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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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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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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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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이존(二尊) 단목서린(2)

DUMMY

저벅, 저벅-


투박한 걸음소리를 내는 두 사람.

무위를 숨기려는 생각도 하지 않은 둘은 그대로 장원 내의 대청으로 직행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


그것은 이존 단목서린의 기운이 틀림없었다.


'쯧. 이럴 줄 알았으면, 호법원주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말껄 그랬나······.'


호법원주 가일학은 현재 다른 일이 있어 다른 곳에 있는 것이었다.


시급을 다투는 정도는 아니어도, 꽤나 중요한 일이라 가일학을 보낸건데······.

이곳에 들어와 기운을 느끼자 조금 후회되기는 한다.


전에 만났던 이존.

그 때보다 명백히 강해져있었다.


일존도 긴장을 하고 있을 정도이니, 말을 다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초절정, 그리고 초극의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의 무위를 어렴풋이 파악했겠지.


연호는 코웃음을 지으며 기운을 뿜어냈다.


쿠구구구!


그에 맞춰 나타나는 수십의 인원.


그들은 이 단목세가의 무사들로, 전원 일류 이상의 고수들이었다.

심지어··· 단 둘이었지만, 절정급도 보였다.


피식- 그들을 향해 미소를 내보인 연호는 절정 둘을 쳐다보며 말했다.


"단목세가는 예의가 없는가?"

"···침입자에게 지킬 예의따위는 없소."

"···정체를 밝히시오."


어린 나이의 절정 이상 고수.

그것이 침입자가 되어 나타난 것은 이들로써도 긴장해야되는 일이었다.


연호는 손을 뻗어 그곳으로 기운을 모아 그들에게 보여준다.


단, 이 때까지 사용해온 백선신공이 아닌 이번의 수련으로 사용할 수 있게된··· 붉은색 기운.

혈천수라공의 내공이 발현되었다.


절정 둘은 연호의 기운을 잠시 바라보다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단목세가의 단목진이 소궁주님을 뵙습니다."

"단목세가의 단목청운이 소궁주님을 뵙습니다."


연호는 그들에게 손사래를 했다.


"허례는 치우지. 그것보다 단목세가는 볼일이 있어 왔다."


연호의 말과 함께 둘의 눈빛이 달라진다.


단목세가는 어떤 세력인가.

이존이라는 인물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존은 현재 부궁주의 파벌이나 다름 없는 위치에 있었고.


그런 부궁주와 대척점에 있는 연호가 단목세가에 왜 왔을까.


가히 좋지 않은 일.

두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리며, 전투 태세를 정돈하려 했고······.

연호와 일존은 그런 두 사람을 무시하듯이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 연호가 입을 열었다.


"이존."


그와 함께 천지를 울리는듯이 퍼지는 굉음.

폭발소리가 내려앉고, 먼지 바람이 불어온다.


저벅- 걸음소리가 들려온다.


뒤이어 먼지 바람 속에서 나타나는 여인.

연호는 그녀를 응시하고, 여인은 연호와 일존울 번갈아쳐다본다.


이존 단목서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단목세가의 가주 단목서린이 소궁주님을 뵙습니다."


예를 차리듯이 고개를 숙이는 이존.

연호는 그런 이존의 모습에 실소를 흘렸다.


이 세상에서 예가 안어울리는 사람을 뽑는다면, 연호는 단연 제일 첫번째 이존의 이름을 둘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예를 차린다라······.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봐야했다.


물론, 연호 본인도 다른 생각이 있기에 이곳에 찾아온거지만.


"이곳에서 이러는 것이 아니라, 전각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그러지."


두 사람의 짧은 대화 끝에, 다섯 사람은 장소를 이동했다.


언제 깨질지 모르는 투기가 흐르는채······.

연호는 이존을 따라 전각으로 걸음을 옮겼다.



***



둘은 자리에 앉았고, 그대로 서로를 응시했다.


"이존, 오랜만에 보는군."

"흐음··· 소궁주님이 이것에 올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연호는 이존의 대꾸에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고 안 올 이유도 없을텐데?"

"뭐, 그렇기는 하죠."


솔직히, 이존의 생각이 어떤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존을 죽여야할 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준비가 끝나지 않은 지금의 상태에서 부궁주와 싸워야할 수도 있겠지.


그래. 이건 도박이었다.

이존의 생각과 현 상황을 판돈으로 건 도박.


연호는 진지한 눈빛을 띄우며, 이존을 노려본다.


"이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부궁주의 편에 설껀가?"

"···무슨 말이죠?"

"이런 말이지, 이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일존과 함께 거대한 기운을 뿜어낸다.


보통의 절정은 끼어들수도 없을 정도의 기운.

이존의 뒤에 있던 두 사람은 크게 물러서며, 태세를 정돈한다.


하지만 이존은 오히려 피식- 웃음을 내지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이건 무슨 의미죠?"

"전쟁의 준비."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죠?"


이존의 말에 연호는 작게 실소를 흘리고 대답했다.


"이존, 너는 무공을 뭐라고 생각하나?"

"···싸움을 위한 준비죠."


연호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렇다면 전쟁의 준비는 무엇을 의미할까?"

"···설마."

"알아차렸나보군. 이존, 장기 좀 가져와줄 수 있나?"


이존은 두눈을 좁혔다가 둘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움직여 장기판을 가져와 연호에게 전달했고······.

연호는 그런 장기판을 펼쳐 하나, 하나 장기말을 두었다.


장의 말을 가르킨 연호는 이존에게 말했다.


"장기가 있다. 그리고, 장기에서는 상대의 장을 잡으면 승리한다는 규칙이 있지."

"···전쟁을 장기에 빗대는 것입니까?"


연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가지를 물었다.


"그렇다면 이번 전쟁에서 장의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은 누굴까?"

"소궁주님··· 그리고 부궁주."

"그래, 서로는 우리 둘을 잡으면 승리하지."


피식- 작게 웃음을 내지은 연호는 포를 가르켰다.


"그럼,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가장 날카로운 비수··· 전장을 가장 잘 누빌 수 있는 검이자 장기에서는 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자는 누구일까?"


연호의 말에 이존은 그의 뒤에 서있는 일존을 쳐다봤다.


"소궁주님의 입장에서는··· 아마, 일존이겠죠."

"부궁주의 입장에서는?"

"···이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정답이다."


연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장기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것들이 있지. 그건 무엇일까?"

"···장을 지키는 사겠지요."


이존의 대답에 피식- 웃은 연호는 팔을 휘저었다.


"틀렸다. 아니, 장기의 의미로는 맞겠지만··· 너라면 이해하고 있을텐데?"

"···차입니다."

"그래, 맞았다."


장기에서의 장은 가장 중요한 위치의 말이자······.

동시에 규칙에 의해 묻겨있는 놈이었다.


반대로 장기를 전쟁에 빗대면, 일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한 이치겠지.


연호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고, 이존은 알아들은 것이었다.


"그럼, 왜 차가 장과 포 다음으로 중요할까?"

"솔직히 차가 아니라 마나 상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역할일 뿐이니깐요."

"그래, 네 말대로지."


이존의 말대로 그저 임의로 정한 역할일 뿐이다.

뭐가 중요한 것인지는 그 임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말이다.


연호는 장기판을 툭툭 두들겼다.


"이존, 나는 전쟁에 대해 한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무슨 생각입니까?"

"전략전술은 개뿔, 전혀 필요없는 것이라고."


이존은 눈쌀을 확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죠?"

"크크, 납득하지 못하는 모양이군. 확실히 경우에 따라 전략전술도 필요하기는 하지. 가령, 수적의 우위를 뒤집고 이긴 전쟁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허나, 그런 전쟁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것이 가능했다면 그가 바로 군사고 제갈량이다.

즉, 제갈량 미만이라면 전략전술을 논하면 안된다는 것이 연호의 지론이다.


적들은 바보가 아니다.

전략전술만 믿고 전쟁을 치르겠다는 것은 죽겠다는 소리였다.


그럼. 전략전술을 제외하고, 전쟁에서 중요한 것는 무엇일까.


"바로, 전쟁의 준비다."

"···전쟁의 준비?"


이존의 되물음에 연호는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전쟁을 치루는 병사들에게 먹일 군량의 준비. 그것이 아니라면, 전쟁 전에 병사들의 수의 증가이나 정예도의 증가 등등··· 많이 있지."

"······."

"하지만, 예외도 있기는 하다. 바로 무림인들끼리의 전쟁이 그러하지."


무인들끼리의 전쟁은 일반적인 전쟁과는 다르다.


한명의 초고수가 전장을 지배하고······.

수십명의 고수가 한명의 절대자에게 도륙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에 머리가 아프고, 군사가 대단한 것이다.


뛰어난 장수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고, 뛰어난 군사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무림인들의 전쟁에서 승패를 뒤집는 계책을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그것을 가능케하는 이들도 있으나······.

대부분, 정획히 말해서 연호와 이존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연호는 피식- 웃음을 내지으며 이존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위의 말 들을 준비하고 하나만 묻지."

"예."

"이존, 무림인들의 전쟁에서 준비해야될 것은 무엇일까? 그것도 지금 같이 한 집단에서 내부분열이 일어났을 때 쓸 수 있는 방법 말이야."


이존은 침음을 흘렸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듣자하면, 평범한 이야기를 듣자는 것은 아니었다.

고민될 수밖에 없는 질문이라는 뜻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일각, 혹은 이각?

확실한 것은 꽤나 낞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아존은 겨우 입을 열었다.


"···적과의 심리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그 외에는 어차피 한 사람의 무력으로 대부분 해결되니깐."


연호는 씨익- 입꼬리를 올리고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말은 틀렸다."

"···그렇다면, 왜 고개를 끄덕인 것이죠?"

"아예 틀린 것도 아니기 때문이지."


연호는 다시금 장기판으로 손을 가까이 댔다.


"이존, 장기에는 장기만의 규칙이 있다. 그럼, 전쟁에는? 전쟁에도 전쟁만의 규칙이 있나? 이존은 어떻게 생각하지?"

"···분문율로 정해둔 몇가지는 있지만, 대부분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던 찻잔을 밀어 장기판을 적신다.


"그 말이 맞다. 전쟁에는 분문율은 있되, 규칙은 딱히 없지. 찻잔을 떨어뜨린 것처럼 지형지물이나 천재지변또한 이용할 수 있다는 소리다."

"······."

"그리고 또한."


연호는 내공을 일으켜 손바닥으로 삼매진화를 피워올렸다.


"성벽을 두고 싸우는 것이라면, 삼매진화와 같이 불꽃을 쓰거나 혹은 독(毒)을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칠 수 있지."

"···그건."

"아직 내 말은 끝나지 얺았다, 이존."

"······."


연호는 말을 하려던 이존의 입을 닫게 만들고, 그대로 삼매진화의 내공을 거둔다.


그리곤 장기의 말을 아무거나 한가지를 손으로 가져온다.


정체를 파악하니, 그것은 장이나 졸은 아니었다.

아까 전에 말했던 포, 마, 상, 사도 아닌 이존이 말했던 세번째로 중요하다고 했던 차의 말이었다.


"그럼, 당연히 지형지물이나 천재지변 혹은 불이나 독같은 방법뿐이 아니라 적의 사람을 아예 치워버리믄 것도 전쟁의 준비에 해당하지."


손을 쥐었다가 피니 차는 가루가 되어 쏟아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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