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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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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6.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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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561

작성
21.05.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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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점입가경(漸入佳境)(4)

DUMMY

남자는 정면을 응시하며, 노기를 들끓고 있는 한 사람을 응시했다.


"···내 딸이 죽었다. 그런데 네놈들은 나와의 회담을 원하는가?"

"흐음, 딸이 죽었다라··· 뭐 상심이 크시겠군요."

"···상심이 크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꼈다.


솔직히 구운성주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딸이 죽었다? 그게 뭐가 어쨋다는건가.


황제가 딸이 죽었다고 정치를 안하는가? 그럼, 나라가 개판이 된다.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을 정치에 가져오면 안된다는거다.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구운성주, 내 한마디 조언을 해주지."


살의가 공간을 잠식하고, 거대한 존재감이 말도 안되는 압박감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초극의 무력.

남자는 안광을 번뜩이며 살기로 공간을 짓눌렀다.


"내 심기를 건드리지마라. 주공의 명령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볼 수는 없을테니깐. 관저 내에 침입하자마자 네놈의 목부터 따줄 수도 있다."

"···협박인가?"

"아니, 선언이지."


구운성주또한 완전히 멍청한 부류는 아니었다.

남자의 말을 알아들으며 노기를 가라앉혔다.


"···그래,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

"주공의 전언을 알려주기 위해서요. 겸사겸사 우리의 존재를 각인시켜주기도 하고."


구운성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


남자가 아까부터 말하는 주공이나 우리의 존재 등의 말.

그건 독단적이 아닌, 윗선이 있다라는 이야기이지 않은가.


헌데··· 그런 것이 가능한건가?


무광 서영현과 대등 이상의 무력을 지닌 이를 수하로 부리는 수환.

관과 황실을 적대할 자신감이 있는 집단.


구운성주가 생각하기에 그런 곳은 한곳 밖에 없었다.


'···아니, 천룡성은 아니다.'


이건 예상이었으나,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었다.


천룡성이 무슨 이유에서 이런 행동을 하겠는가.

또한,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천룡서이 아닐 것이라는 이유는 몇가지가 더 있었다.


천룡성은 관과 황실을 위협할 수 있는 세력.


당연하게도 관과 황실에서는 그런 천룡성을 예전부터 예의주시해왔다.


그로 인해 알게된 것이 천룡성 내의 신상명세.

당연히 고수급에 속하는 이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이 남자 한명정도라면, 제아무리 관과 황실이라고 해도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이 남자와 같이 온 4명또한 모르는 이들라면?'


자연스레 천룡성은 선택지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구운성주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전부 모종의 이유로 기각되었다.


마검위가는 현재 봉문에 가까운 행위를 하고 있었고.

신흥 세력인 무련은 이런 일을 할 이유도, 여력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구운성주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패군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패군은 딱히 세력을 이끄는 이가 아니다.

그렇다해도 이런 힘을 부릴 수 있다, 없다로 따지면 당연히 있다겠지만.


패군은 사파의 종주라 불리는 절대자다.


아마 그의 말이라면, 사파인들 대부분이 움직이겠지.

그렇다면 이런 것도 불가능은 아니었다.


문제는 그가 이런 일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막히는 것이지만.


구운성주는 어쩔 수 없이 이를 갈며 남자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주공이라, 본 성주는 그대의 정체도 모르는데··· 과연 그런 말을 들을 성이나 싶소이까?"

"크크, 당당하군. 아니, 패자(覇者)이자 패자(敗者)의 행동인가?"


남자는 키득키득 웃으며, 복면에 손을 가져댄다.


"뭐, 부하들이 이야기한 것은 무시해야겠지만··· 성주가 말한다면야. 정체를 밝혀줘야겠지."


스르륵- 남자의 복면이 벗기고, 민낯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얼굴을 본 성주 뒤쪽의 여인의 눈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마치 못 볼것을 본 사람처럼.


"서, 설마··· 살왕?"

"정답."


다영의 말에 남자··· 아니, 살맹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것에 반응하는 것은 다름 아닌 구운성주였다.


구운성주는 남자의 정체를 알자마자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조용히 이야기했다.


"살왕이라면 혹시 살맹주를 말하는건가?"

"뭐, 그렇기도 하지."

"···살맹주가 누군가의 밑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크크, 사람에게는 여러모로 사정이 있는 아니겠소?"


살기가 번뜩이며 살맹주가 협박 섞인··· 아니, 그냥 협박을 했다.


"내 정체도 알았겠다. 협조를 기민하게 잘해주시 것이라 믿겠소, 성주."

"···도대체 이게 무슨······."


구운성주는 얼이 빠져있었지만······.

살맹주는 전혀 개의치않아했다.


그저 일을 끝내고 빨리 돌아가겠다는듯이 이야기를 빠르게할 뿐이었다.


"성주, 주공의 전언을 전해주지."

"······."

"나는 지금부터, 아니, 어쩌면 이미 사용했을지도 모르겠군. 어쨋든 화약을 사용하더라도 눈감아주길 부탁드리오··· 라고 말하셨소이다."


살맹주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그 사이 구운성주가 제정신을 차리며 격노를 토했다.


"무, 무슨···! 화약? 화약이라고 했나?"

"그렇소이다."


구운성주는 상대가 누군인지 잊은듯이······.

아니, 상대가 누군인지 명확히 알고 있기에 더욱 노기를 토해냈다.


이것만은 절대로 안된다는듯이.

분노와 함께 미약한 살기마저 뿜어져나온다.


"말도 안되는 소리! 그대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시오? 관과 황실의 근본은 뒤흔드는 말이외다!"

"······."


살맹주또한 알고 있었다. 관과 황실에서 화약을 얼마나 중요시여기는지.


그렇기에 전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살맹주또한 미쳤냐고 소리친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지만.


그래도 최소한 살맹주가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쩌실 생각이오? 우리를 토벌이라도 하시려고? 도대체 누구인지 알고?"

"그거야 지금 그대를 붙잡아 고문이라도 하면 알겠지."


둘 다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그들 뒤에 있는 이들이 기운을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어지럽게 펼쳐지는 고수들의 기세.

그것은 공간에 중압감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먼저 물러난 것은 살맹주였다.

그는 한숨과 함께 기세를 누그려트리면서 입을 열었다.


"···후우, 이런 일이 있을까봐. 주공이 말해두신 추가 전언이 있소이다."


구운성주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살맹주는 입을 멈추지 않았다.


"어차피 관과 황실이라고 해도 우리가 화약을 사용한다고 해도 토벌할 명분은 없을 것이다. 또한, 토벌할 힘도 없을 것이고··· 라고 전해달라고 했소."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요?"


구운성주가 눈을 가늘게뜨며 입을 연다.


살맹주의 말, 정확히 그 주공의 전언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화약은 관과 황실의 독점 품목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사용했는데도 어떻게 토벌할 명분이 없다는건가.


심지어 토벌할 힘이 없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관과 황실의 병력은 약 100만이다.

말이 100만이지, 역사상 그 병력들을 모두 쓸만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해전술(人海戰術)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제아무리 강한 이들이라고 해도 100만 대군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천룡성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이 위협될 수는 있어도, 끝에 가서는 100만 대군은 그들을 토벌할 수 있었다.


구운성주가 생각하기에는 여러모로 이상한 말이었다.


"크크, 무슨 소리기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소리지."

"···하, 살맹주라고 해서 무례한은 아닌 줄 알았더만. 이제보니, 그저 멍청이에 불과했구려. 회담은 타파하겠네."


구운성주는 어이가 없다는듯한 표현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아무리 살맹주의 협박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관리이니, 협박에 굴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헌데, 살맹주는 그런 그의 행동을 보며 웃음을 머금었다.

비웃음. 그의 행동이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웃음이었다.


"···왜 웃는 것이오, 맹주?"

"그야 웃기지 않나? 고작 관과 황실이 뭐라고. 자존심만 강한 족속들이 참··· 쯧쯧."


살맹주가 먼저 일어서 바깥으로 움직였다.


"회담을 타파한다고 했소? 그건 내가 할 소리. 주공의 충고를 무시한 것은 그대이니, 이제부터 살려달라 울고 불고 빌지 마시오."


그 말은 남긴채, 살맹주는 코웃음을 치며 뒤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의 손이 방문에 닿은 그 순간이었다.

구운성주는 본능적으로 그가 이곳을 나가게 한다면 안된다라고 생각했다.


머리를 굴렸다. 짧은 시간에 열이 폭발하듯했다.


"···무혈궁!"


구운성주의 짧은 외침에 이 자리에 있는 전원이 행동을 멈췄다.


그 누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주의 측에 서있는 다영이나 분을 삭히며 가만히 있는 서영현을 당연했고, 밖으로 걸음을 옮기던 살맹주또한 발걸음을 멈췄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구운성주의 발언은 충격적이었으니까.


진실을 아는 이는 진실을 아니까, 진실을 모르는 이는 진실을 모르기 때문에 경악적으로 충격을 선사했다.


살맹주는 목을 기이하게 꺾으며, 뒤를 돌아 구운성주를 바라봤다.


"···지금, 뭐라고 했소이까?"


그의 얼굴에는 경악이 피어올라있었다.

제아무리 고승이라고 해도 표정을 숨길 수는 없으리라.


구운성주는 살맹주의 표정을 보며 생각에 확신을 더했다.


"무혈궁이라 했네."

"이런, 미친······."


살맹주가 읊조리자, 그 옆에서 스르릉- 병장기가 뽑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 합쳐서 세명이었다.

일호, 이호, 삼호라 불린 세 사람이었다.


그들은 일제히 살의를 품은 기운을 끌어올렸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을 죽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져서는 아니되오."

"소궁주님의 명령 이상으로 중요한 시간이 찾아왔군."


세 사람은 동시에 살초를 전개하며, 구운성주를 향해 튀어갔고······.

그런 그들의 공격을 무광 서영현이 막아선다.


살기가 번뜩이며 무광 서영현이 미소를 짓자 세 사람은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호가 뒤를 돌아 살맹주를 향해 외쳤다.


"맹주! 도와주시오!"


일호의 외침에도 살맹주가 가만히 있었다.


돕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약간의 시간동안 생각을 정리한 살맹주는 낮은 한숨을 토하며 덤덤히 읊조렸다.


"그만."


살맹주의 말에 따라 일제히 멈추는 네 사람의 전투.


그것은 살맹주의 말에 따랐다기 보다는······.

그의 말에 담겨있는 말도 안되는 살기가 행동을 강제한 것이었다.


살맹주는 그들을 한차례 노려보았다.


일순간이지만 그들의 행동을 멈춘 살맹주.

그는 이내 한곳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성주, 그대가 한 발언을 책임질 수 있나? 아니라면 제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죽일 수밖에 없다."


살맹주는 담담히 이야기했고, 구운성주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행동에 맞춰······.

전투를 하던 네 사람도 행동을 멈추고 제 자리로 돌아갔다.


싸움은 멈췄지만, 전운은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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