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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기연검객(奇緣劍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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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즈디
작품등록일 :
2020.11.03 01:16
최근연재일 :
2021.06.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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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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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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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이존(二尊) 단목서린(1)

DUMMY

연호를 보았을 때의 느낌.

그것은 평온, 그리고 변화 그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처음에 보았을 때에는 연호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아니, 연호라는 것을 떠올리지도 못했다.


허나, 연호의 말 속에 숨어있는 단어인 아버지 그것을 듣고 알아차렸다.

이 자가 연호라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에 세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뿐이었다.


두려움, 그리고 경악.

두 가지의 감정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연호를 바라본 정기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소궁주······?"

"잘 아는군."


정기수의 말에 연호는 고개를 까딱였다.


"도대체 어떻게 이곳에?"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그 이전에 회담을 위한 이 방 밖에는 수백에 달하는 세 사람의 부하들이 서 있었다.


무슨 생겼거나 습격이 있었으면, 그들이 알려주었겠지.


하지만 연호가 이 자리에 나타날 때까지······.

아니, 그 이전에 기척이 느껴질 때까지 아무런 전조조차 없었다.


그것을 깨달은 정기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기척도 없이 이곳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은잠술이 극(極)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들이 쥐도새도 모르게 연호에게 죽을 수 있었다는 뜻이었고.


정기수는 사신의 낫이 목에 닿아있는 느낌을 물씬 느꼈다.


"그것보다··· 이야기부터 하지. 도대체 어떻게 아버지를 불러오겠다는거지? 그것은 제아무리 나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인데 말이야."


연호는 아버지, 정확히는 혈신이라 불리는 절대자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폐관수련을 한번하면, 세상과 소통을 단절한다.

그렇기에 부궁주가 궁주 찬탈을 꿈꿀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이나 다른 이들도 벌집을 들쑤시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작 단주들 사이에서 혈신을 데려오겠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는 둘째치더라도 흥미가 동하는 주제였다.


연호는 원탁을 두들기며 정기수를 바라봤다.


"말해봐라, 어떻게 한다는거지?"

"······."


정기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연호가 어떻게 이곳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부터 시작해서 바깥의 일도 확인하고 싶었고, 그 외에도 도대체 어떻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는지도 알아야했다.


연호를 무시할 수만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연호는 존재감을 드러낸 순간부터 살의를 드러냈다.


허튼 짓, 혹은 살기를 품는 일.

아무짓이나 한다면 단칼에 베어버린다는 마음가짐.


그것은 공기 중에 퍼진 살의로 세 사람 모두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인지 둘째치더라도······.

절정, 단주급에 올려놓은 본인들의 감각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 때, 정기수를 대신한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통인단주 허환영이었다.


"···그대는 누구요?"

"아, 그러고보니 그대들에게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군."


연호는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소궁주 백연호. 그대들에게 얼마 전 전령을 보낸 장본인이다."


잠깐의 정적, 그리고 셋의 감각이 경종을 울린다.


정체를 짐작하고 있는 것과 확실히 장본인에게서 들은 것은 천지차이였다.


세 사람은 생각으로 움직이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뒤로 물러나 각자의 병장기를 뽑을 뻔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오오오-


방을 가득 채우는 중후한 기운이 세 사람의 어깨를 짓누른다.


살의나 적의가 들어차지 않은 순수한 기운.

허나, 그 무엇보다도 거대한 기운이 연호에게서 뿜어져나왔다.


"앉아."


더이상 존대는 하지 않는다.

명백한 하대, 그것도 명령이었다.


하지만······.

세 사람의 몸 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낙인은 그것을 거역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 이것은 가령······.


'혈신?'


그래, 무혈궁의 궁주 혈신을 마주보는 느낌이다.

세 사람 중 한 사람인 이완준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었다.


마른침이 고였고, 식은땀이 절로 흘렀다.


"내가 나긋나긋하게 말해주니깐 좇으로 보여? 말 안해도 움직이지 말라는 의미정도는 알아차릴 나이정도는 되지 않았어?"


연호는 눈쌀을 확 찌푸렸다.


"알만한 사람들이 왜이럴까, 응?"

"···소궁주. 한가지만 물어도 되겠소?"


연호는 눈을 좁히며 이완준을 노려봤다.


"그래, 해봐."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이오?"

"흐음, 그건······."


그 때였다.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말소리가 선명히 들려왔다.


-소궁주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가일학의 말이었다.

연호는 이완준에게 피식- 웃음을 보여주곤 들어오라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사람.


일존과 가일학은 동시에 포권을 쥐며 고개를 숙였다.


"바깥에 있던 293명 전원 제압 완료했습니다."

"허나, 몇명 정도는 저항 거세 어쩔 수 없이 죽여버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사람의 보고에 연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단주 셋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린다.


방금 전의 보고의 정체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세 사람의 부하들을 제압했다라는 말이었다.


물론, 이들이 대원들 전원을 데려온 것은 아니었다.

일부. 그것도 정예로 분류되는 이들만 데려왔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였다.


정예는 전원 일류 이상의 고수들이자 300명에 가까운 대인원이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회담이 시작된지 고작 일각이다.


회담 시작 직후부터 제압했다고쳐도 일각만에 300명에 가까운 대인원을 고작 둘이서 제압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었다.


일존이 강하다는 명백히 알고 있는 살이다.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무혈궁 내에서는 얼굴이 알려져 있는 자였으니까.


하지만 그 옆에 있는 자는 단주급들인 셋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일존의 옆에 서 보고를 하는 것을 보면 심상치 않은 위치의 인물이었다.


고작 두명이서 부하들을 제압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것도 있었지만······.

셋의 생각에는 가일학의 정체를 모른다는 것이 더욱 경각심을 세웠다.


전쟁에서는 알고 있는 적보단 모르고 있는 적이 더욱 치명적이었으니까.


"일존, 획실히 제압했나?"

"예, 햘도를 짚어놨습니다."


연호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곤 고개를 돌려 단주들을 쳐다봤다.


연호의 입꼬리가 장난스럽게 휘어진다.

마치 아이의 순진무구한 미소와 같이.


단주 셋은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며, 연호의 시선을 담담히 느꼈다.


"내가 어떻게 할꺼냐고 물었지?"

"···예."

"반대로 물을게. 너희 부하들도 다 제압했고, 이제 너희만 남았는데··· 과연 내가 어떻게 할 것 같아?"


어떻게 하기는 어떻게 하겠는가?

이미 양계승이란 선례가 있는데.


세 사람은 이미 생을 포기한듯이 눈을 감았고, 죽음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


연호는 그런 세 사람의 반응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안 죽여. 굳이 죽일꺼였다면, 이 둘한테 제압이 아니라 몰살이라고 명령을 내렸겠지. 그리고, 너희들은 이 이후에 쓸데가 있으니까··· 살려둬야겠지. 안그래?"


단주 셋은 감았던 눈을 뜨며,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고······.

연호는 그런 셋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전쟁의 승리를 향한 초석이 하나씩 차분하게 쌓이고 있었다.



***



전쟁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단언한다. 그건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었다.


성동격서(聲東擊西), 조호이산(調虎離山), 암도진창(暗渡陳倉) 등등······.


병법의 삼식육계(三十六計)만큼 많은 전쟁의 계책이 있었다.

그러면, 36개의 방법 중 확실하게 통하는 것이 있었는가?


단연코 존재하지 않았다.


어떤 계책이든 상황에 맞는 좋은 방법이 있었고, 그에 따른 타계책또한 있어왔다.


명장(名將)이 왜 명장이라고 불리겠는가.

계책을 상황에 맞게 잘 쓰니 명장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승(必勝)의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전쟁의 도중의 이야기.

전쟁의 전, 준비의 단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쟁에서는 무조건 이기는 것은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무슨 말이냐하면······.

적을 전쟁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화공(火攻)로 적의 물자를 전부 없애버리든.

이간책(離間策)으로 저들이 싸우게 만들든.

그것도 아니라면, 미인계(美人計)로 전쟁을 무위로 만들거나 적의 본진에서 폭탄이나 시위를 해 전쟁을 할 상황이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난, 연호는 그런 손쉽게 생각하고 불가능한 방법을 펼치지 않았다.


연호는 한가지를 생각했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 가령 초절정 고수라고 할지라도 한손이 열손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물론,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듯이 이것에도 예외는 있었다.


혈신, 혹은 패군이나 검공.

열손은 커녕 백손이라도 거뜬히 감당 가능한 인간을 벗어난 절대자가 이 예외에 속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연호가 행한 것은 하나였다.

전쟁이 시작하기 전에 적- 은호영의 손과 발을 모두 잘라놓는 것.


아무리 은호영이 대단하다고해도 수적의 열세 2배, 3배 이상 차이나도 이길 수 있을까?


그래, 그가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장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가능성마저 없애면 되지 않을까.

연호는 전쟁을 하기 전, 은호영의 머리와 몸통을 제외한 모든 것을 없애버릴 생각이었다.


삼파(三派).

소궁주, 부궁주, 대제사장.


그들에게 속해야하는 것은 주존(主尊)에 속하는 간부들일지라도 다르지 않았다.


물론, 일주와 같이 천외천(天外天)의 인물이거나.

궁주라 할지라도 기분 내키지 않으면 명령을 듣지 않는 유아독존의 사주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외의 인물은 전부 포함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연호는 일존, 삼존, 사존을 데리고 있었고.

여소해는 삼주, 오존, 육존을 데리고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부궁주또한 따로 데리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전에 보았던 이주가 그러했으며······.

지금, 연호가 찾아온 곳의 주인이 그러했다.


'이존.'


혈악녀라고도 불리는 최악의 여인.

무림공적(武林公敵)에 속하는 이이자 흉마의 무공을 이어받은 이였다.


그녀는 세명 중 부궁주에게 적을 두고 있었고······.

그 이유는 당연히 세명 중 가장 강한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단목서린의 방식이었다.


무림공적에 속해 익히는 것만으로 공적으로 낙인 찍히는 흉마의 진전을 이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녀는 무공에 미쳐있었다.


강해지는 것에 극도로 집착해있었고······.

자신보다 압도적인 강자인 혈신의 밑에 들어가길 망설이지 않았다.


무혈궁의 가문을 멸문 직전에 만든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그저,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혈신이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녀를 설득하는 것도 무엇일까.

바로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누르는 것이었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지만, 최근에 얻은 깨달음이라면 가능했다.


······아니, 불가능하더라도 가능하게 해야했다.


연호는 침을 꿀꺽 삼키며 한 발자국 내딛었다.

단목세가, 이존이 거주하고 있는 장원 내부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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