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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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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6.16 12:05
연재수 :
1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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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431
추천수 :
1,803
글자수 :
881,561

작성
21.05.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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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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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혈신 강림(血神 降臨)(2)

DUMMY

수많은 강시들이 그 오연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명강시, 영강시, 금강강시 등등······.

흔히, '재료'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강시들이 즐비차게 널려있었다.


그러나··· 연호에게는 우스웠을 뿐이다.


"고작 이것 뿐인가?"


수천을 넘어서 수만에 달하는 강시의 군단들.


설령 초절정 고수일지라도 쉬이 생각할 수 없는 놈들이었지만······.

연호는 그저 무료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심지어 이주와 원로원주마저도 긴장을 하고 있건만.


연호는 이 상황을 그저 신기하게 쳐다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은호영의 눈에는 거슬렸고.


"···뭐? 이게 다냐고? 이 정도도 충분치 않다는 것이냐?"

"흐음, 아직도 모르는건가?"


연호는 비릿하게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천강강시와 혈강시가 보이지 않는 것을 못 알아차렸나보군?"


천강강시와 혈강시.

둘의 '재료'는 절정 이상의 고수들로 만드는 것에만 성공한다면 절정, 혹은 그 이상인 극의나 초극의 고수급 전력도 얻을 수 있는 강시들이다.


또한, 그것들을 만드는 방법은 무혈궁에도 있었고.


문제라면, 은호영이 만든 것을 연호가 어떻게 알았냐는 것인데······.

은호영은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리며 으르렁거리듯 이야기했다.


"천강강시와 혈강시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크하하! 어떻게 알고 있기는 이렇게 알고 있지."


딱-! 연호가 손가락을 튕기더니, 존재감들이 느껴진다.


절정 혹은 그 너머.

동시에 들려오는 종소리.


따랑~


모습을 드러낸 여인 3척에 이르는 천강강시의 등에 매여있었다.


"대제세장···! 설마, 네년이······!"

"그러게 강시는 건드리지 마셨어야죠."


여소해는 좌우로 오존, 육존과 삼주를 두며 은호영을 바라봤다.


너무나도 시기적절한 순간에 도착한 그녀.

심지어 천강강시와 혈강시가 그녀의 손에서 지배되고 있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왜, 자신이 만들어둔 천강강시와 혈강시가 저년의 손에 있는가.


은호영은 이내 이를 갈며 그 원인을 짐작했다.


"백연호!!"

"하, 귀청이 떨어지겠군. 그리 소리치지 않아도 다 듣고 있으니, 조용히 좀 말하거라. 부궁주."


연호는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그를 노려봤다.


여소해가 이렇게 온것?

그리고 천강강시와 혈강시가 그녀의 밑에 있는 것?


전부 연호가 생각해둔 일이었다.


연호는 은호영이 최후의 수로 무언가를 두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그것을 찾으라고 여소해에게 일러두었다.


근 두달간, 삼주를 비롯한 이들은 그것을 찾으러 다녔기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고.


'크크, 좋구나.'


하마터면 늦을 뻔 했다.

아니, 늦지는 않았지만.


삼주가 강시들이 있는 곳을 찾았기에 연호가 움직인 것이다.


은호영은 그것도 모르고 당해주기만 했을 뿐이고.


"장군이다, 부궁주··· 아니 은호영."

"···빌어먹을 자식이··· 뭐? 장군? 내가! 어떻게!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 그냥 물러설 것 같으냐?!"


은호영의 눈에 핏발이 선다.

분노에 찬 그는 크흐흐 웃음을 내지었고, 연호는 그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이 변화한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전부 부숴버리겠다!!"


수만에 이르는 강시 군단의 몸들이 일제히 붉게 빛난다.


혈관이 튀어나오고, 외형이 더욱 투박하게 변한다.

문제는··· 그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세가 꽤나 대단했다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순간, 연호는 얼굴을 굳혔다.


"설마··· 비법을 사용한 것이냐?"

"흐흐흐, 잘 알고 있구나! 그렇다면 이것을 막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겠지!"


연호는 더욱 얼굴을 굳혔고······.

그런 그를 향해 사람들이 다가온다.


제일 먼저 입을 연 것은 원로원주였다.


"소궁주, 이건······."

"···그래, 수라강신법(修羅降身法)이다. 본 궁에서 금기 중의 금기에 속하는 대법이지."


수라강신법.

수천, 수만의 생명을 받쳐 수라(修羅)를 현신시키는 금단의 대법.


은호영이 사용한 것은 그런 대법이었다.


연호는 이를 까드득- 갈며, 은호영을 노려봤다.


'미친 것이냐?'


이 대법이 금기로 규정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무자비하게 사용한 것도 그렇지만······.

한번 소환된 수라(修羅)를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절정 그 이상의 존재.

어쩌면 혈신과도 같은 놈.


그런 놈을 지금 이 자리에서 현신시키려는 것이다.


"이런 젠장할! 전원, 기운을 끌어올려라! 수라(修羅)를 막는다!"

"크흐흐흐··· 제아무리 네놈이라도 방법이 없는 모양이구나."


쿨럭- 피를 한움큼 토해낸 은호영은 광소를 내뱉었다.


"크하하하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광인(狂人) 그 자체로 변모된 은호영.

그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역겨움을 유발했다.


연호가 눈살을 찌푸리자 은호영이 안광을 번뜩였다.


"소궁주, 아니 백연호!! 한번 네놈도 당해봐라! 절망을! 그리고 이 속으로부터 들끓어오르는 분노를!"

"······."


뭐라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연호는 그저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번만큼은 잘못 생각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물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했는데.


하- 헛웃음을 내지은 연호는 은호영에게 시선을 뗐다.


어차피 일은 벌여졌고, 지금 집중해야하는 것은······.

어느새 몸을 거의 만들어가고 있는 거인, 수라(修羅)였다.


연호가 한숨을 내쉬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쿠구구구!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해야만 되는 일이다.


어차피 저 재앙은 막지 못하면, 적아를 가리지 않고 세상을 파괴할테니.

그나마 승산이 조금이라도 있는 초반에 죽여야한다.


[크오오오오오오오-!!!]


거대한 기운이 가득 담긴 울음소리.

그것은 천지를 울린 파괴성을 띈 채, 세상을 강타하고 있었다.


마치 울분을 토하듯이.

세상을 부숴버릴 멸신(滅神)이 등장했다.


연호가 침을 삼키고, 수라가 움직인다.


콰가가가가강!!


거대한 기운들이 얽히고, 섥히며 공간이 파괴되는데······.

어째서인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이상했다.

이상한 것은 전혀 없음에도 연호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이건 무슨······?'


고개를 드니, 멸신이자 거신인 수라가 멈춰있었다.

······아니, 그저 세상이 멈춰있었다.


한 존재를 경배하듯이, 초월적인 존재감과 함께 나타난 누군가 이야기에 들어왔다.


저벅, 저벅-


오만하고, 또 광오한 발걸음.

세상을 피로 물들이며 한 미남자가 걸어온다.


붉은 서광이 하늘을 가득메우고······.

걸음마다 느껴지는 패도성이 천지를 짓누른다.


고요하고, 너무나도 시끄러웠다.


공존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강제했다.


초월의 반석에 오른 남자.

무혈궁의 신, 혈신(血神)이 세상에 강림했다.


혈신은 고개를 들어 수라와 눈을 마주친다.


"버러지군.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버러지. 그런데··· 왜, 여의 집에 있는 것이지? 도대체 네가 왜?"


원초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남자.

초월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신.


혈신, 백여휘는 오만하고도 오만한 손짓을 보여준다.


"치워야겠구나. 버러지, 세상에는 다시 오지 말도록."


거대한 기운, 허나 미지의 신비.

단 하나의 공격이 수라의 거체를 강타한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

꽤나 많은 공격들로 인해··· 수라는 반항도 못하고 소멸한다.


허나, 백여휘는 너무나도 무료했다.


진정한 신(神)에 오른듯.

백여휘는 세상만사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니, 딱 하나. 그도 흥미를 가지는 것은 있었다.


"네가 여의 아들이느냐?"

"······."


연호는 전신을 달달달- 떨며, 그의 시선을 온몸으로 느꼈다.


불가능하다.

절정이든, 극의든, 초극이든··· 심지어 초절정이든.


저 남자, 아니··· 인간의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있는 재앙을 이길 수는 없다.


그저 본능으로부터 세워진 공포감이 멤돌기만 한다.


백여휘의 앞에선 연호는 맹수 앞에 선 한낱 토끼, 아니 그 이하의 존재가 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평생을 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살아왔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해왔음에도······.


'불가능.'


그 세글자만이 뇌리를 멤돌았다.


연호는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고작 나따위가 이런 존재와 대적하려고 했는가.

너무나도 오만한 생각이 아니었나.


연호는 고개를 숙이며, 까드득- 이를 갈았다.


"흐음······."


잠시 연호를 감상하던 백여휘.

그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감상을 전부 다 한듯한 행동.


그가 다음으로 한 것은 입 헤- 벌리고 있는 은호영을 보는 것이다.


"부궁주, 여가 네 욕망을 몰랐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그게 무슨-"


무기질적인 눈빛.

아무런 감정조차 담겨있지 않은 동공에 중간에 입을 꾹 다문다.


백여휘는 그런 반응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은채 말을 이었다.


"여는 네 궁주를 향한 추잡한 욕망, 백가(白家)를 향한 탐욕, 여를 이길 수 있다는 그 오만. 그것들을 전 알고 있음에도 너를 부궁주직에 두었다. 왜 그러는 줄 아느냐?"

"···왜 그랬습니까?"


부궁주직에만 오르지 않았다면······.

이 직위에서의 권력이 아니었다면,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도대체 왜!


까득- 이를 갈며, 은호영은 백여휘를 노려봤다.


"부궁주, 견제할 이가 없는 절대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여는 네가 나의 대항마로 자라길 바랬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그 역할 충분히 하였고."


은호영은 헛웃음 내뱉으며, 얼굴을 푹 숙였다.


"하하, 하하···· 결국 나조차도 네놈의 장기말이었던 것이냐?"

"누군들 아닌 것 같으냐?"

"···설마, 이 상황이 네 머릿 속에는 이미 그려져 있었다는 뜻이냐? 혈신, 아니 궁주?"


백여휘는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마치 네 말이 맞다는듯이.


그리고 그런 뜻을 알아차린 은호영은 모든 것을 포기했다.


"···하, 정말 지랄 맞군. 신의 농간에 놀아났을 뿐이라니."

"······."

"소궁주, 아니 연호여. 가는 길에 충고 하나 해주마. 혈신으······."


촤아악!


말을 하던 도중, 은호영의 목이 소멸한다.


너무나 허무한 죽음.


한때, 무혈궁주직을 노리고······.

초절정에 오른 고수에 어울리지 않는 죽음이었다.


혈천제 은호영은 그렇게 죽었다.


그리고··· 남겨진 연호는 그저 은호영과 같은 허무한 눈빛으로 백여휘를 쳐다볼 뿐이었고.


광오하고, 오만한 행보.

혈신이라는 말에 걸맞는 존재를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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