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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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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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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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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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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이존(二尊) 단목서린(3)

DUMMY

연호는 차례대로 장기의 말들을 바스라트렸다.


차를 비롯하여 마, 상, 사, 졸들까지.

장기판 위, 그것도 한쪽에는 장과 포만이 남아있었다.


연호는 피식- 웃음을 내지으며 말했다.


"이존, 나는 전쟁을 하기 전에 부궁주의 손과 발을 잘라버릴 생각이다."

"······."


연호의 말을 들은 이존은 침묵했다.


솔직히 연호의 말은 쉬이 넘길 수 있을만한 가벼운 사항이 아니었다.

심사숙고하고 많은 시간을 고민해도 모자랄 사항이지.


"···소궁주님, 한가지만 묻죠. 본 가를 찾아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존 그렇게 안봤는데, 참 눈치가 없어."


사실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해서 이존은 현재 어느정도··· 아니, 거의 대부분은 연호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물론, 연호가 의도한 것이지만.

모르면 그게 바로 병딱이었다.


연호는 어깨를 으쓱이곤 입꼬리를 올렸다.


"이존, 내 밑으로 들어와라. 혹은 중립을 유지하거나 대제사장의 밑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협박이십니까?"

"아니, 권유지. 대화를 통한 권유."


아직 행동에 옮긴 것은 하나도 없었다.

양계승을 죽이고, 세 단주를 구속한 것만해도 그러했다.


네명의 단주는 연호의 요구를 무시했을 뿐이지, 딱히 부궁주의 밑으로 들어가있던 것은 아니었다.


즉, 적의 팔다리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내부의 단속 혹은 정리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지금 하는 일은 그 연장선이라고 볼 수도 있고······.

새롭게 세운 작전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것은 대계(大計)다. 오랜시간 공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꽤나 규모가 크니 그리 말할 수 있겠지."

"···소궁주님께서는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시는 것입니까?"


연호는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평화"

"···평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외침은 그저 이상론일 뿐입니다. 소궁주님께서는 그런 계획이 있으십니까?"


연호는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그래, 방법은 있지."

"···무엇이죠?"

"압도적인 힘. 일 개인의 힘이 천하 전체를 짓누르면 된다."

"지금의 궁주님처럼··· 말입니까?"


맞다. 지금의 냉전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인가.

힘의 균형추가 너무 알맞기 때문이다.


무혈궁이 나서서 천하재패를 노린다면, 천룡성과 무련이 나설 것이다.


그럼, 그 위에 있는 혈신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아마 곧바로 검공과 패군이 만사를 재치고 달려나오겠지.


천하의 균형추는 수평을 이루고 있었다.


이 때,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설치는 놈은 죽는다.

만고불변(萬高不變)의 진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평화를 더욱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압도적인 힘, 명실상부한 천하제일인의 존재가 버티고 서있어야하는 것입니까."


이존의 말에 연호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확실히 그 전에는 자잘한 국지전들이 이뤄지겠지. 아니, 어쩌면 큰 싸움이 펼쳐질지도 모를 일이야."

"아뇨, 확실하게 펼쳐지겠지요."


이존은 아마 천룡성, 그리고 무림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일꺼다.


중원무림과 무혈궁.

그 둘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갈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었으니 더더욱.


그와 반대로, 연호는 이존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존, 하나만 알려주지."

"뭐죠?"

"양자택일(兩者擇一). 나와 부궁주 중 하나의 편에 서는 것이 좋을꺼야."


연호는 포를 집었다.

그리소 바스트리고, 이어서 장을 집는다.


"아니면, 내 생각이 완성되는 순간 너는 그대로 물결에 휩쓸릴테니깐."


장이 바스라지고, 가루가 휘날린다.


연호는 그런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존은 그런 연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



거리를 거닐던 때, 일존이 입을 열었다.


"···소궁주님, 기존의 계획과는 다르군요."

"뭐, 인간의 생각이란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깐. 대전략이라고 생각했던 조금의 흠집만으로 쓰레기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잖아?"

"확실히 그렇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지 일존이 다시 한번 물었다.


"그래도 그녀를 살려둔 이유가 있습니까?"

"그래."


연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행동을 결정했다면, 명분이야 만들기 나름이라지만······.

이존을 살려둔 것은 불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를 확실하게만 만든다면, 아마 후에 있을 싸움에서 부궁주의 뒤를 노려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주겠지.

아니어도 그렇게 상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즉, 조금의 수고를 감수한다면 유용하게 쓸 패를 구할 수 있는데 굳이 죽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게, 연호가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였다.


"소궁주님의 혜안(慧眼)이 맞기를 빌어야겠군요."

"뭐, 저실고득(低失高得)이라는 것이지."


조금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많는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혹은 고육지계(苦肉之計)라고 해도 되고 말이다.


전쟁의 준비였지만,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다.

그래, 물 밑에서 치뤄지는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



이존은 연호와 일존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다 둘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소궁주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희는 가주님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맞습니다. 원로, 장로, 그리고 전대 가주가 전부 죽은 뒤로 저희의 목숨은 가주님의 것입니다."


이존은 쓴웃음을 내지었다.


이들의 충성심은 유도한 것이기는 했다.

결정을 하는데, 사사건건 이들의 방해를 받으며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때로는 지금과 같은 부작용이 있기도 했다.


이존이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대답이었지 이런 당연한 대답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뭐, 감수해야되겠지.'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었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이 들어가 있더라면 더더욱.


이존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녀가 행한 일들과 어울리지 않은 표정이 그려져 있었다······.



***



십만마도(十萬魔道).

무혈궁을 뜻하는 단어이자 무혈궁의 무시무시함을 선보이는 말이다.


그 뜻은 십만명의 무인들이 있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했으니······.

십만에 가까운 무력을 지녔다라는 이야기라는 것이 맞았다.


대병력이자 무혈궁의 전부.

하지만, 내부적으로 본다면 또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현재의 무혈궁은 삼파(三派)로 나누어져 있었다.


연호를 따르는 일존, 삼존, 사존을 필두로한 세력.

부궁주를 따르는 이주, 이존, 칠존을 비롯한 세력.

대제사장을 따르는 삼주, 오존, 육존의 세력이 그러했다.


사주칠존(四主七尊).

무혈궁을 지탱하는 열하나의 기둥들은 전부 자신의 거처를 정했다.


독고다이의 성격인 사주나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일주를 제외하고.


하지만, 무혈궁의 힘이 그들만이 있는가.

그런 식으로 누군가 묻는다면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무혈궁에는 그들을 제외하고도 중립을 유지하는 이들도 있었다.


비록, 그 수가 2할에 불과했고······.

중심이 될만한 이는 없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딱 한명··· 아니 중립에 속해있는 한 곳만큼은 그 누구도 쉬이 건드릴 수 없었다.


총본산(總本山)의 망령.

다르게 말하면, 원로원(元老院).


그들이 바로 지금 이야기의 주인공들이었다.


전원 절정 이상의 경지를 가지고 있거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로 원로원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전력이었다.


그리고 그 수장의 정체는 무려······.

초절정의 고수. 그것도 세간에는 알려져 있지 않은 무혈궁의 다섯번째 초절정이었다.


이런 이들을 끌어들이거나 어떻게든 활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주 큰 힘이 될 것은 자명한 바였다.


물론, 그것은 부궁주도 연호도 여실히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연호가 이곳에 찾아온 것이다.


우뚝 솟아있는 산봉우리, 무혈궁의 총본산이 눈앞의 그것이었다.


웅장한 느낌을 영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사람이 지은 전각들과 다른 느낌의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말그대로 자연의 풍경에 압도되는 것.

연호는 마른침을 삼키며 생각을 받잡았다.


이곳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은 극도로 조심해야한다.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총본산을 향해 연호가 발걸음을 돌린 시점부터 무언가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를일이다.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이라는 말과 같이.

연호는 순간적으로 나오는 말을 조심한다.


이곳에 온 순간부터 압박해오는 거대한 존재감이 그렇게 만들었다.


'원로원주······.'


초절정에 달하는 존재감.


이것은 앞서 봐왔던 그 어떤 초절정 고수와도 다르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일주는 거대한 힘을 포악하게 생각했고.

검후는 부드러운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다.


낭왕은 태산같은 존재감이 있었고.

암존은 잠깐의 방심으로 죽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아주나 삼주는 또 달랐다.


그들은 확연한 적의를 가지고 있었으니, 너무나도 압박을 받았었다.

지금과는 확연히 다르다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앞선 이들의 특징들을 모두 느꼈다.


적의(敵意), 살기(殺氣), 태산(太山), 패악(覇惡), 그리고 부드러움.


과연 노괴이자 원로원주라고 할 수 있었다.

저 일주보다도 오랜세월을 살아옴 저 자는 말그대로 무혈궁의 역사 그자체였다.


무력 자체는 일주나 궁주보다 낮을지도 모른다.


허나, 그렇다고 하여 원로원주의 세월을 펌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지금의 존재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하고, 또한 거대했다.


연호는 고개를 들어 존재감이 느껴지는 곳을 응시했다.


기운을 끌어올려 내상을 입는 것을 보호하고, 기운에 대응했다.


제아무리 초절정 고수일지라도 자신을 압박할 수는 없을지니.

연호는 소궁주의 자격으로 이곳에 서있었다.


"일존."

"하명하십시요."


연호는 일말의 시선도 돌리지 않았다.

아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


원로원주와 기세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곳부터는 나 혼자만 들어간다."

"존명."


일존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연호가 명령했기에 그 말을 지킨다.


설령 그 결과로 인해 연호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주공의 명령이란 그런 것이다.


두 말은 하지 않고······.

그저, 말을 한다면 시키는 바를 이행한다.


그것이 일존이 가진 가치관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 녀석을 종용한 것이고 말이야.'


일존은 국가의 위치로 따지자면, 궁부의 상징정인 인물이었다.

직위로 따지자면 대장군 혹은 총사령관.


그래서 다른 이들, 정확히 말하자면 부궁주는 일존을 끌어들인 것이 군(軍)을 사용하기 위해서인줄 안다.


물론, 완전히 그런 이유가 없는 것언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일존이라는 일개인의 이유가 더 컸다.


뭐, 말해봤자 맏지 않을 것이고 믿어도 문제기 때문에 딱히 동네방네 말을 흘리고 다니지는 않지만.


'내가 십년 동안 자리를 비웠는데, 세력이 유지되어있던 것도 일존의 역할이 컸지.'


연호는 일존을 생각하며 만족스러운 그렸고······.

이내, 첫 발을 내딛였다.


거두절미하고, 연호는 총본산을 향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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