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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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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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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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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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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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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점입가경(漸入佳境)(5)

DUMMY

살맹주는 구운성주를 한껏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성주, 제대로된 이유가 없다면 본인은 그대를 죽일 수밖에 없소. 그러니 이제부터 그대가 하는 말들 전부가 그대를 살리는 구명이라고 생각하고 내뱉으시오."

"···알겠네."


구운성주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살맹주는 그의 행동을 탓하지는 않았다.


이런 사소한 행동을 걸고 넘어질만큼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구운성주에게 달려가려고 하는 세 사람을 제치더라도, 구운성주쪽의 인물인 서영현도 만만치 않게 몸이 달아오른듯 싶었으니까.


또한, '무혈궁'이란 말 자체를 구운성주가 꺼낸 것이 가장 문제이기도 했다.


무혈궁은 새외대전에서 패배를 겪으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라고, 세인들은 알고 있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무혈궁이 물 밑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끔 유도했기에 그렇게 된 것이고, 유도가 통하지 않고 반발하는 이들은 무혈궁이 제거해왔다.

바로 구운성주와 같은 이들을 말이다.


'구운성주는 정확히 모르겠지. 자신의 말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말이야.'


무혈궁은 한번의 패배를 겪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꺼려왔다.


하물며, 정체가 들어난 것이 성주와 같은 관의 고위층이라면······.

그 결말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더라도 그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행적이 명확했다.


구운성주는 침음을 삼켰다.


"···처음에는 솔직히 반신반의했네."

"반신반의?"

"그렇네. 본 성주는 그대의 주인이 천룡성의 인물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였지.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각하되었지만 말일세."


살맹주는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룡성이 관과 황실을 노릴 이유는 하등 없었다.

관과 무림의 불가침조약 뿐만이 아니었다.


관과 황실은 겉으로 들어난 것보다 안에 숨겨있는 것은 더욱 강대한······.

그야말로 용담호열임과 동시에 복마전이었으니까.


괜히 들쑤셔서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뇌리에서 지워버렸겠지.'


살맹주는 피식- 웃으며, 그래서 어쩌라는 눈빛을 내보였다.


천룡성이 아니라고는 하나, 그것이 무혈궁으로 생각이 귀결될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입 밖으로 꺼낼 이유는 더더욱 안되었고.


살맹주는 다시 한번 생각을 잘해서 말라는 재촉 섞인 표현을 보냈다.


"···천룡성이 아니니, 그 다음으로 본 성주가 생각한 것은 다름 아닌 북쪽의 마검위가와 동쪽에서 최근에 결성된 무련을 생각하였네."

"······."


살맹주는 구운성주의 말을 들으며 약간 몸을 흠칫 떨었다.


마검위가와 연호와의 관계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연호가 무련과 연관되어있는 것은 당연할정도로 알고 있었다.


살맹주는 은호영에게 의뢰를 받기 전에도 연호에게 지대한 관심을 표하며 그에 대한 정보를 모았으니까.


뭐, 그것이 아니더라도 강호에 조금만 파고든다면 낭왕이 제자를 들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허나, 그들은 선택지가 될 수 없었지."

"마검위가는 봉문에 가까운 활동에 의해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니. 그리고 무련은 생긴지 얼마나지나지않아 여력도 없고, 거리상으로도 너무 멀기 때문··· 인가."


구운성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러하네. 그래서 본 성주는 그대들을 특정하게된 것도 선택지를 하나하나 지워나가며 찾을 것이고."

"···그렇다면 말이 되지 않는데······."

"···무슨 소리지?"


피식- 입꼬리를 올린 살맹주는 그를 비웃듯이 쳐다본다.


"정저지와(井底之蛙). 딱 당신을 표현하는 말이군."

"···내 어디가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건가."


코웃음을 치며 살맹주가 당연하다는듯이 대답했다.


"그럼, 아니라는건가? 천하라는 정세를 고작 이 따위 밖에 모르는데 말이야."

"그게 무슨······."

"알려주지. 지금으로부터 약 세달 전, 마땅한 세력이 없던 남쪽에 신흥 세력이 하나 생겼다. 이름은 사도천(邪道天) 혹은 사도천(四道天)."


살맹주의 말에 구운성주는 살짝 얼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사도천······?"

"그래, 네명의 초절정 고수를 중심으로 모인 사파의 초거대 세력이지. 아마, 많은 사파가 그곳으로 모일 것이다."


구운성주는 갑작스런 정보에 당황했지만, 이내 성주의 위엄을 보이겠다는듯이 다시 제정신을 차렸다.


얼이 빠진 것을 수습하고······.

그는 진중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그게 가능한 것인가?"

"물론. 파천신군이 중심이 되어 뭉쳤으니까. 그가 그렇게 대단한지는 주공께 들었을 때야 알아차렸지만 말이야."

"허, 그렇다면······."


구운성주는 홀로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며 살맹주는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때는 약 두달 전이었다.

연호가 아직 무혈궁 내부로 들어가기 전의 일.


살맹주는 연호와 한 현의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



연호는 정면을 보며 걸으며 입을 열었다.


"맹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무엇을··· 말입니까?"

"이 세상, 그리고 사파란 존재들을 말이다."


살맹주는 침음을 흘렸다.


살맹는 살수라는 명성이 있어서 그렇지, 흑도는 아니었다.

사파, 그것도 꽤나 정통에 가까운 곳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사파에 대해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도 이렇게 갑작스레 말이다.

살맹주로써는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허나, 연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싶었다.


"고민하지 말고, 네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봐라."

"그렇다면 그냥 말하겠습니다. ······솔직히 같은 사파이지만, 사파라는 족속들과는 상종도 하기 싫습니다."

"이유는?"

"···이유랄게 있겠습니까? 그냥 싫은 것은 싫은 것입니다."


정확히는 사파의 생리를 싫어하는 것이지만, 딱히 특정 대상을 지목한 것이 아닌 이상 명확한 이유는 있을 수 없었다.


헌데···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가 무엇이지?

살맹주는 눈을 좁히며 연호의 생각을 확인했다.


연호는 살맹주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내 폭소를 내뱉었다.


"푸하하, 그래 같은 사파라도 사파는 싫어하는 말이지."

"···주공, 무례인줄 알지만··· 왜 이런 것을 묻는 것인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살맹주의 말에 연호가 그를 되돌아보며 피식- 웃음을 내보였다.


"이유랄게 있겠느냐? 그저··· 아까 전 급보를 보아서 말이지."


살맹주의 얼굴에 의문이 피어올랐다.


"급보라 함은······?"

"무련에서 온 것이다. 사도천이라는 세력이 발족했다고 하는군."

"···사도천?"


사도천, 너무나도 생소한 이름이었다.


허나 살맹주로써도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정파를 대표하는 세력은 천룡성이다.

그럼, 사파를 대표하는 세력은? 없다.


강호 역사 전체를 뒤짚어봐도 짧은 시간동안 뭉치기는 하지만, 사파의 생리를 이기지 못하고 세력으로 발돋움 하지도 못하는 이들이 사파다.


헌데, 이름만 들어서는 사파의 세력인 것 같지 않은가.

심지어 천(天)이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내세우며 말이다.


살맹주가 침음을 흘리며 고민하고 있자 연호가 말을 이어갔다.


"파천신군 강소찬의 통천방을 중심으로 모인 세력이라고 하는군."

"파천신군."

"대표적인 고수로는 사파에 속한 재야의 고수 녹야검(綠夜劍), 흑사파(黑使派)의 팔황(捌皇), 귀천보(鬼千堡)의 영신제(影迅帝)가 있고 말이야."

"······."


연호가 말한 세명의 인물은 전원 초절정 고수로 알려져 있는 이들이다.


그만큼 강하고, 강호에서의 활동량도 많았고.

심지어 영신제는 은퇴를 검수할 나이라고 거론될만큼 세인들에게 알려져 있는 노인이었다.


그런 이들을 규합하다니······.

살맹주가 기억하기로, 파천신군 강소찬에게 그 정도 수환은 없었다.


의아해하고 있자 연호가 말을 이었다.


"본 궁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하는군. 거래라고 하던가? 아무튼 곤란해. 적이라고 하기엔 궁주가 내 아버지이고, 아군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위치이니깐."

"···주공께서는 소궁주가 아닙니까?


피식- 연호는 살맹주의 생각에 웃음을 머금었다.


소궁주라 함은 그저 직함일 뿐이다.

이 따위껏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그저 버릴 뿐이었다.


허나, 그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아직은 살맹주를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이곳은 무혈궁이 있는 새외와 가까운 서무림, 어디에 무혈궁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무련도 이곳에는 없었고.


"···뭐, 소궁주이지."


지금은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다.


연호는 본론으로 말을 돌렸다.


"그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사도천에 대해서다."

"사도천··· 도대체 무슨 일을 단체입니까?"

"···나도 모른다. 전에 한번 강소찬과 부딪힐 일이 있었지만, 그는 그저 광인(狂人)일뿐이었다. 범인과는 상식의 궤를 달리는 녀석이지."


파천신군 강소찬.

목적을 알 수 없는 녀석이었다.


무혈궁에 간다면 그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나······.

적어도 지금은 무언가를 파악하기엔 일렀다.


'전에 세상을 혼란에 빠드린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니야.'


세상을 혼란을 빠뜨리면 무슨 이익이 있는지는 둘째치더라도 그의 행보가 그런 사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광인인 것 같으면서도······.

사도천을 세운 것을 보면, 그 누구보다 냉철한 이인 것도 같았다.


뭐, 지금으로써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면 모를까.

강소찬은 이미 사도천이라는 사실을 만들어놨다.


연호가 뒤따라서 움직여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허나, 지금의 정보로도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있다."

"알 수 있는 것."

"그래, 바로 천하 정세가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지."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시죠?"


연호는 키득키득 웃음을 내걸었다.


"동서남북에 세력이 형성되었지."

"···북쪽에는 딱히 세력이 없지 않습니까? 그다지 내세울만한··· 아, 혹시?"


피식- 미소를 지으며 연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북쪽에는 마검위가가 있지. 네 곳 중에는 초절정 고수가 가장 적으나······."

"···마선, 그분이라면 홀로 다른 곳과 대등하게 만들 수 있지요."


마선의 위업은 말해 입 아프다.


초절정 고수에 속하는 오랑캐 3명이 누구의 손에 죽었는가.

바로 마검위가주, 마선의 손에 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즉슨 홀로 3명의 초절정 고수와 대등할 수 있다는 소리였고.


그야말로 말이 안되는 인물이었다.


"그래, 마검위가에는 마선이 있다."


그리고 그 마선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이렇게 두문불출하게 움직이는 것이고 말이야.

뒷말을 속으로 삼킨 연호는 살맹주의 침음성을 들었다.


"···그렇다면, 천하가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것입니까?"

"그렇지. 새외대전 이후로 평화로웠던 시대는 끝이다."


사도천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무혈궁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연호가 움직일 것이고.


시리도록 차가운 연호의 단언에 살맹주는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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