이니라."

"···만검제 독고준? 설마, 만상검법 상의?"


남자, 아니 독고준은 시원스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하다. 만상검법은 본 문의 검법, 허나 미완(未完)의 무공이니라. 조사들께서는 만상검법의 신묘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더더욱."


연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연호가 알고 있는 만상검법은 고작해야 초반부에 불과할 뿐이다.

후반부는 소실된 것인지, 완성시키지 못한 것인지 익히지 못했고.


그 대신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청류검법을 익히기도 했다.


독고준이 그렇게 써두었기에 지금까지도 그저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이제와서 그 독고준이 등장한다고?'


아무리 강호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곳이라곤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죽은 사람, 그것도 몇백년 전의 인물이 어떻게 눈앞에 있는가.


물론, 살아있는 상태인 것 같지는 않았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신묘한 공간을 통해 보는 것 아니라 할 말이 있으면 직접 찾아왔을테니깐.


그가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일터였다.


"···당신이 독고준이라면, 그 증거를 대보시오."

"증거라··· 네가 미력하게나마 펼칠 수 있는 만상(萬相)의 완성형을 보여주마."

"그게 무슨 소······!"


연호는 말을 하던 도중,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독고준의 손에 들려있는 검.

그것은 어떠한 전조도 없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호가 아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던 마선과 혈신의 것과는 달랐다.


오로지 그만의 무언가.

지금으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기예였다.


연호가 놀라고 있자 독고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떻게 한 것인지 알고 싶으냐?"


연호는 새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독고준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아서라, 고작 초절정 수준에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초절정···? 아니, 그것보다 언제 익힐 수 있습니까?"


저 기술을 익힌다면, 그 혈신에게마저 비수를 찌를 수 있으리라.


생각해보아라. 아무런 전조도 없이 나타나는 검.

그것으로 최대한 접근해 휘두른다면, 제아무리 혈신이라고해도 별 수 있겠는가?


연호는 저것을 익혀 혈신을 죽일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했다.


"하하, 익혀? 이건 익히는 것이 아니다. 몸이 체득하는 것이지."

"체득?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죠?"


독고준은 재밌다듯이 함박웃음을 짓곤 말했다.


"너희들, 그니까 지금 시대의 천하제일에 오른 놈이 있는 것은 보았다."

"아버지··· 혈신 백여휘를 말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네가 아까 전까지 싸웠던 그놈이니라."


연호는 인상을 찡그렸다.

저것을 왜 말하는지 이상함을 느낀 것이었다.


독고준은 피식-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조급해하지 말거라. 차차 알려줄터이니."

"······."


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속으로 담는 연호.

그런 연호의 반응에 독고준은 진지함을 가득 머금고 입을 열었다.


"천하제일을 노리는 그놈이 깨달으려고 하는 것은 공허(空虛)와 초월(超越)의 영역이다. 본디, 인간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경지이지."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간단하다. 너희들이 절대지경을 말하는 그 경지 위에는 또 하나의 경지가 있다는 소리다."


연호의 두눈이 찣어질듯이 커진다.


솔직히 절대지경의 너머가 있을 것이라 어렴풋하게 추측하고 있기는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절대지경인데도 혈신과 다른 이들이 그렇게 차이가 날리 없으니 말이다.


헌데, 이렇게 확답을 받으니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절대지경의 너머가 있다는 것은 상황이 이 이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니.

연호가 느낄 절망이 더욱 거세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알아챈 독고준.

그는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며 연호의 이마를 툭 쳤다.


"이거야 원, 고민이 있으니 될 것도 안되는구나."

"······."

"좋다, 내 너의 고민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덜어주겠느니라. 일단, 잠시만 자고 있어보거라. 본좌의 선의다."


그런 말을 끝으로, 연호의 정신이 끊긴다.



***



반면, 현실.


연호의 상태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두 사람이 있었다.


"흐음, 등봉조극을 이뤄 초절정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은 너무 잠잠해졌군."


두 사람은 절대지경에 오른 이들로 초절정에 올랐던 경험이 있다.


등봉조극을 이루면 몸이 허공으로 띄고.

그를 넘어서 주변이 초토화될 정도가 된다.


그리고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둘이 연호를 바라보던 것이고.


헌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초토화는 커녕 반박귀진(返璞歸眞)에 도달한듯이 그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절대지경인 두 사람이.


말이 되는 일인가?

무슨 초절정을 넘어 절대지경, 그리고 너머에 한순간에 도달한건가?


그건 제아무리 천재여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허나,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으니 둘은 너무나도 난감했다.


"이거, 좋아야하나 아님 말아야······!"

"허허, 하나뿐인 손자가 꽤나 뛰어난······!"


두 사람은 감탄과 인정이 섞인 말을 했지만, 그것은 끝을 이루지 못했다.


다름 아닌, 갑자기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연호에 의해 소스칠 정도로 놀랐기 때문이었다.


"흐음······."


침음을 흘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보던 연호.

그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기특하는듯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


"너희의 존재가 있어, 마신이라 불려도 모자를 놈이 움직이지 못한 것이구나."

"···선배는 도대체 누구시오?"

"손자는 어떻게 했소이까?"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눈앞의 연호는 연호가 아님을 깨달았다.

동시에 두 사람으로써도 이해할 수 없는 불가해의 존재라는 것도.


두 사람이 연호를 바라보는 눈에 지진이 걸렸다.


"선배에다가 손자가 어떻게 했냐는 물음이라··· 감이 좋은 녀석들이구나. 거기에 한놈이 더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연호의 손에 허공을 까닥이고, 누군가가 허공에서 튀어나온다.


절세가인이라 해도 모자를 그녀.

삼황 중의 하나인 천수천황이었다.


"쥐새끼처럼 숨어서 지켜보기에 끌고 나왔지만, 그래도 적의나 살기가 있지 않아 살려주는 것이니라. 알겠느냐?"

"···어떻게 본녀를······."

"쓰읍, 대답이나 하거라."

"···알겠다."


천수천황의 대답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띈채 세 사람을 둘러본다.


"하하, 재밌구나. 이거 이거 몸이 근질근질하는 놈들이구나."

"······."

"······."

"······."


농담처럼 말했지만, 너무나도 살벌했다.


그가 펼친 신위를 눈앞에서 본 탓일까.

세 사람은 농담에도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흐음, 그러고보니 내 이럴 때가 아니었구나."


연호, 아니 독고준의 말에 의아함을 느낀 마선이 겨우 입을 열었다.


"···선배는 내 손자의 몸을 빌려 무엇을 하려는 것이오?"

"경고. 그 마신이라는 놈에게 경고를 해야겠지."

"마신이라면··· 설마, 백여휘 그놈을 말하시는거요?"


독고준은 무엇을 말하냐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다. 그놈이 아니라면, 마신이라 부를 놈이 있겠느냐?"


천수천황은 침음을 흘렸다.


"···솔직히 본녀도 그대가 그 놈에게 경고를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가능하겠나? 본녀가 알기로······."

"그만! 거기까지."


독고준은 그녀를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나도, 너도 허락되지 않는 영역이다. 잘못 했다는 세계의 철퇴를 맞게될 수도 있다."

"···알겠다, 말을 삼가도록 하지."


천수천황은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독고준이 그녀, 아니 이곳의 모든 이들의 생명을 구한 것을.


······뭐, 몰라도 상관은 없었지만 말이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소. ······그대는 선계(仙界)의 존재요?"


검공의 말에 독고준은 그곳으로 돌린다.


"선계? 설마, 옥황상제나 석가모니와 같은 이들이 기거한다고 알려진 선계를 말하는 것이냐?"

"그렇소."


독고준은 하하- 웃음을 내뱉었다.


"크크, 잘못 알고 있군. 선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그 이야기들은 허구라는 것이지."

"···허구? 그게 도대체 무슨······."

"아, 아니군. 어쩌면 선계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있겠어."


독고준은 홀로 납득한듯이 고개를 주억인다.


그리고 뭐라뭐라 중얼거린더니······.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듯이 눈을 빛냈다.


"그렇군. 한가지를 확인해야겠다."

"무엇을······?"

"아아, 너희들과는 관련된 일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그렇게 말하면 더 궁금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동시에 독고준에게 무슨 소린지 물으려고 했지만······.

그 기회는 얻을 수 없었다.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는데, 세 사람의 앞에서 모습을 감춘 것이다.


은잠술이나 은신같은 기술을 써서 기척을 지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희마하게나마 그 잔향이 남아있을테니깐.


헌데, 독고준이 사라진 곳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즉, 그는 소리소문도 없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의미였다.


'이런 미친!'

'우리들의 앞에서 이렇게 없어졌다고?'

'···지금 궁금증이 문제가 아니군.'


평소에 실력이 자신 있던 세 사람, 그것도 절대지경에 올랐기에 더욱 문제였다.

설령 혈신 백여휘라고 해도 이들의 눈을 속일 수는 없으리라.


이들이 방심을 했다면 모를까, 특유의 존재감 때문에 그러지도 못했다는 것이 중심으로 알아볼 사항이었다.


세 사람은 눈살을 찌푸리며, 독고준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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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절대지경(絕代之境)(1) 21.06.09 470 5 11쪽
150 신검(神劍) 위연호(6) 21.06.08 44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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